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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라는 것은 아무리 준비를 했다고 해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준비된 이별도 충분히 힘든데, 준비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이별은 더더욱 힘들다. 얼마 전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갑작스런 이별을 하게 되었다. 나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모든 장례 절차를 마친 후 계속되는 상실감에 나와 같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경험한 사람의 글을 읽고 위로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책을 찾아 주문했고,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읽어 보았다. 이 책의 글쓴이는 남편과, 나는 할아버지와의 이별이었기에 어쩌면 조금은 다른 느낌의 이별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공감되는 점이 정말 많았다. 가끔은 내 생각을 그대로 써 놓은 것 같아 신기하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이별의 아픔은 그 대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시간이 약이다.' 라는 말이 있다. 살면서 수없이 들어온 말이고, 나 또한 수없이 남들에게 해온 말이다. 처음 저 말을 들었을 때에는 솔직히 '나를 약올리는 건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건 맞겠지만 지금 당장이 너무 힘든데?' 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갈수록 저 말을 대체할 수 있는 말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를 살아갈 수 있게는 해 주는 것 같다. 이 책의 글쓴이도 갑작스러운 이별 이후 더 잘 해주지 못한 자기 자신을 자책하기도 하고,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하다가도 시간이 흘러 외면해 오던 자신의 아픔을 받아 들이고 자신을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 다짐을 한다. 나 또한 자책을 했고, 그저 울기도 하고, 아픈 시간을 보냈고 보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시간이 약이 되어 나를 살아갈 수 있게 만들고 있다. 누군가의 죽음, 그로 인한 이별은 이미 일어난 일이고 되돌릴 수는 없다. 남아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충분히 슬퍼하고 그리워할 만큼 그리워하고, 나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내가 사는 지역의 화장터에서는 1시간에 9-10명씩, 매일 10타임 이상 화장이 진행된다. 하루에 최소 100여 명이 이 지역에 사망을 하고, 매일같이 수백, 수천 명의 유가족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만 매일 수백, 수천여 명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경험한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나는 나와 같은 아픔을 겪은 그들이 자책하며 너무 마음 아파하지 않기를 바란다. 보고 싶을 때에는 충분히 그리워하고 그저 그 사람과의 추억을 곱씹어 보며 먼 훗날 다시 웃으며 만날 날을 그리기를 바란다. 여전히 이별은 아프고 슬프지만, 모든 사람이 아픔을 딛고 씩씩하게 일어설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