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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진로를 물으면 꼬박꼬박 '아직 없음', '모르겠음'이라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래서인지 점점 '중학교 때의 진로 선택은 잠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게 된다. 좋아하고 잘하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무서운지 그러한 질문 자체를 회피해버린다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하고 싶은 일이 없으니 삶과 배움에 대한 의욕 자체가 떨어진다. 이것 저것 시도해보고 넓은 범위 한에서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찾아보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은 어른이 된 교사로서 너무 쉽게 갖는 답답한 심정일까. 공부를 놓은지 오래 되어 공부를 하려고 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앞날 걱정에 불안해서 밤에 잠은 안 오고, 그래서 새벽까지 게임을 하고 다음날 학교에서 오전 내내 졸린 녀석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났다. 고등학생의 경험담이라 이해를 할지 모르겠지만 학급 문고에 하나 사서 꽂아두고 싶을 정도로 그 녀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용들 뿐이었다.
마침 전주에 여행 갔을 때 전주 출신인 저자의 이 책을 읽었다. 연합고사 세대인 저자는 지역에서 좋은 학교로 여겨지는 전주고에 턱걸이로 겨우 들어갔다. 원래 저자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잘 안 되고, 공부를 해서 성적을 올려보려 마음 먹었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은 오르지 않던 찰나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알게 되고 광고인으로서의 꿈을 꾸게 되어 의지를 굳게 다지고 실질적으로 준비를 해나갔다. 새로 생긴 제도에 확신을 가지고, 남들이 공부할 때 불안해하지 않으면서 줏대 있게 열정적으로 준비를 해나가던 저자의 모습이 얼마나 멋져보였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그는 블로그에 카툰을 올리면서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에게 공감을 사기도 하고, 대학생이 된 후로는 이렇게 꿈을 심어주는 책도 내고 쪽지로 학생들과 상담을 하기도 하고 강연도 다닌다고 한다.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절절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하는 상담은 모범생 출신 교사들이 해주는 상담보다 훨씬 의미 심장하게 다가갈 듯하다.
청소년용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느낌이지만 문체가 확고하고 명쾌해서 잘 읽히고 좋은 문구들도 많이 인용해서 학생들이 쉽게 읽으며 꿈을 찾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중간중간 그가 직접 그린 카툰이 실려 있어서 줄글을 읽는 부담이 훨씬 적다. 성적을 올리기 이전에 자신의 인생을 길게 보고 꿈을 찾는 방법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러면 '배움(성적을 올리기 위한 공부가 아님)'은 스스로 따라온다는 평범하지만 값진 메시지를 들려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