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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배홍배 시인이 쓴 이 산문집을 읽다보면 어린 시절 고향의 풍경들이 빛바랜 흑백 사진이 되어 내 눈앞에서 아련히 흩어진다. 각각의 짧은 에피소드들은 한줄 한줄 시어로 읽혀지고 문장에 중첩된 서사들로 인해 빠른 걸음으로 달릴 수 없게 된다. 글의 일부를 옮겨보자면, 사람이 찾지 않은 정자나무 아래저녁은 인기척으로 온다. 나무는 홀로 고독하다. 나무는 사람의 말로 중얼중얼 더 캄캄해지다가 눈물같은 까만 열매들을 글썽인다. 이제 고독은 늙은 나무가 견뎌야하는 인간의 영혼이 되어 버렸다. 고독한 나무에게도 해마다 네번의 계절이 찾아준적이 있었다. P-80 정자나무와 쉼터 이 책은 그 구성에 있어 산문과 시의 중간 형태로 때로는 단편소설적으로 엮여 독특한 구조와 전개 방식을 가진 작품집으로 각 편마다 삽입된 사진작품과 함께 순도 높은 예술적 에센스를 듬뿍 안고 있다. 이 산문집은 사라져 가는 우리의 삶의 흔적들과 오래된 상념들을 바쁘게 살아온 우리 앞에 하나씩 꺼내어 보이며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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