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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소설은 서하진의 '제부도'와 성석제의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 였다. 특히 '제부도'는 소설 전체에 흐르는 끈적이지 않는 비극적인 분위기가 맘에 들었다. 원래 별 3개를 줄 생각이었는데 '제부도'덕에 하나를 더했다. '허튼 농담 한 번 건네지 않는 유일한 남자','차갑고 무뚝뚝하고 무심한 남자'...여자가 사랑한 남자에 대한 묘사가 맘에 들었다. '네 벗은 발을 보면 너를 안고 싶어져...그의 말에 벗은 발을 옹크릴 때, 내 가슴을 훑고 지나가던 감응적인 통증을 생각하며 또 한 잔...' 이런 구절들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성석제의 '내 인생 마지막 4.5초'는 한 마디로 재밌는 소설이었다.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인상깊은구절] 그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언제까지고 내게 거친 숨결로 다가오고, 그 숨결이 사그라 들면 내게서 등을 돌리리라. 그의 호흡이 다시 가빠지기를 기다리며 나는 다만 그의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어야 하리라. 비어 버린 그의 욕망이 차오르는 시간. 그 시간에 매달려 나는 길고 긴 밤을 새워야 하리라. |
| 윤후명의 '하얀 배'는 중앙 아시아 카자흐의 '아식쿨'이라는 호수로 여행을 떠나는 한 작가의 로드무비적 행로를 좇는 소설이다. 여행을 주제로 다룬 소설이 그렇듯이, 특히 중앙 아시아라는 배경에서 나오는 분위기가 그렇듯이, 이 소설은 다분히 철학적인 성찰과 질문을 던지고 있다. 대부분의 소설가가 그렇듯이 소재나 구성으로 새로운 소설을 쓸 수 있어도 그의 철학적인 관점이나 세계관으로 여러편의 소설을 쓸 수 없다. 그것은 대체로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민족어에 대한 고민과 존재 가치에 대한 물음을 구하고 있는 이 소설은 비록 중편임에도 불구하고 윤후명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라 생각된다. 이 속에서 작가는 아마 긍정할 수 밖에 없는 삶의 단편을 보여주고 싶었던 듯 하다. 나는 중앙 아시아에는 가 본 적이 없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이라고 생각해왔다. 그곳에는 아마 민족의 뿌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언어나 생활양식 등 우리나라는 북방의 문화가 전파되었던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하튼 읽어볼만한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이와 더불어 95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좋은 소설이 많다. 성석제, 윤대녕, 이윤기의 소설이 특히 나를 잡아 당겼는데, 각각 특이한 소재들로 의미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추천받아 마땅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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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제목만 보고 생각한 하얀 배는 우리와 거리가 먼 서양의 돈 많은 사람들이 타는 요트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하얀배는 그럼 뜻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히 알겠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환상을 간직하고 떠나는 여행에서의 느낌.. 그 정도로 읽었다.
성석제의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 차가 추락하는 과정을 첫장에 묘사하고나서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이야기 하고 나서 "엄마, 무서워" 그리고 그는 물에 빠져 죽었다. 로 끝나는 글이 었다. 정말 인생의 마지막 4.5초가 길게 표현이 되었는데 흔히들 사람들이 말하는 죽기전에 일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는 말처럼 표현을 해 놓은 글이었다... 과연 우리들의 인생의 마지막 4.5초는 어떻게 장식을 해야할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글이었다. [인상깊은구절] 키르기즈스탄의 소설가 아이트마토프가 쓴 <하얀 배>라는 소설까지 들먹거렸다.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그 호숫가의 할아버지 집으로 와 사고 있는 한 소년이 호수를 떠가는 하얀배를 보면서, 커다란 물고기가 되어 배를 따라가기를 꿈꾸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나대로 학교 시절에 읽은 독일 소설가 슈토름의 소설 <이멘 호수>를 떠올리고도 있었다. "하얀 배라..." 신비하고 아름다운 광경이 내 머리를 자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