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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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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박완서 세계사/2009.5.25.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의 저자는 8살까지 개성에서 20리 떨어진 산촌에서 나고 자랐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서울로 와 초등학교를 시험 보고 학구위반으로 다니던 이야기. 학교를 다니며 시골뜨기와 서울내기를 비교해 가며 살던 일. 6.25를 겪고 결혼하여 시부모를 모시고 아이들 기르며 산 일. 아파트로 이사하고 생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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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박완서

세계사/2009.5.25.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의 저자는 8살까지 개성에서 20리 떨어진 산촌에서 나고 자랐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서울로 와 초등학교를 시험 보고 학구위반으로 다니던 이야기. 학교를 다니며 시골뜨기와 서울내기를 비교해 가며 살던 일. 6.25를 겪고 결혼하여 시부모를 모시고 아이들 기르며 산 일. 아파트로 이사하고 생활하며 느끼고 생각한 글을 적은 수필을 엮은 책이다. 장발단속 이야기, 졸업식 날 졸업생들의 세태 이야기, 주말농장과 시골의 결혼식 잔치, 졸부들의 분에 넘치는 혼수자랑, 김장 담그기, 기와집촌으로 알려진 마을이 시대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나, 시골의 변화 모습까지 살아온 시대의 세태를 하나씩 그려낸 글이다.



어려서 자라던 시골의 풍경과 생활을 동영상을 보는 듯 그려내고 있다. 이렇게 구체화 된 자연 그대로의 삶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30년이 넘는 세월 꾸준한 사랑을 받고 읽히는 글이다. “어렸을 적 우리 시골에선 분꽃이 시계였다. 분꽃이 벌어질 무렵 겉보리 절구질을 시작하면 저녁 짓기에 꼭 알맞다고 했다.(p.83)” 시계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자연에서 시간을 가늠하여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 정답게 그려진다.



자연과 멀어진 도시의 아이들은 지식으로 자연을 배운다. 경험이 뒷받침 하지 않는 것이라 시험을 보면 잊어버리고 마는 헛 지식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도시 아이들이 교실에 괘도를 걸어 놓고 괭이밥이 어떻고 쇠비름이 어떻고 배추꽃과 무꽃은 어떻게 다르고 골백번 배워봤댔자 말짱 헛것이다. 시험문제로서의 가치밖에 없는 그것들의 개념을 배울 뿐 그것들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 사랑도 있을 리 없다. 그런 것들을 잘 배워 시험을 잘 친 아이일수록 허약하고 속이 옹졸하기가 일쑤다. 그러나 시골에서 그것들과 더불어 사귀고 친해지고 사랑하며 자란다는 건 대자연의 오묘한 이치에 대한 깨달음의 시작이 될 테고, 대자연을 위대한 교사로 받들어 모신 폭이 되니 얼마나 큰 축복일까.(p.163)” 자연을 놀이터 삼아 놀고 자연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을 친구삼아 생활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의 한 자락을 풀어놓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주변 환경이 변하고 따라서 인심 또한 변해가는 것을 하나씩 경험과 함께 되새기며 나이듦에 대한 생각을 나타내기도 한다. “‘왝, 왝’지난 1년을 토해내고 싶었다. 목구멍에 손가락을 넣고라도 토해 내고 싶었다. 그러나 무슨 재주로 사람이 집어먹은 세월을 다시 토해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결코 세월을 토해낼 수는 없으리란 걸, 다만 잊을 수 있을 뿐이란 걸 안다. 내 눈가에 나이테를 하나 남기고 올해는 갈 테고, 올해의 괴로움은 잊혀 질 것이다.(p.265)” 세월의 나이테가 얼굴에 주름을 새기듯 시간의 흔적을 남긴다. 그렇게 괴로움도 가슴속에 켜켜이 쌓여감을 절절하게 느낀다. 오죽했으면 손가락을 넣고 라도 세월을 ‘왝왝’토해내고 싶다고 했을까!



저자가 서문에서 ‘내가 증언한 세월들이 요새 젊은이들에게는 지나간 시대의 풍속사쯤으로 읽힐 생각을 하니 내 나이가 새삼 무안해진다’고 말하듯 근대화 되는 과정의 한 복판에서 겪은 일상들을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듯 한편 한편의 수필에 담아낸 글이다. 이 글들을 읽으면서 나이든 사람들은 ‘그때는 그랬었지’하는 생각을 하고, 그 시대를 살지 않은 사람들에겐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우리들의 옛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수필집이다.

k******4 2024.09.29. 신고 공감 20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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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응원,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응원,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내용보기
꼴찌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편인데 앞에서 1등을 하는 것도 그렇지만 끝에서 1등, 즉 꼴지를 하는 것도 어렵다. 특히 마라톤의 경우, 완주하는 것만으로도 실로 대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1등 주자를 보려고 급한 마음에 그 당시 있었던 버스 안내원에게 사정에, 협박(?)에, 핑계까지 대며 허겁지겁 버스를 내린 것인데 이미 1등은 지나가고 앞으로 다가올 꼴찌만이 남았다니..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응원,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내용보기

꼴찌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편인데 앞에서 1등을 하는 것도 그렇지만 끝에서 1등, 즉 꼴지를 하는 것도 어렵다. 특히 마라톤의 경우, 완주하는 것만으로도 실로 대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1등 주자를 보려고 급한 마음에 그 당시 있었던 버스 안내원에게 사정에, 협박(?)에, 핑계까지 대며 허겁지겁 버스를 내린 것인데 이미 1등은 지나가고 앞으로 다가올 꼴찌만이 남았다니...!!! 잔뜩 실망을 하고 발길을 돌릴 법도 한데 오히려 끝까지 남아 그런 꼴찌에게 갈채를 보내는 이야기가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다.

 

여러 편의 이야기 중 어느 편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하면 역시 책제목이기도 한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와 벗들과 함께 중국에 다녀온 여행기 <부드러운 여행> 그리고 부잣집 가정교사를 하는 여대생에게 들은 조금은 충격적인 얘기 <난 단박 잘살 테야>, 친구 따라 주말농장에 갔다가 느낀 바가 많았던 <주말농장>, 자녀 사랑이 가득 느껴졌던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를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여행과 집, 친구, 친척의 이야기까지 앞선 시대를 살아간 분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본 것 같기도 하고 옛날에 있었던 얘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것도 같았다.

 


***

 


70년대에서 가끔 90년대까지의 전반적으로 살아오며 겪은 체험담과 깨달음이 담긴 글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타임캡슐을 탄 기분이 들었달까? 그때 있었을 법한 사건이나 일들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변함없는 것도 있고 세월과 함께 빠르게 변한 것도 있는 듯 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느끼기에 박완서님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데 거침이 없고-특히 글로는 더더욱 확실히-무척 솔직하고 나름 깨어있었던 분인 것 같다는 걸 또 한번 느꼈다.

 

살다보면 이러저러한 일로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릴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가끔 교훈 삼아 펼쳐보면 좋을 것 같다. 세상엔 1등도, 꼴찌도 되기 어려운 건 매한가지니 말이다.

 

 

 

 

 

k****e 2017.09.06. 신고 공감 4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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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고통을 아우르는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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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는 박완서님이 쓰신 여러 권의 산문집 중 비교적 초기작이다. 그래서일까? 지금 신세대들은 태어나기도 전인 7,80년대의 생활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나 역시 한옥에 살아본 적도 없고, 오일 파동을 몸으로 겪은 세대가 아니기에 작은 것 하나도 아끼며, 이웃과 나누는 정을 모른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아파트에 너무 익숙하여 시골에 있는 시댁에서 이웃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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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는 박완서님이 쓰신 여러 권의 산문집 중 비교적 초기작이다. 그래서일까? 지금 신세대들은 태어나기도 전인 7,80년대의 생활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나 역시 한옥에 살아본 적도 없고, 오일 파동을 몸으로 겪은 세대가 아니기에 작은 것 하나도 아끼며, 이웃과 나누는 정을 모른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아파트에 너무 익숙하여 시골에 있는 시댁에서 이웃 아주머니들이 드나들며 말을 거는 것도 쑥스러워 꺼리는 편이다. 이제는 칠십대의 노작가이지만 산문집 속의 박완서님은 짱짱한 중년 아낙네로 산업화에 따라 변질해가는 인간성과 날로 비인간화되는 사회에 대한 비판을 서슴치 않는다. 물론 지금의 행태에 비하면 그 시절이 낭만의 시절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언제나 다시 꺼내 읽어도 재미있고, 그분의 수다에 귀기울기에 되는 걸로 보아 나도 박완서 중독증임에 틀림없다.
i****3 2003.08.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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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졸하고 가식적인 면에 대한 탁월한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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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작가의 글에는 사람들 의식 저면에서 한없이 꿈틀대고 있는 치졸하고 가식적인 면에 대한 탁월한 묘사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산문집을 읽어보니 그러한 생각이 좀 바뀌는군요. 그가 글에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은 결국 인간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그런 게 아닐까 싶네요. 이 산문집에 드러나 있는, 우리 주위에서 스러져가는 소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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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작가의 글에는 사람들 의식 저면에서 한없이 꿈틀대고 있는 치졸하고 가식적인 면에 대한 탁월한 묘사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산문집을 읽어보니 그러한 생각이 좀 바뀌는군요. 그가 글에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은 결국 인간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그런 게 아닐까 싶네요. 이 산문집에 드러나 있는, 우리 주위에서 스러져가는 소박한 자연 풍경, 다사로운 정이 가득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격렬하지는 않으나 그만큼 쉬이 떨어지지 않을 슬픔과 안타까움이 사라지질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각박한 도시생활 가운데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정감어린 일상이 보석처럼 느껴지기도 하구요. 여름날 휴식과도 같은 산문집이었습니다.
h******e 2002.11.0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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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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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새까만 까까머리였던 학생 시절, 나는 이 글을 처음 읽고 나서 괜한 감동에 젖어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오직 일등만이 인정받고, 일등만이 전부였던 시절(슬프게도 30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에 꼴찌를 위한 갈채와 성원이라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비록 꼴찌이지만 정직하게 달려왔던 그 고독한 마라토너나, 그 꼴찌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보내 주었던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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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새까만 까까머리였던 학생 시절, 나는 이 글을 처음 읽고 나서 괜한 감동에 젖어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오직 일등만이 인정받고, 일등만이 전부였던 시절(슬프게도 30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에 꼴찌를 위한 갈채와 성원이라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비록 꼴찌이지만 정직하게 달려왔던 그 고독한 마라토너나, 그 꼴찌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보내 주었던 군중들이나 그순간은 모두가 승자였다.

 

   원래 내가 갖고 있던 책은 1977년 행림출판사에서 발행되었던 초판본이었는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책으로 기억된다. 그 후 많은 세월이 흐르면서 언제인지 모르게 분실했던 아까운 책이었는데, 오늘 방문했던 헌책방에서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당시의 책은 아니고, 출판사(한양출판사)를 옮겨 1994년 재발간된 책이었는데 서가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의 느낌은 참으로 묘한 것이었다. 헌책 특유의 먼지 냄새 속에서 30년전의 감동이 일순 떠올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감격스러웠던 것은 재편집 과정을 거치면서 약간의 첨삭이 가해졌지만, 원래의 책에 수록 되었던 주옥같은 수필들이 거의가 살아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징글징글할 정도의 치열함을 보여 주던 이 대가의 글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무례가 되겠다. 불과 40대에 씌어진 그녀의 통찰력있는 이 글을 읽으면서, 나도 그녀와 같은 통찰력을 과연 보여 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다. 좀더 열심히 느끼며 살 일이다. 그리고 좀더 열심히 생각하며 살 일이다.

z*****g 2012.03.22.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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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박완서 세계사/2009.5.25. sanbaram   8살까지 개성에서 20리 떨어진 산촌에서 나고 자랐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서울로 와 초등학교를 시험 보고 학구위반으로 다니던 이야기. 학교를 다니며 시골뜨기와 서울내기를 비교해 가며 살던 일. 6.25를 겪고 결혼하여 시부모를 모시고 아이들 기르며 산 일. 아파트로 이사하고 생활하며 느끼고 생각한 글을 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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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박완서

세계사/2009.5.25.

sanbaram

 

8살까지 개성에서 20리 떨어진 산촌에서 나고 자랐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서울로 와 초등학교를 시험 보고 학구위반으로 다니던 이야기. 학교를 다니며 시골뜨기와 서울내기를 비교해 가며 살던 일. 6.25를 겪고 결혼하여 시부모를 모시고 아이들 기르며 산 일. 아파트로 이사하고 생활하며 느끼고 생각한 글을 적은 수필을 엮은 책이다. 장발단속 이야기, 졸업식 날 졸업생들의 세태 이야기, 주말농장과 시골의 결혼식 잔치, 졸부들의 분에 넘치는 혼수자랑, 김장담그기, 기와집촌으로 알려진 마을이 시대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나, 시골의 변화 모습까지 살아온 시대의 세태를 하나씩 그려낸 글이다.

어려서 자라던 시골의 풍경과 생활을 동영상을 보는 듯 그려내고 있다. 이렇게 구체화 된 자연 그대로의 삶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30년이 넘는 세월 꾸준한 사랑을 받고 읽히는 글이다. “어렸을 적 우리 시골에선 분꽃이 시계였다. 분꽃이 벌어질 무렵 겉보리 절구질을 시작하면 저녁 짓기에 꼭 알맞다고 했다.(p.83)” 시계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자연에서 시간을 가늠하여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 정답게 그려진다.

자연과 멀어진 도시의 아이들은 지식으로 자연을 배운다. 경험이 뒷받침 하지 않는 것이라 시험을 보면 잊어버리고 마는 헛 지식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도시 아이들이 교실에 괘도를 걸어 놓고 괭이밥이 어떻고 쇠비름이 어떻고 배추꽃과 무꽃은 어떻게 다르고 골백번 배워봤댔자 말짱 헛것이다. 시험문제로서의 가치밖에 없는 그것들의 개념을 배울 뿐 그것들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 사랑도 있을 리 없다. 그런 것들을 잘 배워 시험을 잘 친 아이일수록 허약하고 속이 옹졸하기가 일쑤다. 그러나 시골에서 그것들과 더불어 사귀고 친해지고 사랑하며 자란다는 건 대자연의 오묘한 이치에 대한 깨달음의 시작이 될 테고, 대자연을 위대한 교사로 받들어 모신 폭이 되니 얼마나 큰 축복일까.(p.163)” 자연을 놀이터 삼아 놀고 자연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을 친구삼아 생활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의 한 자락을 풀어놓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주변 환경이 변하고 따라서 인심 또한 변해가는 것을 하나씩 경험과 함께 되새기며 나이듦에 대한 생각을 나타내기도 한다. “‘, 지난 1년을 토해내고 싶었다. 목구멍에 손가락을 넣고라도 토해 내고 싶었다. 그러나 무슨 재주로 사람이 집어먹은 세월을 다시 토해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결코 세월을 토해낼 수는 없으리란 걸, 다만 잊을 수 있을 뿐이란 걸 안다. 내 눈가에 나이테를 하나 남기고 올해는 갈 테고, 올해의 괴로움은 잊혀 질 것이다.(p.265)” 세월의 나이테가 얼굴에 주름을 새기듯 시간의 흔적을 남긴다. 그렇게 괴로움도 가슴속에 켜켜이 쌓여감을 절절하게 느낀다. 오죽했으면 손가락을 넣고 라도 세월을 왝왝토해내고 싶다고 했을까!

저자가 서문에서 내가 증언한 세월들이 요새 젊은이들에게는 지나간 시대의 풍속사쯤으로 읽힐 생각을 하니 내 나이가 새삼 무안해진다고 말하듯 근대화 되는 과정의 한 복판에서 겪은 일상들을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듯 한편 한편의 수필에 담아낸 글이다. 이 글들을 읽으면서 나이든 사람들은 그때는 그랬었지하는 생각을 하고, 그 시대를 살지 않은 사람들에겐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우리들의 옛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수필집이다.

k******4 2016.02.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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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작가. 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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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을 정돈하다가 우연히 박완서 선생의 책을 발견했다. 라는 에세이집이었다. 버릴까 하다가 이리 저리 들추어가면 읽게 되었다. 결국 한 꼭지도 빼놓지 않고 다 읽었다. 정직하게 고백하면 나는 박완서 선생을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여성잡지에 글을 쓰시고 가끔 소설을 쓰시는 분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시 그녀의 글을 읽어보니 박완서 선생만큼 정직하게 글을 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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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을 정돈하다가 우연히 박완서 선생의 책을 발견했다.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라는 에세이집이었다. 버릴까 하다가 이리 저리 들추어가면 읽게 되었다. 결국 한 꼭지도 빼놓지 않고 다 읽었다. 정직하게 고백하면 나는 박완서 선생을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여성잡지에 글을 쓰시고 가끔 소설을 쓰시는 분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시 그녀의 글을 읽어보니 박완서 선생만큼 정직하게 글을 쓰는 분이 드물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평소 나는 아줌마를 대상으로 하는 글에 불만이 많았다. 화려한 수사와 밑도 끝도 없는 감정의 나열이 넘쳐나는 그런 글을 보면 구역질이 났다. 하지만 박완서 선생의 글을 보면 한국여성, 특히 중산층 여성이 갖고 있는 허위의식이 얼마나 적나라한지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아무쪼록 계속 좋은 글을 써주시기를.
c*****0 2005.06.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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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내 곁으로 내려온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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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대신 편법을, 원칙 대신 변칙으로 사는 걸 은연 중 권장하는 사회는 뭔가 잘못된 사회다. 마찬가지로 특혜나 특사가 자주 있어야 하는 사회도 인간다움이 그만큼 자주 짓밟힌 사회라는 혐의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인권만은 특혜로 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빼앗을 수도 없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이 가장 가슴에 와닿았다. 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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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대신 편법을, 원칙 대신 변칙으로 사는 걸 은연 중 권장하는 사회는 뭔가 잘못된 사회다.

마찬가지로 특혜나 특사가 자주 있어야 하는 사회도 인간다움이 그만큼 자주 짓밟힌 사회라는 혐의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인권만은 특혜로 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빼앗을 수도 없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이 가장 가슴에 와닿았다.

박완서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중에서 '특혜보다는 당연한 권리를'의 마지막 부분이다.

 

동성동본에 대해 쓰면서,

규제를 하면서도 공공연히 규제를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세태를 꼬집는 글이다.

 

교통사고가 일어났을 때, 전혀 다치지 않았는데도 보험금을 타 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보험사나 의사들처럼,

공공연하게 편법을 일러주는 것은 현실이 기형적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논지다.

 

동성동본 결혼과 같이 관습적으로 행해왔던 것 중에서는 사실 근원을 따지고 보면

이제는 폐지되어야 할만한 '부계 종속'논리와 같은 권위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들이 있다.

김씨~하고 부르면 길가던 사람 10명은 돌아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족보가 꼬인다, 기형아가 나온다 어쩌고 하지만 근친이 아닌 이상 족보에든 어디든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요즘엔 근친간에 기형아가 나올 확률이 그렇지 않은 부부간에 기형아가 나올 확률과 비교해서 별 차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는 실정이다.)

그런데 그 의미없는 관습을 지키고자, 불법은 아니나 정당하다고도 볼 수 없는 '편법'이란 것을 이용해서

복잡하게 결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비논리적인 생각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면서 바꾸려고 하지 않는 모습은 동성동본 폐지가 불거진 이 당시뿐만 아니라

이 시대에도 여기저기에 덕지덕지 붙어있다.

'호주제 폐지' 때문에 한참 말이 많았던 것도 그러하다.

단지 권위를 위해서 존재하는 법적 규제가 과연 옳은가 생각해 볼 때이다.

 

 

 

책 속 내용은 대부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름다운 여자란?

-서울에 사는 지금, 어릴적에 맡았던 시골 향기가 그립다...그래서 탈출을 꿈꾼다.

-탈출을 했지만 문명이 섞인 탈출이라 아쉬웠다.

-서울에서 애들 모두 휴가 보내고 시원하게 자유를 만끽하는 게 좋다.

-시골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자연보호를 해야 한다는 마음..

-되바라진 아이들보다는, 즉 서울뜨기보다는 어수룩한 시골뜨기가 좋다.

-어린날에 대한 추억..어머니의 교육열과 왕따 당한 추억.

-70년대 장발 규제에 대한 소견

-부모의 노릇에 대한 이야기. 젊은 세대에 너무 맞추면 주책이다.

 

결론. 역시 연장자가 하는 말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강하지 않으면서도 논리적이며, 삶 속에서 깨달은 바를 잘 전달하는 산문집이다.

내가 조금만 젊거나 조금만 늙었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감흥을 갖기는 어려웠으리라 생각한다.

 

박완서 산문집은 그녀의 성격을 잘 드러내준다.

수더분한 것을 좋아하고, 낯을 가리며, 조용함을 즐기는, 다소 까다로운 사람.

나와 비슷한 것 같아 좋다.

대단해 보였던 사람의 일면이 보인 것 같다. 산문집도 읽을만 하구나.

c****8 2009.06.25.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