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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꿈으로, 문화를 가꾸는 '지니'
"문화가 꿈으로, 문화를 가꾸는 '지니'" 내용보기
솔직히 ‘오진이=지니’ 그러니까 지니는 나의 워크보트 글쓰기 동료이다. 그 전에도 10년 넘게 알았지만, 글을 이렇게 잘쓰는 사람인 지는 한 배를 타고 알았다. 알고보니, 라디오 작가 18년의 베테랑 글꾼이었는데, 지니가 서울문화재단에서 본부장으로 일할 땐 몰랐다. 그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데 행정을 잘알아서 문화예술 지원사업에서 숨 쉴구멍을 주고 싶어하는 여느 재단 리더
"문화가 꿈으로, 문화를 가꾸는 '지니'" 내용보기

솔직히 ‘오진이=지니’ 그러니까 지니는 나의 워크보트 글쓰기 동료이다. 그 전에도 10년 넘게 알았지만, 글을 이렇게 잘쓰는 사람인 지는 한 배를 타고 알았다. 알고보니, 라디오 작가 18년의 베테랑 글꾼이었는데, 지니가 서울문화재단에서 본부장으로 일할 땐 몰랐다. 그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데 행정을 잘알아서 문화예술 지원사업에서 숨 쉴구멍을 주고 싶어하는 여느 재단 리더 라고만 생각했다. 같이 글을 쓴 지는 2년 반이 지났다. 처음에는 퇴임하고 시니어 n잡러로 살고싶은대로 산다고 워크보트에 들어왔는데, 지니는 그 사이 지역구 재단의 대표로 가서 쉴새 없이 바빴다. 그래도 글은 매달 꼬박꼬박 가장 정연하고 읽기 좋게 내었다. 그것도 자신의 분야인 문화예술에서의 다양한 소재들을 '연대와협력'을 엮어서 잘.

 

지니는 매달 "잡지에 연재도 해야해서 어차피 쓸 글 썼어~"하고 내밀었지만, 엄마로서, 재단 대표로서, 아내, 딸로서 바쁜 와중에 글의 시간을 내기란 쉽지가 않을 텐데 지니는 늘 그 짐(?)들이 무겁지 않은 듯 이야기 한다. 나는 그게 좋다. 무겁지 않은 일이 어디있고, 늘 하고 싶은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닌데, "그냥~"이라는 지니의 말이 나를 상큼하게 해준다.

 

얼마 전에 "그 동안 써온 이야기들 아까워서 에피소드별 이야기를 그냥 한 번 책으로 묶은 거야"라고 또 별스럽지 않게 이야기를 들었고 이내 책이 나와서 사봤다. 같이 글을 쓴다는 의리로 챙겨 집어 든 책에는 장마다 3-5페이지 내외의 이야기들이 잘 큐레이션 된 책장처럼 꼭 맞게 정돈 되어있어, 지니가 그동안 무엇을 위해 애쓰고, 생색안나는 일에도 열심이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 예술가 들에게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여유
  • 사람들이 다른 생각, 행동을 해볼 수 있는 여유
  • 서로 믿고 헤아려 주는 감각을 찾는 것 - 그것을 바탕으로 다름을 진짜로 인정하고, 각자의 자기가 가진 장점과 역할로 사회적 돌봄의 문화와 시스템을 만드는 것
  • 위의 내용들이 스스로 돌아가도록 하는 구조 변화의 필요성 (개인이 혼자서 스스로 위와 같은 변화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라는 이해와 인식)
     

좋았던 부분 여러 군데 귀퉁이 접어두었지만, 특히 좋았던 곳

 

[거지 왕초 달문이 구걸해 온 먹거리에 분배논의가 긴 걸 딴지거는 대목]

"분배방식이 너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걸린다며 '자기가 구걸한 만큼 먹든가, 모두 거둬 들여 사람 수만큼 나누면 간단히 끌날 일 아니냐'며 반문하자 달문이 말한다.

'구걸이 쉬워 보여도 보통 어려운 게 아닙니다. 죽는 둥 사는 둥 최선을 다한 결과입니다. 함부로 나눠선 안됩니다. 이게 내일을 시작한 이유거든요. 내가 아파서 구걸을 못하는 날에도 굶지 않는 다는 믿음이 생기면 으르렁거리며 싸울 이유가 없습니다.'

1/n로 나무면 더 일하려고 들지 않고, 각자 구걸한 만큼 먹게 하면 함께 일하려 들지 않는다. 나는 네가 지켜주고, 너는 내가 지킨다는 상호호혜의 신뢰가 있어야만 '내일 일을 할 이유'와 '내 일을 할 이유가 생겨나는 법이다. 난 소설을 읽으며 조선시대 이토록 고고한 연예인 달문의 분배방식을 예술지원의 새로운 방식으로 도입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이외에도 지니가 실제 실행에 옮기고, 경험을 정리해 무엇보다 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김선아 다큐PD의 선행에 영감을 받아, 시작한 #오아시스딜리버리. 지니는 코로나19시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여유되는 사람이 10만원 씩 필요하다고 손드는 문화예술인들에게 10만원씩 지원해주는 액션을 기획해 공유하고, 다른 사람도 여유가 된다면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간단한 내용을 복붙해서 아 10만원씩 n명의 사람들에게 지원의사를 밝히도록했다. 지니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이 활동으로 지원을 받거나, 지원을 해보게 된 경험을 나눈다. 지니는 오아시스딜리버리를 이야기하면서 책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특정한 곳에서 전담하거나 조직적으로 하기보다 개인마다 저마다 자신의 담벼락에서 스스로 해보는 경험을 만들어 느슨한 연대가 연결될 수 있다면 좋겠다"

여기에 내가 이 캠페인을 만든 사람이라는 권위나, 내가 원조니까 오아시스딜리버리라는 한 부대(sack)에 모든 성과를 아우르려하거나, 꼭 이 방식으로라는 고유성에 대한 욕망은 없다. 대신에 각자의 방식으로 필요한 이들을 돕는 방식을 시도해보는 것을 지니는 촉진한다. 무릇 지니답다.

 

문화예술현장에 40년 몸담은 사람의 이야기라지만, 문화기획자나 예술경영하는 사람 외에도 세상이 조금더 좋아지는 데 도움이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는 모든이들이 한번 쯤 읽고, 먼저 한 사람의 경험과 생각을 짚어볼 수 있다면 좋겠다.

YES마니아 : 로얄 e******1 2023.09.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