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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다 SEX》감추지 않는 것에 대한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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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란 어디서나 가능하다'라는 환상을 제공하는 것은 기업의 제품 광고를 포함한 매스미디어와 교육뿐이다. 전 국민의 30퍼센트는 그 환상을 무비판적으로 믿으며 산다. 10퍼센트 정도는 그런 것은 환상이라고 자각하여 따르지 않고 산다. 나머지는 환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우선 지금은 따를 수밖에 없다는 느낌으로 살아간다. '반드시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요' 같은 카피는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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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란 어디서나 가능하다'라는 환상을 제공하는 것은 기업의 제품 광고를 포함한 매스미디어와 교육뿐이다. 전 국민의 30퍼센트는 그 환상을 무비판적으로 믿으며 산다. 10퍼센트 정도는 그런 것은 환상이라고 자각하여 따르지 않고 산다. 나머지는 환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우선 지금은 따를 수밖에 없다는 느낌으로 살아간다. '반드시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요' 같은 카피는 많은 사람을 기만하기 때문에 악질적이다. '좋은 사람'의 모델 자체가 이제는 소멸되었다.

 

무라카미 류가 2002년에 쓴 이 에세이는, 2014년이 된 지금 읽어도 여..히 유효하다. 종종 언제 보느냐가 결정적인 작품들이 있다. 그리고 그 작품이 당신에게 제 시간에 도착했을 때는 그 감흥이 거의 죽고 싶을 정도로 당신의 마음을 흔들지만, 같은 작품을 전혀 다른 시간에 읽게 되면 그냥 시간의 재에 묻혀 흘러버리거나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어지는 것이다. 무라카미 류의자살보다 SEX>의 한국어 초판이 나왔던 2003년 말경에 나는 이 책을 만났다. 도발적인 제목만큼이나 선정적인 붉은 색 표지가 인상적이었는데, 당시에 나는 그의 꽤 많은 책과 에세이를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어쩐지 숨겨놓고 읽어야 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너무도 거침없는 성에 대한 담론과 연애와 여성 론에 대한 그의 열린 이야기는 매우 당혹스러웠고, 이 책을 읽은 뒤로 한동안 무라카미 류의 책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후 무려 11년이 지났고, 이번에 새로운 편집과 디자인으로 재 출간되었다. 산뜻하고 담백한 표지만큼이나,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이를 먹은 내게 이 책은 초판으로 읽었던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유년기에 근친상간이 남긴 트라우마, 여성의 스톡홀름 증후군, SM클럽 마니아, 미성년자의 매춘, 주부의 불륜, 신혼여행지에서의 파국 등을 소재로 한 과격한 성 담론은 물론 지금 읽기에도 부담스러운 소재이지만, 11년 전만큼 뜨악 하거나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그리고 두 번째 파트로 넘어가면 류가 영화감독으로서 여행한 일과 겪은 사건들, 동료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감상 등도 있어 가볍게 읽기에 무난한 에세이 집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너무도 거리낌 없는 그의 문장들은 여전히 도발적이다. , 이런 식이다. 

 

술집에서 울고 있는 여자를 보면 꽤 흥미로워진다. 우는 여자가 못생긴 여자라면 이보다 더 보기 흉한 일은 없다. 거기에 뚱뚱하기까지 하면 당장 총살해버리고 싶은 충동까지 일어난다. 예쁜 여자들은 왜 이렇게 덮어놓고 덕을 보는 걸까. 울어도 화를 내도 뭘 해도 다 예쁘게 봐준다.

화를 내는 경우라면 이보다 훨씬 더 심하다. 못생긴 여자가 화를 내면 다들 별 관심이 없다. 그냥 웃을 뿐이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화를 내다가는 미움 받기 십상이다. 반대로 예쁜 여자가 화를 내면 정말 무섭다. 이렇듯 세상 모든 것이 차별투성이다.

 

못생긴 여자에 대한 아마 대부분의 남성들의 시선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평범한 남자들은 그 못생긴 여자를 배려해서 직설적이지 않은 표현을 하거나 모른 척 하겠지만, 무라카미 류는 속마음을 여실히 까발려서 얼굴이 붉어지게 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 게다가 '스톡홀름 증후군'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는,  남성 동지 여러분, 여자는 감금당하길 원한다는 것을 알아두시길. 그러나 감금시키는 일에 성공하여 사랑을 잘 키웠다 해도, 금방 도망치고 싶어 하는 여자도 많다는 것도 알아 두시 길이라고 하고 있으니 이 남자, 참 밉상이다. 전반부 대부분의 글들이 남성 우월주의적으로 쓰여있어 나처럼 여성독자들은 반감을 가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보이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진정한 연애를 할 수 있는 사람의 자격'이라는 챕터가 그렇다. 도대체 왜 다들 연애를 하고 싶어할까.에 대한 저의를 그는 외롭기 때문이라고 쓰고 있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모두 외로운 존재니까 말이다. 10개월 동안 어머니의 태내에서 완전한 보호를 받다가, 유아가 되어 어머니의 팔에서 내려오면서부터 살아남기 위한 투쟁과 시련 속으로 던져지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인간이 외로움이란 것과 함께 한다는 그의 말에 동의한다. 그러니 전화 방에서 낯선 이에게 위로를 받는 것이 그리 나쁜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 쓸모 없는 여자는 거짓말을 잘한다'는 챕터도 역시 인상적이다. 왜냐하면 그녀들은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갖고 싶으면 낳으면 되고, 싫으면 아이를 갖지 않으면 된다. 무리해서 결혼을 안 해도 되고, 명품을 좋아하면 죽어라 사들이면 된다는 무라카미 류 식의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발상을 바꾸어보라는 말은 어쩐지 내일부터라도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무라마키 류가 2002년에 쓴 이 에세이가 지금 읽어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은, 어쩌면 감추지 않는 것에 대한 솔직한 미덕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흔히들 나쁜 것에 대해서 숨기거나, 감추거나 포장하려고 든다. 자신도 모르게 말이다. 하지만 성이란, 섹스란 나쁜 것만은 아니다. 류의 말처럼 끔찍한 외로움때문에 자살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타인의 체온에 기대어 이 생을 버티어 보는 게 더 낫지 않은가.

 



r*******n 2014.03.28.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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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다 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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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나쁜 일이다'라고 정의내리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자살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이다. 물론 누구나 한번쯤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려고 한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나 자신도 그런 순간의 경험이 있으면서 반대한다고 하는 것은 그 행동이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말하든 포장하는 것처럼 보이고 비겁한 변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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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나쁜 일이다'라고 정의내리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자살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이다. 물론 누구나 한번쯤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려고 한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나 자신도 그런 순간의 경험이 있으면서 반대한다고 하는 것은 그 행동이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말하든 포장하는 것처럼 보이고 비겁한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자살을 하려던 '동기'가 분명했다.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 주위에서 '자살'이라는 단어를 너무 가볍게 사용하고 무감각해지는 것 같다. 자살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 나름의 심각한 이유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소한 것이라 여겨질 정도로 기분에 의해 자살을 꿈꾸고 있었다. 단순하게 삶이 싫어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인생에 낙이 없다는 것, 그것이 인생과 죽음을 맞바꿀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인생의 즐거움이란 자신이 찾는 것이다. 누군가 찾아 안겨주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이런 주저리주저리같은 인생관을 먼저 어필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무라카미 류의 <자살보다 SEX>라는 제목과 작가의 글이나 소설들이 가끔은 허무주의를 강하게 나타내는 듯한 이미지 때문이라고 할까. '극과 극은 통한다'라는 말이 있다. 저자는 자살이라는 극은 SEX라는 극과 통한다고 본다. 어느 심리학자는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성욕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눈앞의 죽음이 보이는 공포영화에서 죽기전인 것을 알지만 성욕을 발산하는 장면을 가끔 볼 수 있다. 두 가지 행동은 인간의 원초적인 행동인 것이다. 저자는 이 두 가지 극적인 행동에서 긍정적인 우위에 있는 'SEX'를 선택했다. 작가는 자신이 보는 연애와 여성론을 가감없이 설파하고 있다.

 

 

 

 

1976년 데뷔부터 2002년까지 27년 동안 발표한 연애 에세이를 모아둔 것이 이 <자살보다 SEX>다.

이미 약 40년전의 에세이라고 하기엔 과격할 정도로 급진적이다. 당시로는 파격적이었을 것이다.

거부감이 들 정도로 파격적이다.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받아들이기에 파격적이다.

 

'수컷과 암컷의 사랑은 배려와 친절, 기호만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을 소유한 부자와 타산적인 결혼을 꿈꾸는 암컷 그리고 단순하게 한 방 쏘아버리고 싶은 수컷, 이런 수준과는 질적으로 다른 이야기다. 그렇지만 둘의 뿌리는 동일하다.' (p.69)     

 

 

작가의 문장은 거칠다. 가끔은 난폭하기까지 하다. 너무 난폭해 땅을 일구기 위해 하루 종일 곡갱이질을 하며 들에서 일한 꺼칠꺼칠하고 트고 갈라진 농부의 구부러진 손가락을 연상케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안다. 열심히 일한 손이 아름답다는 것을. 표현과 문장은 난폭하지만 그 뜻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의 도덕성 상실과 윤리의 부재, 세대간 소통의 부재, 인간소외, 물질 만능주의적인 사회변화와 점점 극대화되는 개인주의의 흐름으로 없어져가는 인간 본성의 감정인 '사랑'을 일깨우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느니 '차라리 SEX라도 해라, 생산적이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것 같다. 작가의 말이 공허해진 현대인의 마음을 채울 수 있었으면 한다.  

 

 

 

 

 

 

s********3 2014.03.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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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다 sex - 무라카미 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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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은 아주 중요하다. 책을 읽기 전에 많은 사람들은 제목만으로 책속 내용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이 책 제목을 보고 처음 떠오른 생각은 한때 나는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기 싶다. 라는 자전소설이 기억났다. 하지만, 그런 류와는 다른 거라는 기대와 무라카미 류라는 작가에 대한 가치 그리고 너무 마음에 드는 책 표지다. 일단 표지컬러는 내가 좋아하는 똥색이다. 남편은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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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은 아주 중요하다. 책을 읽기 전에 많은 사람들은 제목만으로 책속 내용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이 책 제목을 보고 처음 떠오른 생각은 한때 나는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기 싶다. 라는 자전소설이 기억났다. 하지만, 그런 류와는 다른 거라는 기대와 무라카미 류라는 작가에 대한 가치 그리고 너무 마음에 드는 책 표지다. 일단 표지컬러는 내가 좋아하는 똥색이다. 남편은 늘 똥색좋아한다고 놀리지만 얼마나 좋은가? 종이같은 느낌의 토돌 토돌한 촉감 그래서 난 이책이 좋다. 예전에 읽은 자살을 할까 커피나 한잔 할까라는 책은 솔직히 이 책을 끝까지 읽느니 자살을 하는게 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이 책은 그런 멍청한 생각은 안하게 해줘서 고맙다.

 

 

 

똥이 더럽다고 말하지만 똥만 보면 건강을 체크할 수 있듯이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똥만큼 중요한것이 sex인지도 모르겠다. 무라카미 류는 그것을 조금 더 자유롭게 표현하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중요하지만 많은 이들이 사적인 것이고 부끄러운 부분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든것이 그것을 통하지 않고는 생겨나는 것이 없는 것이다.

 

 

 

개정을 했다고는 하지만 2003년에 발간된 책이다 지금으로 부터 10년이란 강산이 변할 정도의 시간이지만 이 책은 지금 이시점에서 많이 공감되는건 시간이 흐름에도 우리의 의식이 변하지 않음일까? 아니면 작가의 엄청난 실력이라 봐야할까? 여튼 많이 공감가는 이야기들이다. 처음 내가 가진 선입견 적인 내용보다는 인간 내면을 보고 여자라면 생각하던 이야기들을 남자가 해주는 연애이야기 같은 책이다. 책 내용들이 작가의 다른 책에서 많이 인용한 것은 당시에 그 책을 쓸때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뺃어 내는 듯한 느낌도 있다. 결혼과 연애 둘다 중요하지만 현시간에 충실하고 감정에 충실하면 더 멋진 이성과의 교재가 꿈처럼 이루어 진다는 느낌이다. 멋진 이성교재란 상대가 잘생기고 잘나고가 아닌 정말 꿈같은 교재가 아닐까? 명품가방에 미치듯 어떤 이성에게 미치면 그또한 명품연애가 된다는 뭐 그런 묘한 이치..

 

 

 

이책을 읽고 나니 이 작가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이 책을 혹시 그런 의도로 발간한건 아닌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인용이 많아서 인지 모르겠다. 편하게 쉽게 읽고 나 자신을 조금은 돌아보는 시간이 된 듯하다. 미혼이 읽었다면 좀더 연애생활에 도움이 될것 같다. 나야 뭐 한 남자만 사랑하기도 벅차고 어린 남자들도 사랑해 줘야하니 힘이 부치긴 하지만 남은 시간도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보자. 사랑에 sex가 다가 아니니까. ㅍㅎㅎ

 



y*****i 2014.04.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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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개인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자살보다 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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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자살보다 SEX]     문제적 작가의 문제작을 만났다!! 한동안 한 가정의 안방마님으로 사느라 너무 얌전하게만 놀았나?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이나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 한창 때에는 무겁건 가볍건 간에 주제가 좀 성적인 문학작품이라도 일단 읽고나 보자 하고 탐독하면서 파격적인 장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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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자살보다 SEX]

 

 

문제적 작가의 문제작을 만났다!!

한동안 한 가정의 안방마님으로 사느라 너무 얌전하게만 놀았나?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이나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 한창 때에는 무겁건 가볍건 간에 주제가 좀 성적인 문학작품이라도 일단 읽고나 보자 하고 탐독하면서 파격적인 장면에서도 좀 무덤덤한 편이었는데...가정주부로서 무거운 주제의 문학작품에서 놓여나 달달한 로맨스에만 치중하는 안전한(?) 행보를 보이다 보니, 무라카미 류의 에세이집에서 묘사된 단 몇 장의 글에서도 “헉” 하고 숨을 들이쉬게 된다. (사실은, 간만이야~ 하면서 침을 흘렸으려나...하지만 류의 글은 너무나 사실적이라 쉽게 동화되거나 심장이 두근두근하지 않는다.)

 

 

       

 

무라카미 류의 연애와 여성론이라는 부제 때문에 좀 부드러운 어투로 연애를 다루고 있나 싶은 기대감이 살짝 들긴 하지만 무라카미 류의 네임이 가지는 포스는 그 기대감을 살짝 쳐내버린다. [69], [한없이 투명한 블루], [교코]등 몇 작품은 지나친 성애묘사로 거부감을 보이는 일부 독자들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좋은 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낯선 일상을 어둠 속에서 끌어내어 표면화시키고 은폐된 세상 속의 일을 지독히 현실적으로 그려낸 그의 작업이 그렇게 나쁘진 않았나 보다.

 

1952년생인 류는 더 이상 혈기왕성한 청년도, 장년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이렇게 말한다.

 

         

 

 

부모가 모두 교사인 가정환경 속에서 자랐는데, 어쩜 이렇게 자유분방한 사고를 하고 그것을 글로 쓸 수 있을까...싶었다. 보통 우리나라의 경우(일본도 마찬가지이려나?), 부모가 모두 교사라면 안전한 환경에서 사회의 통념을 잘 물려받은 엄격한 도덕적 인간으로 자랄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류는 그런 상식을 뒤엎는 인물이다. 미국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자란 탓인지 히피 문화에 깊숙이 빠져 들었다. 고교 시절 이미 록 밴드를 결성하여 드럼을 연주하고 친구들과 8mm 단편 영화를 만드는 등 범상치 않은 행적을 보였다. 미군 기지촌에 살았던 자신의 경험을 반영한 첫 소설 [한없이 투명한 블루]로 문단에 등장하며 작가 생활을 해 온 그는 40여 년간 문화 예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

1976년 데뷔 이래 2002년까지 27년간 류가 발표해온 연애 에세이의 집대성이라고 했던가. 2003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10여 년 만에 전면 재개정되어 이렇게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나는 원래 책을 잘 안 버리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얼마 전부터 책을 뉘어서 서가의 빈틈에 꽂아넣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는 오래된 책, 나에게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은 책을 몇 권, 아니 몇 십권 추려내어 버리게 되었다.

류의 [자살보다 SEX]를 읽으면서 예전에 류의 소설이 서가에 한 권 꽂혀 있던 기억이 나서 찾아보았더니, 아뿔싸. 이미 버린 책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무라카미 류의 [리허설]이라는 소설이었는데, 이슈가 되었던 유명한 책도 아니고 내가 사거나 직접 선물받은 것도 아니어서 등한시했던 듯 하다. 내가 가지고 있던 책 중에서 드물게 책의 앞장에 손으로 쓴 글이 남겨져 있는 책이었는데...

사실, 지금은 제부가 된 내 여동생의 당시 남자친구가 의경으로 있던 시절, 피끓는 청춘기에 여친(내 여동생)을 그리워하며 절절한 심정을 담아 쓴 짤막한 글이 내게 무슨 의미가 있었겠는가. 그 당시에 안 갖다 버린 것도 장한 일...(그 때 내게 남친이 있었다면 충분히 이해해줄 만하지만^^)

[리허설]은 자신이 데리고 있는 여성들을 성매매자에게 알선하는 일을 하는 포주 겐 지의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그 당시에도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일단은 꾸역꾸역 책장은 잘 넘어갔고, 그만큼 책에 빠져들게 만드는 감각적인 문체만큼은 인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10 여 년을 책장에 꽂아둔 채로 시간이 흘렀던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 동시대를 사는 비슷한 연배의 작가이지만 우리에게는 하루키가 더 익숙하다. 류 또한 활발한 활동을 했으며 우리나라에도 많은 작품이 꾸준히 소개되었지만, 류에 대한 평은 호불호가 갈리는 만큼 하루키만큼의 대중적인 인기는 얻지 못한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나조차도, 류의 [코인로커 베이비]를 지금껏 하루키의 작품으로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읽어보았다면 결코 혼동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류는 과감하고 적나라한 성에 대한 묘사로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류는 자신의 작품이 ‘포르노’라 불리길 거부한다. 누군가 자신의 작품을 보면서 자위를 했다고 하자 실망하는 내용을 에세이집에 써놓았다. 터프하고 냉정하게 지독히 직설적으로 성애묘사를 한 그가 사실은 상처받기 쉬운 남자라는 사실에 살짝 웃음을 머금기도 했다.

 

류는 남성 작가로서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독자가 정말로 흥미로워하는 이야기는 가십 잡지의 Q&A 코너에서나 있을 법한 ‘남자를 사로잡는 법’, ‘낙태 여부를 둘러싼 말다툼’ 등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에 그런 사적인 내용을 에세이에 담을 수 없어서 연애나 여성론을 주제로 시작한 연재 에세이는 어느새 쿠바나 사회 구조 개혁이나 월드컵 이야기로 흘러가 버린다고 했다.

 

과거에 근대화를 위해서 전쟁과 침략도 서슴지 않고 저질렀던 일본은 이제 근대화라는 목표를 이루었고, 더 이상 근대화를 이유로 개인에게 ‘공동체’ 사회에의 소속을 강요해서는 안 되는 시기를 맞이했다. 이른바 개인의 시대가 오래 전부터 도래했음에도 매스미디어나 광고 같은 상업적 매개물을 이용해서 국가와 개인을 묶어놓으려는 시스템을 전파하는 일본. 그 나라 안에서 개인은 어쩌면 노예 같은 일상을 살고 있는데도, 눈치 채지 못하고 외롭다느니, 연애가 필요하다느니 하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 국가와 개인의 괴리, 또는 격차 때문에 “자살”사회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는 일본을 두고 류는 “연애가 공동체에 전적으로 패했다”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그리하여, 시스템에 종속된 남자들에게서는 더 이상 상상력을 발견할 수 없기에 소녀와 여자들에게서 에너지를 얻으려 한다.

극단적인 결론으로 , 더 이상 희망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자살 보다는 섹스가 낫다고 말하는 것이다.

루즈 삭스, 태닝, 통굽부츠 등으로 자신을 강하게 어필하려는 요즘의 소녀들에게서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류.

어떠 종류의 모성 같은 것을 통해 공동체에 근본적으로 싸움을 걸며 도전하는 여성에게서 희망을 발견한다고 했다. 지각없는 무모함으로 보일지 몰라도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정신의 움직임이 좋대나.

섹스를 도구로 이용하고, 섹스를 통해 어떤 긴장상태를 손에 넣거나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데에야...

마지막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차세대 작가인 요시모토 바나나와 야마다 에이미를 두고 하는 말도 특이한 듯 하여 덧붙여 본다.

 

개선문 바로 밑에 서서 야마다 에이미를 생각하다가 자기 파괴라는 말이 떠올랐다.

처녀성을 버린 후에, 즉 데뷔를 한 후에, 창작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파괴의 충동이다. 이것은 소설가에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유는 모르지만 나는 야마다 에이미의 자기 파괴력을 믿고 있다. 실제로 만나 보면 느낄 수 있는데, 그녀는 아주 순수한 인상을 지녔다. 그것을 여성 작가 특유의 표정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예를 들어 [베드 타임 아이스] 속의 여성 성기는 호흡하며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

나는 호흡하는 생식기를 가지지 않은 쪽이라서 자기 파괴가 기념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야마다 에이미를 말하자면 자기 파괴 그 자체이다. 게다가 맑고 아름답다. 부러울 따름이다. -89

 

하우스 뮤직을 닮은 소설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들이다. 예를 들어 [도마뱀]의 테마는 상처를 위로하는 것으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근대문학을 대하듯이 그녀의 소설을 읽고 비평하는 사람들은 모두 바보들이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상상력이 아닌 기술만으로 소설을 쓰고 있지만 그것은 결점이 될 수 없다. 그녀의 기술은 실로 압도적이니까. (...)어차피 여성은 상상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아,난폭한 문장이 되어가는군.)-93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닌, 무라카미 류에게 관심이 조금~ 옮겨져 간다. 가식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용기. 작품을 통해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는 열정. 작품에서나 사생활에서나 평범함을 거부하는 자유로운 영혼. 어쨌든 국가의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는 데 초점을 두라는 그의 충고는 받아들일 만하다. 연애를 생각할 틈도 없이 바쁜 것이 가장 좋지만, 가끔 찾아드는 외로움이 고개를 들 때에는 속으로 침잠하지 말고, 자살보다는 섹스를...

무라카미 류다운 결론이지 싶다.

 

 



YES마니아 : 골드 s*******e 2014.03.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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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자살보다 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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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고도 발칙하다는 의미에 대해 200% 충실할 수 있는 작품. 금기시 되는 이야기들을 읽어본다는 것은 흡인력을 높이는 자극적인 동기 외에도 가슴 떨릴 수 있는 흡입력을 자랑한다 일이라 생각이 된다.   무라카미 류의 <자살보다 sex (무라카미 류의 연애와 여성론)>     사실, 아침/저녁 출/퇴근길, 전철에서 책을 읽는 시간이 가장 많은 나로서는, 이 책을 그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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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고도 발칙하다는 의미에 대해 200% 충실할 수 있는 작품.

금기시 되는 이야기들을 읽어본다는 것은 흡인력을 높이는 자극적인 동기 외에도

가슴 떨릴 수 있는 흡입력을 자랑한다 일이라 생각이 된다.

 

무라카미 류의 <자살보다 sex (무라카미 류의 연애와 여성론)>

 

 

사실, 아침/저녁 출/퇴근길, 전철에서 책을 읽는 시간이 가장 많은 나로서는,

이 책을 그 공간에서 대담하게 펼치고 읽는다는 것이 조금은 염려스러웠기에 늘 한정된 공간에서만 이 책을 읽어왔던 것 같다.

 

금기시 될 수 있는 이야기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공간에서 꺼낸다는 것이 예의와 공중 도덕에 어긋나 보일 수 있다는 사실들처럼,

굳이 들고다나다가도 집으로 들어와, 혼자만의 그 시간동안 비밀스러운 이야기거리들을 꺼내어 놓듯

한 장 한 장의 페이지를 조심스레 넘기면서 매번 다른 관점과 이야기들을 그야말로 남의 이야기 읽듯이 훑어내려가 보게 된 일.

 

1976년 데뷔를 시작으로 2002년까지의 시간동안

무라카미 류의 여러 작품들과 칼럼 속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유사한 주제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단기간에 대한 그의 연애관과 여성론에 대한 시각이 아닌,

오랜 세월을 거쳐 형성될 수 있는 연애관과 그 결론들에 대한 정리라는 점으로 무라카미 류를 새롭게 생각해보게 된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 그 좋아하는 대상. 말없이 바라보아도 내 가슴을 벅차게 만들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이 새롭지만,

그 사람에 대한 생각만이 아니라,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연애관과 여성론들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중요한 것은, 단기간에 걸친 자신의 그 생각들이 온전히 세월의 흐름을 따라 유지되지는 않는 것 같다는 점.

차마 쉽게 입에 담기 어려운 용어조차 제목에서 보여지 듯.

보수적인 생각,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각각의 대표적인 이미지들은 배제한 채

책 속에서 읽어나가는 그 생각들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한 번쯤은 일탈을 해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지만 익숙하지는 않고,

무언가가 마음 속에 불편함을 전하는 것 같다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마치, 맞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 느껴지는 불편함과는 같거나 다를 수 있는 기분?!

 

그것은 고상함이나 고결함, 순수함이나 순진무구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닌..

생각 그 자체에서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라 느껴진다.

 

이와 같은 주제를 다룬 책이나 영화, 다양한 매체들을 읽어보면서, 겉으로 그 생각들을 전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 모두는 그 속마음으로 이야기하는 보편적인 생각의 진전이 한 번 쯤은 따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해본다.

 

작품에서 무라카미 류는, 저명한 인사들에 대한 언급 속에서 밝히고 있는 이야기들을 비롯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입담을 펼치고 있다.

(때론, 그들 서로간의 비난과 법적인 공방이 이루어지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속에서 자신이 본 영화에 대한 이야기 전개를 통해, 만약 그 인물이 자신이었다면 이라는 가정으로

또 다른 연애론에 대한 거침없는 소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모든 남자는 소모품이다』라는 원문이 실린 작품들의 분위기가 사뭇 궁금해질 뿐이다.

 

이니셜로 표기하는 Y씨, M씨에 대한 외설적 분위기를 비롯해서, 애인과 연인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정립.

그리고 막바지에 소개가 되는 대담의 흐름을 대본처럼 적어놓은 정점까지.....

 

<자살보다 sex>는 무엇이 정답이다..라고는 말하기 힘든 부분이겠지만,

한 번 그 생각들을 읽어보면서, 나의 생각과는 어떻게 다를 수가 있는지를 놓고

진지한 고민을 해보며, 지난 날의 연애들을 재해석해볼 수 있는 우선순위의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짐작이 된다.

 

그래서 무지하게 야한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사실도 아니고,

보수적으로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해 익숙한 시선에서는 이해를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여지는 시시콜콜한 모습에 대해서도

내 상상과 생각들에 대해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짧은 순간이라 느껴질 뿐이니까......

 

영원할 수 있는 인연이 있을 것이라 오랜 시간을 믿어왔고, 순수함에 대해 맹목적인 추종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 <자살보다 sex>를 읽어보았기 때문에 위의 생각들이 변하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생각들이 있으면.. 저런 생각들도 있고, 저마다의 생각들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로 인해

한 가지 입장을 바라보는 시선에 있어서도 다양한 속 마음들이 속속들이 발견될 수 있는 부분이라 판단이 된다.

 

새로운 애인의 등장에 대한 활력들이 곳곳에서 보여진다는 사실.

그 시선들을 나는 다른 곳으로 좀 돌려보고 싶을 뿐이다.

내가 그와 같은 생각을 지니고 있는 순간, 나를 바라보는 타인에게서는 어떤 생각들이 향기로 남게 될지......

 

쉽게 읽어나간다기 보다는, 참 많은 생각들을 해보게 만든 무라카미 류의 지나온 생각들이라 느껴지는 작품.

삶의 목적과 목표, 그 일상들이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으로 느껴지는 시간을 기대한다기 보다는,

그냥 무라카미 류의 회고록과 같은 비밀스러운 일기장을 몰래 들추어보는 듯 느껴진다는 생각들을 머릿 속에 갖고

이 책을 펼쳐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YES마니아 : 로얄 k****s 2014.04.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자살보다 SEX] 무라카미 류의 당혹스런 연애 에세이집
"[자살보다 SEX] 무라카미 류의 당혹스런 연애 에세이집" 내용보기
[자살보다 SEX] 무라카미 류의 당혹스런 연애 에세이집   무라카미 류의 글을 읽은 적이 없기에 어떤 작가인지는 잘 모르지만 상당히 파격적이다. 일본의 마광수 같다고 할까. 이 책은 2003년에 초판 발행된 연애 에세이집을 11년 만에 내용을 첨가해 새롭게 태어난 책이라고 한다. 1976년 데뷔 이래 2002년까지 27년간 무라카미 류가 발표해온 연애 에세이의 집대성이라는데…
"[자살보다 SEX] 무라카미 류의 당혹스런 연애 에세이집" 내용보기

[자살보다 SEX] 무라카미 류의 당혹스런 연애 에세이집

 

무라카미 류의 글을 읽은 적이 없기에 어떤 작가인지는 잘 모르지만 상당히 파격적이다. 일본의 마광수 같다고 할까.

이 책은 2003년에 초판 발행된 연애 에세이집을 11년 만에 내용을 첨가해 새롭게 태어난 책이라고 한다.

1976년 데뷔 이래 2002년까지 27년간 무라카미 류가 발표해온 연애 에세이의 집대성이라는데…….

책 제목이 당혹스럽다.

책 내용은 더욱 당혹스럽다.

제목을 보고 판단했어야 했다. 애초 점잖은 걸 기대한 내가 순진한 거였어.

 

작가는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사랑스러운 여자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아버지의 존재가 심리적으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기에 결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말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설명은 조금 엉뚱하다.

사랑스러운 여자는 연인에게 자주 아버지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여자가 최고라는 식이다. 설득력이 있는가.

 

남자는 소모품이고 여자는 전리품이라는 표현에서는 너무 막 나가고 있다. 남녀 간의 사랑이 전쟁 같다지만 인격조차 없는 물건 취급은 좀 지나친 표현이 아닐까. 하지만 이 정도는 얌전하다고 할까. 갈수록 사적이고 개인적인 성적 취향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선정적인 표현들이 가득한 이야기, 술집에서 남자들끼리 할 수 있는 수위의 말일까.

 

작가는 남자들은 결혼을 거부하고 싶은데 제도의 강력한 힘에 밀려서 결혼한다고 한다. 그런가. 결혼하지 않고 계속 사귈 방법이 없어서 결국 결혼하게 된다는 것이다.

 

작가는 자살하기 보다는 차라리 섹스라도 즐기는 편이 낫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경우라면 자살이든 섹스든 둘 다 위험하다고 말하고 싶다.

심리치료가 현실적일 텐데…….

 

작가의 이야기 속에는 유년기의 근친상간이 남긴 트라우마, 인질극 같은 극한의 상황에서 인질이 범인과 사랑하게 된다는 스톡홀름 증후군, 사디즘과 마조히즘을 뜻하는 SM클럽 마니아, 주부 불륜, 미성년자 매춘, 신혼 여행지에서의 파국 등 다소 강도 높고 센 이야기들이 즐비하다.

 

자신의 책인 <모든 남자는 소모품이다>의 글, 일본판 <플레이보이>지에 실었던 예전 글들, 영화와 책의 내용을 걸쭉하고 농도 짙은 색담으로 풀어 놓고 있다.

 

이런 용어들도 즐비하다. 변태성욕자, 스카톨로지, 마조히스트…….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겪은 직접적인 여행담, 야마다 에이미, 요시모토 바나나, 우치다 슌가쿠 등 일본 작가들의 소설 감상, 친구들에 대한 에피소드까지 담았다.

사적이고 개인적인 성적 취향을 가감 없이 낯 뜨거운 글로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단순한 연애 에세이집이 아니다.

a******7 2014.03.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자살보다 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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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무척 범상치않다. 소설일까?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책이다. 하지만 내용을 추측할 만한 이러타할 표지그림이 없이 덜렁 책의 제목만 썰렁하게 눈에 들어온다. 작가의 이력을 보면 무척 화려하다. 문화예술방면에서 다양한 상을 수상하고 토크쇼 진행자, 사진작가, 쿠바 음반 제작자등 다양한 활동을 한 사람이다. 이 책은 그의 에세이들을 모은 것이다. 부모가 모두 교사인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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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무척 범상치않다. 

소설일까?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책이다. 

하지만 내용을 추측할 만한 이러타할 표지그림이 없이 덜렁 책의 제목만 썰렁하게 눈에 들어온다. 


작가의 이력을 보면 무척 화려하다. 

문화예술방면에서 다양한 상을 수상하고 토크쇼 진행자, 사진작가, 쿠바 음반 제작자등 다양한 

활동을 한 사람이다. 

이 책은 그의 에세이들을 모은 것이다. 


부모가 모두 교사인 환경에서 미국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자라났다고 하니 무척 자유로운 

생활을 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한국과 비슷한 면이 있는 일본 문화권내에서 그의 생각이나 주장은 꽤나 파격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젊었을 적 그의 생활을 소개해놓은 걸 보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미국에서 히피 문화가 불어치던 시기에 록밴드를 결성하고 친구들과 단편영화를 만들고 1969년에는 

학교 옥상을 바리케이드로 봉쇄하고 데모 농성을 주도하다 무기정학을 받기도 했다는 작가 소개를 

읽다보니 역시나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생각이 나와는 꽤 많이 달라 난감하기 이를데 없었다. 

솔직히 수많은 상을 타기도 했다는 작가라 하니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판단하기가 어려울거란 

생각이 들면서도 세상에 참,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싶었던 난감한 책읽기였다. 


몇 년 전에 모 TV 프로그램에서 한 여대생이 키가 180cm가 안 되는 남자는 루저라는 발언을 해서 핫 이슈

가 된 적이 있었다. 

외모지상주의가 빚어낸 요즘의 세태를 한 마디로 정의해 준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이 작가는 한 술 더 떠 젊고 예쁜 여자가 남자를 구원하고 어리석은 여고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마치 죽은 자를 상대하고 있는 듯한 끔찍한 기분이 든다는 제목의 글이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마음 속으로만 가지고 있는 말들을 직설적으로 내뱉어버리기 때문에 씁쓸하다는 

기분을 어찌할 수가 없는지도 모른다. 


앞에 나오는 글들은 꽤 읽기가 괴로운 것도 사실이었지만 뒷 부분에서 견딜 수 없는 외로움때문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SEX가 나을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포기하는 바보같은 삶을 살지 말라는 인생 선배의 조언이 아닐까 싶다. 



k*****7 2014.03.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