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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바뀌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바뀌고 있다." 내용보기
책의 주제를 떠나서 이 책은 나에게 엉뚱한 방법으로 위안을 주었다. 이 책의 어느 저자는 인터넷이 태어난 해를  약 1992년 쯤으로 보고, 우리가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가르듯 인터넷을 기점으로 해를 다시 매겨 B.I(Before Internet), A.I(After Internet)으로 매긴다. 그렇게 따지면 올해로 A.I 22년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인터넷이 생기고 나서 우리는 끊임없이 인터넷을 한다.
"우리는 이렇게 바뀌고 있다." 내용보기

책의 주제를 떠나서 이 책은 나에게 엉뚱한 방법으로 위안을 주었다. 이 책의 어느 저자는 인터넷이 태어난 해를  약 1992년 쯤으로 보고, 우리가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가르듯 인터넷을 기점으로 해를 다시 매겨 B.I(Before Internet), A.I(After Internet)으로 매긴다. 그렇게 따지면 올해로 A.I 22년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인터넷이 생기고 나서 우리는 끊임없이 인터넷을 한다. 


위안이란 '당신 혼자만이 아니다'라는 종류의 것이다. 나만 그러는 줄 알았다. 집중하지 못하고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 인간 보다는 컴퓨터 스크린과 대면하고 앉아있는 대부분의 낮시간동안  단 10~20초의 대기 시간이라도 참아내질 못하고 새 브라우저 창을 띄워 세상을 염탐하고, 할일을 잊는다. '잠시'라고 명명한 초단위로 생겨나는 조각 시간은 어느새 10분이 되고 1시간이 된다. 할일을 고스란히 미뤄둔 채 뭔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는 스스로 참 한심스러웠다. 대개는 잠시 집중이 안돼  머리를 식힐 요량으로 열게 되는 창이지만 하이퍼링크를 타고 이리 저리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다 보면 어느새 주객이 전도되어 있기 일수이다.


뭔가 허리 아프고 눈빠지게 열심히 했는데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 온갖 사이트 들을 돌아다니며 별 의미없는 글들을 읽고 여행 사진들을 구경하고 이름도 얼굴도 나이도 모르는 남의 사생활을 엿보고 요리 과정을 넘겨보고 유머 게시판을 기웃대다가 밴드와 카스와 카톡의 대화창에도 내가 다녀갔음을 알리는 발자국들을 남긴다. 그러다가 친한 친구를 만나면 한도 끝도 없이 수다가 이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낭비하는 시간들이 쌓이면 으레이 할 일은 뒤로 미루어지고 해질 무렵이 되면 마음은 급하고 우울해진다. 나는 왜 이모양일까 라는 자괴감도 들고..


이 책이 위안인 건 세계적인 석학들도 많이들 그러구 산다는 거다. 심지어 알지도 못하는 블로거에서 댓글 놀이를 하다가 심심치 않게 쌈질을 하거나, 먼 나라 어느 집 아기의 동영상을 보고 답글놀이를 하고 다닌다는 '세계적 석학'들의 하소연을 들으니 내가 심심할 때마다 블로그 이웃들을 다이며 시덥지 않은 답글을 달고 다니는 건 뭐 별 일도 아니구먼 싶다.

 

존 부록만은 세계적인 석학 중의 석학들을 엣지 프로젝트 라는 공간 내에 모으고 그들에게 단일 질문을 던져 취합하여 책을 펴낸다. 여러 책들이 나와 있고 2012년판 <우리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에는 편에는 150명의 석학이 '인터넷이 당신의 사고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라는 존 부록만의 질문에 대답하는 글을 썼다. 21C 세계를 움직이는 두뇌 150명이 광장에 모여 제각기 자기 방식의 삶이 인터넷 이후 시대에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 뒤돌아본다. 


어찌보면 간단하고 또 어찌보면 진부한 질문이다. 우리는 빠른 기술 발전의 시대를 몸소 체험하며 가끔 아주 자주, 10~20여년 전이라면 상상도 못해볼 일들을 작은 화면의 휴대폰을 통해 공유하면서 순간 순간 이 공간적 자유와 기술 발전의 고른 혜택에 새삼 감회를 느낀다. 야 세상 좋아졌다. 매일매일 분신처럼 지니고 다니는 휴대폰 속 보이지 않게 전 세계로 연결된 네트웍이 왈칵 감동일 때가 있다. 구속하고 지배하여 떨쳐내고 싶은 대상일 때도 있다. 그렇게 연인처럼 친근했다 웬수처럼 고약한 인터넷이라는 통신 수단을 시시각각 만나며 그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여기서 부룩만이 던지는 질문을 보다 세밀화하게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당신의와 사고방식이라는 키워드이다. 그가 던진 질문은 보편적 주체인 우리가 아닌 당신 개별적 체험을 원하고, 행동방식이 아닌 사고 방식에 대해 말하라는 것이다.

 

인터넷 원년 1992년 이후 우리의 행동 방식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우리는 작은 짜투리 시간을 멍하니 기다리는 데 쓰지 않고, 우리는 몇시간씩 걸리는 도서관을 가서 책을 찾지 않아도 몇번 키보드만 두드리면 원하는 지식을 얻으낼 수 있고, 얼굴을 보거나 목소리를 듣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인관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의 사고와 더 많은 사람들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지혜를 집단 지성이라는 널럴한 메모리 공간 속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액세스하고 영향받으며 살아간다. 

 

 글을 쓴 150명은 인문 과학 예술 등 폭넓은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이다. 그만큼 참으로 다양한 관점의 글들을 볼 수 있었다. 때로 하기 싫은 숙제 하듯 성의 없어 보이는 글들도 있고 열심히 쓴 것 같기는 하지만 재미없고 진부한 글들도 있다. 때로 짧은 에세이들의 모음이니 만큼 깊이 있는 통찰을 발견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럴 땐 책을 던져두고 몇주, 몇 달을 외면했다. 가끔 생각나서 읽기 시작하면 후루룩 읽어지기에 끊기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신간일 때 사서 지난 달에야 끝까지 읽었다. 어쨌거나 21세기 지식인 사회를 가장 맨 앞에서 이끌고 있는 대표 지식인들이 한 자리에서 같은 주제로 자기 생각을 다양하게 펼치는 것을 읽는 것은 흥미롭다.  대여섯장 되는 장문의 에세이도 있고,  몇줄 되지 않는 간단한 글들도 있다. 맘에 콕 드는 글들도 꽤 많았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언급한 내용 몇가지를 추린다면 인터넷이 초래하는 주의력 결핍장애와 산만함. 위키피디아와 같은 집단 지성. 단문 문화의 해악. 기억의 저하. 공유와 협업. 불멸, 통합되지 않은 정보의 조각 등을 들 수 있다.


리처드 도킨스와 크리스 앤더슨 같은 부류는 인터넷의 집단 지성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였다. 무어의 법칙에 의해 기술 개발이 더욱 진보된다면 개인 두뇌의 기억에 의존하는 정보의 회수 마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게 자리를 내 주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대규모 공동체 게임의 가상 현실 속에서 인생을 허비하는 사람들도 하루종일 단방향의 텔레비전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정보를 꾸역꾸역 보는 것보다는 낫다는 의견을 보인다. 이 주제는 따로 떼어서 책을 한 권이 될만큼 충분한 이슈를 품고 있다. 책에서도 많은 석학들이 앵무새처럼 이야기하는 것들, 나 자신까지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시간을 낭비한다는 말의 뜻에 '무엇에 비교해'가 빠졌다는 사실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내 생각이다. 예를 들어 양방향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무엇에 비해 그렇게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인가? 그들은 바보상자라 불리우는 TV를 비롯한 단방향 미디어를 읽고 보고 듣고 하는 대신, 가상의 세계에 빠져 자신의 아바타들에게 부여한 비상한 능력과 외모와 열심히 모은 다양한 아이템들 속에서 자신의 정신적 능력이 감당하는 만큼 열심히 일(?)하고 원하는 지위 계급과 더욱 더 강력한 아이템이라는 댓가를 지불받는다.  현실에서 한심한 외모와 더 한심한 대인 관계 혹은 사회적인 편견 속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찌질한' 이들이나 가상 세계에서 제왕이 된다고 하는 말이 맞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그 곳 MMORPG 게임 속에서 새로운 세계가 창조되고 만족한다면 그게 보장되지 않는 미래를 위해 긍정 심리학을 주술처럼 되네이며 정신적 육체적 노동력을 쥐어짜 몸이 가루가 될 때까지 보이지 않는 독점적 부가 흐르는 방향을 타고 사회 속에 하나의 부품이 되는 것이 어째서 더 생산적이고 바람직하다는 것인가?  물론 실제로는 영원한 청춘의 이미지를 가진 김영하 같은 문인이나 학자들, 현실에서도 매우 잘 나가는 사람들도 양방향 게임을 즐긴다. 그들이 만든 또다른 세계의 지위와 역할을 즐긴다.  일방적으로 지껄이는 TV, 라디오,신문, 기사 를 마주치는 시간 대신 서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꿈이 가상 현실이라는 반쯤은 현실이 되는 세계에 빠져드는 것이다.  


일화를 모은다고 데이터가 되지 않는다. 라는 주장과 달리 일화를 모은 것이 데이터다 라는 상반된 주장이 있다. 쓰임새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다. 인터넷의 해와 득은 쓰이기 나름이고 어떤 방법으로 진화하게 될지 모른다. 밈이라믄 용어가 특히 많은 글들에서 띄었는데 개념은 알겠지만 문장에서 어떻게 써야 할 지를 모르겠다. 어쨌든 진화라는 것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거다. 우리 세대가 겪은 이 급작스런 변화가 미래 사회를 어떤 식으로 변화시킬 지를 지금 예측할 수는 없다. 진화란 것의 속성이 매우 뜻밖의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신경망처럼 연결된 집단 글로발 두뇌라는 긍정적 측면에서의 변화에 대해 빈 대학 인지생물학과 교수 W 티컴세 피치가 지적한 두 가지 문제점은 새겨들을만하다. 하나는 현재의 글로벌 두뇌는 강국들 일부만 듬성듬성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치 경제 군사력은 글로발 두뇌로부터 고립되어 있다 둘째는 우리의 신경계가 4억년 동안 자연선택 과정을 통해 진화하면서 부적응된 개체들이 잘려나간 것과는 달리 오늘날 글로벌 두뇌는 달랑 한 개여서 무수히 많은 환경 구성 가능성 중 제기능을 하는 구성만 뽑아낼 시행착오 과정이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이다.


태어났을 때 이미 인터넷에 노출되어 있는 세대는 인터넷 원주민이라고 부른다. 어느 뇌 과학자가 쓴 글로 기억되는데, 구세대가 인터넷을 하면서 종종 주의력을 잃고 산만해짐을 불평하는 것과는 달리 모국어처럼 태어나면서 인터넷에 노출된 아이들은 끊임없는 인터넷의 호출과 상호작용에 크게 주의력을 잃지 않고 자연스럽게 작업과 작업 사이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그들이 주로 쓰는 단문과 줄임말이 B.I 20~30년에 태어나 인쇄매체의 교육을 받은 세대들에게는 때로 불편한 것만큼이나, 우리 새대가 쓰는 인쇄매체와 긴 글을 읽고 사유하고 쓰고 교감하는 일이 인터넷 원주민들에게는 원시시대의 일처럼 익숙하지 않은 일이 될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우리의 아이들은 긴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우리 어른이라고 해서 수만년동안 글씨에 중독된 삶을 살았던 건 아니니까. 기껏해봐야 최근 수세기, 그러니까 값싼 종이와 인쇄술과 문맹의퇴치, 의무학교교육 등이 일반화된 이후에서야 글이 말만큼이나 일상이 되어왔던 걸 돌이켜본다면,  긴 글자만이 인류문명의 최고 지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 있을 것이다. 


 (Review 08-04)


g******1 2014.08.11. 신고 공감 12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 존 브록만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 존 브록만" 내용보기
<엣지재단>은 매년 세계의 석학들에게 독창적인 사고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한다. 답변을 하는 회원들은 물리학자, 진화학자, 철학자, 예술가, 출판인 등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다.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 등 유명 학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이 한가지 질문에 대해서 짧게는 몇 줄에서 길게는 십여 페이지에 자신만의 답안을 낸다. 세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 존 브록만" 내용보기

엣지재단은 매년 세계의 석학들에게 독창적인 사고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한다. 답변을 하는 회원들은 물리학자, 진화학자, 철학자, 예술가, 출판인 등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다.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 등 유명 학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이 한가지 질문에 대해서 짧게는 몇 줄에서 길게는 십여 페이지에 자신만의 답안을 낸다. 세상의 그 어떤 천재라도 모든 것을 꿰뚫는 통찰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터이니, 서로 다른 전문분야의 관점과 답변을 종합하면 우리는 진실(?) 또는 진실에 가까운 통찰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2013년 질문인 인터넷은 당신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꾸어놓고 있는가?’에 대한 엣지재단 회원 150명의 답변을 모은 책이다. 


이 질문에 답하고 있는 150명의 석학들은 다들 자신만의 이해에 바탕을 두고 논지를 펴나간다. 인터넷을 단지 웹 상의 정보검색수단으로 여기느냐 아니면, 네트워크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첨단 기술의 형태를 모두 포함하느냐에 따라서 관점이 다르고, ‘사고방식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서도 답변은 차이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질문은 애초에 정답이 없다. 답변은 크게 세가지로 나뉘는데, 일부는 인터넷은 인간의 사고방식을 바꾼다고 말하고, 그보다 많은 이들이 인터넷은 인간의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는다고 말하며, 나머지 일부는 그것은 답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한다. 


사고방식이란 것을 보자. 사고라는 것이 어떻게 생겨나서 어떤 과정을 거쳐 결과에 이르는지 인간은 대체로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다.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것을 처리하고 결과를 산출하는 일련의 뇌 작용을 사고방식이라고 이해한다면, 인간의 사고는 수백만 년에 걸쳐서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했기 때문에 그 방식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인터넷이 수많은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지만, 책에서 얻은 정보든, 인터넷에서든 그 데이터를 투입해서 사고하는 방식은 예전 그대로라는 말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기술과 발명이 모든 것을 변하게 하는 것 같지만, 우리 뇌가 그에 맞춰 진화하기에는 너무도 짧은 찰나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고방식을 어떤 문제를 대하는 태도나 인식의 방법으로 본다면, 인간의 사고방식은 고정불변이 아니라 늘 변한다.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양에 따라서도 인식의 지평은 넓어지고, 과거 단순하게 생각했던 대상을 보다 심층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책과 TV, 수많은 기술의 발달도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도끼로 나무를 베던 나무꾼이 난생 처음 전기톱을 사용한다면 어떨까?….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등 세상을 보는 방법들은 늘 우리가 서있는 위치, 알고 있는 지식에 의해서 바뀔 수 있다 


사실, 인터넷이 인간의 사고방식을 바꾸었느냐는 찬반이 엇갈리는 주제이지만, 인터넷이 인간의 생활을 혁신적으로 바꾸었다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학자들의 답변에서 인터넷이 우리의 삶을 좋게 바꾼 점과 나쁘게 바꾼 점이 다양하게 관찰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자. 


우선 인터넷은 우리가 도서관에 가서 색인에 따라 책을 고른 후 한참을 뒤적여야 찾을 수 있었던 정보를 손가락만 까딱하면 우리 눈앞에 가져다 준다. 예전에는 힘들여 기억해야만 써먹을 수 있었던 많은 정보와 지식들은 이제 더 이상 외울 필요가 없어졌다. 우리는 그냥 손으로 자판을 두드리면 도서관에 비할 바가 아닌 거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대략 원하는 정보를 끌어올릴 수 있게 되었다. 머리 속에 담아야 할 지식을 이제는 인터넷에 아웃소싱하고 있는 것이다 


신속하고 간편해졌지만 이 때문에 인간은 점점 깊게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인생의 중요한 통찰은 인터넷환경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특히, 인터넷에 접속되어 있는 시간이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정작 사람들이 여유를 즐길 시간이 줄었으며, 손을 맞잡고 얼굴을 바라보며 나누었던 따뜻한 인간관계도 사이버 채팅방과 얼굴도 모르는 블로그 이웃에게 자리를 내주었다고 말한다. 인터넷은 만고에 없던 위대한 시간 절약 도구이면서 동시에 시간 낭비도구가 되어버렸다. 


개인적인 의견은 결국 그 인터넷을 활용하는 개인이 어떻게 스스로를 숙련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온종일 TV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사람에게 TV는 바보상자이지만,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뉴스를 통해 확인하고, 정보를 얻고, 가끔은 즐거움을 위해 활용하면, TV가 없었던 시절에 비해서 인간이 누리는 유익함은 그 이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동적인 매체인 TV나 라디오에 비해 인터넷은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그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과하지 않게 내 생활에 익숙하도록 훈련하면, 인터넷은 인간에게 주어진 커다란 선물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은 민주주의에 기여한다. 자유는 말할 것도 없고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인터넷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렵고 소외 받은 사람들에게 근본적으로 더 낳은 삶을 가져다 주는 것이 교육의 평등이라면, 인터넷은 세계 어디에서든 최고수준의 강의와 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미국의 교육개혁가 살만 칸은 칸아카데미를 설립하여 유튜브를 통해 무상으로 교육을 서비스하고 있다. 자본이 집중된 유수의 대학 연구실에서만 최고의 업적이 나왔지만, 이제는 시골 구석의 개인 연구자에게도 네트워크로 연결된 정보 공유를 통해서 최고의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고도 한다 


그리고 아랍의 봄이 인터넷을 통해 세계에 알려졌던 것처럼 억압받고 고통 받는 이들이 목소리를 낼 기회가 많아졌다. 지구의 어느 구석에서라도 불의하고 부정한 일이 일어난다면,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서 그 소식을 듣고 연대를 표명하고 도움의 손길도 보낼 수 있다. 책에서 누군가 얘기했듯 인터넷은 함께하고 공유하고 나누는 보다 인간적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도구임에 틀림 없다 


'인터넷은 선물경제(gift economy) 및 협력의 동력이 되었다. 내가 평생 챙길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지식과 데이터, 지혜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단순한 통찰은 책, 이론, 단순암기 등으로 정보를 한데 모아놓은 것이 삶이 아니라는 이치를 일깨워준다. 삶은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는 것이다. 사용하고, 공유하고, 필요할 때 수집하면 된다. 그만큼 세상은 넉넉하다'

c****s 2015.11.2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인터넷으로 우리의 사고방식이 바뀌고 있는가?
"인터넷으로 우리의 사고방식이 바뀌고 있는가?" 내용보기
엣지(www.edge.org)의 질문은 “인터넷이 당신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였다. 이 질문에 150명의 세계 석학들이 답을 했다. 짧게는 단 한 쪽의 글에서 길면 예닐곱 쪽의 에세이들이다. 그 글들은 인터넷에 대해서, 우리의 사고방식에 대해서 자신의 전공 분야, 혹은 자신의 일화, 혹은 더 보편적인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적지 않은 글들이 존 브록만이 제시한 ‘당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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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www.edge.org)의 질문은 “인터넷이 당신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였다. 이 질문에 150명의 세계 석학들이 답을 했다. 짧게는 단 한 쪽의 글에서 길면 예닐곱 쪽의 에세이들이다. 그 글들은 인터넷에 대해서, 우리의 사고방식에 대해서 자신의 전공 분야, 혹은 자신의 일화, 혹은 더 보편적인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적지 않은 글들이 존 브록만이 제시한 ‘당신의 사고방식’이라는 질문을 마음대로 ‘우리의 사고방식’이라는 식으로 해석해서(어떤 이들은 그런 식으로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고 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우리의 사고방식’에 미친 영향에 대해 쓰고 있긴 하다.

 

150편의 글들은 대략 몇 개의 부류로 나뉠 수가 있는 것 같다. 우선 인터넷이 우리의 사고와 생활 방식에 미친 엄청난 영향에 대해서 인정을 하는 글이다. 이런 글들은 대체로 평범하다. 그 다음으로는 인터넷이 사실상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지는 못했다는 글들이다. 이런 글들은 인터넷의 영향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지만 ‘사고방식’이라는 측면에서는 바뀐 게 없다고 하고 있다. 대체로 이런 글들은 좀더 학구적이다. 그리고 또 한 부류의 글들은 아직 이 질문에 답할 수가 없다고 하고 있다. 역시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미쳤다는 데는 인정을 하지만, 그게 우리의 사고방식까지 바꾸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는 것이다.

 

약간 묘한 것이,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라면 더 풍부한 답은 바꾸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글들에서 더 많이 나와야 맞는 것 같은데,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사실상 바뀌지 않았다는 글들에서 더 풍부한 답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건 사고방식이 바뀌지 않았다는 답을 하기 위해서는 ‘사고방식’이 무엇이냐는 데 대해 고민을 해야 하며, 인터넷은 과연 무엇을 바꾸었는지에 대해서 파악을 한 후에 그게 과연 사고방식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생각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사고방식에 대한 정의와, 사고방식이 아닌 인터넷이 바꾸어 놓은 것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사고방식과 연결되는 지점에 대해 더 많은 논의가 오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논의하고 있는 내용들을 요약하는 것은 사실 그렇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엣지의 질문을 통해서 나온 책들이 의도하고 있는 바는 아마도 그런 질문과 대답을 통해서 ‘나’의 대답을 이끌어낸다는 것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얇지 않은 책을 읽으면서 자꾸 방향을 잃은 것은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터넷이 당신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누구도 아닌 나에게 던져 보고 간단히 답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인터넷을 처음 접한 것은 아마도 대학원에 진학했을 때였고, 당연히 연구와 관련된 것이었다. 선배가 어려운 용어를 써가며 강의하듯 알려준 것은 'ftp'를 통해서 미국의 어떤 기관으로부터 필요한 DNA sequences(염기서열)을 얻는 방법, 논문을 얻는 방법이었다. 지금과 같은 web browser를 통한 것이 아니라. 물론 그것을 통해서 겨우겨우 몇 일 동안에 걸쳐 필요한 자료를 조금 얻었고, 그걸 내 연구 결과와 비교해서 석사 논문을 썼다.

 

사실 그 이후의 인터넷과 나의 관계는 그런 방식의 연장선이 다름없다. 훨씬 빨라졌고, 훨씬 편리해졌지만 관계의 방식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란 얘기다. 정기적으로 도서관에 가서 신착 논문을 들추고, 필요한 논문을 복사하고, 필요한 논문 목록을 적어가 이미 출판된 논문 더미에서 찾아내 복사하는 것은 지금은 pubmed를 통해 내 책상에서 다 이뤄지지만, 그 원시적인 연결과 그리 달라진 바가 없고, 또한 논문을 통해서 사고하는 방식까지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거의 무한대의 속도 차이로 논문을 찾고 인쇄를 하지만 논문을 통해서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고, 연구를 구상하고, 나의 결과와 비교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다른 부분도 별 다를 것은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의 친구 범위는 달라졌고, 그 구성도 달라졌다. 책을 구입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루트도 달라졌고, 먼 곳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또한 그 먼 곳의 사람들은 대체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정말로 많은 것이 변했다고 하고, 실상 그런 것 같고, 아마도 그게 사실이지만 그게 내 사고방식과는 무슨 상관이 있나? 난 여전히 인터넷이 없던 때와 비슷하게 머리를 굴리고 있을 뿐이지 않은가?

 

인터넷은 그렇다면 관계의 지점을 더 많이 만들어낸 하나의 수단이다. 나는 그것을 이용하고, 또는 끌려 다닐 뿐이다. 누군가는 1980년 이전과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완전히 다른 의식 구조를 가진다고 했다. 인터넷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 세대에서는 그 이전 세대와는 사고방식 자체가 다를 지도 모르겠다. 그런 인터넷을 통해서 ‘우리’라는 인류의 사고 방식이 변해가는 과정이라는 얘기다. 1980년 이전 세대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그 이전에 습득한 사고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그 이후의 세대는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습득한 사고방식을 원래부터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을 통해서 한 사람의 사고방식 자체가 바뀌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나는 그 이전 세대이므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걸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여러 변화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일부 사회학자나, 컴퓨터 공학자들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나는 인터넷이 내 사고방식 자체는 변화시키지 않았다고(사실은 않았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 엄청난 영향 아래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무런 질문도 던지지 않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한 일이다. 엣지의 질문은 그래서 의미가 있고, 읽는 동안 좌충우돌, 왔다 갔다 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고 오히려 그래야 하는 질문이다.



(2013. 4)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n*****m 2015.11.1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내용보기
한국인들은 참 멋진 제목을 잘 뽑는 것 같다.소유의 종말, 이 나왔을 때부터 알고는 있었지만,엣지재단의 책이 나올 때마다 또 다시 그런 생각이 든다.이번 질문은 인터넷은 당신의 사고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한 것이었는데이를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라는 아주 그럴싸한 제목으로 바꾸었다.어마어마한 지성들이 이번에도 대거 포진해있다.먼저 이름을 아는 사람들부터 읽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내용보기

한국인들은 참 멋진 제목을 잘 뽑는 것 같다.

소유의 종말, 이 나왔을 때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엣지재단의 책이 나올 때마다 또 다시 그런 생각이 든다.


이번 질문은 인터넷은 당신의 사고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한 것이었는데

이를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라는 아주 그럴싸한 제목으로 바꾸었다.


어마어마한 지성들이 이번에도 대거 포진해있다.

먼저 이름을 아는 사람들부터 읽어내려간다.


칙센트미하이,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제프리 밀러, ....


그리고 나서는 흥미로운 답변들 위주로 찾아본다.

간단하게 정말로 자신의 삶에서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전체적인 인류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좀 더 크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신기하게도 각자의 전문 분야에 따라 이야기들도 달랐다. 

문학적이거나 비문학적이거나

간단하거나 서술이 길거나, -


이번에도 즐겁게 재미있게 읽었다. 



YES마니아 : 로얄 y*******n 2018.02.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eBook
인터넷이 우리 생각에 주는 영향
"인터넷이 우리 생각에 주는 영향" 내용보기
사고 대통합 프로젝트 엣지라는 프로그램으로엣지 재단의 존 브록만의 주도로 세계적인 석학들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굉장한 책이다.그 프로젝트 중 '생각'이라는 것이 현대 사회의 매커니즘에서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고찰이 이어졌다.내가 이 책을 읽은 방식도 전자책으로 읽었기 때문인지첫번째 전자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미국의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도서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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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대통합 프로젝트 엣지라는 프로그램으로
엣지 재단의 존 브록만의 주도로
세계적인 석학들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굉장한 책이다.
그 프로젝트 중 '생각'이라는 것이 현대 사회의 매커니즘에서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고찰이 이어졌다.

내가 이 책을 읽은 방식도 전자책으로 읽었기 때문인지
첫번째 전자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미국의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도서관에서 종이책을 모두 없애고
킨들이나 전자로 얻을 수 있는 정보에 접근 할 수 있도록
모든 기계를 설치하기 시작한다.
오롯이 읽는 기능만 주는 책이라는 수단을 벗어나서
컴퓨터나 여타 전자책 리더기 등이 줄 수 있는 집중력 저하를 경고한다.
그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내가 전자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ㅋㅋ

인터넷이 인간이 사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세계적인 석학들의 의견도 각양각색이었는데,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보다는 오랫동안 생각해 쓸 수 있는 이메일을 선호하는 학자도 있었고,
자기의 생각을 클라우드에 모두 업로드 해놓고, 자신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겠다는 이상한 포부를 밝힌
독특한 석학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전히 사유하는 인간으로서,
현대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서 어떻게 적응해나아가야할지,
통찰력있는 메세지를 전달한다.
d******m 2016.09.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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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된 제목은 '우리는 어떻데 바뀌고 있는가'이지만 실제 원서 제목은 '인터넷이 어떻게 우리의 사고 방식을 바꾸고 있는가'이다. 인터넷은 현재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online learning도 대학교육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과연 인터넷이 우리의 사고 자체를 바꾸고 있을까?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된 답을 내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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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된 제목은 '우리는 어떻데 바뀌고 있는가'이지만 실제 원서 제목은 '인터넷이 어떻게 우리의 사고 방식을 바꾸고 있는가'이다. 인터넷은 현재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online learning도 대학교육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과연 인터넷이 우리의 사고 자체를 바꾸고 있을까?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된 답을 내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변화 자체를 겪는 세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봐야할 것 이다.

k**********7 2015.04.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