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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을 능가하는 박범신의 『힐링』을 만났다. 물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은 30년 이상 기록해온 순간의 영감과 상상력을 자극한 이야기, 발상과 관점 뒤집기, 인간에 대한 독특한 해석 등이 문학적 탐구의 결과로 지식에 가깝다. 반면, 박범신의 힐링은 3년간의 소소한 일상과 소통을 사진과 함께 일기처럼 담아낸 지성인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관점의 차이가 있다. 살면서 한 번씩 곱씹고 싶은 문장, 어느 순간 뒤돌아서서 반추를 거듭하고픈 가르침이 있다. 독자적이고도 순수한 이론적 가치를 지닌 그야말로 박범신표 아포리즘이자 촌철살인이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개그맨 남희석이 사고현장을 목격한 에피소드, 아버지가 지은 이름은 ‘신범’이었지만 면서기의 잘못으로 ‘범신’이라 등재되었다고. 편협한 종파주의자들에게 하는 경고는 ‘좌파주의’ 대신 ‘문학 환자’의 관점으로 봐주기를. 40년 전 당선소감 때 “문학, 목매달아 죽어도 좋은 나무”라고 인터뷰 했지만, 다음 세상에서까지 작가로 살 맘은 없단다. 생의 이면에 도사린 오욕칠정을 보는 일이 끔찍해서 반복하고 싶지 않단다. 가수가 되어 날것에 충동을 느껴보고 싶다고. 우물처럼 퍼올린 그의 웅숭깊은 울림을 듣는 듯하다.
... 풀벌레 소리 흐벅지고 낭창하다. -P54 그의 문학 표현 중 닮고 싶은 문장이다. 나는 언제쯤 이렇게 구성진 리듬으로 문장들을 쏟아낼 수 있을까. 그래서 독자로 머물 수밖에... 자연과 가까우면 나도 풍경이 된다. -P70 이 한 문장에 한 개의 풍경은 그대로 젖어들었다. 석양이 드리운 산중턱으로 세 개의 돌멩이가 탑처럼 올려진 풍경사진을 보는 순간 가슴 속에 그야말로 물처럼 스며들었다. 내 안에 우울이 있어. 때론 확장되고 축소되지만 근절되지 않아. 확장되면 위태롭고 축소되면 권태롭지. 나를 전진시키는 핵심적 모터가 그거야. -P173 우울이야말로 창조적 능력을 지닌 특화된 근성이라는 문구를 접한 기억이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마르실리오 피치노와 같은 학자에 의해서. 추상적인 두통을 겪으면서도 이 말에 공감이 간다.
본다고 느낄 분 모든 걸 정확히 보는 건 아니다. 착각을 확신으로 바꾸면 죄의 문 안으로 들어간다. -P60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쯤,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을 거쳐 사회인으로 접어들면서 알게 됐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가장 큰 오류는, 자신의 착각을 확신으로 바꾼 채 ‘부정(否定)의 덫’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꿈꾸는 자, 잡혀간다.’ 송경동 시인의 새 산문집 제목이다. 여전히, 꿈꾸는 자가 잡혀가는 게 우리 사회라고 생각하면 견디고 달려온 지난 반세기의 세월이 다 허사가 되는 기분이다. -P108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세계로부터 내게 주입되고 있는 ‘자본의 폭력성’이야. -P136 오늘날, 자본주의적 폭력성을 비켜갈 수 있는 정치 대안이 과연 가능한가. -P267 유독 부탄이라는 나라의 행복지수와 자본주의의 욕망에 따른 목표가 비교대상이 되곤 한다. 국가와 자본의 합작으로 짜놓은 생산성 제고 때문에 국가는 GDP에만 관심이 있고 우리의 행복지수에는 별 관심이 없다. 자본주의의 이기심을 까부숴본다.
하기 좋은 것만 골라서 하며 사는 인생은 없어. 단것만 골라 먹으면 이가 썩을 뿐이야. -P113 꽃은 지고 쌓인 것은 무너진다. 영원한 것은 없다. 그것이 인생이다. -P127 젊은이의 유일한 결점은 제 스스로 제 안에 깃든 진정한 빛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P149 추상의 가치를 알기 때문에 인간만이 ‘두통’이라는 병이 있다. -P154 불안한 휴식은 휴식이 아니다. 휴식을 즐기는 법을 배우지 못한 내 세대의 보편적 딜레마다. 바빠도 문제고 한가해도 문제다. -P169 지금도 나는 불안한(?) 휴식을 즐기는 중이다. 휴식을 즐길 줄 모르기 때문이다. '고요는 힘이 세다'는 작가의 말이 퍼뜩 나를 깨운다. 고요 속에서 나를 찾고 싶다.
늙은 아버지들은 ..... ‘껍데기만 남은 공룡’같은 기형적인 모양을 지금 하고 있다. 쓸쓸하다. -P151 자기감정을 평생 옥죄고 산 늙은 시인이 생의 마지막에 시간에 대해 처절히 반역한 기록이 바로 소설 『은교』야. .. 존재론적인 소설이지. -P187 내 가슴속 화염병, 그 불길을 끄기 위해 썼지, 『은교』. -P336 『은교』 인용하자면, 세대 차이는 넘어설 수 없는 기억의 편차. 훗날 젊은 그들이 스마트폰을 ‘소통’으로 기억할 때 노인들은 ‘불안’으로 기억하겠지. 몽당연필을 두고 이적요 노인이 ‘눈물’이라고 기억할 때, 은교는 ‘버려도 좋은 것’으로 기억하는 것처럼. -P338 자본주의 단맛을 쫓아가는 청춘들에게 읽히고 싶어 썼다던 『소금』과 『은교』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묻어나는 독백은 의미심장하다. 그야말로 문학적 순혈주의가 흐르는 작품들이다.
사람보다 그리운 게 없고 사람보다 징글징글한 게 없다. 사람에게서 도망친다고 생각한 순간조차 돌아보니, 아, 사실은 그리운 당신들 향해 달려가는 길이었다. -P291 관계의 상처란 8할이 오해에서 비롯된다. 가깝게 느꼈다면 내가 당신에게 다가간 것이고 멀리 느꼈다면 내가 당신에게서 물러난 것이다. -P293 교감 이상의 치유책은 없다. 같은 고통을 나눈 사람끼리의 교감이야말로 공감을 형성하게 하고 삶을 이어갈 희망을 갖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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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작가 박범신의 글은 고통으로 기억됩니다. 박범신의 작품 속에서 주인공이 실존의 위기를 느끼고 죽음보다 나을 것 없는 극한 상황에 처하며 정체성을 찾을 때 마다 나는 언제나 그들과 한마음이었습니다. 그들이 피를 철철 흘리며 가시밭길을 걸어가면 나 역시 그들과 함께였습니다. 작품 속에 완전히 동화되었고 주인공의 감정에 완벽하게 감정이입 된 탓입니다.
작가 박범신의 작품 속 등장인물이 겪는 갈등은 타인의 것이 아닌 바로 나의 문제였습니다. 나 역시 나의 존재에 대한 확신이 없고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이런 욕망이 주인공과 동일시되어 마음 속 깊이 숨겨져 있던 나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이 표출된 거라고 해석합니다. 나는 박범신이 만든 세상 안에서 죽고 싶은 욕망 이상으로 강렬하게 살고 싶은 욕망을 느꼈습니다. 고통의 크기가 클수록 더욱 깊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걸까요. 박범신의 글을 읽을 때마다 이런 감정은 되풀이됩니다.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된 문장들’이란 부제가 붙은 박범신의 에세이 《힐링(2014.2.28. 열림원)》은 지금껏 접했던 작가의 문장과 다른 분위기여서 기대 반 의문 반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고통스럽기만 했던 그의 글 읽기가 ‘이렇게 편안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여유로웠습니다. 그러나 역시,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날카로웠습니다. 여전히 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작가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었고 사그라지지 않은 삶에 대한 열정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통이 커서 깊은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했었나요? 이번에는 고요와 정적을 떠올렸고 그 안에서 내 마음이 정화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내 고민은 지금, 딱 한 가지, “대체 내가 왜,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거지?” 한 생애를 산다는 것은 내가 누구인가를 찾아 헤매는 긴 과정일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대답을 갖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나잇값이 달려 있다. p.87 내 나이쯤 되면 내가 누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내가 누구라고 선뜻 말할 수 없어 안타깝다. 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 인간으로 미완성이다. p.131
눈에 들어오고 마음에 꽂히는 문장이 여전히 존재의 이유에 대한 것이라니, 나는 여전히 나를 찾아 헤매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서 안도가 느껴집니다. 작가 역시 그런 모양이니까요. 아마도 평생 노력을 기울여도 찾지 못하는 어려운 숙제인가 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유독 ‘사랑’이란 단어가 자주 눈에 밟힙니다. 급기야는 내가 가진 모든 의문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역시, 작가 박범신의 글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습니다.
《힐링》에 담긴 글은 작가의 트위터 글들을 재구성해 써 내려간 글이라고 합니다. 내용이 소설처럼 연속적이지 않기에 한 자리에서 읽지 않아도 좋습니다. 마음 내킬 때 언제든 꺼내어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더불어 슬픔, 죄책감, 희망, 그리움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반가운 책입니다. 짧은 글이 주는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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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시간의 규율대로 움직이며 관성에 따라 단조로운 삶을 살다가 예측 불가한 일들로 일상의 틀을 깨는 일이 번다하여 불안이 증폭되는 경우가 많았다. 밋밋한 일상에 염증을 내면서도 돌연한 일들이 초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몰하다 보면 도리어 무탈한 나날이 고마워진다. 한편으로는 예측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는 삶이라 살 만한 이유가 있는지도 모른다. 자본의 논리가 도처에 자리하는 도회의 정글 같은 곳에서 부대끼며 살던 생활을 갈무리 짓고 가슴 속 아련한 향수로 저리하는 고향으로의 회귀는 안온함을 줬던 모성으로 귀환한 일이다. 논산 강경 채운산 밑에 자리를 잡고 2년째 살고 있는 작가는 책 속에 묻혀 지냈던 청소년 시절부터 40년째 소설가로 생활해 온 인생의 궤적과 사유를 짧은 문장에 담았다.
배우며 가르치는 일에 종사해온 지 25년째이지만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허둥거릴 때 스스로가 미워질 때가 있다. 흔들림 없이 제 길을 묵묵히 걸으며 당당하게 설 수 있을 것이라 여겨왔던 일들이 벽에 부딪히고 말아 의기소침해지고 만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를 수차례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살아온 시간들이 애잔한 그리움 속에 숨을 고른다. 저자는 근원적 슬픔을 생의 에너지로 치환하는 힘을 선물해 준 히말라야 트레킹은 존재의 본원을 생각하는 등반이라고 토로하며 겸허함으로 유한한 인생을 의미 있게 사는 일의 귀중함을 일깨워준다.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아 창작 활동에 전념할 때나 후학들에게 창작 기법을 가르칠 때 사물과 삶을 간절하게 들여다보는 일을 우선시하였다. 관찰의 힘과 표현하려는 절실함이 응축되었을 때 비로소 독자들에게 감흥을 주는 글을 잘 쓸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사실적 삶 사이를 맺어주는 상상력의 길을 통해 기억과 사실을 뛰어넘는 창조적 길 위에서 작품은 탄생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의 삶의 진수를 드러내며 서술자의 마음까지 담아낸 소설에서는 미처 알아채지 못하였던 사실들을 일깨워준다.
뒤태를 보고 반한 아내와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부부의 각별한 정은 사랑의 경계를 넘어선 진한 우정처럼 보였다.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 가운데 서로의 입장을 들어주며 소박한 음식을 나누어도 고마움을 전할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내는 한자리에 오래 있던 장롱 같아서 없어봐야 그 자리가 표 난다는 말에서 떨어져 지내도 두터운 정으로 연결된 부부는 서로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인생의 울타리로 자리하고 있다. 나이 들어도 살아서 이룰 수 없는 것들을 꿈꾸며 살아가는 일은 자신이 세상을 사는 이유라고 밝히며 불가능에 도전하는 모습은 열정의 화신처럼 보인다. 세속적인 성공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내적인 열망으로 그리운 길을 걸을 때 나를 구할 수가 있다.
언 땅을 뚫고 돋아난 연초록 잎들 사이로 솟아오른 꽃망울은 금세라도 터질 듯하더니 간밤에 내린 비에 앞 다투어 피어났다. 꽃놀이를 즐기는 이들로 붐비던 한철도 꽃이 떨어지면 수그러들고 만다. 우리 인생도 절정기를 거치고 나면 내리막기로 치닫기 시작하여 언젠가는 이승을 하직하고 말 것이다. 무성한 나무 그늘을 찾아 더위를 식히며 게으름을 피우던 여름을 지나 낙엽들이 쌓이는 길목을 돌아서서 지나 온 세월을 되새기며 침잠하는 시간은 내적 불균형을 조금씩 회복하는 과정에 자리한다. 진정성을 찾아 헤매느라 시간을 소진하며 살아오는 동안 제 안에 깃든 빛을 보지 못한 채 외부에 시선을 두고 갖지 못한 것을 향유하려고 안간힘을 쏟느라 자신 속에 깃든 보배를 찾지 못하고 지내왔다. 맹목적으로 자본을 추종하며 지내느라 아버지의 행복은 염두에도 두지 않은 식구들로부터 벗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소설 속 아버지를 보며 힘들어도 존엄성을 잃지 않는 게 무엇보다 귀한 가치로 보였다.
순간순간이 쌓여 한 사람의 생을 이룬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어제와 오늘이 별반 다를 게 없는 생활을 이어왔을 뿐이라는 생각에 미치자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 실린 구절이 생각났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는 회한 섞인 구절은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본질적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일의 소중함을 말한다. 자기 변혁을 통해 삶의 지평을 확장하려는 욕망으로 사랑을 품고 살아갈 일이다. 마음 먹은 대로 살기 어렵다고 푸념하기보다는 텃밭에서 가꾼 채소를 따로 챙겨 누나에게 전하며 소소한 행복에 젖는 것처럼 사소한 것들에 경이로움을 가지며 살아갈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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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참 너무할 정도로 좋다. 이렇게 좋은날에 감기에 발목 잡혀 집안에서 꼼짝 못하고 있으면서도 그래도 좋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주방에 앉아 나만의 시간을 가지니 좋다. 바로 이 책 한권과 함께! ![]() 박범신의 힐링 짧다고 그렇다고 가벼이 읽을 수 없는 그의 글들을 음미하고 있으려니 홀연 그가 내 앞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는것 같은 착각이 든다. ![]() 책을 그냥 넘기지만 말고 그속에 감춰진 것들을 찾아 내라는듯 그렇게 펼쳐 봐야하는 페이지들. 그안에 담긴 그가 내게 주는 울림이 좋다. 작가에게 반한다는게 이런걸까? 문득 한번쯤 그와 실제로 눈을 마주하며 무언의 대화를 나눠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때로는 묵직한 글들이 내 삶에 무게추를 하나 더 얹어 놓는것 같기도 하지만 이렇듯 달콤하게 희망의 무게추도 하나 더 얹어주니 균형이 딱 잡힌달까? ![]() 책의 첫장을 넘기면 등장하는 이 글귀. '빈의자 하나 남기면 되는 거지!' 왠지 생이 허무하게 여겨지는듯 하면서도 틀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공감하게 되는.. 하지만 그래도 그 의자는 내 삶의 숨결이 묻어있는 의자가 되어주리라 믿고 싶다. 아마 작가도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그가 그리워하는 우산 반쪽을 내어주는 그 사람이 내가 될 수 있을까? 우리 삶속에 그리운것들이 참 많음에도 그가 말하는 그리움은 유독 더 그 의미가 짙게 다가온다. 한동안 그의 글귀가 담긴 이 책이 그가 남기고 가고 싶다는 빈의자위에 남겨질듯 하다. 작가가 논산에 머물려 트위터에 남겼던 글을 엮어 놓은 책! 30여년동안의 글을 담아 놓았다는 이 책은 그의 삶속을 살짝이나마 들여다보게 만든다. 때로는 쓸쓸하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때로는 시를 읊듯, 때로는 이야기하듯! 은교라는 영화를 보고 너무 아쉬운 마음에 원작을 찾아 읽으며 작가의 문장에서 영화에서 얻지 못했던 것을 얻었었는데 요즘 대세인 힐링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책 또한 짤막한 문장을 통해 나 또한 힐링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또한 글과 함께 실려 있는 사진들이 예사롭지 않다. 나 또한 작가와 함께 그 공간에 머물면서 작가와 같이 동화되어 가는 느낌을 받는달까? 날씨가 너무 너어무 좋아서, 그리고 책한권이 내게 있어서 정말 좋은 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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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힐링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유행처럼 여기 저기 수식어처럼 따라다니는 그 언어의 난무함이 힐링에서 멀어진다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 말은 힐링이지만 힐링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고단함이 나를 조금은 삐뚤어지게 만들었다. 힐링을 무시(?)하고 있던 차에 대담하게(?) 힐링이라는 단어만 내세운 책이 나왔다. 어라? 하는 기분으로 누가 이런 진부(?)해진 제목으로 책을 쓸까 관심을 가졌는데 바로 박범신이란다. 은교와 비즈니스를 통해 만난 적 있는 작가라 호기심이 일었다. 글쟁이라 칭하는 이들이 말하는 힐링은 과연 무엇일까? 요즈음 유행하는 대담하면서 직선적이고 사정없이 상대방의 마음을 깔(?)수 있는 스타일일까 싶어 그의 글을 읽었다.
작가의 연륜 때문일까? 아님 작가이기에 에둘러 표현하며 할 말은 하는 그의 스타일 때문일까? 마음을 후벼 파지 않아도 이렇게 마음을 잔잔하게 조근 조근 할 말은 하는구나 싶어 좋았다. 작가는 모두 4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한다. 간략하게 표현하자면 희망, 행복, 소통 그리고 사랑.. 청춘이라면 누구나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는 키워드 아닐까? 그리고 그 안에 녹아 있는 작가가 가진 글쓰기에 대한 고민까지... 글이 직업인 사람. 작가는 평범한 우리보다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그리고 사랑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모든 고민들이, 의문들이 글로 표현되어야 하니까. 그래서 그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20대 청춘과 같은 고민을 하지는 않는다. 그 고민들을 지나쳐 이젠 삶의 다른 고민들로 머릿속에 복잡하다.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작가도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하는 구나 싶어서 웃을 수 있었다. 직선적이지 않고 은유적으로 표현한 그의 생각과 그의 충고가 그래서 더 고맙다고나 할까?
관계에서, (끝)이라고 쓰는 것이 사실은 제일 무섭다. 마침표는 문장에서만 사용할 것이지 삶이나 사랑에서 사용할 것이 아니다. (32) 예전엔 목표가 꿈인 줄 알았다. 아니다. 꿈은 목표 너머에 있다. 의사가, 국회의원이, 대통령이 꿈이랄 수는 없다. 그건 목표에 불과하다. 의사가 되면, 국회의원이 되면, 대통령이 되고 나면 어떤 세상을 만들어갈지, 그 이상이 꿈이다. 목표 너머의 비전이 없는 내 기득권을 위한 출세는 더럽다. (42) 행복한 사람은 태어난다고 느낀다. 삶은 살아 견디는 것인가, 사는 것인가. 고통으로 인생을 이해하는 사람도 있고 고통으로 인생을 망치는 타입도 있다. 명백한 것은 행복은 환경에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104)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세계로부터 내게 주입되고 있는 ‘자본의 폭력성’이야. 어떤 정파 어떤 지역이 아냐. 모든 게 ‘자본’의 프로그램인걸. 그 싸움에서 나부터 승리해야 세상이 좋아진다고 봐. (136)
이 밖에도 좋은 글과 좋은 사진이 많아 읽는 동안 행복했고 마음이 잔잔해졌다. 나이를 먹어도 사랑이나 희망 그리고 행복과 소통에 여전히 고민이 많다. 하지만 그때는 눈에 보이는 결과에 고민을 했다면 지금은 그때와는 사뭇 다른 것 같다. 눈이 보이지는 않지만 내가 나아가야할 인생의 방향을 모색하고 보다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해 생각한다고나 할까? 마음먹은 대로, 생각하는 대로 모두 이뤄지지 않을 때도 있고 그로 인해 상처 받을 때가 있다.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줄 알았던 인생의 모든 희노애락들.. 하지만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인생은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흘러가지 않음을 이제는 알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책이 마음에 달라붙는 것 같다. 나보다 인생을 더 많이 산, 글을 쓰며 더 많은 고민을 한 인생 선배가 말한다. 그도 여전히 고민하고 아파하고 있으니 내가 하는 고민들. 때론 그것마저도 즐겁게 받아 들여라.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오늘도 마음이 허전하고 뭔가 텅 빈 것 같은 생각이 드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만나도 좋을 것 같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한 박자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마침표보다는 쉼표가 안정된 내 삶의 다른 표현이 될 수 있을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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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부터인지 우리는 너나 할것 없이 힐링이라는 단어를 자주로 사용하게 되었다. 힐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질의 풍요로움은 예전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우리의 정신건강은 어째 계속 푸석거리고 사막의 깔깔함을 더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작열하는 태양과 맞서 싸우며 사막을 지나가다 발견하게 되는 오아시스의 고마움을 만끽하며 행복감을 느끼듯이 우리는 문득 나 자신을 다독여주는 말한마디와 손길 한번에 그동안의 억눌렸던 마음이 사르르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또 간만에 그런 시원함을 선사했다고나 할까.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어려운 말을 들려주지 않는다. 그저 그 누군가 지나치며 한번쯤은 해봤음직한 말일수도 있고, 또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단순히 온화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할때도 있는 읽는 이에게 어떤 생각이나 편견 없이 읽는 순간 위안을 또 다독임을, 휴식을 주는 것 같다. 모든 내용들이 다 좋았지만 나의 소심한 성격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잦은 나에게 다시금 쿵하는 떨림과 함께 감동을 줬던 대목이 울지 않으니, 화내지 않으니 말하지 않으니 아프다는 부분이었다. 맞는 말 같다. 어지간해서는 나혼자 참고 해내면 될것 같은데, 굳이 큰소리 내서 뭣할까 싶어 한번 참고 두번 참고 계속 살다가 정말로 이게 아니다 싶을때, 도저히 참아낼수 없을때 한번에 터뜨리게 되는데 그게 나 자신에게 득보다는 실이 되는 것 같았다. 나는 나대로 곪아 터지기 직전이었는데, 상대방은 갑작스런 내 반응에 내가 그동안 아프고 힘들었던 부분을 이해못하는 경우가 있음을 느끼게 되곤 했다.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슬프면 슬프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화가 나면 뭣때문에 화가 났는지를 정확하게 표현하며 사는 것이 웰빙의 삶이라는 말. 상대를 판단할때는 너그러우면서, 나자신을 판단할때는 지극히 편협하고 엄밀한 잣대를 대는 습관도 서서히 고쳐나가야 함을 또 느껴봤다. 한번 사는 인생, 천년만년 살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누군가의 시인은 우리가 잠깐 천상에서 소풍내려왔다고 표현하는 이 삶을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내려면 그 무엇보다 나자신을 비롯하여 타인과 세상과 그밖의 모든 환경에 대해 너그러워지는 여유로움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이다. 책띠지에 있는 저자 박범신님의 얼굴을 뵈면서, 시간이 참 많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고, 이분은 시간이 갈수록 참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해 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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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이라는 작가는 너무도 유명하다. <은교>라는 책 이전부터 그는 '유명 작가'임을 우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개 알 것 같다. 하지만 유명한 것과는 그의 소설을 읽어보는 것은 별개다. 나도 여태까지 그의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다.(하나의 소설에 꽂히면 그 작가의 소설은 다 읽고 싶은 병이 생기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작가의 작품를 만나는 데에 난 조심스럽다.) 하지만 어떠한 빛을 찾게 만드는 우주를 담은 표지와 난 눈이 맞았다. 요즘 젊은 사람도 늙은 사람도 애까지도 좋아한다는 '힐링'이라는 친근한 단어를 제목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삶의 쉼표를 담았다는 책의 소개에 더욱 끌려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의 소개대로 책은 '삶의 쉼표'와 같은 '잡생각'을 모은 책이다. 하지만 그 '잡생각'들이 전혀 잡雜스럽지 않다. 어떤 글보다 고급스럽다. 글에 삶과 영혼에 대한 깊이 있는 관조를 꾸밈없고 솔직하게 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난 그러한 글들이 고급스럽다고 느낀다. 온갖 수식어를 갖다대는 글보다 동네 아저씨나 할아버지들이 조근히 들려주는 짧은 삶의 철학들. 책에 담긴 목소리는 그렇게 동네 아저씨 내지 할아버지일테지만,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순수한 아이같고 때론 소년같고 열혈 젊은이와 같다. 그래서 겨우 이십대인 내게도 한 산골에 동네 할아버지뻘일 박범신(1945년생)이라는 분이 친구같이 느껴졌다.
'진보'적인 사고라고들 할 때 그 대척점에 '보수'를 두는 고지식하거나 갑갑한 사람들과 다른 박범신이란 분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패거리'를 좋아하지 않는, '발언'이란 악을 써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몸소 경험하고 오롯이 드러낼 수 있는 생각이라고 말하는 연륜있는 할아버지라니! 연륜있고 삶에 깊은 철학이 있는 '어른들'에게 매력을 느끼곤 하는 나로선 저자분이 만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딱히 한 사람의 작가로서가 아니라 인간적이고 낭만적인 삶을 잃지 않는 '어른 남자'분과 같은 동네에서 봄쑥을 뜯고 맛있는 걸 같이 먹으면서 세상의 반짝거리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로선 너무나도 공감하고 가슴으로부터 느끼고 긍정했던 이야기들이 많아서 너무나도 이 작가분이 가깝게 느껴졌다. 나로선 문장으로 만들지도 못했지만 때때로 느끼곤 했던 생각, 느낌이 그의 문장으로 형체를 갖추기도 했다.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과 네 계절을 함께 지내봐야고들 한다. 책 속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따른 생각들, 3년동안 일상에서 느낀 생각을 단문을 시처럼 담아 저자의 내밀한 생각과 영혼을 마주할 수 있다. 삶의 본질/근본적인 문제, 인간으로서의 존재론적인 고민, 사회와 인간에 대해 관계맺음, 세계와 인간의 부조리한 면, 문학과 글쓰기에 대한 생각 등. 정말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속터놓고 해야할 이야기들을 모은 듯한 문장들이라 가슴이 찡하고 은연중에 (마음속에서) 눈물나기도 했다. 책의 상당 부분에 '도 닦는 소리' 내지' 도 트인 소리' 인 문장들이 가슴으로 퐁당퐁당 물수제비를 뜬다. 겸손하고 겸손한 늙은 작가, 인간의 쉼표는 내게 참으로 깊이가 있어서 매력적이고 멋지다. 그리고 글과 함께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책 속 사진들을 통해 더욱 더 작가분과 '공명' 할 수 있었고 '힐링'이 된다. 이 책에 진정으로 공감하고 공명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고 얘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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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성큼 작가에게 다가선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꾸벅. 이라고 박범신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닐 거라고. 한번 읽었다고 끝인 책은 아니었다. 부담되진 않지만, 곁에 오래 오래 두고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쉬운 글귀들이었지만, 어떠한 글귀들은 나로 하여금 오래도록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글들도 좋았지만, 함께 한 사진들도 참 좋았는데, 사진도 박범신 선생님께서 찍으신건가...? 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선생님께서 찍으신거라면, 사진도 잘 찍으시는구나.. 배우신건가. 라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직접 찍으신 것도 같다.. 쓰신 글들과 딱 맞아떨어지는것 같다고..
힐링. 요즘 대세인 단어가 아닌가. 치유를 받다. 어떤 책이던지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힐링 하는 시간이 된다. 서서하는 여행을 앉아서 하는 것이고, 지식을 습득하게 되며, 마음을 환기시키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자체가 힐링이 되는거겠지만, 박범신 선생님의 글이라는 것만으로도 힐링 그 자체가 되는 순간이다.
20대 때 겨우 우리 동네를 봤고. 40대 쯤 내 나라를 보기 시작했으며 쉰살 넘어 겨우 세계를 봤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왜 젊은 때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을까.. 라며.. 그랬더라면 보다 넓고 깊은 생을 살았을 텐데.. 하시며 20살의 청춘들에게 세계를 보라고 치유의 말씀을 해주신다. 하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는 선생님께서도 알고 있으실테지. 20대때 세계를 보지 못함도 또한 청춘이라는 것을. 짧은 단막 단막 글들이 고향길을 산책하는 기분을 준다.
선생님께서 여행을 가신곳에서 느낀 점들과. 그곳에서 쓴 짧은 이야기들. 고향인 논산에서 거처를 두시고 종종 찾아오시는 아내분 이야기. 그리고 특히 청춘에 대한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청춘.. 박범신 선생님 하면 청춘 이라는 단어가 떠올려짐은 당연하다. 그리고 영화 <은교>에 대한 이야기와 선생님이 쓰신 소설의 이야기가 중간 중간 나오게 되어서 전작들의 흥미를 돋게 한다. 특히 영화<은교>와 소설의 <은교>는 다르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소설<은교>를 읽어 보고 싶어졌다. 영화로서는 만나봤었는데. 꽤나 특별했고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의 원래 성함은 '신범'이셨단다. 아버지께서 지은 이름이 '신범'이었는데 면서기의 잘못으로 '범신'이라고 등재되었단다. 비록 잘못 기재된 이름으로 한평생을 살아오셨지만. 그 이름은.. 문학사에 오래오래 남아있겠지.. 선생님의 다른 소설들 <소금>도 만나보고 싶고. 소설 <은교>도 만나봐야 겠다. 아, 그리고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비즈니스>도 만나보고 싶다. 이 책은 청춘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었고, 나이 드신 분들께서 읽어도 참 좋을 책이다. 추천 드리고 싶다.
고요하지 않으면 가까이 있는 나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 함께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많은 것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가 갖고 있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가. 욕망으로 눈이 멀면 가슴속 제 사랑 보지 못한다. (p.24)
아름다운 것은 감미이고 존엄이다. 감미는 달고 존엄은 향기롭다. 힌두교에선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향유기라고 부른다. 흘러다니는 걸 누린다는 뜻이다. 가족도 찾을 수 없는 순례 길에서 혼자 죽는 사람도 많다. 그래도 울지 않는다. 육신은 한낱 자루와 같은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빗속의 들길을 혼자 걸으며 내가 왜 힌두인이 되고 싶은지 알았다. (p.58)
니체가 이르길 학문의 단계는 1.낙타의 단계 2.사자의 단계 3.어린아이의 단계가 있다고 했어. 학생이면 무거운 짐을 지고 오로지 주인의 명령에 따라 열사의 사막을 건너는 '낙타'처럼 묵묵히 가야지. 배워야지. 배워서 내 속에 쟁여야지. 알지도 못하면서 비판부터 하려 들지 마. 때가 오면 '사자'의 단계와 만나거든. '사자'의 단계가 오면 이제까지 배운 모든 걸 철저히 부정하면서 그 부정을 통해 당신의 새로운 논리를 탑으로 우뚝 세우게 될 거야. 그때까진 묵묵히 인내로 견디어내는 거야. 나? 나야 순수한 어린아이 단계지.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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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풍요로움의 혜택을 누린지 얼마되지 않아 그로 인한 폐해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물질적 풍요로움을 정신과 마음이 따라가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 한동안 그자리에서 따라오지 못한 자신의 영혼을 기다리기위해 기다린다고 한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참 크다하겠다.
이런 사회상을 반영하듯 최근 언제부터 "힐링"이라는 말이 트렌드가 되고 이야기되고 있다. 이책의 제목 또한 [힐링]이다. 부제로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된 문장들]이라고 되어 있다. 마침표는 문장에서만 사용해야지, 삶이나 사랑에서 사용할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삶의 마침표, 사랑의 마침표라는 말이 참 무섭기도 하고, 한편 현실인양 너무 가깝게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그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모두 행복이고 사랑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그 소소함을 깨닫고 마음을 열고 받아들인다면 행복 또한 저절로 따라온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의미를 머리로만 이해하고 지나치다 보니 실제로 경험하기가 쉽지가 않다. 경험한다고 해도 금새 잊어버리고 만다. 이것 또한 행복의 일부요 삶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것 또한 행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한다.
"고요하지 않으면 가까이 있는 나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 함께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많은 것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가 갖고 있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가. 욕망으로 눈이 멀면 가슴속 제 사랑 보지 못한다" p. 24
마음에 잔잔한 파동이 느껴지는 글귀이다. 작가 박범신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소중한 것을 잃고나서야 그것이 소중한 것인지 깨닫는다. 함께 있을때에는 그 가치를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주어진 것에 감사할줄 아는 지혜의 눈이 떠졌으면 하는 바램을 간절히 가져본다.
"관계의 상처란 8할이 오해에서 비롯된다. 가깝게 느꼈다면 내가 당신에게 다가간 것이고 멀리 느꼈다면 내가 당신에게서 물러난 것이다. 당신은 늘 거기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당신은 내가 그랬다고 말하지만 아니다, 당신 혼자 내게서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면서 그 핑계를 열심히 내게서 찾았던 것이다. 난 거기 그 자리였는데." p. 293
사람은 홀로 살아갈수 없다. 관계속에서 즉 인간관계, 사회관계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관계속에서 많은 괴로움과 힘듦을 느끼는 지금 내 자신을 반성하게 하는 말이다. 누구말대로 "다 내탓이요"라고 하면 되는 것을. 잘 하지 못한다고 자책하지 않으련다. 노력하고, 또 더 노력하면 되는 일인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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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추천도서
저는 평소 책 한권 들고 누워 창밖으로 보이는 밤하늘을 보는 것을 좋아해요~
오랜만에 서점에 갔더니, 까만 밤하늘에 별들이 비치는 예쁜 표지가 있기에 얼른 집었어요.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된 그 글들이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실려있었어요.
책 속 사진이 너무나 이뻐서 바로 구매하고
이 책 한권이 2014년을 시작하는 내게 뜻깊은 선물이 되었다.
"비 오면 모든 사물이 추상화된다. 추상화는 상상력을 뚱뚱하게 만들어 내면을 넓힌다."
너무나 가슴속에 와 닫는 구절 같아요~ >.<
다음 페이지에는 여백의 미가 느껴져요~
"봄엔 황홀한 슬픔, 가을엔 장엄한 슬픔 있다."
봄과 가을에 슬픔은 어떤걸까요? ㅎㅎ
"나는 아직도 사랑을 모르지만 사랑의 끝이 대체로 슬프다는 건 알고 있다."
공감*1000 옛날 사랑의 상처가 생각나게 하는 구절.. ㅠ.ㅠ
"마음을 머물게 하는 건 바람을 머물게 하는 것만큼 어렵다."
마음도 바람도 세상 살아 가는 일도 모두 어려운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가슴에 와닿았던 글~
젊을 땐 가진 게 없어. 늘그막엔 나이가 무거워 망설였다네. 이러다가 날은 저물고, 그땐 그끼겠지. 생이란 순간순간이 쌓여 이루어진다는 것. 모든지 늦게 알아차리는 것 , 그것이 문제야..
아직 33년밖에 안살았지만 가진게 없을땐 무서웠던게 없던 예전이 생각나고 지금음 늦게 알아버린 것들에 대한 쫌만 빨리 알았더라면.. 그런생각이 드네요.
오늘 박범신 도서 "힐링"덕분에 바쁜 삶속에서 조금은 힐링되어 가네요~
항상 즐겁게 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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