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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야 이 책을 다 읽게 되었다. 휴가니 뭐니 하여 책 읽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치더라도 거의 반 달을 들고 있었던 셈이다. 인류학의 ‘입문서’라고는 하나 아마추어인 내게는 버겁다 싶을 정도로 상세한 내용이 많은 탓이다. ‘일반인도 손쉽게 읽을 수 있는’ 이라는 표현은 약간의 ‘오버’라는 밖에 말할 수 없겠다. (읽을 수는 있으나 손쉽지는 않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인류의 선사문화’는 나름대로 인류학의 계보를 훑을 수 있는 단정한 구성을 따르고 있는 것이 미덕이라 하겠다. 1장에서는 인류학에 흔히 이용되는, 그리고 이 학문을 진일보시킨 몇 가지 연구 방법을 들어 이 학문을 소개하고 있다. 2장 ‘최초의 인간세계’에서는 유인원이 네안데르탈인, 크로마뇽인에 이르기까지 일어서 걷기 시작하고, 석기를 사용하게 되기까지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3장에서는 이들이 정착하고, 농경을 시작하며 초기 사회를 이루는 생활상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4장에서 4대 문명 및 메조 아메리카, 안데스 문명의 흥망을 이야기한다.
학문의 다양한 범위를 포괄하고 있기에 개인적으로 인류학 및 인문학에서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탐색해 볼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에는 선사시대의 생태학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 1, 2장에서는 하품을 남발하며 책이 얼마나 남았는지 몇 번을 뒤적거리며 3장 - 문명이라 불릴 수 있는 현상이 시작된 시기-에 빨리 도달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전철 안에서 읽기 시작하게 된 3장에는 더덕더덕 붙인 포스트잇 노트와 밑줄이 뒤섞여 있다. 나는 생태학적 진화보다는 터무니 없다 싶을 정도로 거대한 제단을 쌓게 만든 집단의 이데올로기와 big man (집단의 전제적 지배자의 초기 유형)의 등장 및 변화 등에 훨씬 더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문명에 관한 입문서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다루어 왔던 안데스, 메조 아메리카 문명에서 한 걸을 더 들어가 이들 문명을 이룬 작은 집단들에 대한 설명이 있었기데 가능한 일이었다.
이 책의 또 한가지 미덕으로 빠질 수 없는 것은 저자의 친절한 ‘참고문헌’ 설명이라 하겠다. 분야별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논문 또는 저서를 하나하나 들어 놓음으로써 더 깊은 공부를 위한 독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더불어 이 책에 대한 소유욕을 부채질해주고 읽고 싶은 욕망까지 끝까지 지속시켜 준 아름다운 표지 장정에도 고마움을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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