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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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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토끼 걱정, 유희경시인의 모든 시가 이야기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나의 이야기이듯 시 또한 시인의 이야기겠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저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일뿐인데 시인에게는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시인이겠지.이야기 속에는 추운 겨울과 밤과 기억이 존재한다. 그 속에서 기다리는 건 사람일까 사랑일까. 돌이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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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토끼 걱정, 유희경


시인의 모든 시가 이야기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나의 이야기이듯 시 또한 시인의 이야기겠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저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일뿐인데 시인에게는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시인이겠지.

이야기 속에는 추운 겨울과 밤과 기억이 존재한다. 
그 속에서 기다리는 건 사람일까 사랑일까. 
돌이킬 수 없는 아름다운 기억에 대해. 
울고 있는 누군가에 대해. 
못 견디게 춥고 시린 겨울밤에 대해. 
툭, 끊어져버린 꿈에 대해. 
귀 기울이지만 말하는 사람 없는 시간에 대해. 
그렇게 시인의 이야기를 담아 나의 꿈속으로 가져간다.

겨울 밤 토끼를 걱정하는 것처럼, 
뼛속까지 시려 잠이 들지 못하면 
토끼가 너무 추운 건 아닌지 무사한지 걱정한다. 
토끼는 당신일수도, 
나일수도 있겠다. 
아니, 잊지 못하는 어떤 기억일지도.

다시는 볼 수 없는 딱따구리를 떠올린다. 
나를 괴롭히는 비가 내리고 딱따구리가 떠났지만 
딱따구리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함께했던 순간은 비처럼, 
어느 순간 갑작스레 쏟아진다. 
그러면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소나기가 지나가길 가만히 기다릴수밖에.

이야기는 계속 된다. 밤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책 속 기억에 남는 시 구절/


다시 혹한의 겨울밤이 되면 마른 바람이 찾아와 창문을 덜컹이고 뼛속까지 시려 잠이 들지 못하는 그런 밤이 찾아오면 나는 어쩔 수 없이 토끼를 걱정하게 됩니다 너무 추운 것은 아닐까 토끼는 무사한 것일까 슬그머니 창밖을 내다보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이야기 - 겨울밤 토끼 걱정>



방문을 소리내어 닫은 그날 밤 나는 무언가 두드리는 듯한 괴롭히는 것도 같은 느낌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은 참으로 슬픈 소리 마침내 떠나갈 때 떠나가는 것이 내는 기척 비가 그쳐가고 있었다 부옇게 밝아오는 창밖을 보며 나는 장마가 끝났다는 것을, 다시는 딱따구리를 볼 수 없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조용히, 무성해져가던 여름에 있었던 일이다 많은 것을 잊었지만 딱따구리와 함께 보낸 장마는 잊히지 않는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이야기 - 조용히, 심지어 아름답게 무성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멀리 본다. 집착은 하지 않는 편이 좋아. 작은 사건에 대해. 
그가 알았더라면 그렇게 충고했을 텐데. 
<이야기 - 밤의 운동장>


그것은 돌아오지 않아 슬프고
돌이킬 수 없어 아름답지.
기억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어.
<이야기 - 이야기>





오로지 깜깜하기만 한 겨울밤
누구의 것도 아닌 혹독한 겨울밤
겨울밤은 그렇게 찾아온다 네가
만진 속눈썹에 하얀 얼음이 배고
못 견디게 시려 견딜 수 없도록
하얗게 질린 꿈을 꾸게 그렇게
겨울밤은 찾아온다
얼어 죽은 흰 꽃들이 떨어지고
무더기무더기 떨어져 깨져버리고
<이야기 - 대가>



다들 귀를 기울이고 있구나 누구든 한마디 해보렴 작년은 지나갔고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곧 새해가 찾아올 테고 우리에게는 아직도 회상할 많은 일이 남아 있으며 그보다 더 많은 밤이 찾아올테니
그러나 장작불은 그치지 않고 어른대는 여럿의 그림자 누가 말라버린 맨몸의 장작을 불 속으로 던져버린다 너무 슬픈 일이다 너무 슬픈 일이다
<이야기 - 겨울 숲의 이야기들>


꿈속 사람은 실을 풀었다. 그것은 시름인지 감탄인지 알 수 없어서 감고 감고 또 감고 있었다. 차마 지켜보지 못하고 가위를 건네는 이가 있었다. 툭, 끊어지는 것은 잘린 것이 아니었고 꿈속에서도 마음이 깊었다. 돌아눕는다. 창 너머엔 달이 있을 거였다.
<이야기 - 만단정회萬端情懷>


결국은...... 모두 이어져 있다는 생각만 든다. 끝을 자주 의식했다. 바닥난 것은 내 인내심이었다. 이야기는 허방이다. 그저 거기 있을 뿐.
<이야기 - 해제>


가끔 시에 대해 생각할 때면, 나는 내가 나의 이야기를 진해가고 있다 싶다. 그럴 때는 절박해진다. 그러다 마침내 아무것도 남지 않으면 어떡하나. 실제로, 나는 백지를 대할 때마다 겁에 질린다. '더는 이야기가 남아 있지 않아.' 그 공포를 중얼거린다. 나에게 첫 문장은 언제나 쥐어짜낸 어떤 것이다. 이럴 수 있나 싶게 힘을 줘서 짜낸 그것은 이야기에서 짜낸 이야기가 아닌 어떤 것이다.
<이야기, 나의 반려伴侶>


밤에 나는 오직 나, 벌거벗은 나, 누가 안다면 유치하기 짝이 없다고 놀려댈 나에게만 집중한다. 거기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다. 그러니 실패를 위한 틈도 없다. 삶도 죽음도 없다. 잠시 있다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시공간이다. 그러므로 완벽한 이야기이다.
<이야기, 나의 반려伴侶>






YES마니아 : 골드 y*******2 2024.03.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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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토끼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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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층에는 아무도 없는 이 층의 오후가 있다.열두 개의 의자에는 아무도 앉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오후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앉지 않는 때와 아무도 없는 때 사이에는 느닷없이 환한 창밖이 있고 여전히 아무도 없는 오후. 나는 나를 제외하기 위하여 문을 잠근다.아무도 없는 오후는 앉으려는 의지 없이 저물어간다 끝나가고 있다. 어디쯤 끝인지도 모르는 채로. 이야기- 나의 오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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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층에는 아무도 없는 이 층의 오후가 있다.
열두 개의 의자에는 아무도 앉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오후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앉지 않는 때와 아무도 없는 때 사이에는 느닷없이 환한 창밖이 있고 여전히 아무도 없는 오후. 나는 나를 제외하기 위하여 문을 잠근다.
아무도 없는 오후는 앉으려는 의지 없이 저물어간다 끝나가고 있다. 어디쯤 끝인지도 모르는 채로. 

이야기- 나의 오후 중에서 
YES마니아 : 로얄 d*********i 2024.09.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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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토끼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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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경 시인의 <겨울밤 토끼 걱정> 입니다. 유희경 시인은 시집을 낼때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달라지는것 같아요. 여러 형식에 도전하는 건 좋죠. 이번 시집은 거의 다 짧은 이야기 같은데, 의미를 알 수 없는, 굳이 의미를 찾을 필요없는 시를 읽는 경험이 좋았습니다.
"겨울밤 토끼 걱정" 내용보기
유희경 시인의 <겨울밤 토끼 걱정> 입니다. 유희경 시인은 시집을 낼때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달라지는것 같아요. 여러 형식에 도전하는 건 좋죠. 이번 시집은 거의 다 짧은 이야기 같은데, 의미를 알 수 없는, 굳이 의미를 찾을 필요없는 시를 읽는 경험이 좋았습니다. 
e*******s 2024.05.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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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를 함께 걱정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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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를 지나치지 못하는 편이다. 토끼를 키우기도 했을 정도로 토끼를 편애한다. 그리고 필사모임 분들 중 몇몇 분들이 이 책을 읽는 것을 보고 냉큼 주문했었다.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보게된 유희경 작가님의 시집, 겨울밤 토끼 걱정이다.이 책의 끝에 작가님은 그런 말을 한다. 나의 이야기를 소진하고 있다고.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 죽음에 이를 것이라고. 이 책의 끝은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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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를 지나치지 못하는 편이다. 토끼를 키우기도 했을 정도로 토끼를 편애한다. 그리고 필사모임 분들 중 몇몇 분들이 이 책을 읽는 것을 보고 냉큼 주문했었다.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보게된 유희경 작가님의 시집, 겨울밤 토끼 걱정이다.

이 책의 끝에 작가님은 그런 말을 한다. 나의 이야기를 소진하고 있다고.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 죽음에 이를 것이라고. 이 책의 끝은 그렇지만, 나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평온하기 보다는 너무 높지 않은 산과 뛰어넘을 수 있는 웅덩이를 자주 만나길 바래본다. 작가님에게는 가혹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말이다.















드디어 예스24 리뷰 사진올리기가 빨라졌다. 감사합니다 예스!
YES마니아 : 플래티넘 j******m 2024.03.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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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밤,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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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고 울고 있는 토끼를 만난 적이 있다. 그곳은 후텁지근한 더위에 밤에도 추울 까닭이 없는 곳이었지만, 네온사인이 화려한 밤거리에서 울고 있는 토끼는 마음속에 겨울을 품고 있었다. 거리를 배회하는 토끼는 머지않아 달나라로 돌아갈 수 있으리란 희망으로, 먼지가 나는 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토끼를 염려하는 마음은, 슬픔과 기쁨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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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고 울고 있는 토끼를 만난 적이 있다. 그곳은 후텁지근한 더위에 밤에도 추울 까닭이 없는 곳이었지만, 네온사인이 화려한 밤거리에서 울고 있는 토끼는 마음속에 겨울을 품고 있었다. 거리를 배회하는 토끼는 머지않아 달나라로 돌아갈 수 있으리란 희망으로, 먼지가 나는 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토끼를 염려하는 마음은, 슬픔과 기쁨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내 마음을 향한 연민이었다.
n******o 2025.01.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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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이상의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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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이상의 경계선이 짧다라는 체감을 하지만 실제로는 그 경계선은 넓고 길다 때론 단숨에 넘어가기도 하고 그 경계에서 헤매이기도 하고 안위하기도 한다. 유희경 시인이 시를 읽다보면 계속 그 경계의 말을 들려주는 것 같다. 우리가 서 있는 땅이 경계에 있구나 유희경 시인은 우리를 대신해서 그 살람살이에 대해 상상해준다. 그 상상을 같이 해본다. 한 사람 두 사람 그 경계를
"현실과 이상의 경계선" 내용보기
현실과 이상의 경계선이 짧다라는 체감을 하지만 실제로는 그 경계선은 넓고 길다 때론 단숨에 넘어가기도 하고 그 경계에서 헤매이기도 하고 안위하기도 한다. 유희경 시인이 시를 읽다보면 계속 그 경계의 말을 들려주는 것 같다. 우리가 서 있는 땅이 경계에 있구나 유희경 시인은 우리를 대신해서 그 살람살이에 대해 상상해준다. 그 상상을 같이 해본다. 한 사람 두 사람 그 경계를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으로 바꾸어준다.
YES마니아 : 골드 b*******t 2023.10.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