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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토끼 걱정, 유희경 ![]() 시인의 모든 시가 이야기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나의 이야기이듯 시 또한 시인의 이야기겠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저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일뿐인데 시인에게는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시인이겠지. 이야기 속에는 추운 겨울과 밤과 기억이 존재한다. 그 속에서 기다리는 건 사람일까 사랑일까. 돌이킬 수 없는 아름다운 기억에 대해. 울고 있는 누군가에 대해. 못 견디게 춥고 시린 겨울밤에 대해. 툭, 끊어져버린 꿈에 대해. 귀 기울이지만 말하는 사람 없는 시간에 대해. 그렇게 시인의 이야기를 담아 나의 꿈속으로 가져간다. 겨울 밤 토끼를 걱정하는 것처럼, 뼛속까지 시려 잠이 들지 못하면 토끼가 너무 추운 건 아닌지 무사한지 걱정한다. 토끼는 당신일수도, 나일수도 있겠다. 아니, 잊지 못하는 어떤 기억일지도. 다시는 볼 수 없는 딱따구리를 떠올린다. 나를 괴롭히는 비가 내리고 딱따구리가 떠났지만 딱따구리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함께했던 순간은 비처럼, 어느 순간 갑작스레 쏟아진다. 그러면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소나기가 지나가길 가만히 기다릴수밖에. 이야기는 계속 된다. 밤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책 속 기억에 남는 시 구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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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층에는 아무도 없는 이 층의 오후가 있다. 열두 개의 의자에는 아무도 앉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오후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앉지 않는 때와 아무도 없는 때 사이에는 느닷없이 환한 창밖이 있고 여전히 아무도 없는 오후. 나는 나를 제외하기 위하여 문을 잠근다. 아무도 없는 오후는 앉으려는 의지 없이 저물어간다 끝나가고 있다. 어디쯤 끝인지도 모르는 채로. 이야기- 나의 오후 중에서 |
| 유희경 시인의 <겨울밤 토끼 걱정> 입니다. 유희경 시인은 시집을 낼때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달라지는것 같아요. 여러 형식에 도전하는 건 좋죠. 이번 시집은 거의 다 짧은 이야기 같은데, 의미를 알 수 없는, 굳이 의미를 찾을 필요없는 시를 읽는 경험이 좋았습니다. |
![]() 토끼를 지나치지 못하는 편이다. 토끼를 키우기도 했을 정도로 토끼를 편애한다. 그리고 필사모임 분들 중 몇몇 분들이 이 책을 읽는 것을 보고 냉큼 주문했었다.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보게된 유희경 작가님의 시집, 겨울밤 토끼 걱정이다. 이 책의 끝에 작가님은 그런 말을 한다. 나의 이야기를 소진하고 있다고.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 죽음에 이를 것이라고. 이 책의 끝은 그렇지만, 나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평온하기 보다는 너무 높지 않은 산과 뛰어넘을 수 있는 웅덩이를 자주 만나길 바래본다. 작가님에게는 가혹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말이다. ![]() ![]() ![]() ![]() ![]() ![]() ![]() 드디어 예스24 리뷰 사진올리기가 빨라졌다. 감사합니다 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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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고 울고 있는 토끼를 만난 적이 있다. 그곳은 후텁지근한 더위에 밤에도 추울 까닭이 없는 곳이었지만, 네온사인이 화려한 밤거리에서 울고 있는 토끼는 마음속에 겨울을 품고 있었다. 거리를 배회하는 토끼는 머지않아 달나라로 돌아갈 수 있으리란 희망으로, 먼지가 나는 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토끼를 염려하는 마음은, 슬픔과 기쁨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내 마음을 향한 연민이었다. |
| 현실과 이상의 경계선이 짧다라는 체감을 하지만 실제로는 그 경계선은 넓고 길다 때론 단숨에 넘어가기도 하고 그 경계에서 헤매이기도 하고 안위하기도 한다. 유희경 시인이 시를 읽다보면 계속 그 경계의 말을 들려주는 것 같다. 우리가 서 있는 땅이 경계에 있구나 유희경 시인은 우리를 대신해서 그 살람살이에 대해 상상해준다. 그 상상을 같이 해본다. 한 사람 두 사람 그 경계를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으로 바꾸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