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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사랑하는건당연하지. 하지만아이를존중하는것도그만큼중요하단다 사랑은자동으로생겨나는마음같았다. 하지만존중은자동으로생겨나지않았다. 어머니는아이가아니고,바로그렇기에아이가자신과분리된또다른사람이라는사실을존중해야할의무가있다 시리 허스트베트 할머니 틸리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그녀의 어머니 에스테르에 대한 이야기와 문학을 통해 잔잔한 어머니의 바다에서 피에 젖은 그리스의 괴물 어머니들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에세이 방대한 지식과 다양한 소재의 에세이 그녀는 뇌섹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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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숨 쉬는 행위처럼 자연스럽고 공기처럼 당연한 존재들이었던 것들, '여성' 존재 자체에 대한 '혐오', '차별', '불평등', '열등함', '무능함', '부정', 신화', '굴레', '기대', '의무' 등등이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인위적 발명품임을 깨달아야 한다. 호모 사피엔스는 타자를 통해 내 존재를 좀 더 효과적으로 보존한다. 나의 필멸성은 타자를 움켜지고 그들을 통제하며 내가 가진 근원적 불안감을 투사할 때 잊어진다. 이 타자들은 아주 오랫동안 여성들과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인류가 씨족 단위나 부족 단위의 이리저리 유랑하던 유목민의 삶에서 벗어나 농사를 짓고 잉여 생산물을 만들고 노예를 부리고 동물을 도구화하고 가축화하고, 즉 우리가 '문명'이라 부르는 그런 사회적 구조와 시스템들을 만들어가기 시작한 시점부터 여성을 비롯한 타자에 대한 억압, 차별, 혐오 등등이 존재했음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여성' 존재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더 어제보다는 조금 나은 시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다양한 영역을 가로지르는 독서가 필요하다. 시리 허스트베트 작가는 미국 문단의 지성으로 경계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앎과 통찰을 바탕으로 그 치밀한 사유과 힘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모성을 이해하려면 모든 경험을 포괄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과 감정과 상황은 복잡하게 뒤섞여 있다. 우리가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이나 기대 등 어느 것 하나 원래 그런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p.70> 우리는 타인들 속에서, 타인들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은 감정과 상황이 복잡하게 뒤섞이는데 근거한다. 감정과 상황 모두 우리가 사회에서 가지거나 가지지 못한 권력,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문화적 관념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p.43> 그러나 자기희생적이고 참을성 있는 집안의 여왕, 아이들의 도덕적 교육을 책임지는 어머니 상은 18세기에 탄생했다. 프랑스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이런 자신의 창작물로 상당한 공을 인정받아 마땅하다. 이 이상적 여성상은 단순히 남편의 지배에 종속된 존재가 아니었다. 자식들을 돌보는 집안에서 자기만의 영역이 있었다. "세상의 여인 노릇과 거리가 먼, 참된 어머니는 수녀원의 수녀만큼이나 자신의 가정에 은둔한다...." 참된 어머니는 중산층의 산물이다. 가난한 노동계급의 여자들은 집에 있을 처지가 아니었으니까. 노예 여자는 자기 몸은 물론 가족에도 통제권을 갖지 못한다. 오로지 중산층 여자들만 버지니아 울프가 반항한 이상을 구현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버지니아 울프는 이렇게 썼다. "집안의 천사를 죽이는 일은 여성 작가가 해야 할 일의 일부다."
<p.48> 모성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지독한 감상적 헛소리들에 파묻혀 있고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한다고 지시하는 징벌적 규율들이 너무 많아서 오늘날에도 문화적 구속복으로 남아 있다.
<p.122> 성차는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을 우리 시대가 이해하는 데 여전히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무성의 사물이 성을 부여받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미국과 서구의 상당 지역에서 물리학은 남성이다. 시는 여성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다 그렇지는 않다. 이란에서 시는 소녀다운 게 아니다. 강한 남성의 이미지다. 미국에서 스테이크는 남성적이고 샐러드는 여성적이다. (중략) 과학은 남성적 심상과 여성적 심상에도 깊이 관여했다. 수백만 개의 경쟁자들이 생사가 달린 경쟁을 벌이며 정자의 침투를 열럴히 기다리고 있는 통통하고 게으른 남자를 꿰뚫기 위해 운하 같은 질을 용감하게 헤엄쳐 올라가는 영웅적 정자의 그림을 생각 해보자. 현대 의대생들이 공부하는 <해부학과 생리학 교재>는 이를 '경주'라고 표현한다. 이 경주에서 사정된 정자는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해 수 없이 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한다. (중략) 요즘의 과학적 서사는 자궁과 수란관의 근육이 수축해 정자가 '수동적으로' 위로 운송된다는 것이다. <에온>에 실린 2018년의 에세이 "마초 정자의 신화"에서 생물학적 인류학자인 로버트 D. 마틴은 그런 환상이 발생학 연구를 방해하고 과학자들의 눈을 가려 실제로 벌어지는 생물학적 과정을 보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p.123> 과학자들은 절대적 경계를 지나치게 좋아해서 어떤 불순함도 흘러 들어갈 수 없도록 밀봉된 공간을 만들어두었다. 이런 사유의 양식은 17세기 기계론의 관념에 뿌리를 둔다. 우리 몸은 기계이고 작은 신체 부위는 각기 특별한 기능이 있다. 과정을 뒤섞는 작업은 그 후로 내내 인기가 없었다. (중략) 아주 최근까지, 임신한 어머니의 자궁과 태반은 세균이 전혀 없는 무균 상태라고 여겨졌다. 인간의 생존에 필요하고 인간과 공생하는 체내 미생물 군집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최근의 연구가 이런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과연 이질적인 것은 무엇이며 이질적이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우리 자신의 경계를 정의해야 하는가.
이 책을 옮기신 김선형 번역가님은 역자 해설에서 "불세출의 다능인, 어머니의 기원을 파헤치다'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 글은 작가 어머니에 대한 사적인 기억에서 출발하지만 점점 공적 담론으로 확장되어 간다. 모성 신화는 오래된 인간의 발명품으로 누군가에겐 이익이었고 누군가에겐 억압과 통제, 희생과 폭력으로 작용했다. 학제간 통섭 가능한 지성을 갖춘 시리 허스트베트 작가의 모든 글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 에세이도 지적 쾌감과 함께 어마어마한 정신적 해방감을 선사한다.
당신의 엄마를 이해하고 싶나? 모성신화부터 깨부수고 다시 오라. 엄마한테 왠지 서운하고 서러운 기억이 많나? 우선 당신의 사적인 기억을 공적 담론에서 철저하게 재검토 했으면 좋겠다. 그러고 나서도 여전히 아픈 부분이 있다면 그때 당신의 손을 잡아주고 싶다. 우리의 모든 엄마들의 이야기는 새로 이야기되어야 하고 씌어야 한다.
#어머니의 기원 #시리허스트베트 지음 #김선형 옮김 #뮤진트리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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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어머니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철학, 사회학, 심리학, 예술, 문학 등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이 책은 어머니의 죽음 이후에 작가가 할머니, 어머니로 부터 시작된 사유를 통한 자신의 이해이자, 여성의 삶에 대한 이해로 나아간다. 나의 짧은 식견으로 저자의 의도와 주제를 모두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인생의 선배가 전해주는 삶의 지혜가 가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