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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클래식 라디오 방송을 즐겨 청취하는 애청자지만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에 우리음악(국악)을 들려주는 '풍류마을'이라는 프로는 잘 듣지 않는다. 우리음악을 잘 듣지 않는 이유는 낯설고 어렵다는 인식 때문인데, 아무래도 우리음악을 접할 기회가 오히려 서양음악에 비해 적은 것이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K-POP 등 한류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치 밴드가 <범 내려온다> 등을 통해 우리음악의 세계화에 의미있는 발걸음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리뷰어클럽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게 된 <경계에 서>의 저자 김성진도 우리나라 최초로 K-Classic의 기치를 내걸고, 오케스트라를 통해 우리음악의 세계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우리음악의 전문 지휘자이다.
<경계에 서>는 서양음악을 전공한 저자가 서양음악과 우리음악의 경계에 서서 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가 되어 우리음악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삶의 여정을 담고 있는데, 저자 김성진의 삶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역경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준 종교, 그리고 삶의 좌우명들을 엿볼 수 있다.
"악보가 있는 건 다 지휘합니다."
서양음악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5년간 유학을 다녀와 한 대학원에서 지휘법 강의를 하던 저자가 우연히 우리음악에 발을 들여놓게 된 대답이다. 거문고 명인이었던 정대석 교수가 KBS국악관현악단 지휘를 부탁해서 오른 공연에서(정대석 교수가 자신의 직을 걸만큼 반대가 심했다) 저자가 그동안 해오던 연주와는 다른 해석으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며 성공적인 공연을 한다. 서양음악을 전공했지만 유학 시절 스승의 가르침인 "악보에서 답을 찾으라."를 통해 기존의 수많은 해석을 재연하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나만의 해석에 열중하였기에 이러한 성과를 내게 된다.
책 제목 <경계에 서>처럼 저자는 서양음악을 전공한 우리음악 지휘자로 양쪽 어느 한 분야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계에 선 음악가로서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기도 하지만 도리어 그 외로움을 즐긴다. 그 덕에 새로운 음악세계를 만들 수 있고 양쪽을 다 아우를 수 있다면서 말이다.
저자는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세계 여러나라의 국립오케스트라와 우리연주자들과의 협연공연을 지휘하며 우리음악을 알리는데 큰 성과를 거두고, 아리랑한국가곡예술대축제를 통해 아리랑을 주제로 작곡한 30여 곡을 2시간 동안 공연해 청중의 뜨거운 반응을 받기도 한다. 이 밖에 20대 청년 연주자들을 공개 오디션으로 뽑아 청년 연주자들에게 잊지못할 공연을 선사하고 고 이어령 교수에게 작사를 부탁해 만든 <천년의 노래>를 성공적으로 공연한다.
우리는 매일 특별할 것 없는 반복된 일상의 허무함과 싸운다. 하지만 헛되고 헛된 마음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발견하고, 올바르게 채워지고 있는 나를, 잘살았다고 기쁨으로 보게 될 날을 믿는다.
나는 무조건 작곡가들의 작품마감 날짜를 사수한다. 내가 예술감독으로서 지키는 최소한의 철칙이다.
책은 저자가 우리음악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일련의 여정뿐만 아니라 지휘자로서 삶의 좌우명들을 비롯해 지금의 자리에 있게해 준 스승 페레스 교수, 5년간의 고된 유학길을 비롯해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준 아내, 어려운 환경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 김성진에 대해서도 알게해 준다. 또한 저자에게 있어서 지금까지 삶을 지탱해 준 힘이 되어 준 것이 종교라 생각되는데 종교에 관한 저자의 믿음이 책 곳곳에 묻어나 있다.
<경계에 서>는 분량이 200쪽 정도의 에세이로 휴대성도 좋아서 출퇴근길이나 외출 시에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작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서양음악을 전공한 저자가 우리음악을 사랑하고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의 여정과 그의 삶에 영향을 준 스승, 아내, 아버지 뿐만 아니라 삶의 좌우명에 관한 이야기가 풍성하고 알차게 담겨 있어서 유익하고 흥미로운 독서였다. 지금까지 작곡된 클래식 곡 중 제일 긴 곡이 프랑스 작곡가 에릭 사티의 <백사시웅>이다. 이 곡을 모두 연주하려면 24시간 정도 걸리는데 악보는 달랑 1쪽으로 이 곡의 악보 아래에 840번 반복하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이 곡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에게는 괴롭고 힘든 도전일 것이고 숏폼 등 짧은 길이의 영상이나 곡을 선호하는 요즘 사람들은 꺼려할 곡이지만 저자는 "이 음악을 사랑한다면 끝없는 반복이 무한한 기쁨이요 감동일 것이다."라고 했는데, 국립극장을 퇴임하고 인생 4악장을 준비하고 있는 저자 김성진의 우리음악(국악) 사랑은 에릭 사티의 <백사시웅>처럼 앞으로도 인생 내내 반복될 것이다.
PS. 우리음악도 반복해서 듣다보면 클래식 음악처럼 친숙한 음악이 되리라 생각된다. 책 속에 여러 곡의 우리음악이 나오는데 우선 이상규 작곡의 「대바람소리」부터 반복해서 들어봐야겠다.
※ 오타: (중략) 페레스 교수님은 나에게 타국으로 가서 열 년 정도 부지휘자 경험을 쌓으라고 말씀해 주셨다. - 59쪽 위에서 5째줄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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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서 김성진 PSKBOOKS/2023.10.15. sanbaram
서양음악을 전공하고 지휘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저자가 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하게 되는 과정과 그로 인해 자신의 음악 인생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것들을 29개의 에세이로 정리하여 엮은 <경계에서>의 저자 김성진은 최초로 K-Classic의 가치를 내걸고, 오케스트라를 통한 한국음악의 세계화를 이끌어 가는 한국음악 전문 지휘자이다. 서울시 예술단을 이끌고 여러 나라에서 해외공연을 지휘했다. 2023년 3월 31일 국립국악관현악단을 퇴임하고, 지금은 인생 4악장의 경계에 서 있다.
“국악을 사랑하지만 양악의 탄탄한 울림도 사랑한다. 다양한 악기들이 저마다의 음을 내며 이루는 아름다운 선율을 사랑하고, 나의 손끝과 해석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음악 언어에 감사하고 기쁘다.(p.12)”고 ‘경계에 선 사람’에서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국악과 양악을 결합하여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음악가이다. 만든다고 하지만, 끝없이 고뇌스러운 철학자의 시간이라고 지휘자로서의 역할을 말한다. 처음 국악관현악의 지휘를 맡게 되었을 때 국악은 너무나도 생소한 영역이었다. 어느 때처럼 악보만 받았을 뿐 음원은 받지 않았다. 그렇게 한 까닭은 “악보에서 답을 찾으라.”는 유학 시절 스승인 페레스 선생님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한다. 수많은 이의 해석을 재연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고, 오직 나만의 해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악보를 해석하고 거기에 어린 시절 느꼈던 대나무의 속삭임과 세찬 울림을 덧입혀 가며 곡은 전혀 다른 옷을 입었다. 첫날 리허설부터 그동안과는 다른 완전히 다른 소리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당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악단답게 금방 변하는 연주력에 감명을 받았다고 처음 국립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할 당시를 회상한다.
“악기는 연주자를 만나 자신이 품은 자연을 기꺼이 포기하고 누군가의 일부가 되기로 결심 한다. 허나 그 또한 본연에 어긋나는 일이니 길들여지는 과정에서 악기가 견뎌야 할 고통이야 오죽하겠는가. 연주자도 악기도 자기의 것을 내어 가며 상대방을 위한 그 무언가가 되려 한다.(p.28)” 그 시간과 과정이 고스란히 악기와 연주자 모두에게 생채기로 남게 되겠지만,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아픔이고 서로를 헤아리는 아픔일 것이다. 그것은 상대에게 무얼 얻고자 함도 아니고, 상대를 부리기 위함도 아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그런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 역시 자신이 다루는 악기를 닮아 언제나 참 따뜻하고 순수하다.
“멈추어 보면 우리가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모든 것이 다가 아닐 수 있다. 모르는 게 답이고 아는 게 아닐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양악과 국악 사이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연구하고 시도해 본다.(p.38)” 그것이 저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였다고 한다. ‘사라져 없어지는 것들이야말로 우리 영혼의 금선(琴線)을 울릴 때가 많다. 피었다 지는 꽃, 그 꽃잎에 맺힌 이슬, 심지어 그 이슬의 그림조차도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가치가 있다. 음악은 사라지는 것 중에서도 가장 순수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황병기의 <깊은 밤, 그 가야금 소리>에서 말하는 것에 공감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양악 전공자가 국악 지휘를 하니 경계에 선 외로움이 있다. 국악 하는 이들은 나를 국악 하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서양음악 하는 이들도 나를 그 세계의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p.45)” 그러나 저자는 국악 하는 지휘자니까. 경계에 서 있으니 아무도 안 쳐다본다. 하지만 저자는 그 외로움을 즐겼다고 한다. 그 외로움 덕에 새로운 음악 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양쪽을 다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란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꽃과 같은 존재가 되길 원한다. 아름다움과 향기를 뽐내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기를 원한다. 이는 저자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경계에 서 있으면서 양쪽을 다 아우르려고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지휘자는 만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음악에 대한 이해, 사람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부단한 사고와 노력을 거친 후의 확신이어야 한다.(p.72)” 지휘자에게 주어진 결정권을 섣부른 확신으로 행사해 버리면 결코 앙상불을 이룰 수 없고 음악은 망가진다. 거문고, 아쟁, 피리, 해금 등 악기의 개성을 극대화한 산조의 매력은 관현악이 분명 좇아가지 못하는 독특하고 깊은 울림이 있다. 동양과 서양의 악기가 다르고, 서양 악기가 내는 소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국악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도 있다. 그러나 국악은 사실 독주에 최적화되어 있다. 하나의 음을 풍성하게 만드는 ‘농현’으로 연주하면 한 악기만으로도 여러 풍성한 소리를 낼 수 있으니 국악기가 가진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서양 악기의 바이브레이션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나 분명 농현과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음악은 시대를 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보고 있는 감각과 느끼는 감정, 환경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대의 분위기, 느낌, 기질, 감각들이 조금씩 후세에 전해지어 이를 바탕으로 창조되고 새롭게 변형하고 발전하는 것이 예술의 계보이다.(p.128)” 거문고는 저음도 내고 선율도 내고 고음도 낸다. 다른 나라에는 이와 비슷한 악기가 없다. 서양 오케스트라와 거문고 협연을 하면 연주자들이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곤 했다. 옛날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선비들은 거문고를 탔다. 거문고를 ‘백악지장’이라고도 한다.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그려져 있는 거문고는 예로부터 모든 악기의 으뜸으로 쳤던 품격 높은 악기라고 설명한다. 많은 음악가들이 교회와 귀족들을 위해 곡을 쓰고 연주했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도 가난을 이기기 위해 많은 곡을 썼고, 바흐나 모차르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왕을 위해 곡을 쓰고 연주하며 음악 인생을 이어갔다. 누군가는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이 있는 데 꼭 그랬어야만 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저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지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삶의 무대를 사랑하길 바란다. 그 무대는 세상에 없는 나만의 무대이기 때문이란다.
“무너짐을 너무 두려워해선 안 된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면 무너짐 자체는 실패가 아니다.(p.112)”라고 말하는 저자의 열정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면 우리 인생이 보다 풍성해지고 아름다워 지리라 생각된다. 양악과 국악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 노력했던 저자처럼, 독자 또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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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서 김성진 PSKBOOKS/2023.10.15.
서양음악을 전공하고 지휘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저자가 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하게 되는 과정과 그로 인해 자신의 음악 인생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것들을 29개의 에세이로 정리하여 엮은 <경계에서>의 저자 김성진은 최초로 K-Classic의 가치를 내걸고, 오케스트라를 통한 한국음악의 세계화를 이끌어 가는 한국음악 전문 지휘자이다. 서울시 예술단을 이끌고 여러 나라에서 해외공연을 지휘했다. 2023년 3월 31일 국립국악관현악단을 퇴임하고, 지금은 인생 4악장의 경계에 서 있다.
“국악을 사랑하지만 양악의 탄탄한 울림도 사랑한다. 다양한 악기들이 저마다의 음을 내며 이루는 아름다운 선율을 사랑하고, 나의 손끝과 해석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음악 언어에 감사하고 기쁘다.(p.12)”고 ‘경계에 선 사람’에서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국악과 양악을 결합하여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음악가이다. 만든다고 하지만, 끝없이 고뇌스러운 철학자의 시간이라고 지휘자로서의 역할을 말한다. 처음 국악관현악의 지휘를 맡게 되었을 때 국악은 너무나도 생소한 영역이었다. 어느 때처럼 악보만 받았을 뿐 음원은 받지 않았다. 그렇게 한 까닭은 “악보에서 답을 찾으라.”는 유학 시절 스승인 페레스 선생님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한다. 수많은 이의 해석을 재연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고, 오직 나만의 해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악보를 해석하고 거기에 어린 시절 느꼈던 대나무의 속삭임과 세찬 울림을 덧입혀 가며 곡은 전혀 다른 옷을 입었다. 첫날 리허설부터 그동안과는 다른 완전히 다른 소리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당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악단답게 금방 변하는 연주력에 감명을 받았다고 처음 국립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할 당시를 회상한다.
“악기는 연주자를 만나 자신이 품은 자연을 기꺼이 포기하고 누군가의 일부가 되기로 결심 한다. 허나 그 또한 본연에 어긋나는 일이니 길들여지는 과정에서 악기가 견뎌야 할 고통이야 오죽하겠는가. 연주자도 악기도 자기의 것을 내어 가며 상대방을 위한 그 무언가가 되려 한다.(p.28)” 그 시간과 과정이 고스란히 악기와 연주자 모두에게 생채기로 남게 되겠지만,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아픔이고 서로를 헤아리는 아픔일 것이다. 그것은 상대에게 무얼 얻고자 함도 아니고, 상대를 부리기 위함도 아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그런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 역시 자신이 다루는 악기를 닮아 언제나 참 따뜻하고 순수하다.
“멈추어 보면 우리가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모든 것이 다가 아닐 수 있다. 모르는 게 답이고 아는 게 아닐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양악과 국악 사이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연구하고 시도해 본다.(p.38)” 그것이 저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였다고 한다. ‘사라져 없어지는 것들이야말로 우리 영혼의 금선(琴線)을 울릴 때가 많다. 피었다 지는 꽃, 그 꽃잎에 맺힌 이슬, 심지어 그 이슬의 그림조차도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가치가 있다. 음악은 사라지는 것 중에서도 가장 순수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황병기의 <깊은 밤, 그 가야금 소리>에서 말하는 것에 공감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양악 전공자가 국악 지휘를 하니 경계에 선 외로움이 있다. 국악 하는 이들은 나를 국악 하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서양음악 하는 이들도 나를 그 세계의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p.45)” 그러나 저자는 국악 하는 지휘자니까. 경계에 서 있으니 아무도 안 쳐다본다. 하지만 저자는 그 외로움을 즐겼다고 한다. 그 외로움 덕에 새로운 음악 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양쪽을 다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란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꽃과 같은 존재가 되길 원한다. 아름다움과 향기를 뽐내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기를 원한다. 이는 저자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경계에 서 있으면서 양쪽을 다 아우르려고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지휘자는 만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음악에 대한 이해, 사람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부단한 사고와 노력을 거친 후의 확신이어야 한다.(p.72)” 지휘자에게 주어진 결정권을 섣부른 확신으로 행사해 버리면 결코 앙상불을 이룰 수 없고 음악은 망가진다. 거문고, 아쟁, 피리, 해금 등 악기의 개성을 극대화한 산조의 매력은 관현악이 분명 좇아가지 못하는 독특하고 깊은 울림이 있다. 동양과 서양의 악기가 다르고, 서양 악기가 내는 소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국악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도 있다. 그러나 국악은 사실 독주에 최적화되어 있다. 하나의 음을 풍성하게 만드는 ‘농현’으로 연주하면 한 악기만으로도 여러 풍성한 소리를 낼 수 있으니 국악기가 가진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서양 악기의 바이브레이션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나 분명 농현과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음악은 시대를 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보고 있는 감각과 느끼는 감정, 환경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대의 분위기, 느낌, 기질, 감각들이 조금씩 후세에 전해지어 이를 바탕으로 창조되고 새롭게 변형하고 발전하는 것이 예술의 계보이다.(p.128)” 거문고는 저음도 내고 선율도 내고 고음도 낸다. 다른 나라에는 이와 비슷한 악기가 없다. 서양 오케스트라와 거문고 협연을 하면 연주자들이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곤 했다. 옛날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선비들은 거문고를 탔다. 거문고를 ‘백악지장’이라고도 한다.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그려져 있는 거문고는 예로부터 모든 악기의 으뜸으로 쳤던 품격 높은 악기라고 설명한다. 많은 음악가들이 교회와 귀족들을 위해 곡을 쓰고 연주했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도 가난을 이기기 위해 많은 곡을 썼고, 바흐나 모차르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왕을 위해 곡을 쓰고 연주하며 음악 인생을 이어갔다. 누군가는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이 있는 데 꼭 그랬어야만 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저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지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삶의 무대를 사랑하길 바란다. 그 무대는 세상에 없는 나만의 무대이기 때문이란다.
“무너짐을 너무 두려워해선 안 된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면 무너짐 자체는 실패가 아니다.(p.112)”라고 말하는 저자의 열정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면 우리 인생이 보다 풍성해지고 아름다워 지리라 생각된다. 양악과 국악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 노력했던 저자처럼, 독자 또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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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이자 지휘자 김성진 님의 책 <경계의 서>는 나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각기 다른 악기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어 멋진 하모니를 선보이는 오케스트라처럼 수많은 역경과 고난, 즐겁고 행복한 일상들이 서로 모여 더욱 빛나는 그의 삶을 엿볼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잊을만하면 자꾸만 되살아 오르는 내 양쪽팔 소름들.... 책을 덮고 나서도 진정되지 않는 이 전율... 한편의 멋진 공연을 본후 그 여운에 취해 바로 일어나지 못하는 그 마음... 나는 이 감동을 많은 이들이 전달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선지에 있는 모든 음악은 연주와 지휘가 되듯, 의지가 있는 삶이란 언제나 살아지더라.” 이책의 저자 ‘김성진’님은 최초로 K-Classic의 기치를 내걸고, 오케스트라를 통한 한국음악의 세계화를 이끌어 가는 한국음악 전문 지휘자이다. 그는 사범대를 졸업하였지만 38세의 늦은 나이에 뉴욕으로 건너가 스승 모리스 페레스 선생님을 만나, 세계적인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계보응 이어받는 지휘법을 공부하여 세계 곳곳에서 공연을 지휘했다. ‘경계’는 境界(지경 경, 지경 계)이다. 사전은 사물이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분간되는 한계라 정의한다. 우리가 구분짓는 경계의 범위를 넘나들어 지경이 넓어지는 사람이 된다면, 그런 공간을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다면,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소망의 단어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오랜시간 서양음악을 공부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간만큼 국악기로 이루어진 관현악단에서 지휘를 맡은 그의 삶은 서로 다른 국악과 양악 사이의 경계에서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음악가와 같았다. 서양 오케스트라 지휘를 공부하고온 그에게 맡겨진 KBS 국악관현악단 객원지휘자의 첫 임무를 수행해 낼때 저자의 마음만큼이나 내 마음도 긴장되고 설레였다. 그 첫 공연은 1998년 4월 16일 KBS 국악관현악단 제 103회 정기연주회라고 한다. “현재의 삶이 나의 미래의 발목을 잡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과감한 시도를 해보는것도 좋다. 본인 스스로도 발견하지 못했던 열정과 추진력이 알 수 없는 곳에서 끓어오를 수도 있으니 말이다. ”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교생 실습 과정을 거친후 교사 일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학생들 앞에서 반마다 돌아다니며 같은 말을 반복하는 일상, 이 ‘반복’이 저자에게는 지옥같이 느껴졌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르침보다는 배움에 목말라있음을 깨닫고 Aaron Copland School of Music (CUNY) 대학원 지휘과 입학 오디션에 합격하고 가난한 유학생의 길에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그의 가족들과 함께... “간절함이 없는 이에게는 기적 또한 찾아오지 않는다. 기적이 일어나도 그것을 기적으로조차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하자면 기적은 그리 대단히 거창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 유학을 위한 비자발급하는 과정에서 그에대한 아무 질문도 없이 탈락시켜버린 미국영사관에서의 상황은 내가 상상해도 너무 앞이 캄캄했을것만 같다. 비자를 발급해줄수 없다는 영사의 세가지의 이유앞에 무릎꿇을만도 한데 여기에서 그의 간절함에 대한 답으로 기적이 등장하는 순간이 나타난다. 박수가 절로난다. 혹시나 이책을 읽게될 독자들을 위해 이 기적의 순간은 나만알고 있어야 할것같다. 우리는 매일 특별할 것 없는 반복된 일상의 허무함과 싸운다. 하지만 헛되고 헛된 마음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발견하고, 올바르게 채워지고 있는 나를, 잘살았다고 기쁨으로 보게 될 날을 믿는다. 나는 빌딩을 짓는 사람이자, 요리사이다. 내가 하는 음악은 항상 경계에 서있다. 나뭇결을 잘 살린 전통 나무로 만든 마루에 재단이 잘 된 현대식 마루를 잘 접목시키기도 하고, 음식에 간이 맞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맛의 길라잡이를 자청하기도 한다. 나는 그 경계에서 안을 바라보지 않고 밖을 바라본다. 그렇다. 우리의 인생은 저마다의 음으로 연주되고 있다. 감히 누군가에 의해 재단되고 평가되기에는 너무 찬란하고 아름답지 않은가! 작곡가의 확신에 찬 목소리를 들어준다. 만약 그것이 이미 내가 가본 길이고, 실패가 눈에 보이더라도 본인이 직접 겪어 봐야 실패와 확신의 결론이 생기니까. 기회를 충분히 주고 그걸 기다리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믿고 있다. 단, 마감 시간은 엄수다! 저자는 그 누구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개척정신과 도전정신, 책임감, 리더십,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를 발판삼는 끈기, 그리고 그무엇보다 자신확신이 강한 분이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우리의 수제천은 그들에게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의 광복절에는 아직도 베토벤이 필요하다.” 이는 국악이라고 부르는 의미와 범위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며,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해방의 날 ‘광복절’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를 노래하고, 대통령 취임식날에 투란도트의 <Nessum Dorma>가 울려퍼진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저자의 일침과도 같다. 이책을 읽기전 관심도 없었다. 물론 사람마다 자신의 관심대상과 취향에 따라 듣고싶은것만 듣고 보고싶은 것만 보듯이 나에겐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들리지도 않은 음악이자 지휘자는 보이지도 않은 인물중 하나였음을 시인한다. 나에게 국악과 접할수 있는 기회는 어린시절 일요일에 KBS에서 방송했던 ‘국악 한마당’이 전부였고 지휘자라는 인물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건 최근 관람한 오페라 갈라쇼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신 지휘자분 덕분에 관심을 갖게되었기에 그 기간이 채 몇달되지도 않은 완전 초보중에 초초초초보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나의 인생에 있어서 국악관현악단과 지휘자를 알기전과 알고 난후의 경계 딱 거기에 자리잡고 있을것이라 확신할수 있겠다. 저자덕분에 알게된 곡들 <무궁동>, 대금 연주자 이상규 선생님이 작곡하신 <대바람 소리>, <하루>, <아리랑 환상곡>,<대금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Transformation>, <수리제>, 이어령 작사 우효원 작곡의 <천년의 노래>,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g단도>, 연주하는데 24시간이 걸리는 프랑스작곡가 에릭 사티가 작곡한 <벡사시옹(vexations)>까지 오늘 쉬는 날 하나하나 들으며 마음으로 마주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의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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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는 ‘경계에 서’를 ‘경계에서’로 잘못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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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었다 지는 꽃, 그 꽃잎에 맺힌 이슬, 심지어 그 이슬의 그림자조차도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가치가 있다. 음악은 사라지는 것 중에서도 가장 순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이 책에 인용된 황병기 교수님의 글이다.
가장 순수한 음악, 국악과 클래식의 통합? 국악단의 지휘를 서양음악의 지휘를 전공한 자가 담당하게 하다니, 그 패러다임의 엄청난 혁신이 느껴졌다. 그것을 지휘자인 김성진 님이 맡아서 해내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가면서 자서전적인 내용도 들어가 있는 책이다. 담담하게 여러 교수님들의 글들을 인용하고 어떤 상황에 대한 설명도 진솔하게 다가온다. 엄청난 학문적인 설명들이 없어도 왠지 전문적인 국악과 클래식음악의 매니어가 되는 길로 접어든 것 같았다.
“과학은 설명할 수 있는 것만 한다. 예술가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한다. 종교는 설명해서는 안되는 것을 설명한다” 이 책에 인용된 이어령 교수님의 말씀이다.
집에서 편리하게 유튜브를 통해 대금협주곡 대바람소리를 들었을때의 그 형언할 수 없는 느낌들이 이어령 교수님의 글로 정리가 된다. 이 연주를 음악의 전당. 현장에서 들었다면 얼마나 실제처럼 느껴졌을까 전율을 느꼈다. 음악감상이 진정한 취미생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어설픈 지식습득이 아니라 제대로 된 길을 찾아가야 하는데 이 책 저자인 지휘자의 개인적인 글들로 인해 오히려 방법론적인 것들을 배우게 되었다. 이 책은 국악, 클래식 통합적 취미생활로 가기위한 체계적 공부의 마중물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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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998년 뉴욕에서 5년간 서양 클래식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방법을 배운 후 한국에 돌아왔다.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에서 수십명의 단원을 이끌어 하나의 소리를 내야 하는 만큼 중책을 맡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양악을 공부한 사람이 국악을 다룬다는 사실만으로 음악의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온 저자가 전하는 메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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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위해 새로운 사회의 가는 것은 참 쉽지 않은 결정이다. 나이가 젊은 것도 아니고 가족이 있을 때는 더 어려운 문제가 된다. 혼자 어려움을 감수하는 것은 괜찮으나 가족에게 어려움을 함께 하자는 것은 고민이 된다. 김성진 지휘자는 믿어주고 내조해주는 아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말없이 따라준 두 자녀도 가장의 길을 함께 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직 음악만 생각하고 유학을 떠난 것을 보면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 경계를 넘는 일인 것이다. 어렵고 힘든 유학 생활을 마치고 다시 경계를 넘어 와서 새로운 장르의 길에 문이 열렸을 때 ‘악보가 있는 것은 다 한다’ 라는 말도 어떤 곡이든 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지휘에 대해서 해보겠다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젊었을 때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외국으로 유학을 떠난 것처럼 말이다. 덤덤히 지휘와 음악, 생활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겪었을 예술가의 고민, 노력, 열정이 느껴진다. 나는 지금까지의 편안한 나의 보금자리에서 경계를 넘어 다른 곳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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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음악과 국악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한 지휘자라는 타이틀을 듣는 김성진 저자는 서양 음악을 전공한 국악관현악단 지휘자이다. 그는 제 7대 국립 국악 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우리나라의 음악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우리의 음악을 세계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도록 했으며. 전통악기를 들고 전세계의 서양 음악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여 '우리의 음악'을 알린 지휘자이다. 저자의 소개글을 본 순간 얼마나 음악이란 장르를 사랑하고 서양음악 인 클래식뿐 아니라 우리 음악이라하는 국악을 얼마나 흠모하고 알리고 싶어하며 어렵다고 생소하다고 생각하는 국악이란 장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기 위해 부던히 노력한 저자의 노력과 열정을 볼수 있어서 감동이였다. 그저 국악을 서양음악한 분이 혼합하여 연주하나 싶은 무지한 생각이 얼마나 편협한 생각이고 감정임을 느끼게 해준 글이였다.
간절함 없는 이에게는 기적 또한 찾아오지 않는다. 기적이 일어나도 그것을 기적으로조차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p.68 라는 저자의 말처럼 서양음악을 전공해서 국악을 지휘하는 저자라고 그냥 정의하는 이가 아닌 간절함을 담아 음악을 전달하고 기록함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마에스트로으로서 우리에게 , 세계에, 감성으로 지성으로 국악을 알리는 저자는 기적인지 모르고 넘어가는 기적이 아닐까, '경계'라는 한계를 넘어 아우름의 힘을 보여주고자 하는 그는 진정한 기적을 보여주는 지휘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에세이를 보면서 음미해 본다.
*이 리뷰는 서평단 신청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