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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위해 고를 때 관심을 가지는 분야 중 하나가 문명 혹은 문화에 대한 것이다. 고대의 거대문명에서부터 현재의 소소한 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 주체가 누구이든 간에 그들의 문화를 살펴본다는 것은 곧 우리의 삶의 원형을 찾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남겨진 것과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기억록’(1권), ‘버려진 것과 잊혀져 가는 것에 대한 기억록’(2권)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이 호기심을 유발시킨 것도 아마 그런 이유에서 였을 것이다. 또한 다루는 지역과 시대가 내가 살아온 현재의 한국이라 하니 사라진 것, 버려진 것, 잊혀진 것들에 대한 단상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한몫 했다. 희미한 기억을 헤집으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기대를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1권에서 저자는 답사포인트와 답사방법에 대한 글(1부), 현대 한국에서 일어난 문명충돌(2부)을 통해 남겨진 것과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기록을 담고있다. 먼저 1부 도시답사 방법론에 대한 설명에서는 거리의 간판, 철도의 폐선, 버스정류장, 다양한 주거지의 모습, 주택의 지붕이나 계단, 창문, 벽 등에 그리거나 설치된 시민예술, 화분과 장독대 등 일상에서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을 통해 도시를 읽는다. 도시답사는 일상을 탐험의 공간으로 바꾸는 행위라고 말하는 그는, 평범해 보이는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며 세상을 새로이 읽기 시작하는 것이 도시답사의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간판에 쓰여진 글씨체나 버스정류장에 붙은 이름과 남은 이름 등에는 시대와 지역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도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우리는 일상에 찌들려 눈 돌릴 틈도 없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있는 모든 것이 바로 유적이라며 도시답사를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기록하자고 주문한다.
2부 현대 한국에서 일어난 문명충돌에서는 간척사업을 둘러싸고 벌어진 어민과 농민의 충돌, 산림녹화와 반공을 놓고 일어난 농민과 화전민의 갈등을 살펴본다. 식량 자급자족과 산림녹화라는 농업중심의 세계관으로 인해 농민이 승리를 거두었지만 그런 농촌은 이내 도시와 공장에 흡수되었다. 산업단지와 택지조성으로 인해 옛 마을은 지워지고 살던 집과 마을이 물에 잠기거나 대규모 사업부지로 수용되는 바람에 고향을 등진 제자리 실향민만이 새롭게 남겨진 과정을 전국의 도시답사 기록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울산공업단지에 세워져 있는 망향비들, 행정수도로 거듭난 세종시를 둘러싼 지역민의 정체성 등은 비단 울산이나 세종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도시와 농촌의 문명 충돌이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들이 사라져 가고 일부는 남겨지고 있음을 사진과 기록을 통해 보여준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나와는 상관없는 도시의 이야기이기에 아무런 생각없이 변하는 모습만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저자는 옛길의 흔적을 따라 걸으며 잠시 걸음을 멈추고 눈길을 던져보자고 제안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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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학의 방법론을 통해 현대 한국의 현재사를 들여다보는 김시덕의 [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는 총2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권에서 도시답사의 답사포인트와 답사방법에 대한 글, 현대 한국에서 일어난 문명충돌을 통해 남겨진 것과 사라져 가는 것을 다루었다면, 2권에서는 현대 한국의 탄생을 역추적한 도시답사(1부)와 도시 끝에서 벌어지는 일(2부)을 통해 버려진 것과 잊혀진 것에 대한 답사기록을 담고있다. 현대 한국에서 확인되는 갈등도시의 모습을 찾아 현장을 확인하고 원인을 살피는 것이 답사의 목적이라고 한다.
먼저 1부에서 저자는 도시답사를 통해 현대 한국의 탄생을 역추적한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수용되거나 모여 살던 곳을 찾아보고 화재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 파괴되었던 도시들이 어떻게 재생되고 현재에 이르렀는지 도시화석을 통해 기억을 더듬는다. 그래서 전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던 해방촌과 희망촌을 살펴보며 피란민들의 삶을 되새기고, 세차례의 대화재를 겪은 부산, 홍수로 수해를 입은 영주와 순천의 재건과정의 역사를 따라간다. 이러한 도시의 기억에 이어, 2부에서는 도시 끝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살펴본다. 재개발과 재건축이 이루어지면서 한국사회의 날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서초구 방배중앙로를 걷고, 평촌신도시와 안양 벌말, 부산 문현동의 벽화마을을 보면서는 약탈의 현실을 확인한다. 대서울 외곽에 모여 있던 신흥종교의 성전들, 한센인과 미군 위안부 기지촌 여성들의 자취를 따라 가는 길은 우리가 외면한 사람들의 삶을 소환한다. 또한 한국은 이미 다인종, 다문화국가이지만 대도시 중산층 시민들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음을 화성 향남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알려준다. 이처럼 전쟁과 자연재해가 휩쓸고 지나간지 오래이지만 지금도 잊혀지고 버려지는 변방의 이야기들을 하나, 둘 끌어올린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먼 옛날부터 사람들이 살아왔다. 새로운 도시가 생기고 확장되면서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사라지고 간신히 남겨진 그들의 흔적마저도 우리는 외면한다. 저자는 자신의 도시답사 기록을 통해 현대 한국에서 남겨진 것과 버려진 것, 그리고 잊혀진 것은 무엇인지 비판적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지금 우리가 서있는 자리에도 앞서 살아온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 뒤에 살아갈 사람들 또한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에는 저자가 도시답사를 하면서 찍은 수많은 사진들이 실려 있다. 지금은 사라지고 버려진 것, 남겨지고 잊혀진 것들이 그 사진 속에 들어 있어 답사기록을 읽으면서 마치 현장에서 보고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울러 지금의 한국에서 잊혀진 사람들은 누구이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도시답사를 통해 현대 한국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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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학자의 현대 한극 답사기1 제목부터 아주 재밌을거같다. 한국은 혀ㅓㄴ대 문화가 정말 흥미로우며 그 길속 하나와 간판 하나의 문학이 담겨있으며 그 문화적 가치는 아주 높다. 나느 한국의 구석구석을 따라다니며 이 책으 지니고 싶은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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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이어서 2권은 좀 바빠 늦게 읽었습니다. 아 역시나 2권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김시덕 선생님의 답사기는 보통 국내 여행을 할 때 경치 아니면 유적을 중심으로 코스 선정이 이루어지는 관행에 대해 보다 훨씬 알차고 가슴 깊이 남는 여행이란 어떤 것인가의 훌륭한 대안을 제시 해 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답사기를 따라가면 내가 사는 지역부터 내가 무심코 지나온 곳들의 숨어있는 얼굴, 그 풍경에 새겨진 역사, 그 풍경에 가려진 역사를 세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결국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과 이를 넘어선 전국토에 새겨진 근현대 역사가, 책에서 접하던 굵직한 사건들이 아니라 이름없이 살아가던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관심이 있다면 보인다는 걸 깨닫게 되네요. 정말 유익한 책이고, 일단 재미가 충분히 있으면서 힘없는 자들의 절절한 이야기가 녹아있는, 하지만 그 모든게 현재 진행형인 국토 이야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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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힐링 여행이 대세이죠. 호젓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며 맛있는 맛집도 탐방하고 까페도 들르고 펜션에서 바베큐도 해먹는 풍경이 요즘 여행의 대세인 듯 합니다. 저 또한 여행이라면 늘 그런 식으로 해 왔구요. 하지만 이 책을 보면 정작 여행을 하면서 흔히 지나쳐 온 것들 속에 우리 공동체가 어떤 변화를 거쳐왔고 그 속에 살아 움직이던 생생한 사람들의 기쁨과 서러움과 분노나 행복과 감동이 녹아 있는지를 놓치고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도시문헌학과 관련하여 갈등도시 라는 훌륭한 저작에서 이미 우리의 현대사는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신 김시덕 교수님의 이번 저작은 국내 여행을 뜻깊게 하고 싶다면 어떤 것을 보고 어디를 가면 좋은지 제시 해 준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유용성도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 사는 어딜 가도 그 속에 드라마가 녹아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는 흥미진진한 책이라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