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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옥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는 그녀가 1년 전까지 일했던 고등학교 정문 앞에 멈춰 섰다.'
첫 문장부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프롤로그를 읽자마자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부터 엄숙하고 비장했다.
'고등학교 국어교사였던 정윤옥의 죽음, 굳게 닫힌 교문, 파면과 복직, 아동학대 신고, 고소 협박' 내가 교사가 아니었다면 이런 문장을 읽어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지 않았을까, '이건 어디까지나 소설일 뿐이야, 나와는 다른 세상에서 벌어진 일이야' 하며 선을 긋는 일이 가능했을까. 악성 민원 관련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교권회복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은 이 시의적절한 때에 이런 글을 발표한 문경민 작가에 대한 호기심과 경외심이 동시에 들었다.
책 제목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더니 이 작품이 제13회 혼불문학상으로 선정되었다는 기사가 나온다. 기사를 통해 이 글을 쓴 문경민 작가가 내가 아는 그 문경민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것이 '훌훌', '열 세살 우리는' 등 줄곧 어린이나 청소년이 주인공인 작품을 써왔던 문경민 작가가 처음으로 청소년 이야기가 아닌 교사 이야기를 썼다는 점이 의외였다. 그러고보니 문경민은 작가이기 전에 초등학교 교사이고, 9월 4일 열린 7차 교사 집회에서 고 서이초 교사를 위한 추모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 믿고 보는 배우가 있듯이 내가 이 작품의 서평단에 지원하게 된 것은 문경민 작가에 대한 신뢰감 때문이었다.
나는 이 작품에 문경민 작가의 교사로서의 삶이 어느정도 투영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가령 봄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고등학교 1학년 국어시간에 윤옥이 게임을 하거나 자고있는 학생들을 다독이며 어떻게든 수업을 이어가는 장면, 교감이 새 학년 인사 문제로 윤옥을 따로 불러 은근한(?) 압력을 가하는 장면, 압력의 근거로 학부모의 민원과 소송을 들먹이는 장면 등은 작가가 교사가 아니라면 이렇게 현실적으로 묘사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대접을 받으면서까지 윤옥이 2학년 담임을 맡고 싶어한 이유가 무엇인지, 뇌병변장애가 있는 시영이의 담임을 맡고 싶어한 이유는 또 무엇인지 더 궁금했다. 더구나 윤옥은 정년퇴임을 2년 밖에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원한다면 조금은 편한 학년과 업무를 맡을 수 있을 터였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이제 본격적으로 윤옥의 30여 년의 교직생활을 반추하는 이야기가 전개되겠구나 예상했다. 그러나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환된다. 교감과의 면담을 마친 윤옥이 수림 엄마가 죽었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인천에 내려가게 되기 때문이다. 수림 엄마는 윤옥의 가족이 인천 산동네로 이사 와서 만난 지인으로 윤옥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윤옥 가족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이다. 윤옥은 수림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50년 전 칙칙한 산동네에서 삶을 나누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토록 떨쳐내고 싶었지만 한순간도 잊은 적 없는 동생 지호를 떠올린다.
윤옥의 동생 지호는 혼자서는 밥을 먹을 수도, 화장실에 갈 수도 없는 뇌병변장애 중증을 앓고 있었다. 엄마가 방직 공장에 나가 돈을 버는 동안 아픈 지호를 돌보고 끼니를 챙겨야 하는 사람은 10살 윤옥 뿐이었다. 기쁨이나 보람 따위 찾을 수 없는 자잘하고 지긋지긋한 일들을 매일 반복해야 하는 날들이었다. 산동네로 이사 온 해 겨울 어느날 밤, 무언가 큰 결심이라도 한 듯한 윤옥의 엄마는 소망의 집에서 찾아온 하성호 목사에게 지호를 입양 보낸다. 어떤 이유로든 지호를 두 사람의 인생에서 제껴둔 덕분에(?) 엄마는 일을 하고 윤옥은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
대학생이 되어서야 윤옥은 동생을 보낸 지 10년 만에 지호를 만나기 위해 원주 소망의 집을 찾아간다. 그러나 지호는 커녕 하성호 목사도 만날 수 없었고 하성호 목사가 소속된 교단 본부를 찾아갔다가 그가 5년 전 사기죄로 고소당하면서 교단에서 면직 처리되었고, 그 뒤 장애인들 몇을 데리고 자취을 감추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교단 사무실을 나온 윤옥은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혼자 국밥을 먹으며 울컥하는 장면으로 1부의 이야기는 끝난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생각한 것 보다 이야기가 휠씬 더 처절하고 비참해서 마음이 무거웠다. 처음에는 교사로서의 윤옥의 삶에만 초첨이 맞춰져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두 여인의 삶으로 이야기가 확장되면서 윤옥의 60여 년의 삶 중 고작 20여 년을 들여다 봤을 뿐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파란만장한 인생이 펼쳐질지 감히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다.
과연 지호는 어디에 있을까?, 윤옥은 지호를 찾을 수 있을까? 엄마는 왜 윤옥에게 지호를 찾지 말라고 했을까? 그 외에 윤옥의 같은 과 동기였던 정훈과는 어떻게 다시 만나 민들레 야학 활동을 같이 하게 됐을까? 결혼도 안한 윤옥에게 어떻게 상현이라는 아들이 있는 걸까? 윤옥은 왜 교사로 임용된 지 겨우 2년 차에 파면을 당했을까? 퇴직 2년 전까지도 담임을 맡아 교육열을 불태우던 윤옥이 어째서 아동학대 신고 협박을 받게 됐을까? 과연 윤옥이 지켜야 할 세계는 무엇이었을까
얼른 완결본이 출간되어 그녀가 지켜야 할 세계를 만나고 싶다.
* 이 글은 1부까지만 수록된 가제본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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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드디어 이책 나왔네요.책 표지도 이뻐요 ㅡ이 책은 가제본 서평단으로 선정되어서 읽어보고 주관적으로 서평 하였다ㅡ 다산북스 문경민 장편소설 "혼불 문학상 수상작 지켜야 할 세계 ?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거 같더라." 정말로 그런 걸까. 정말로 어쩔 수 없었던 걸까. 30년 차 국어 교사 정윤옥의 마지막 한 해를 이야기로 시작한다. 가난한 직업이었고 별 볼 일 없는 일이었으나 윤옥에게는 교직이 그렇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기가 걲었던 교사들과는 다른 교사가 되고 싶었다. 겨우 저런 것이 최선일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들로 사범대 진학을 결정했던 윤옥이었다. 그들과는 다른 교사가 되어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교권의 문제가 많아지고 있는 지금 시점에 읽어 보고 싶은 책이었다. 전작으로 청소년소설 '훌훌' 역시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였다. 보잘것없는 직업에 박봉이지만 그 직업이 좋아서 선택했고, 교사가 되어 학생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이 부분에 감정이입이 되어서 울컥했다. 윤옥에게는 2살 어린 뇌 병변장애를 가진 동생 지호가 있었다. 지호를 돌보는 일이 어린 윤옥에게는 버거웠고 힘이 들었다. 지호는 10살 때 어느 목사에게 입양 되어가게 되고 그렇게 지호는 죽었는지 살아있는지 알지 못하게 되는데.. 이 책 마지막에 지호가 소망의 집에 없다는 걸 알게 되고, 엄마도 이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소설에 뒷이야기가 궁금해졌다. 91페이지 뒷이야기가 미치도록 궁금했다. 읽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져서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 책 뒷부분이 궁금해서 사봐야 할 것 같다. 책 읽은 날짜; 23.9.29 책 읽기가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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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의 돌봄은 동료들을 불편하게 했다.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는 그녀로 인해 나머지는 신념도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다행히 그들은 다수였고, 다수의 힘으로 그들은 평범한 자가 되었고 윤옥은 사회생활을 잘 못하는 위인이 되었다. 신념이 있는 사람은 외롭다. 다수가 정당성을 갖기 쉬운 사회에서 신념이 고집이 되는 건 순간이다. 무리에서 밀려날까 마음에도 없는 맞장구를 치고 아니라고 말 못하고 입 다무는 일은 일상에서 비일비재하다. 무리짓기 좋아하는 십대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다수가 가지는 정당성의 실체는 비루하다. 다들 그렇게 살지 않냐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계속 그래왔다고. 나름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캥기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럴수록 윤옥을 보는 시선은 블편함을 넘어 어느 새 불쾌함에 가까워졌다. 위대한 위인도 뭣도 아닌 윤옥은 그저 교육자로서의 신념과 돌봄의 의지를 지키기 위해 고단했으나 신념을 지켜낸 자의 만족스러운 웃음은 그녀의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세계를 지켜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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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교육활동에 대한 자유가 침범 당할 위기에 놓인 윤옥이 마음 속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실제로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한 것 같다. 윤옥이 마음 속으로 내뱉은 말은 아마도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의 교육계에도 저항하는 마음이 섞여 있는 듯하다. 동시대에 수많은 교사들의 마음이었지 않을까. 용기있게 자신의 교육관을 실현시키는 교사, 마음으로만 교육활동의 자유를 갈망하는 교사, 시대의 분위기에 순응하는 일반 직장인이나 다름없는 교사들이 있었을 것이다. 과연 내가 그 시절의 교사였더라면 학생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줄 수 있었을까. 또한나는 학생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었는가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윤옥은 너무나도 많은 세계를 지켜야만 했다. 가족, 학생, 그리고 자기 자신. 외로운 상태로 많은 것을 지켜내야했기에 자기 자신을 지키는 일에는 필사적이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 고달프고 외로웠을 윤옥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싶다. 새로운 세상에서는 부디 행복하길..
윤옥의 꿈 속에서 수연이 울면서 말한다. 현실의 수연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윤옥은 수연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전에는 희생이었지만 후에는 포기하지 못할 존재를 품음으로써. 수연에게 윤옥이 한줄기 빛이었듯이 나 또한 누군가에게 간절히 필요한 한줄기 빛과 같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
| 지켜야 할 세계지은을 통해 구매를 하게 되었다. 지인이 추천을 통해서 읽어보니 나한테 많은 도움이 되는것같다.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좋은 내용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끔은 기대하지 않았던 성찬을 마주하게 되는 날도 있었다. 그런 수업은 만드는 게 아니라 만나는 것이었다. 그런 수업을 마주한 날이면너무나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내용이 정말로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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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세계 책을 읽고.. 지켜야 할 세계 책을 꼭 읽어야 할 책이다. 교육에서 극복해야 했던 윤옥 선생님 대해서 쓴 이야기이다. 이 책 읽으면서 맘이 짠했어요. 마지막까지 학교에서 교직생활하면서 책도 쓰시고 하셨어요. 마지막까지 열심히 사시는 윤옥 선생님 모습이었어요. 여러가지로 힘들고 지친 날들을 극복 하면서 생활하신 윤옥 국어선생님이었다. 지켜야 할 세계라는 책 제목 처럼 느껴지더군요. 잼나게 읽고 있어요. 한 편은 맘 짠했어요. 책보면서 맘이 뭉클하고 여러가지로 만감한 기분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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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바뀌고사람이변하더라도, 누구에게나지키고싶은자신만의세계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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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시간이지났고많은것이변했다 /15
- 무엇보다윤옥은자신이겪었던교사들과는 다른교사가되고싶었다 /74
- 날을세우지않고는지킬수없는세계였다 /216
- 내가지켜야할세계란말입니다 /218
- 함께묶어 기억하고싶은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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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탁주임을쳐다보는데 갑자기속에서미움이터졌다
한인간을 저토록가여운괴물로만들어버린세상과
그세상의힘에휘둘리는 인간의유약함에화가났다
윤옥혼자어찌할수있는세상이아니어서 더밉살스러웠다 /144
- 살다보면말이죠 비는피하고가야할때가있는겁니다
정선생님은사람을 부끄럽게만드는구석이있어요
그래서사람들이 정선생님을좋아하지않는겁니다
그사람들이라고나쁜사람으로 태어났겠어요
아닙니다 다들사느라그러는거예요
우리가그렇게나쁜사람으로보입니까 ? 우리가그렇게큰욕심을부리던가요 ? 그건아니지않나요 ? /155
- 함께묶어 기억하고싶은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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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이었을때만난수연이 쉰이넘었는데도
여전히윤옥에게수연은 우리반그아이같았다
안타까웠고아까웠다
무너진세계의폐허속에서 어쩔줄몰라하던그시기를잘넘겼더라면 수연은어떻게살았을까
이따금생각하곤했다 /179
- 선생님, 저는살고싶어요 /175
- 네살된상현이를맡기며 아무감정이실리지않은채말하던
수연이자꾸만떠올라 마음이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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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시점부터 굉장한마음의일렁임이시작되는데
가장큰절정은
윤옥이엄마가보낸 영상과편지를볼때가아닌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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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 심사평
『지켜야할세계』는인간관계속에서 끊임없이변주되는'돌봄'의방식을 유려한세목과안정감있는문장으로구현해내는한편,
존재와공존하는죄의식이 삶의어떤태도로발현되는지
그리고결국그것이얼마나낯선국면을 맞닥뜨리게하는지를끈질기게탐구한다
매끄러운서사의흐름속에서도 중간중간읽는이의시간을정지시킬만큼 감동적이고울림이큰대목들도많았다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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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지켜야할세계』는죽음의순간까지 담담히삶의길을걸어왔던 한사람의이야기였다
마지막수정도끝났다
7년을함께했던 이소설을이제세상에내보낸다
부디사람을살리는 소설이되기를바란다 /254
- 몇번의공모전실패에도불구하고 포기하지않아주셔서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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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은 한평생 교사로서의 삶 뿐만 아니라 가정안의 딸과 엄마로서도 평생을 꾀부림없이 최선을 다해 살다 떠납니다 스토너의 인생을 떠올리게 됐어요 윤옥의 올곧음이 때론 여러 사람들의 공격대상이 되지만 그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묵묵히 걸어온 세계를 지켜냅니다 아무 댓가를 바라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소신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한 윤옥의 삶이 주는 울림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
| 우연히 읽게 된 지켜야 할 세계는 읽고 나니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 책입니다. 윤옥의 지켜야 할 세계를 보며 과연 우리가 지켜야 할 세계는 무엇인가? 그녀가 지켜야 할 세계가 곧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세계였으며, 무모하다 싶어 보였던 윤옥의 삶의 모양을 보며 인생이 그래야되는 것이지, 하는 공감을 끌어내주기도 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도 후회 없었을 것 같은 윤옥의 삶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