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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그래도 꽤나 많은 들꽃을 알았던 것 같다. 아마 시골에 살면서 들로 산으로 쏘다니며 자연스레 익혔지 싶다. 그러다 시골을 떠나면서 하나, 둘 기억에서 사라지고 어느 순간 아는 들꽃이 손으로 헤아릴 정도가 되었다. 지금은 다시 들꽃을 알아가고 있지만 쉽게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꽃이나 나무에 관한 책도 자주 찾아 읽지만 공부하듯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주는 모습에만 마음을 빼앗겨서 그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식물학자 이유미가 쓴 [내 마음의 들꽃 산책]은 우리가 계절에 따라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들꽃과 나무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꽃이 피거나, 나무들이 신록으로 갈아입기 시작하는 3월부터 시작하여 월별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꽃과 나무들을 소개하고 있다. 크게 ‘아름다운 풀꽃 산책’과 ‘행복한 나무 산책’으로 나누어 사진작가 송기엽이 찍은 사진들과 함께 들려주는 식물이야기는 마치 식물도감을 연상하게 만든다. 주변에서 자주보아 알고 있는 식물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름만 들어본 식물, 꽃은 많이 보았지만 이름을 알지 못했던 식물, 잘못 알고 있는 식물 등 빈약한 나의 식물지식을 나무라는 듯하다.
저자는 우리 땅에서 자라는 식물을 찾아 전국토를 누비며 관찰했다고 한다. 책에는 그렇게 찾은 식물들을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 애쓴 노력과 식물들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들어나 있다. 꽃의 모양과 생태에 관한 지식, 열매와 뿌리의 효능, 이름의 유래를 알려주고 우리들이 헷갈리기 쉬운 식물은 아예 그 들꽃의 집안을 통째 알려준다. 땅 속에 있는 하얀 비늘줄기 100개가 모여 있다 하여 백합이라 부르는 들꽃은 야생의 꽃이 아니라 육종한 원예 품종의 하나로, 야생백합은 바로 나리꽃이라고 한다. 수생식물인 연꽃은 땅 속에 뿌리를 박고 잎이 물위로 올라와 자라지만, 수련은 잎 뒷면을 물위에 대고 물에 떠 있듯이 자란다. 컴프리·자운영·달맞이꽃·토끼풀과 같은 귀화식물이란 경로와 태생이 어찌되었든 이 땅에 들어와 스스로 씨를 퍼뜨리고 살아가는 완전히 정착된 식물이지만, 외래식물은 누가 심지 않는다면 이 땅에서 살아가지 못한다. 해바라기와 장미가 외래식물이라는 것을, 그래서 누군가 심지 않으면 스스로 번성하지 못하는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된다. 마당에 많은 들꽃들이 심어져 있지만 그 이름 하나하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사람들이 비슷한 꽃모양을 가진 가을산과 들에서 피어나는 국화과 식물을 통틀어 들국화라고 부르듯, 나 역시도 비슷한 모양을 가진 꽃을 비슷하게 부른 것 같다.
식물 중에서도 나는 들꽃보다 나무에 더 관심이 많다.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커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모습도 경이롭지만, 해가 갈수록 저마다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또한 신기하다. 그래서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 집안에 많은 나무가 심어져 있었음에도 거기에 또 다른 나무들을 더했다. 개중에는 살지 못하고 죽은 나무도 꽤 있었지만 지금은 다들 자리를 잡았다. 이미 꽃이 피었다가 진 나무, 지금 꽃을 피우고 있는 나무, 꽃 피울 시기를 기다리는 나무들을 보면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묵묵히 제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서로 다른 꽃을 피우고, 각기 다른 열매를 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생각해본다. 그런가하면 책을 읽고 나무들에 대한 특성을 알게 되면서 그 나무들이 새롭게 보인다. 예전에는 무심코 흘려보냈지만 이제는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고, 그래서 다시한번 더 바라보게 된다. 저자가 소개하는 나무들을 읽으면서 나도 만나보고 싶다는 희귀나무를 발견했다. 설악산 중청봉에서 대청봉으로 올라가는 그 사이 어딘가를 열심히 찾아야 볼 수 있다는 노란만병초와 한라산 백록담을 둘러싼 서북벽에서만 드물게 자란다는 돌매화나무가 그것이다. 그 나무들이 보고 싶은 건지 아니면 그것을 핑계 삼아 그곳에 가보고 싶은 것인지는 헷갈리지만 기회를 한 번은 만들어보고 싶다. 그에 비하면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자란다는 미선나무를 심겠다는 꿈은 소박한 것 같다. 예전에 어느 책에선가 처음 만나 하얀개나리로 불리는 그 나무를 개나리들 사이사이에 심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심지 못했다. 이 책에서 다시 만나면서 내년 봄에는 개나리들 사이에서 미선나무를 발견할 수 있게 되길 꿈꿔본다.
책에 나와 있는,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식물들을 다 알지 못해도 주변을 산책하다가 만난 들꽃을 알아보고 그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바로 들꽃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싶다. 이름이 생소한 식물일지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보면 한번쯤은 만났을 법한 식물들이다. 그런 식물을 찾아 우리에게 소개해주는 이 책에는 들꽃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깊게 묻어있다. 그가 전해주는 들꽃을 읽다보면 일상에 찌든 마음이 한결 나아진다. 비 내리는 아침에 창문 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의 푸르름이 책을 다시금 펴들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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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들꽃 산책>은 이전에 출간되었던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과 <내 마음의 나무 여행>을 한 권으로 합쳐서 내용을 가다듬고 새 제목을 붙여 펴낸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선 열두 계절의 식물 이야기를 멋진 꽃, 나무 사진과 함께 들을 수 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앞부분에서는 풀꽃, 뒷부분에서는 나무에 대해 이야기한다. 밖에서 만났을 때는 작아서 대강 보았던 풀꽃들을 이 책을 통해 큼지막하게 다시 만나니 이미 알고 있던 꽃들까지도 새로워 보였다. 꽃잎은 이런 모양이었고, 수술은 이렇게 생겼었구나. 이 계절에, 이런 곳에서 피어나는구나. 글과 사진을 통해 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가 떠올랐다. 시인의 말처럼 들꽃들은 자세히 볼수록 예뻤고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웠다.
이 책은 하나로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각각의 계절에 맞는 식물 이야기부터 읽어도 좋다. 편안하게 책장을 넘기며 들꽃과 나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숲속을 산책하고 있는 기분도 들었고, 숲 해설가 곁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책으로도 사계절의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다가올 계절의 들꽃과 나무들이 기대되어 계절의 변화가 기다려지기도 했다.
【이름을 안다는 것은 숲을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을 비로소 하나하나 구분하여 알아보는 일이며, 그들과 함께하며 새록새록 깊어갈 인연의 첫 시작이 됩니다. 시인의 말처럼 그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되었듯, 우리가 이 봄에 만난 나무와 풀들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들은 비로소 우리에게 의미가 되고 위로가 되며, 행복과 지혜를 건네기도 하는 그 무엇이 되기 시작하지요. 그 순간은 우리가 지금까지 몰랐던,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상이 새롭게 열리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p. 53)
이 책을 읽은 뒤 집을 나서면 자꾸만 땅을 바라보게 된다. 이 꽃은 이름이 뭐였는데. 어떤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던데. 머나먼 나라에서 온 친구라던데 등등.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마음속에서 자꾸 이어진다. 지나가면서 마주쳤던 들꽃과 나무의 이름과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멋진 들꽃 사진이 가득한 식물 에세이집을 찾고 있다면 이 책 <내 마음의 들꽃 산책>을 추천한다. |
| 식물학자이자 국립세종수목원의 초대 원장인 이유미 저자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 꽤 인상적이어서 책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사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들꽃 사진들이 마음에 참 와닫는거 같아요. 이름들을 알면 더 눈에 잘 보일 것 같아요. 보았던 것들을 잘 둘러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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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은 제가 좋아하는 꽃들 중 하나예요. 솔직히 세상에 예쁘지 않은 꽃이 어디 있겠어요. 다만 특별히 더 마음이 가는 꽃이 있을 뿐이지요. 책 표지를 장식한 은방울꽃 덕분에 바로 발견한 책이에요. 길을 거닐다가도 꽃만 보이면 눈에만 담아두기 아까워서 얼른 사진을 찍는 습관이 생겼어요. 사랑하는 연인의 얼굴처럼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보려고요. 단순히 꽃을 좋아하는 마음일 수도 있지만 식물에 대한 애정이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다는 걸 최근에서야 깨달았네요. 《내 마음의 들꽃 산책》 은 식물학자 이유미님과 사진작가 송기엽님이 함께 만든 책이에요. 이 책은 아름다운 풀꽃과 나무들을 일 년 열두 달의 기록으로 담아냈어요. 꽃 사진과 함께 다정한 소개글이 있어서 어찌나 정겨운지, 평생 식물과 함께, 식물을 연구해온 식물학자의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마음이 설레고 즐거워서, 늘 곁에 두는 소중한 책이 되었네요. 동네 화단에서 자주 만나는 꽃들도 있지만 일부러 찾아 나서야 겨우 볼 수 있는 귀한 들꽃들도 있어요. 무엇보다도 이 책이 더욱 소중한 이유는 송기엽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남기신 사진들을 담겨 있기 때문이에요.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 과 《내 마음의 나무 여행》 두 권을 한데 묶고, 내용을 가다듬어 이 책이 완성되었다고 하네요.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면 그 대상도 사랑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송기엽 선생님의 사진들 덕분에 식물들의 아름다움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었네요.
순백의 은종들이 조랑조랑 달린 은방울꽃 잎사귀 뒤에 숨어 익는 고운 열매가 산딸기라면, 잎사귀 뒤에 숨어서 피어나는 고운 꽃은 은방울꽃입니다. 나무가 들어찬 숲속, 간간이 드러나는 틈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찾아드는 곳으로 가 보세요. 넓적하게 2갈래로 펼쳐진 잎사귀 사이로 작고도 순결한 흰색의 은종들이 조랑조랑 매달린 은방울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은방울꽃은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봄이면 손바닥처럼 넓게 퍼지는 잎이 드러나고, 이내 꽃자루가 올라와 자루를 따라 많게는 10개 정도 은방울 같은 꽃이 달립니다. '은방울꽃'이란 이름도 이 고운 꽃의 모양을 딴 것입니다. 둥근 종 모양의 흰 꽃들과 뒤로 살짝 말린 6갈래의 잎끝, 작은 꽃들이 서로서로 사이좋게 달려 있는 모습이며, 수줍은 듯 휘어져 고개 숙인 모습까지 모든 면에서 이름보다 훨씬 아름다운 꽃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렇게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쪼그리고 앉아 은방울꽃 구경 삼매경에 빠져 있노라면 어디선가 살포시 봄바람이 불고 그 부드러운 바람결에 실려 오는 은방울꽃의 향기가 있습니다. 맑디 맑은 천상의 향기가요. 현란하고 화려하진 않아도 눈길과 후각과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는, 이만큼 매력 있는 꽃을 찾기도 어려울 듯 합니다. (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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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무심히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 곁을 지켜 주는 다정한 이웃 같은 식물의 성장이 얼마나 역동적인지를 보여준다... 새순이 돋고, 꽃이 피고 지고, 잎을 떨구고 추운 겨울을 맞이하면서 식물은 그 고유한 모습으로 우리를 매료시키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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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글/송기엽 사진 저의 내 마음의 들꽃 산책을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리뷰 쓰려고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내가 이 책을 샀다고!! 왜 기억이 없을까요. 그래서 부랴부랴 책장을 뒤지니 떡하니 있네요. ㅎㅎ 이 책은 아마 제가 조카때문에 샀을겁니다. 조카가 식물쪽에 관심이 생기면서 산책이나 놀러가면 물어보는 것이 많은데 제가 생각보다도 더 식물쪽으로 아는 게 없더라고요. 아마 그 당시 궁금한 꽃과 식물 확인하고 책장에 꽂아두었나 봐요. 다시 찬찬히 읽어야 겠습니다. 요새도 엄청 물어봐요. ㅎㅎ |
| 책을 다 읽고 북한산 산책 갔다가 책에 나온 나무를 실제로 보고 같이 산책하던 엄마에게 나무 이름과 유래를 설명해줄 수 있다는 감동을 준 책입니다...책으로 읽고 실물로 보고~ 주변의 나무, 들꽃들을 조금 더 관심갖고 세세히 보게 되네요... 백과사전이나 도감처럼 너무 전문적으로 접하게 나오지않아 쉽고 편하게 읽게 되는거 같구요 ...월별로 찾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