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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축제인 파리의 이면을 엿보다 <시티 픽션 : 파리>를 읽고
그토록 열렬하게 밤을 예찬한 그가 점점 어둠을 마주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발걸음을 재촉하는 그의 감정 변화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묘사된다. 애타게 밤을 기다리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더이상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밤을 어서 빨리 깨워줄 아침이 밝기만을 바란다. "여보게 몇신가?(16쪽)"라는 그의 물음에 시계가 없는 넝마주이는 그저 투덜거릴 뿐이고, 길가의 가스등 또한 꺼져 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곧 그의 시계마저 작동을 멈춰 버리자 독자도 잠시 책을 덮고 휴대전화를 켜 몇 시인지 확인한다. 책 밖은 자정이 넘었고, 책 속의 화자는 한새벽을 향하고 있었으리라. 자신을 괴롭히는 질병의 이름을 알고 나면 환자가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듯 그가 정확한 시간만이라도 알았다면 조금은 덜 불안하지 않았을까. 마침내 그가 원래부터 목적지로 정한 곳이었을지도 모를 센강에 다다른다. 잠든 파리와 더불어 모든 게 멈춰버린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그가 강물에 발을 담그는 장면에서 독자는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열린 결말이라 쓰고 저마다의 해석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밤: 악몽」은 프랑스 작가 기 드 모파상이 쓴 작품이다. 뭇사람들에 따르면 그가 말년에 신경 쇠약을 심하게 앓아서 몹시 힘들어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 주인공과 밤마다 꾸는 악몽에서 깨어나기 위해 혹은 고통의 연속인 삶을 스스로 마무리하기 위해 몸부림쳤을 작가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듯하다. 밤산책을 나서며 그가 남긴 “누구나 격렬하게 사랑하는 대상에 의해 결국 죽임을 당하는 법(11쪽)”이라는 말이 의미심장하다.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는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1713~1784)가 쓴 소설이 아니, 소설이라고 하자. 독자가 구태여 부제를 붙이자면 ‘프랑스남녀상열지사(法國男女相悅之詞)’라고 말하고 싶다. 결코 조선의 학자들이 고려가요를 낮춰 부른 것과 같은 의미가 아님을 밝혀둔다. 소설은 두 남성의 만담(漫談) 형식을 빌려 두 쌍의 남녀가 겪은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니에'와 '레메르', '가르데유'와 '라 쇼'는 각각 착하고 정숙하며 선량하고 성실하거나 그 반대의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다. 그들의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을 통해 당시 프랑스 사람들의 연애관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격식과 타인의 시선을 중요하게 여겼던 시대를 반영하는 묘사가 주를 이룬다. 특히 마케팅 용어로 잘 알려진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를 소설 속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퍽 흥미롭다. ‘어떤 물건을 구입한 후 그것과 어울리는 다른 것들을 계속 구매하는 현상’을 뜻하는 말로, 지인에게서 실내복을 선물로 받은 디드로가 책상, 의자 등 다른 물건들을 사게 된 일화를 바탕으로 한다. 만일 사람에 대한 매력지수를 매길 수 있다면 지성, 외모, 경제력, 대인관계 등 다양한 요소가 있을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물론 현실을 사는 독자 역시 애정과 애증의 경계를 넘어, 삶을 통틀어 갖게 되는 온갖 욕망과 욕구들이 디드로 효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소설의 말미에 화자는 독자를 대신하여 스스로 묻는다. “단 하나의 행동만으로 한 사람의 성격에 관해 결정적인 판단을 내려도 괜찮은가? 당신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여자(남자)를 배반한 적도 속인 적도 버린 적도 없는가?(75쪽)” 인생을 살면서 종종 마주하는 이러한 질문들 앞에서 독자는 단호하게 대답하지 못한채 책을 덮는다. 문득 소설 제목을 다시 보니 '이것'이 의미하는 것이 어쩌면 '인생'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비록 인생이 소설은 아니지만 우리는 저마다의 삶을 날마다 써나가는 소설가의 기질을 가진 존재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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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티 픽션 : 파리 리뷰입니다. 기 드 모파상의 밤과 드니 디드로의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모파상의 밤은 파리의 거리를 배회하는 내용이고, 디드로의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는 화자 '나'가 이야기하는 형식입니다. 분위기가 독특하고 환상적인 단편들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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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 악몽] - 기 드 모파상 - Guy de Maupassant 나는 밤을 열렬히 사랑한다. 낮은 나를 피곤하고 지루하게 한다. 낮은 거칠고 떠들썩하다.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 드니 디드로 - Denis Diderot 소설은 읽는 사람을 전제로 쓰이게 마련이고, 소설이 조금이라도 길어지면, 읽는 사람이 이야기꾼의 말을 가로막고 나서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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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이즈가 생각보다 많이 작고 책두깨도 굉장히 얇은데 겉표지은 모던하고 세련된 디자인이라서 작고 얇은 예쁜 책입니다. 모파상 단편 한 편과 드니 디드로라는 프랑스 작가 글 한 편으로 총 2편의 짧은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두 편의 이야기 중 모파상 단편은 짧고 단순한 구성이지만 매우 스타일리쉬한 작품으로, 이 작품을 읽었던 날의 날씨와 풍경까지 기억날 정도로 짧지만 임팩트가 있는 작품입니다. 가성비가 아주 좋은 서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