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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의 쓰치다는 나와 그리 다르지 않은 사람이다. 현재 삶에 썩 만족하지는 않으나 특별히 비관하지도 않는다. 사람들이 뒤쫓는 성공이니 돈이니 하는 것엔 별로 관심 없는데 그래도 한 번 사는 인생이니 이왕이면 제대로 살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 정작 제대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라 늘 갈팡질팡 한다. 이 정도면 제법 괜찮다 싶다가도 또 어느 순간 곱씹다 보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도 그렇다. 나랑 비슷한 고민을 하는 후배랑 술 먹다가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어?' 호쾌하게 부르짖을 때도 있지만 삶의 피로에 찌든 선배가 푸념을 푹푹 늘어놓으면, 나도 저렇게 되겠지 하는 위기감이 퍼뜩 들어 정답을 알려줄 것 같은 책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분명 이 책을 한달음에 읽었던 것은 쓰치다가 자조와 자위 사이, 자기 최면과 결심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고가는 나와 많이 닮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점에서 그는 나와 다르다. 바로 질문이 많다는 것이다. 쓰치다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닥쳐 온 상황에 대해 그리고 만나는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나와는 반대다. 나는 그러지 않는다. 나는 질문 대신 매뉴얼을 마련한다. 질문 보다는 대응 방법을 먼저 고민하고 잘 해결하려 빈틈없이 준비한다. 질문과 매뉴얼은 근본적으로 다른 삶의 방식이다. 질문은 타자에 대한 관심의 표명이고 그것을 통해 나를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다. 타자에 대한 질문은 필연적으로 자신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뉴얼은 자기 안위를 굳건히 하려는 노력일 뿐이다. 물론 매뉴얼도 타자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긴 하다. 그러나 그 기저에 깔린 마음은 너무도 다르다. 질문은 타자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매뉴얼은 어디까지나 그것을 통해 무사히 넘어야 하는 장애물로서만 관심을 가진다. 해결과 극복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타자 자체 보다는 그의 약점이나 내게 유리한 점을 중심으로 보게 된다. 결국 나도 변하지 않는다. 나를 고수하기 위하여 타자를 내게 맞출 뿐이다. 쓰치다를 보면서 내게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나도 원래는 이렇지 않았다. 어릴 때의 나는 어른들에게 '넌 왜 이렇게 질문이 많냐?'는 말을 참 많이 들었던 아이였다. 내가 좋아했던 책도 백과사전이었다. 세상과 존재에 대해 너무나 호기심이 많았던 내게 백과사전은 그런 갈증을 해갈시켜줄 유일한 우물이었다. 수 십 권의 백과사전을, 책 등이 갈라져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읽었다. 사람 일은 모른다더니 그랬던 내가 지금은 이런 모습이다. 이제는 아무 것도 질문하지 않는다. 나 자신에게조차 그렇다. 사회에 나온 이후로 내내 별로 다를 것 없는 일상을 영위하고, 매뉴얼로 대충 수습하는 것에만 급급하다 보니 어느새 나에 대한 것들이 뒷전으로 밀려나 버렸다. 그것을 쓰치다의 모습을 보고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내가 큰 것을, 정말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그것이 바로 나다. 지금의 나는 나에 대해 말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내 취향도, 성향도, 생각도 마찬가지다. 다른 주제에 대해선 달변 인데도 나 자신이 주제가 되면 눌변이다. 말 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매뉴얼의 말로는 이렇다. 자아의 상실이다. 계속 나만 고수하다 보면 나를 잃어버린다. 그런데도 때로는 이만하면 괜찮지 않아 만족하고 있었다니! 화끈거린다. 처음 읽을 때는 너무나 많은 질문들이 거슬렸다. 뭘 이런 것까지 묻나 싶었다. 시시콜콜과 소심이라고 쓴 말풍선이 내 머리 위로 뭉게뭉게 떠올랐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것들 모두가 타자와 자신에 대한 관심이었고 결국은 나다움을 향한 도정이었다. 그렇게 쓰치다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자신만의 대륙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나는 세계에 나를 끼워 맞췄다. 질문을 갖기 전에 타협했고, 관심보다는 단정이 먼저였다. 그래서 나는 상식과 주류 그리고 보편의 식민지가 되었고 알맹이만 놓고 보면 세상에 허다한 그렇고 그런 사람들에 불과한 익명의 존재라고 말해도 무방했다.
그리고 그건 내 탓이었다. 나는 삶이 무빙워크가 되길 원했다. 별다른 갈등과 고민 없이. 조금은 수월하게 목적지로 날 데려다줬으면 했다. 그것을 위해 나를 억눌렀다.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날 맞추었고, 그런 나를 되돌아보지 않았다. 쇼윈도의 마네킹이 입혀주는 대로 입듯이. 그랬던 결과, 나는 얼굴을 잃어버렸다. 누구도 마네킹의 옷을 기억하지, 얼굴을 기억하지 않는다. 이제 내게 필요한 것이 질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 무빙워크에서 내려,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그 누구의 눈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의 눈으로 가늠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물론 그 방향은 잃어버린 내 얼굴을 되찾는데 맞춰져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매뉴얼 보다 질문의 목록을 훨씬 더 많이 늘려가리라. 지금 이 순간 감히 마음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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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공감 백배! ![]()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 대부분의 주인공은 여성들이다. 하지만 개중에 남성이 주인공인 에세이가 두 권 있다.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와 <내 누나>. 이 두 작품 속 주인공은 남성이다. 좀처럼 느껴볼 수 없는 (상대적인) 남성미를 확인할 수 있는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를 다시 읽었다. 주인공은 서점 직원으로 근무하는 서른 둘의 '쓰치다'다. 그는 존재감이 크지 않아, 별명까지 쓰치다다. 게다가 연애에까지 서툴다. 솔로 경력 6년차인 그는, 데이트에 영~ 서툴다. 따라서, 고급 레스토랑을 들러본 경험이 부족하다. 푸아그라 한 번 먹어보지 못한 그는 '내 결혼식에는 반드시 푸아그라를 내놓겠다!'라는 귀여운 발상까지 한다. 특별히 즐거운 일 없이, 서점과 집을 오가는 다소 반복적인 삶을 살아가는 다소 재미없는 삶을 살아가는 듯 보이는 쓰치다이지만, 서점에서 맡은 바 임무 이상의 일까지 솔선수범하여 진행한다. 업무에 열심이인 그다. 쓰치다의 일상을 좇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의 가족사와 직장 동료와의 관계, 연애사들이 두루 다뤄진다. 그리고 서점에서 일하는 캐릭터를 그리기 때문에, 다양한 테마에 대한 책 소개도 동시에 이뤄진다. 그리고 독자들을 '심쿵'하게 만드는 '수짱'과의 썸 타는 기운도 책의 마지막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록 남성이 주인공이지만, 필자는 충분히 공감하며 읽었다. 성이 다르지만, 쓰치다처럼 필자 역시 결혼과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문구들이 많아서 고개 끄덕이며 읽는 시간들이 많았다. '오늘 아침 만원전철에서 무인도로 공간이동하고 싶었거든요.' '열심히 해도 보상받지 못하는 것 같은 이 느낌' 등이 이에 해당된다. 앞서 언급한 '수짱'도 같은 맥락이지만,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에서는 반가운 인물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마스다 미리가 직접 등장하여, 쓰치다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그 외 수짱과 친구들도 일러스트 속 행인들로 활약(?)한다. 특히, 마스다 미리와 쓰치다의 대화에서는 마스다 미리의 작가로서의 소망을 확인할 수 있어서 인상깊었다. 그 소망, 이 책에서 실현된 셈이다. '저, 만화에서 조금 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요. 마스다 미리 그대로 만화 속에 들어가 주인공과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자기 만화의 주인공은 자신의 일부지만, 자신도 아니고, 그 누구도 아니죠. 그러나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만나보고 싶어져요.' 마스다 미리는, 이 작품에서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 자기 자신은 물론, 자신이 구현해낸 캐릭터들과 만나게 된 셈이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느낀 것은, 남녀 불문하고 일정한 시기가 되면 그에 맞는 고민들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쓰치다가 그랬던 것처럼, 마스다 미리의 다른 작품들 속 캐릭터 모두 미혼의 싱글여성이라면, 결혼과 직업(일)에 대한 고민들에 휩싸인다. 뿐만 아니다. 기혼자들도 일과 사랑에 대한 고민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한다. 마스다 미리의 책들은, 이러한 '현실'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캐릭터들은 우리들(독자)에게 힘을 실어준다. 마스다 미리의 책들은 언제나 깊은 공감대를 선사한다. 귀여운 캐릭터들과 특유의 위트있는 대사들은, 마스다 미리가 수많은 팬들을 확보하게 만든 요소들이다. 최근, 그녀의 책을 다시 하나둘씩 읽고 있다. 책의 장점들 중 하나는, 그 자신의 형태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독자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여느 책들보다 필자에겐 마스다 미리의 책들에서 그것을 깊이 느낀다. 마스다 미리의 책들을 읽을 때면 행복하다. 공감과 즐거움을 동시에 안고 있는 그녀의 책, 필자는 강력히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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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을 마주 할 때면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깜짝 놀라곤 한다.'우주'라는 이름을 예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탓에,아마도 누군가 내 이름을 자꾸만 부른다는 착각때문인 듯 하다.이제는 시간이 제법 오래지나 적응이 될 법도 한데,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우주'가 주는 무게를 생각하게 된다.조금은 촌스럽다고 느껴졌던 이름에서 벗어나는 길이 내가 만나고 싶었던 우주였던 걸까? 만화 속 쓰치다가 생각하는 그 만의 우주가 연애와,행복한 결혼생활이라는 것을 마주한 순간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 질문이었다.
쓰치다는 서점에서 일을 하고 있다.직업에 대한 열정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그가 바라는 그만의 우주는 아직 찾아 오지 않았다.문제는 정말 갈 수 없는 불가능의 우주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쓰치다가 꿈꾸는 우주란 소박해도 너무 소박하다.그런데 우리는 또 알고 있다.소박하고,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행복들이 실은 가장 힘들고,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만약 쓰치다가 이미 결혼을 했고,어느 정도 안정된 기반의 가정을 갖고 있었다면 그는 또 다른 우주를 품게 되지 않았을까? 그러나 현재의 그는 싱글남에 조금은 빠듯한 도쿄에서의 삶을 보내고 있는 터라 지금 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이 자신이 동경하는 우주의 전부였을 게다.다행이라면 그런 자신의 인생을 맹목적으로 자학하는 것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는 거여겠지만.물론 때때로 나는 뭐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그러나 그럴때마다 그는 자신의 또 다른 우주였던 책들을 통해 마음을 다잡는다.이러한 마음을 가졌기에 그냥 책을 파는 서점직원으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책과 사람과의 사이를 발전적으로 변화시킬 노력을 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그러니까 쓰치다 자신은 모르고 있었지만 이미 그는 자신만의 우주를 여러 형태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고단한 싱글남의 생활 속에서도 자신만의 우주를 그려낼 수 있었던 것 같다.아직은 멀리 있어 보이는 우주의 세상에 대해 자조석인 탄식을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문득 꿈꿀수 있는 우주와 꿈으로만 머무는 우주의 세계를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연애라든가,결혼이란 것과 같은 현실적인 우주의 세상도 필요하지만 현실에서의 고단함을 채워줄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는 나만의 우주.쓰치다와 큰아버지 죽은 손녀딸을 위해 만화책을 사러오는 이들에게 책이란 읽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일테니까.영화 룸에서 그녀가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읽은 덕분에 자신의 아이를 살릴수 있었던 그런 막강한 힘이 책에게는 있으니까.물론 책이 아니어도 상관없다.여행이 될 수도,봉사가 될 수도 있을 게다.나의 우주가 아직 멀다며 푸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야 겠다.현실에서의 우주도 필요하지만 정신을 살찌울 우주도 필요한 법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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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한쪽에 마스다 미리전을 하고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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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치다 신지. 32세 독신남. 도쿄 거주. 월급 25만엔의 10년차 서점직원. 정년까지 앞으로 28년 남았음. 사귀는 사람이야 언제든 상황에 따라 생길 수 있으니 그렇다 치고, 물가 비싸다는 도쿄에서 월급 25만엔, 그것도 10년차의 월급이 그 정도라면 앞으로 잘해야 중산층이고(근데 요즘 중산층이 있던가? 부자 아니면 서민 아니던가...), 확실한 목표, 이를테면 몇 년 안에 점장이 되겠다든가, 동네지만 내가 차린 서점의 주인이 돼야지, 하는 것도 없다. 퇴근 후 반값 도시락이 남았는지 걱정하고, 자기 결혼식에는 푸아그라를 내놓겠다는 다짐도 하며, 남의 서점에 들러 책을 산다. 두 번째 만나는 여자한테 “우리 집에서 자고 갈래?”라고 말하다가 거절당한 후 파친코 게임장에 가는(라면 먹고 갈래요? 라는 대사가 얼마나 은유적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래서 집에서 엄청 쪽팔려 하다가 그 여자한테 문자 한 통 받고는 “지금, 우주에 가까워진 기분이야”라고 좋아하는, 그런 아주 흔하고 그저 그런 남자다. 이 작품의 주인공 ‘쓰치다’가 말이다. 뭉뚱그려서, 착하고 매너 있는, 야망은 없지만 자기 일에 충실하려 애쓰는 쓰치다. 남자인 내가 봐도 매력 없고, 나도 별 볼일 없지만 이 사람도 그러해 좀 답답한 느낌도 있는, 그래도 난 현실의 사람이기에 나름 무언가의 재미라도 찾아가려 애쓰는데, 가공의 인물이라 그런가, 쓰치다는 대체 무슨 재미로 살까, 싶을 정도로 좀 재미없는 사람이다. 근데, 매력 없는 게 매력이라고, 쓰치다의 짧은 에피소드들을 하나둘 읽어나가다 보면 마음이 좀 편안해지는, 약간은 친한 이에게 위로를 받는 느낌이다. 그건 쓰치다가 나처럼 정말 평범한 남자라는 점에 동질감을 느껴서겠다. 식대를 걱정하고, 푸아그라를 먹어본 적이 없으며, 속에 있는 말을 해버리고는 엄청 쪽팔려하는, 여타의 많은 남자들이 그러는 행동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매우 현실적인 모습 등이 친한 이와 술 한 잔 하며 풀어놓는 실제 일상적인 이야기 같아 편하게 다가온다. 딱히 나보다 잘난 게 없어 보여 만만한 것도 한 이유겠다(잘 되기를 바라는 정말 친한 친구 아니면, 여타의 잘 되고 있는 친구와 서서히 멀어지는 건 잘 안 되는 내가 티를 내기 싫은 시기를 먼저 하면서부터가 다반사다...) 비슷한 처지에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하게 취한 후 비슷한 결론에 달해 잘 되겠지, 열심히 살아보자, 라고 서로 다짐하듯 중얼거리고는 둘 다 홱 돌아서서 제 갈 길을 간다. 돌아보는 일 따위는 없다. 그건 친구끼리라도 왠지 약한 모습 보이는 것 같으니까.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근처 공원에 들러 벤치에 앉아 달을 올려다보며 이렇게 중얼거린다. 열심히 살고 있는 거 같긴 한데, 단지...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하는지 모르것네... 하고 생각하는 밤도 있다, 라는 거지... 쓰치다가 겪는 일들은 나와 많이 다르지만, 마지막에 생각하는 부분들은 나와 많이 비슷하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럴 거다. 인생의 의미는 뭘까, 라는 건 심오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질문이다. 숨만 쉬어도 사는 게 되는 생물학적 이유부터,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인생이라는 알쏭달쏭한 말 등이 답이 될 수 있기에, 그리고 기실, 세계를 움직일 정도의 권력 같은 걸 갖고 있지 않는 한 사람의 인생은 다 거기서 거기 아니던가. 그러니 스치듯 다가오는 쓰치다의 마지막 생각들에 일단 괴리가 없다는 점에서 편안하다. 깊이 파고들지 않는 생각의 수준도 만만하고 말이다. 나도 잠깐씩 해본 비슷한 생각에서 느끼는 동질감과 그래서 얻는 작은 위로, 처음 알게 된 쓰치다가 낯설지 않고 괜히 반가운 이유다. 쓰치다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그의 우주가 여자친구인지 결혼인지, 인생의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의 은유적인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 우주를 향해 한 발짝씩 다가가는 모습에서 삶의 의미를 조금씩 엿보게 되고 나에게 대입하게 된다. 나의 우주는 뭘까... 알고 있고 조금씩 다가간다. 그래서 난 이렇게 말한다. “나의 우주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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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출판사에서 나온 '수짱시리즈'를 참 좋아하는데요. 한권을 우연히 접하고 마스다 미리 이 작가 참 마음에 드네~ 수짱 매력있네라는 느낌으로 나오는 책들을 죄다 사들였다죠. 그런데 요 근래 나오는 책들은 수짱시리즈를 접할 때 느꼈던 그런 감정,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서 참 아쉬웠습니다. 물론 작가가 다양한 시도를 해야하는 건 맞는 것이고 똑같은 패턴의 이야기를 쓰라는 법도 없지만! 여자마음을 알아주는 수짱시리즈의 이야기는 참 갈증을 느끼게합니다. 조금 더 내 마음을 알아주세요~하는 그런 갈증이라고 할까요. 내 맘속에 있는 것들인데 표현은 못하고, 답답한데 풀어지지않는 그런 감정들을 기가막히게 콕콕 끄집어 내서 들려주는 마스다 미리의 그 매력! 계속 보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니 참 아쉽습니다. 마스다 미리 작가님~! 수짱시리즈 좀 더 써주시면 안될까요?
서점에서 일하는 이 남자. 수짱이 좋아할 만한 매력을 가졌네요. 오호~ 그런데 정말 수짱과 야요이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지는데요. 이 뒷이야기가 있는 건가요? 궁금해집니다. 수짱시리즈이후로 이들이 나오는 만화책이 우리나라에 출간된건 없는 걸로 알고있는데 말이죠. 빨리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 쓰치다는 참 따뜻한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안다고 해야할까요. 요즘 이런 남자 흔치않네라는 말이 나오게하는 인물이네요. 쓰치다씨가 등장하는 또다른 이야기 기대해보겠습니다!! 마스다 미리님에게 이 간절한 마음이 전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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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이십사에서 진행했던 마스다 미리 수필집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서평단 모집에서 미끌어진 후, 대체 얼마나 대단한 책이기에?? 생각하며 당장 마스다 미리 책 두 권을 주문했다(컵받침 선물이 들어 있으나 얇은 종이로 되어 있어서 컵을 올려두면 금방 젖을 듯... 장식용으로 써야겠다). 둘 다 꽤 최근에 번역 출간한 책이다. 문학동네 임프린트라는 이봄이 마스다 미리 책들 때문에 재미를 많이 보고 있을 듯하다. 최근에 마스다 미리 책만 읽으면서 트위터에 리뷰를 올리고 있는데 당장 이봄출판사, 마스다 미리 bot 과 트친을 맺을 수 있었다.
"수짱의 연애"가 뾰족한 결말 없이 끝나 당황했는데, 수짱 남자 버전인 이 책은 수짱의 썸남이었던 서점남 쓰치다의 삶과 고민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의 직장 생활을 보면 서점에서 일하는 게 꽤나 매력적이어 보인다. 몇 달 전 잡지 "페이퍼"에서 작은 서점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책이라며 이 책을 소개했던 게 문득 생각났다. 책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언제 한 번 읽어봐야지 생각하고 잊고 있었는데, 그 책이 마스다 미리 책이었다니!! 읽는 도중에 생각났는데 너무 반가웠다. 쓰치다는 서점 직원으로서 어린이 코너를 어떻게 바꿀까를 고민하면서 다른 서점을 둘러보고, 도서전을 기획하기도 한다. 책과 책 읽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서점에서 일한다는 건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은 책' 도서전 때 자신은 어떤 책을 추천할까 고민하다가 쓰치다가 선택한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 책 고르는 안목이 있군!!
쓰치다도 수짱처럼 잘 살고 있는지,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고민하면서, 그 기준이 과연 '남보다 낫다'가 되어야 하느냐고 묻는다. 상대적인 행복을 진정한 행복이라고 볼 수 있냐고 반문한다. 나 다운 삶, 나 다운 행복에 대해 고민한다.
쓰치다와 친한 안경 낀 직장 동료는 쓰치다의 열심에 대해 매번 현실적인 이야기로 대응한다. 어린이 코너에 의자를 놓으면 어떻겠냐는 쓰치다의 말에 동료는 "열심히 해서 출세한다고 해도 월급은 그다지 변하지 않습니다. 일만 늘어날 뿐입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쓰치다는 힘 빠져하지 않고 평온하게 대답한다. "아니, 출세하자는 게 아니라. 그냥 의자 놓을 공간을 만들자는 거야."(121-122쪽)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누군가 시키지 않은 일까지 찾아서 열심히 하다가 스스로 방전되는 때가 종종 있어서 이대로 괜찮은가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직장 동료와 같은 태도로 변할 뻔했는데, 쓰치다의 대답을 보면서 역시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일을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 미래에 올 '매상'이나 '출세'와 같은 거창한 단어를 떠올리기보다는 지금 여기서 소소하게 괜찮고 만족하는 오늘을 차곡차곡 쌓아가자. "이렇게 나의 하루는 끝나간다. 언젠가는 끝날 나의 인생은 지나가는 수많은 하루가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161쪽)
제목 속 '우주'를 나는 '죽음'과 대치 시키며 읽어보았다. 미팅과 여자친구 생김, 큰아버지의 죽음, "우주 형제"를 좋아하던 손녀 죽음 이후 대신 그 책을 사러 오는 할아버지와의 대화들을 거치면서 쓰치다는 멀다고 생각했던 '나의 우주'와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우주'를 '행복'이나 '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삶의 의미를 고민할 때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피해갈 수 없다. 언젠가 끝날 삶이라고 생각해야 하루하루를 좀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100만 번 산 고양이"를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여전히 마스다 미리 만화 속 등장인물들은 혼잣말을 하며 철학적인 고민들을 한다. 만화를 여러 권 연속으로 보다 보니 그의 그림체가 눈에 들어온다. 구부정한 모습, 꽉 다문 입, 내려간 입꼬리, 가끔 아주 편안한 사람과 대화 나눌 때는 웃기도 하고, 특유의 'ㄲ' 입이 되기도 한다. 한 컷에 두 명 이상 나오는 일이 드물다. 내향적일 듯한 그들의 모습을 보며 동질감을 느낀다.
"수짱의 연애"가 애매모호하게 끝나 다음 편을 궁금해하고 있다. 이야기가 그냥 그렇게 마무리 지어지는 건 아니겠지 설마... 아무튼 다음 편이 나오기 전에 마스다 미리는 쓰치다 이야기를 하며 숨을 고른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는데, 이 책의 가장 큰 묘미는 마스다 미리 책 속에서 마스다 미리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쓰치다가 근무하는 서점에 왔다가 쏜살같이 도망가고, 카레 집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을 때 쓰치다와 마스다 미리는 오랜 친구처럼 대화가 잘 통해 폐점 시간까지 이야기 꽃을 피운다. 작가가 등장인물과 대화 나누게 하다니!!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실험이었다. 매우 재미있는 지점이었다. 만화 속 마스다 미리는 자기 만화에 자기 자신을 꼭 등장 시켜보고 싶었단다. 앞으로도 종종 나와주었으면 좋겠다. 수짱 시리즈에 나왔던 인물들도 종종 등장하면서 이 이야기가 수짱 시리즈 연장선상에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수짱의 연애"와 겹치는 장면들이 있어서 마스다 미리가 꽤나 치밀하게 스토리를 짜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면 알 수록 정말 마음에 드는 작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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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비행사를 꿈꿔 본 적은 없다. 고공에서 기압이 낮아지면 터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몸에 큰 수술자국이 있으면 공군조종사가 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과연 내 여드름이 기압차를 이겨낼 수 있을까 잠깐 상상했던 걸 빼면 내 꿈은 대기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잠깐 갖다와도 허무하고, 오래 머물러도 갑갑한 게 우주 아닐까? 무중력에 몸을 싣고 싶기는 하지만, 우주에서 지구 한 번 바라보겠다고 영화 <그래비티>처럼 우주에 홀로 남겨질지도 모를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는 않았나 보다. 일찍부터 야망보다는 삶에 대한 집착이 강했지만, 과연 그렇게 꼭 붙들고 있을 만큼 가치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밤의 여행자들>이라는 소설 중에 '출근할 때마다 민들레 홀씨처럼 우연히 회사 안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라는 한 문장에 시선이 꽤나 오래 머물렀던 기억이 있다. 아무런 의욕도, 의지도 없이 되는대로 사는 느낌. 지구에 있어도 무중력에서처럼 붕 떠있는 느낌. 이럴 거면 야망을 좀 가져볼 걸 그랬나?
야망이 없으면 확실히 눈에 띄지도 않을 테니 존재감도 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의 주인공 쓰치다 역시 자신의 약한 존재감을 고민하는 캐릭터다. 칭찬인지 아닌지도 애매한 '좋은 사람', '편한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 그런 남자다. 그래도 나쁜 놈보다야 낫겠지? 쓰치다의 직업은 서점 직원. 경력 10년차 정도면 안정적인 편에 속할까? 한국과 일본의 서점 직원 대우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알바생에 비하면 나을 거다. 확실히! 우리는 비교를 통해서만 자신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최상은 못돼도 최하만 아니라면 다행으로 생각하고 안심하는 게 당연하지만, 쓰치다는 'OO보다 낫다'는 사고방식이 웬지 꺼림칙한가 보다. 그래도 나쁜 놈보다야 낫겠지?
누군가는 열심히 해도 보상받지 못하는 것 같아 무기력하고, 누군가는 연애를 다시 시작하는 게 귀찮아 잘 맞을 것 같은 상대와의 가능성을 접고, 누군가는 매상이나 월급이 오를 것도 아니라 맡은 일만 하지만, 쓰치다는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에 열과 성을 다한다. 사람들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세심하게 배려하기 때문이다. 정말 '좋은 사람'이지만 답답해 보이기도 한다. 세상물정에 찌들어서 그런가? 그림책을 보고 동심에 빠져들었다가도 인세가 얼마나 될지 궁금해 현실로 돌아오는 쓰치다의 후배가 돼버린 기분이다. 한편으로는 쓰치다가 일을 찾아서 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생각이 너무 많달까, 책의 판매 순위를 보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의 순위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고민하는 사람이다.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며 조마조마하게 사는 게 싫어 주식투자도 안 하는 나에게 상장폐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순위에 있어서는 나도 우주 밖으로 튕겨져 나간지 오래다. 나도 그런 의미부여로 머리가 복잡해지는 게 싫어서 고민이 발들일 틈을 주지 않으려고 할일을 찾아 헤맨 적이 있다. 뭐, 그런 소소한 고민들에 대답하면서 철학적으로 완성되어 가는 것이겠지만.
p.154-언젠가는 끝날 나의 인생은 지나가는 수많은 하루가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어설픈 터프가이 흉내를 낸 자신의 캐릭터에 후회하기도 하고, 연로하신 큰 아버지를 보며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고도 하고, 이런 주제엔 어떤 책이 좋을까 고민하기도 하고...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음직한 질문을 던져 줘서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공감만화라고 부르나 보다. 기승전결로 채워진 네컷만화의 빠른 전개가 아니어서 오랜만에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여자공감 만화'라는 수식어 때문에 선뜻 손이 안 갔었는데 이제 보니 성별은 관계 없잖아~ 이제 마스다 미리 작품 중 다음에 읽을 책으로 어떤 게 좋을지 고민하게 생겼다.
작품 속에서 많은 책들을 소개해준다. 만화 <우주 형제>를 시작으로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개 같은 내 인생> 등. <빨강머리 앤>의 명대사를 보니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특히 '따뜻한 책'이라는 도서전 주제에 어울리는 책으로 등장한 <창가의 토토>. 작년 연말에 이벤트로 선물 받았지만 랜덤이라 내 취향이 아니어서 '언젠가'로 미뤄 뒀던 책인데, 갑자기 읽고 싶어졌다. 아마 쓰치다가 벤치에 앉아 했던 생각에 뜨끔했는지도 모르겠다. p.164-언제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언제까지든 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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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중반이 지나 30대에 가까워지면, 꿈의 끝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발레리나가 꿈인 25세의 아가씨가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국어교울과로 대학에 입학했다면 이미, 발레리나는 될 수 없고, 발레와 관련된 다른 일을 하거나 취미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 어떤 것을 꿈꾸었든, 인생에서 한 번 이상 느껴본, '내 이야기은 이렇게 흘러가는 건가, 사회 안에서 '나'의 크기는 이만하구나'하고 자조할 때의 기분에 대한 것을 이야기합니다. 마음이 공허하고,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윤택한 삶과 자신의 비교하며, 신세한탄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야기가 흘러가는대로 주인공을 따라 걷다보면, 그런 마음 싸한 기분이 따뜻하게 바뀌고 '수고했어, 앞으로도 힘내자!'라고 느끼며 책을 다시 읽게 됩니다.
앞에서 말한 꿈의 끝에 가까워진다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엔 수명이 짧은 직업에 도전하는 것은 정말 무리지만 대신 삶의 농도는 더욱 짙어지고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잘 고를 수 있습니다. 사회에서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어떻게 도전할 수 있는지 현실적인 절차와 단계를 자세히 알고 있고요. 자기자신을 좀 더 이해하게되고, 사람마다 인생에서 추구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추상적인 척도인 '성공'과는 다른 사랑, 가정, 일,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삶을 생각하게 했어요.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는 내내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 하는 주인공에 감정이입하고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삶과 제 삶은 비슷하네요.'라고 되뇌였습니다. 여태 읽은 마스다 미리의 책은 여주인공이 주도했기에 주인공이 남자여서 더욱 신선했고, 이 책이 '아무래도 싫은 사람'과 더불어 가장 마음에 와닿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청춘이 느끼는 어려운 부분을 긍정적으로 풀어나가는 재주가 탁월합니다. 자신의 인생의 크기를 재다 마음이 지치고 힘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그리고 깜짝 놀랄만한 캐릭터가 등장하니 마스다 미리의 팬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바라요.
... 감상평과 관련없지만 역시 마스다 미리는 무시무시 한 것이 친구에게 이 책을 샀다고 하니, 꼭 읽어보고 싶다고 메세지가 왔어요. 굉장하네요, 마스다 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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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삶의 범위는 각자에게 우주일 것이다. 누구나 우주 차원에서 국가 차원에서 살아가는 것은 아닐 테고, 능력이 있어 전 세계를 누비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 능력의 보통 스케일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로서는 제 집과 제 직장과 제 친척들 사이에서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이 곧 우주이리라.
나는 이 일상에 민감한 편이다. 잘난 사람이 잘난 모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도 보기는 좋겠지만, 내 주제로는 그런 삶에서 오는 고단함이 괜히 넘치게 짐작되어 작고 단순하면서도 충실한 일상을 보내는 삶에 박수를 쳐주는 쪽이다. 역사에 제 이름 남기지 않아도 좋다고 여기는 사람들, 세계 평화나 국가 발전에 기여할 정도로는 꿈도 꾸지 않으면서 그저 자신이 살아가는 동네에서 기꺼이 봉사하고 희생하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책무를 고맙게 받아들이고 완수하는 사람들의 삶. 거기 그 자리를 지키면서 든든하고 친절한 이웃이 되어 주는 사람들.
마스다 미리의 만화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이런 사람들이다. 남자든 여자든 커다란 이상까지는 바라지 않으면서 카페의 점장이든 서점의 직원이든 어린이집의 요리사든 정성을 다해 일상을 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작가의 만화를 읽으면서 안아 주고 싶다고 말들을 하는 게 바로 이런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샘솟아서 그런 게 아닐까. 멀리까지 갈 것 없이 우리의 생활을 넉넉하게 해 주는 마음 좋은 이웃들.
그러면서도 늘 고민하고 되새긴다. 바르게 살고 있는 것인지, 만족하는 것인지, 잘못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고 짚으면서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이다. 어찌 사랑스럽지 않겠는가.
일본인에 대한 일방적이면서 부정적인 편견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마스다 미리의 만화는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