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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광 하면 우리 역사에서 오명으로 남아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세조 대에 이시애의 난을 진압하는 데 공을 세우면서 중앙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뒤에 다시 남이를 고변하면서 익대 공신으로 추대됐고, 임사홍과 함께 무오사화가 발생하는데 한 축을 거둔 인물이다. 그런가하면 중종반종에도 가담하는 등 변화무쌍한 행보로, 세조에서 중종까지 무려 5대조에 걸쳐 출사했다. 유자광은 서출이라는 신분의 한계에도 이렇게 고관에 공신에 책봉되고 무령군이 되는가하면, 다섯 왕을 섬기는 긴 관운을 보인 것에 대해 역사에서는 설왕설래하고 있다. 그간에는 권력지향적 해바라기성 처신을 하는 간신이라는 평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그만큼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라는 의견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무령군 유자광'에서 필자는 후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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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주목하게 되는 것은 유자광에 대한 재평가가 아니었다. 이 책의 구성에 훨씬 주목하게 된다. 책 내용이 필자의 견해보다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유자광의 기록을 발췌한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필자가 서문에서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조선왕조실록을 국문으로 번역하여 누구나 볼 수 있게 전산화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서 책을 보면서 국역된 사료가 갖는 힘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사실 건축과 공학쪽 전공에 중학교 이사장이라는 이력과 경력을 보자면 역사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와 학습이 이루어졌다고 여겨지지 않는데, 더욱이 책을 봐도 필자의 주장과 견해가 빈약한데다 그 견해가 그다지 설득력있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경향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학자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역사에 다가갈 수 있게 된 현상의 한 단면을 비춰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이 출판되는 바탕에는 무엇보다 국역된, 검색하기 편리하게 구축된 조선왕조실록 데이터에 있기에 그 데이터가 갖는 힘과 활용성이야 말로 왜 역사사료를 국역하고 데이터 베이스로 구축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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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개 대중이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을 남기고, 또 우리 역사를 바탕으로 한 각종 소설과 영화, 드라마. 뮤지컬이 쏟아져나오게 된 데에는 국역된 역사 사료 컨텐츠의 공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역사가 대중들에게는 너무 진중하고 묵직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접근하기 힘겨웠다면, 이제는 대중들도 역사에 가까이 다가가서 역사를 바탕으로 상상의 날개를 펴고 여러 기획을 하게 됐고,다양한 컨텐츠로 다시 역사를 그려낼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대중들이 역사에 더욱 친숙하게 다갈 수 있게, 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다양한 역사 컨텐츠가 생산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됐다고 할까.
'무령군 유자광'에 대해서는 그 내용의 빈약함이나 필자의 견해에 대한 깊이 없음이 두드러져 호평할 생각이 없지만, 이렇게 역사가 대중화가 되면서 나오게 된 산출물들에 대해서는 옥석을 가리고 평가를 하면 되는 거다. 필자는 컨텐츠 생산자로서의 자신이 내놓는 작품에 대해 애정과 함께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고. 어떻게 보면 역사의 대중화는 역사가 더이상 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재야에서도 역사에 대한 고수들이 많이 배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말이다. 더 나아가 더욱 새롭고 다양한 각도에서 역사를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경로를 구축한다는 말이기도 하고, 역사에 근거한 출판, 소설, 영화, 드라마, 뮤지컬, 게임 등 다방면에 걸쳐 다채롭고 풍성한 문화 컨텐츠가 탄생되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반갑게 받아들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