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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없는 사랑은 사랑을 얻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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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 같이 발을 딛고 서있는 이 행성에 있는 사람들, 그들이 서로서로 맺고 있는 여러 유형의 관계방식들, 그리곤 마침내 소멸과 생성으로 순환하며 다른 무엇으로 변화해가는 세계를 생각해 본다. 이 작은 소설집의 세 단편을 읽으며 떠올랐던 흐릿한 감상이다. 수록된 작품은 「날개 절제술」, 「리튬」, 「다이윗미」 세 편의 짧은 소설과 한 편의 에세이다. 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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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 같이 발을 딛고 서있는 이 행성에 있는 사람들, 그들이 서로서로 맺고 있는 여러 유형의 관계방식들, 그리곤 마침내 소멸과 생성으로 순환하며 다른 무엇으로 변화해가는 세계를 생각해 본다. 이 작은 소설집의 세 단편을 읽으며 떠올랐던 흐릿한 감상이다. 수록된 작품은 날개 절제술, 리튬, 다이윗미세 편의 짧은 소설과 한 편의 에세이다. 각기 30쪽 내외의 작품으로 순식간에 읽어낼 수 있지만, 그 의미까지 단번에 이해를 허락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 내 열악한 상상력 탓이겠지만, 날개를 달고 태어나는 천사 아기나, 태양계가 속한 막대나선은하의 한쪽 팔 끝에 있는 항성계에 사는 B보다는, 작은 철물점에서 고장 난 라디오를 수리하는 주인공이 있는 단편 리튬에 마음이 더 붙들렸다고 해야겠다.

 

■ 「리튬

 

리튬은 철지난 가전품 등의 수리를 하는 한 남자가 주인공이다. 소설의 도입부에 3년 만에 걸려온 딸의 전화내용을 전하는 문장이 상징적으로 이 인물의 사고방식을 보여준다. 딸은 설계도처럼 자기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 우리의 대화는 언제나 수직을 이루는 90도였다.” 설계도와 수직의 90도는 일종의 논리어(論理言語). 결과는 무언가의 원인과 결부된다는 생각, 즉 모든 것은 규명가능하다는 인과성에 대한 믿음의 방식이다. 뜬금없이 집에 와 달라는 딸의 전화에 남자는 귤 상자를 들고 찾아간다. 딸은 귤 상자를 들고 먼저 집 안으로 쑥 들어갔다.”, 부녀의 관계가 어떠했던 것인지를 간결하게 보여준다.

 

딸 내외는 자신들의 집에 수시로 들려오는 소음에 대해 말한다. 아빠가, 장인이 이 문제를 해결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남자는 이 부탁에 따라 집안 구조를 파악하고 곳곳에 소음 측정기를 설치하고는 소음 발생 원인을 탐색한다. 남자에게 하나의 개념이 머리를 스치고, ‘공명(共鳴)’ 즉 무언가들이 진동시켜 함께 울려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것을 최초가설로 설정하고, 집안 구석구석을 뒤지다가 딸아이의 서랍 속 가득한 핸드폰 더미들을 발견한다. 마침내 텅 빈 배터리가 울림통이 되어 남아있던 잔여 전력에 의해 진동하는 것이라 추정하게 된다. 그는 이를 리튬 효과라 명명하고 이 특별한 상호작용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전자 기기나 기계류는 분명 이러한 논리적 접근 방식이 문제 해결의 한 방법이 되어 줄 수 있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도 이처럼 논리적 탐색으로 가능한 것일까? 그는 예전 라디오 공장 운영시절 워크맨을 역설계 분석하여 새로운 개조제품을 시도했던 기억을 되살려 소음의 공명현상에 대한 역 추적을 시작한다. 그는 여러 번 바뀌는 바깥의 온도 때문에 집의 고유 진동수가 변하기 때문에 집 안의 무엇이 특별 상호작용을 만들어 낸 것이라 추정한다. 그리곤 그는 이 특별한 상호작용의 진화, 어떤 몸부림을 연구해야만 함을 안다.

 

이 분석적 탐색으로 도출해 낸 상황의 이해는 그와 딸, 그의 사업이 망하자 그를 떠나버린 아내와의 관계에 여전히 어떤 이해를 가져다주지 못하는 것 같다. 고작 우연한 오류의 반복일 뿐일까?”라고 되뇌는 목소리에서 그의 고독한 인간관계는 영원히 회복되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그는 딸의 집에서 쓰지않는 핸드폰 더미를 가지고 돌아온다. 딸에게는 전화가 오지 않는다. [...] 나는 휴대폰들을 서랍에 몽땅 쏟아 넣고, 기다린다. 평생을 그래왔던 것처럼.” 남자는 그저 기다리는 삶으로 점철(點綴)되어있다. 과연 그의 삶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까? 분석적 탐색을 통해 알아낸 어떤 몸부림과 상호작용을 사람과의 관계 속에 실천으로 연결 짓지 못하는 것 같다. 앎과 분리된 삶, 삶의 관계 속에 녹아들지 못하는 앎이란 것, 대체 무엇 때문에 앎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 「날개 절제술

 

날개 절제술은 인간사회의 사랑의 한계에 대한, 아니 인간사회의 독특한 사랑의 실체에 대한 자기반성적 고찰이라 할까? 날개를 단 아이가 태어난다. 이 기형적 신체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아는 부모들은 아이의 날개를 절제하고 천사임을 숨긴다. 아이에게는 자기 것이란 개념이 없다. 유치원에 보내지만 아이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다. 부모는 아이에게 베푸는 것이 언제나 좋은 것이 아님을 이해시키는 데 실패한다. 이기적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하며 아이를 협력과 우정이라는 교과목은 없는차세대 경영인 학원에 보내고, 학원은 지렛대 원리가 이 사회의 모든 경쟁원리의 핵심임을 가르친다.

 

대도폐유인의(大道廢有仁義) - 자연스런 도가 무너지면 인위적으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규범이 등장하게 된다.” - 老子,道德經18장 첫 구(), 날개 절제술, 33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 모든 이를 향한 보살핌의 태도는 유치원, 학원의 가르침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리고 아이는 퇴원(退院)하고 만다. 아이가 성장하여 이윽고 도덕선생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랑을 열변하고 있을 때, 아이의 머리위에 천사의 동그란 황금색 원이 빛을 내기 시작한다. 아마 이 소설의 주제를 관통하는 순간의 장면일 것 같은데, 선생은 아퀴나스가 신에 대한 사랑, 인간적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을 혼용하고 있다고, 신에 대한 사랑이외의 사랑은 상호적이지 않다고 비판한다. 아이는 후일 법을 공부하며 자신이 선의에 관해 오해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인간사회는 모두를 사랑하면 누구의 사랑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사랑을 위해 얼마나 많은 악의가 필요한지를 이해한 것이다. 서글픈 사랑의 드라마다. 모든 이를 위한 사랑과 보살핌이 오히려 극단적 양극화를 만들어내고, 요행이라는 나태의 세계를 야기할 뿐이라는 역설의 세계임을. 사랑을 위해 많은 악의가 필요하다는 이 소설의 패러독스 앞에서 답이 궁한 나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아무래도 수양을 조금 더 해야 할 것 같다. 신이 부재한 이 세계를 긍정할 수 있는 답변에 대해서.

 

■ 「다이윗미

 

단편 다이윗미는 유행하는 영상인 스터드윗미(study with me)를 차용한 제목이다. 공부하는 모습을 그저 몇 시간이고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처럼, ‘Die with me' 또한 인간 존재의 소멸을 관찰하는, 우주적 시선의 탐색기라 해도 될 것 같다. 화자는 자신의 고향 집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태양계가 속한 은하의 한 쪽 팔 끝에 위치한 작은 항성계에 파견되어 살아가는(혹은 죽어가는) 기술대학원에서 알게 되었던 B라는 동료의 미래를 관찰한다.

 

아마 세계란 고작 하나의 플랫폼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화자의 말처럼, 망원경과 물리학 지식에 따른 시간에의 접속을 통해 훤히 열린 과거와 미래를 보는 것이다. 이 우주적 시선에 의한 인간 삶의 관찰기는 위치 에너지 변화를 계산하면 B가 죽음에 가까워지는 속도를 측정할 수도 있다, 인간의 시간을 지극히 왜소하게 느끼게 하고, 인간 존재 소멸을 더욱 극명하게 체험토록 한다. 이 낯선 시간에의 체험은 언어조차 거치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란 것, 물질과 분리된 문자 정보인 이 소설의 의지를 생각토록 이끈다. 아무튼 이 작품은 내겐 조금 아득한, 체감되지 못하는, 아니 이 중첩된 시간관에 적응하지 못한 아둔함으로 남았다.

 

시간의 이 마법적 체감이야말로 수많은 인간의 그 한결같은 다름에 의한 불가피한 실제의 차이의 규명이기도 할 것 같다. 어긋나고, 마주치고, 일치하는 우연의 순간들, 누군가에겐 과거인 것이, 누구에게는 현실이며, 미래일 수밖에 없는 그것, 그래서 동시성의 비동시성이라는 이 실체적 진실은 더욱 쓸쓸한 감정이 되어 다가온다. 소설가 서윤빈은 이 책의 자필서명과 함께 바라보기 잊지 않기라고 썼다. 나는 나를 볼 수가 없다. 결국 타자를 바라보는 것을 망각하지 말라는 말일 것인데, 아니 내 안의 타자까지도. 그것은 천사아이와 철물점 남자와 B를 관찰하는 나의 시선에 함축된 무엇들일 것이다. 동의 또는 공감하지 못하는 시선도 있을 것이며, 머리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아마 나는 리튬효과를 말하는 남자의 시선에서 결여된 것에 공감했을 터이다. 나와 타자의 관계는 영원히 풀어야 할 과제로 동행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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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절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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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처음 느낀 생각은 참 다양한 이야기가 있구나 였다. 세 단편이 모두 다른 이야기를 내뱉고 있었다. 첫 단편인 날개절제술은 천사라는 종족을 차별하는 것에서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남들보다 성격이 유달리 착한 아이가 상처 받을까 아니면 이용당할까 걱정하는 부모를 본 적이 있어서 그런가 천사라는 종족이 아닌 그냥 성격을 말하는것같았다. 이 단편을 독자에게 전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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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처음 느낀 생각은 참 다양한 이야기가 있구나 였다. 세 단편이 모두 다른 이야기를 내뱉고 있었다.

첫 단편인 날개절제술은 천사라는 종족을 차별하는 것에서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남들보다 성격이 유달리 착한 아이가 상처 받을까 아니면 이용당할까 걱정하는 부모를 본 적이 있어서 그런가 천사라는 종족이 아닌 그냥 성격을 말하는것같았다. 이 단편을 독자에게 전달해주는 자는 누구인가 누구길래 한 천사의 탄생과 다른 천사의 새로운 탄생까지 우리를 데리고 보여주는것인지 궁금해졌다. 부디 신은 아니길. 신이 이런 존재라면 나에게 닥친 시련은 머두 신이 깔아둔 장난 같을것 같을것같아.

사실 리튬을 읽고 잘 이해한지는 모르겠지만, 라디오, 고장난 핸드폰과 보청기를 착용한 화자인 나는 서로 공명하지만 딸과는 공명에 실패한 이야기 같았다. 그 이야기를 이렇게 이과적인 이야기로 할 수 있구나 싶어졌다.

다이윗미를 읽고 제목과 연관지을 수는 없지만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적힌 소설은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했고 작가님 진짜 이과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B는 그저 점점 죽어가는 무기력한 현재를 살아가고 그런 B를 망원경으로 보는 나는 미래를 보는것이며 B의 아내 W으로부터 온 메세지는 과거이니 말이다.
모두가 고독한 글이 아닌가 싶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B가 고독해서인가 모든 시점이 고독하게 느껴졌다.
YES마니아 : 로얄 b***a 2023.11.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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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역꾸역 읽어내고 싶은 연민과 사랑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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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짱J의 '남'의 책 읽기-<날개 절제술>'날개 절제술'을 받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당한) 천사는 과연 어떤 사연이 있을까. 천사로 태어난 '아이'의 성장을 따라가며 전개되는 소설이지만, 지극히도 인간의 이야기. 천사는 자라서 천사를 낳지만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결국 아기의 날개를 자른다. 500만 원에 날개를 팔았던 부모와 1,200만 원에도 날개를 팔지 않는 '아이'. 꾸역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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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짱J의 '남'의 책 읽기-

<날개 절제술>
'날개 절제술'을 받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당한) 천사는 과연 어떤 사연이 있을까.

천사로 태어난 '아이'의 성장을 따라가며 전개되는 소설이지만, 지극히도 인간의 이야기.

천사는 자라서 천사를 낳지만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결국 아기의 날개를 자른다. 500만 원에 날개를 팔았던 부모와 1,200만 원에도 날개를 팔지 않는 '아이'. 꾸역꾸역 읽어내고 싶은 연민과 사랑의 이야기.

<리튬>
공명은 아내와 딸이 집을 나가기 전에 하는 걸로...
YES마니아 : 로얄 m*******d 2023.11.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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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절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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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의 트리플 시리즈 21번 서윤빈작가의 <날개 절제술>이다. 내게 다소 어려운 분야인 SF소설이라 더 이해하기 어려웠다. 마지막의 <다이윗미>는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님의 놀라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당분간 장르소설은 자제하는 걸로.     <날개 절제술> 산부인과 병원에서 날개 달린 아이가 태어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데 다소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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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의 트리플 시리즈 21번 서윤빈작가의 날개 절제술이다. 내게 다소 어려운 분야인 SF소설이라 더 이해하기 어려웠다. 마지막의 다이윗미는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님의 놀라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당분간 장르소설은 자제하는 걸로.

 

 

날개 절제술

산부인과 병원에서 날개 달린 아이가 태어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데 다소 충격적이다. 심지어 의사는 천사가 아닌 부모 사이에서도 천사가 태어난다고 말하고 부모는 아이의 날개를 잘라 현금으로 받는다. 태어난 아이는 자신이 천사임을 알지 못한 채 천사다운 행동으로 부모의 걱정을 사고 부모는 끝내 아이가 천사임을 밝히지 않는다. 아이는 인간의 사랑을 배우며 인간과 결혼하여 출산을 하게 되는데...

 

이 세상에 천사가 살고 있다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천사의 상징인 날개를 자르고 머리위의 고리를 감춰도 그 고유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선함을 타고난 이들은 인간의 삶을 살기에 너무나 이타적이다. 악의를 가져야만 한 인간을 사랑하는 그들은, 본래 모두를 사랑한다. 지금 어딘가에 그들이 날개를 감춘 채 함께 살고 있을 것만 같다.

 

-천사입니다.

의사가 말했다. 비유적인 의미로 말한 게 아니라는 건 명백했다. (p.10)

-잘라주세요. (p.11)

 

부부는 아이가 천사라는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 아이는 자기가 천사라는 사실을 모르고 자랐다. (p.15)

 

모두를 사랑하면 누구의 사랑도 얻을 수 없다.” (P.34)

 

리튬

라디오 공장을 경영하며 잘나가던 시절 아프가니스탄에도 라디오를 수출하던 화자는 이제 철물점을 운영하며 고치는 일을 하며 산다. 평소 소원하던 딸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소음을 고쳐달라며 화자를 집으로 초대한다. 화자는 소음의 근원을 찾아 집요하게 연구하여 마침내 그 근원을 찾아내는데...

 

사별한 아내와 딸과의 공명을 이룰 수 없었던 화자는 소음의 근원지를 찾는 것으로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려 한다. 저자는 공명을 이루는 것의 원인을 찾아내지만,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그것을 서랍 안에 넣고 기다리는 것을 선택한다. 그는 다 소진된 배터리가 되어버린 것만 같다. 딸이 다시 찾을 때까지 방전된 채 공명을 기다리는 것일까. 사람 사이에 공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걸까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다.

 

소음은 갑작스럽게 시작되었다. 소음은 이상했고, 우렁찼다. 아무도 없는 사막에서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소리를 지르듯 거침없는 소리였다. (p.51)

 

연구는 착실히 진행되었다. 나는 전원이 꺼진 휴대폰들이 모종의 진동을 발산하여 전원이 꺼진 보청기와 집 전체를 공명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p.57)

 

나는 휴대폰들을 서랍에 몽땅 쏟아 넣고, 기다렸다.

어쩌면 평생 그래왔던 것처럼. (p.67)

 

@jamobook 감사합니다.

 

 

c*******1 2023.11.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