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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기억 삭제, 하시겠습니까? 작전명 : 판도라/남세오 장편소설/자음과 모음
뇌에 칩을 이식해서 암기하지 않고도 기억이나 개념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미래세상은 어떠할까? 모두가 행복하게 웃고 나노 섬유로 이루어진 특수복을 입으며, 건물은 높고 번쩍번쩍 빛나고, 빈부격차 따위 없는 행복한 세상? 다양한 컴퓨터를 두드리며 세상을 더 좋게 하기 위한 기술을 발명하고 모두가 공평한 삶을 살고 인류와 로봇이 공존하는 평화로운 세상? 천만에, 만약 그런 상상을 하며 미래를 기대하고 있었다면 당장 접는 것이 좋을 것이다.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여 전 국민이 뇌에 칩을 이식하게 된다면 칩의 성능에 따라 그 사람의 성적 뿐 아닌 인생까지 좌우될 수 있다. 가난한 사람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부자인 사람은 더 풍요로워지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 책, 《기억 삭제, 하시겠습니까?》 의 배경이 딱 그것이다. 먼 미래, 전 국민이 '뉴럴 소켓' 을 이식하고 살아가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 이 이야기에는 미래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교 6학년 재학생의 시점으로 보았을 때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 같다. 주제부터 글의 구성까지 하나 하나 살펴보겠다. 먼저, 주제와 관련된 부분이다. 나는 이 책의 주제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첫 시작은 주인공이 자신이 이식한 뉴럴 소켓의 성능이 구식이라며, 성능이 좋은 다른 소켓과 비교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 부분은 작가가 스스로 미래사회가 평화롭거나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과 다름없다. 또한, 소켓을 통해서는 그 소켓에서 볼 수 있도록 지정된 것만 보이고 그 외의 청소부, 조리사 등은 신원을 제거하여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도록 설정해 놓은 부분은 왜 그런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도 과연 미래가 평회롭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제 3자의 입장에서는 그저 불쾌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SF 소설이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빈부격차의 문제를 드러내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둘째, 이야기의 전개에 관한 부분이다. 이 이야기에는 지나친 반전이 있다. '지나친' 반전 이야기에 물론 반전이 하나 쯤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재미있고 풍성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각각의 반전을 통해 이야기가 미로처럼 얽혀 오히려 근본을 잃어가는 역효과가 일어나게 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내 뉴럴 소켓이 오류를 일으킨 것처럼 갑자기 전개가 왜 이렇게 되는지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갑작스러운 반전을 어색하게 연결지은 것을 느끼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이 사람이 악역인 줄 알았는데 저 사람이 악역이고, 저 사람이 악역인 줄 알았는데 그 사람이 악역이고... 머릿 속에서 여러 정보들이 섞이고 뒤죽박죽 되어버려서 이 이야기의 근본을 독자가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 존재한 수많은 꼬임을 더 풀어야 할 것 같다. 셋째, 글의 구성에 관한 부분이다.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갑자기' 라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가 왜 여기서 나오지? 서혜나와 백태희의 대화가 왜 이 장면에 나오지? 무엇보다, 에필로그에서 작가는 도대체 무슨 말을 전하고 싶은 거지? 지금까지 12년하고도 10개월 아니, 11개월의 인생을 사는 동안 수백권이 넘는 판타지 & SF 소설을 읽었다. 그러나, (이런 표현 죄송하지만;;;;) 이렇게까지 구성이 엉망인 책은 처음 보았다. 너무 미래에만 연연하고, 어색한 주인공들의 대화가 독자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책을 머릿속에서 정리하기를 어려워지게 한다. 책 219p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작가는 아마 우리의 생각을 궁금해 했을 것이다. 의도는 분명 너라면 어찌했을지 생각해 봐, 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장은 오히려 독자들이 이 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도 모자라 불편하게 한다니, 지극히 이기적인 선택 아닌가, 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불러 일으켜지는 것이다. 다만, 이 책은 미래사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해 준다. 온통 환상으로 가득차 있던 미래사회의 이면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노력해야 할 부분을 스스로 생각하게 해준다. 배경과 공략 포인트를 조금만 더 바꾸면 정말 좋은 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점이 많이 아쉽다.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을 모두 지운 채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으로 평화로운 것인지... 아픈 기억을 계속 저장해두고 사는 것이 과연 옳은지, 다양한 논제와 쟁점을 제공해주는 이 책, 《기억 삭제, 하시겠습니까?》 를 내가 다시 쓴다면 나는 주제를 '기억 삭제' 가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로 다시 풀어내고 싶다. 빈부격차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굳이 칩을 이식하는 먼 미래의 이야기까지 나올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부주제가 거창하기에 오히려 이야기의 근본을 잃는 상황은 글을 쓰는데 있어서 주의해야 할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기억 삭제' 라는 무거운 주제를 SF로 재미있게 풀어냈지만 약간 어색한 이 책은 조금 더 다듬어져야 할 것 같다. #기억삭제하시겠습니까 #작전명판도라 #남세오장편소설 #자음과모음 #뉴럴소켓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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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에서 희망을 보기를 남세오 작가는 서울대 원재핵공학과를 졸업하고 평범한 연구원으로 살아가다 문득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겉보기에는 평온해 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또는 보고 싶지 않은 일들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 그 안에 온갖 불행들이 튀어나오더라도 주인공들이 가진 올바른 세상에 대한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그 끝에는 희망이 있음을 알려주고, 그 희망을 보는 것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삭제된 기억으로 살아가는 평온한 세상 미래 세계는 뉴럴 소켓을 달고 소켓의 시냅스 칩을 통해 보여지는 정보와 시선으로만 살아간다. 뉴럴 소켓은 귀 뒤에 뇌로 정보가 바로 전달되도록 되어 있고 칩을 넣었다 빼며 필요한 정보들을 업데이트한다. 뇌로 기억하기보다 소켓의 칩의 정보로만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평온한 삶을 살아가지만, 주인공 수현은 다른 이들과는 좀 다른 소켓을 달고 있기에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다. 싸구려 소켓이라 오류가 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날 학교에서 준 미션을 수행하던 중 한 여자아이가 지도에 없는 길로 가는 것을 보고 추적해가다 그곳에서 서혜나,백소희,고민중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뉴럴 소켓을 처음 만든 그룹 디바인이 소켓을 이용해 사람들의 기억을 조작하고 삭제하고 있음을 알고 "혁명"을 통해 원래 세상을 다시 되찾고자 한다. 소희는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는 능력을, 민중은 정보분석과 뛰어난 컴퓨터해킹실력이, 수현은 진짜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 능력들을 이용해 그룹디바인의 대표 딸인 서혜나는 6구역에 운석충돌이 있은 후 일어난 일들이 철저히 디바인의 계획 아래 진행된 것임을 알고 자신이 가진 힘을 사람들의 삭제된 기억, 조작된 기억을 돌려주는 데에 사용하고싶어한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권력의 힘은 서로를 믿지 못하게 한다. 그렇기에 힘을 가진 자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평온한 삶을 위해 일반 시민들의 삶을 조작하고 삭제해버리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기억해내서는 볼 수 없게 만드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잃어버린 기억에 대한 슬픔, 가족에 대한 그리움마저 없어지게 만들어버렸다. "지금 네 상태가 건망증이야. 뭔가를 떠올리려고 하는데 기억나지 않는 거. 하지만 인지 장애는 달라. 아예 떠올리려는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를 잊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는 거지. 그게 우리가 말하는 ‘기억 삭제’야. 지금 세상은 거대한 인지 장애를 겪고 있는 거야." <기억 삭제, 하시겠습니까?> 중에서 하지만 뉴럴 소켓과 스냅스 칩으로도 안되는 것은 있다. 바로 가짜기억을 심는 것이다. 기억을 삭제할 수는 있지만 가짜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 뉴럴 소켓은 인간의 기억력을 극도로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되었지만 어떤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기술과 함께 어떤 기억을 떠오르지 않게 할수도 있다.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과거의 기억을 지우고 소켓을 통한 정보에 익숙해지도록 훈련되었기 때문에 볼 수 없는 것이 생긴 것뿐이다. 소켓을 단 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얼마 전 봤던 드라마 "택배기사"가 떠올랐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미래의 시대에서 <기억 삭제, 하시겠습니까?>의 주인공들처럼 혁명을 꿈꾸는 5-8 택배기사가 나온다. 그곳에 사는 난민들은 이 책 속의 시민들이 뉴럴 소켓을 달고 있는 것처럼 손등에 QR코드가 새겨져있다. 신분에 따라 구역이 나뉘고 모든 일들은 한 기업을 통해서만 움직여지는 세상이다. <기억 삭제, 하시겠습니까? > 에서 사는 세상도 디바인의 독재로 다른 이들이 편하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한 노동을 해야만하는 사람들을 잊은 채 살아간다. 누가 없어졌는지도 모른 채 기억에서 완전히 지워져버린다. "혁명"을 하기 위해서는 주인공들처럼 토끼굴 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들어가서 위험을 감수하며 극복해내야만 그 끝에 있는 희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기억, 삭제하시겠습니까? 수현의 아버지는 싸구려 소켓을 아들에게 달아준 것이 아니었다. 하나밖에 없는 그 소켓은 아들이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자신이 찾게 될 기억에 대해 아무 감정이 없어보이는 민중이를 보며 참 안타까웠고,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기억일까봐 불안해하는 수현이도 안쓰러웠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힘을 제대로 사용하고자했던 혜나를 보며 희망을 보았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은 분명 있다. 하지만 그 기억하고 싶은 일도 있다. 평범하고자 했던 기억삭제는 결코 평범한 삶이 아니다. 기억 삭제, 나는 하고 싶지 않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에서의 연자처럼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기억도 다 내 인생이었으며 지나고 보면 다 추억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아픔과 고통,슬픔 뒤에는 희망이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과 기대가 있다. 그 희망이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지금 당장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기 두렵더라도 열고 들어가 함께 이겨내보길 응원한다.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으며, 주관적으로 작성한 감상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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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억은 생각나지 않아서, 어떤 기억은 지워지지 않아서 힘들 때가 있다. 좋았던 기억보다는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들은 영 지워지지 않는다. 기억을 선택해서 지우고 살려내는 기능이 있는 기계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입학식이 거행되고 있는 일상고등학교 체육관. 유수현은 오른쪽 귀뒤쪽에 설치된 뉴럴 소켓에 학교에서 나눠준 시냅스칩을 꽂는다. 입학식에 대한 정보가 인식된 칩이다. 과거처럼 인쇄된 안내문이 사라진지 오래다. 교과서도 이 스냅스칩을 이용해 소켓에 꽂기만 하면 기억으로 저장된다. 필요할 때 마다 꺼내쓰면 된다. 편리한 세상이 왔다.
수현이가 사는 구역은 걸어서 30분거리. 분명 부모님이 있었을텐데 어쩐일인지 기억에는 없다. 그래도 불편함이나 그리움같은 것은 없다. 수현에게 어린시절의 기억은 남아있지 않다. 집과 학교를 오가고 모든 생활용품은 적절한 시기에 지급되는 아주 편리한 일상만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준 미션수행을 위해 산책을 하던 중 이상한 골목길로 사라지는 소녀를 발견하고 뒤를 쫓게된다. 백소희. 같은 고등학교 동급생인 그녀가 사라진 골목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몇 번을 다시 돌아가봐도 소녀가 사라진 골목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래전 수현이의 부모가 심어준 것으로 여겨지는 소켓은 구형으로 속도도 더디고 업데이트도 힘든 기종이다. 그런데 이 소켓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꽤뚫는 재주가 있는 모양이다. 소녀가 사라진 골목을 더듬던 수현은 희미한 흔적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마주친 서혜나와 백소희, 고민중. 그들은 다른 아이들과는 달랐다. 다른 세상을 사는 것 같은 그 애들을 통해 수현은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10년 전 수현이 살던 도시에 운석이 떨어졌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살아있는 사람을 세는게 떠 빠를 정도로. 하필 운석이 떨어진 자리는 디바인연구소였다. 디바인 연구소.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곳. 연구소의 목적은 사고에 대한 기억을 지우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다시 힘을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위한 연구소. 하지만 그 연구소는 인간의 기억을 삭제 시키고 인간을 로봇처럼 만들고 말았다. 사회에 역행하는 사람은 가차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유령이 되었다.
디바인의 수장이었던 이사장은 수현을 데려와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준다. 그 기억속에는 수현의 아버지와 디바인 연구소의 비밀이 숨겨있었다. 기억을 삭제하는 능력을 권력을 위해 쓰려는 사람들과 맞서는 소년, 소녀들의 활약이 재미있다. 그리고 정말 언젠가 이런 세상이 오게 될까봐 두려웠다. '기억조작단'의 등장은 인류에게 희망일까 절망일까. 아님 종말을 향한 스모킹 건이 되는 것은 아닐까. 혜나가 명명한 작정명 '판도라'처럼 마지막에 기어이 '희망'이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
| 서점을 갔는데 제목이랑 표지가 재밌어보여서 샀다. 내용은 현실적인 내용은 아니고 제목과 같이 기억과 관련되어있는 내용인데 상상하는것을 좋아하거나 현실적이지 않는 내용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책은 학교 친구들끼리 기억을 가지고 악행을 하는사람들에게 맞서 비밀스럽게 임무를 하는데 그런점이 재미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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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세오 #기억삭제하시겠습니까 #청소년소설 #청소년문학추천 #자음과모음 #서평단 #성장 #기억 #극복 #선택 의미심장한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청소년 소설로, '소켓과 칩'을 이용해 기억하고, 정보를 얻어 활용하는 시대를 상상해 그린 판타지장르이다. 주된 이야기는 주인공 '유수현'을 비롯한 아이들이 특정 기억을 지우고, 덧대는 것으로 사람의 기억을 조작하는 위험한 발상을 하는 이들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사건들을 다룬다. 절망, 분노,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진,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만족'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이 세상. 하지만, 그곳은 누군가에게 조작되어 밝게 빛나는 면만 보이도록 설계된 것이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특별한 소켓때문에 그것을 인지하게 된 주인공 수현의 합류로 오래전부터 엄마에게 대항하려고 몰래 준비를 하고 있는 혜나, 그리고 그것을 도와주는 소희와 민중의 '작전 판도라'가 시작된다. 이 소설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추려보자면 두 가지 정도가 있을 것 같다. 하나, 뇌가 아닌 소켓과 칩이라는 도구로 생각하는 세상에 대한 디테일 - 애초에 이 소설은 판타지장르로, 아예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 놓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공간에 대한 정보들이 독자에게 필요할텐데, 초반에 그러한 설정을 주인공의 독백으로 설명해 주면서 해결한다. 여기서 내가 눈여겨 본 것은 소설 속 세상의 주된 소재인 '소켓'과 '칩' 그리고 그것으로 움직이는 세상에 대한 디테일한 설정이다. 작가가 연구원출신이라 그런지 꽤나 상세하고 잘 정리된 설명이 좋았다. 또한, 설정된 세계가 그렇게 지금과 판이한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학생들이 읽기에 어렵지 않게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듯하다. 둘, 입체적인 인물들, 예상을 비트는 전개 - 이 부분이 나는 특히나 좋았는데, '혁명'을 일으키려는 아이들의 무리에서 다른 선택을 한 아이가 있다는 것이다. 민중이가 그 아이다. 민중이는 혜나와 소희, 수현과 함께 사람들의 기억을 조작하는 디바인의 프로그램을 무력화 시키고 부정적인 기억을 돌려놓는 것에 동참하면서도 독자적인 선택을 한다. 바로 그것은 삭제된 자신의 기억을 다시 가지지 않는것이다. 민중이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기억을 되찾고 싶지 않아. 이대로가 좋아. 내가 뭘 잊었든, 그게 내 뜻이었든 아니든. 어쨌든 나는 그 위에 다시 새로운 기억을 쌓았고 그 결과 지금의 내가 된 거잖아. 난 지금의 나에 만족해. <기억 삭제, 하시겠습니까?> p.155 외부에 의해 왜곡된 기억을 되찾고자 시작한 작전에서, 스스로 다른 '선택'을 한 민중이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으레 결말을 생각해 보자면 모두 기억을 되찾겠다는 선택을 하고, 모든 기억은 자신의 일부로 필요한 것이다와 같은 의미를 암시적으로 보여주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그에 벗어나는 인물을 추가하면서 진부함을 덜고, 또다른 고민을 하게 했다. '진정한 나 자신'에 대한 것말이다. 그것이 기억이든 결정적인 기회든 자신이 직접 선택하고, 인정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나'가 되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 감상 의문형 문장인 제목은 마치 우리에게 묻는 듯하다. '당신이라면 절망, 고통, 슬픔, 분노들이 담긴 기억들을 지우고 그저 평안한 삶을 살겠습니까?' 하고 말이다. 이런 기회가 있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문득 예전에 봤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생각난다. <인사이드 아웃>은 감정을 컨트롤하는 본부가 뇌 속에 있다는 상상에서 시작된 영화이다. 이 속에서는 기쁨, 슬픔, 분노, 까칠, 소심 다양한 감정들이 일하고 있다. 그 중에서 기쁨이는 자신의 주인이 행복해져야만 한다는 일념하에 모든 감정을 통제하고 자신이 나서려한다. 특히 슬픔이를 억제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알게 된다. 슬픔만이 있었다고 생각한 기억에도 기쁨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즉, 하나의 기억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으로 주인공 레일라는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기억을 삭제하고 덮어버리는 기술에 대한 상상은 괴로운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은 인간의 욕망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 책을 비롯한 작품들에서는 그것을 꿈꾸는 이들에게 묻는다. 과연 그런 기억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진짜 나 자신'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물론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한 기억들은 사람을 무너지게 하기 쉽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그런 일을 겪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지금 아이들의 부모님들도, 나도, 나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도 무언가 나서는 일에 머뭇거리게 된다. 그렇게 하는 게 내게 이로울 것이 없다는 걸 어렴풋이 알면서도 말이다. 사람을 크게 흔드는 만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재료가 바로 그런 것들이니까. 그리고 그걸 겪지 않는다면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것들 아래에도, 행복과 같은 감정들이 뒤섞여있다는 것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