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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책 저 책 다 사서 볼 수 없는 탓에 옴니버스식으로 된 좋은 글을 모아놓은 소설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그가운데 오랜만에 아주 흠족한 만한 글만 모아놓은 우리솟설을 발견하게 되었다.그 많은 소설중에 정말로 엄선된 소설을 이끌어내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대표적으로 감자, 레디메이드인생, 금따는 콩밭 대부분 자주 이런 류의 책에 등장하지만, 이기영의 민촌이나 조세희의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등의 글은 숨겨져 있는 보물과도 같은 좋은 글이다. 또한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 이 책에서 묶은 글은 대체로,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하는 글인 것 같다. 난 황석영의 탑의 글도 너무 추천해주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레디 메이드 인생이 비로소 겨우 임자를 만나 팔리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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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가장 많이 읽어야 하는 청소년기이지만, 실제로 내 경험에 의한다면 가장 책을 멀리 했고 그것이 오히려 권장되었던 시기가 이 때였던 듯하다. 요즘의 아이들도 그리 많이 다르지는 않은 듯한데, 다만 수능이나 논술을 대비해 권장 도서를 읽어야 한다는 점이 좀 다를 뿐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읽는 소설의 대부분은 1920년대에서 1940년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우리 소설을 따분하고 낡은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최근의 흥미 위주의 감각적인 대중 소설을 읽고는 소설을 읽는 재미와 감동은 학교 밖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인 양 오인할 수도 있겠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소설 선정의 기준을 7,80년대로 옮겨 놓은 점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20년 이상의 시간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느끼기에는 옛날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최근의 작품들에 비해 이미 문학성이 검증되었고 현재의 우리에게도 가치를 지니는 작품을 선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집은 김승옥, 이청준, 황석영, 조세희와 같은 6,70년대 대표 작가의 빼어난 작품들을 엄선해 놓았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 맛을 한껏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잊혀졌던 작가인 송영, 이기영, 한설야의 작품을 실어 놓음으로써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독서를 할 수 있게 한다는 점도 이 소설집의 매력이다. 김동인이나 채만식의 작품도 좋긴 하지만, 학교에서 읽는 소설의 대부분이 현실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소설집의 의의는 더욱 높다고 하겠다. 한설야의 '씨름'은 명호라는 다소 영웅적인 인물을 중심으로 한 깨인 노동자 그룹과 요시다(화춘)를 중심으로 한 적대적 노동 세력의 반목과 씨름을 통한 대화합을 그리고 있다. 80년대 노동 소설의 선구적 모습을 찾아볼 수 있으나, 갈등의 심화와 해소가 너무 쉽게 이루어지고 있다. 조세희의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는 시점이 독특하다. 주동 인물인 난쟁이 일가의 시선이 아니라 그들과 적대적인 위치에 있는 회장의 아들이 바라보는 난쟁이 일가와 노동자들의 모습은 불순하고 불만 투성이인 집단이다. 그는 노동자들의 아픔을 이해하기보다 그들에 의해 자신의 세계(부, 향락 등)가 무너질 것이 두려워 노동자들을 왜곡하고 매도하려 한다. 그러나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의 꿈은, 그가 그토록 부정하고픈 미래의 모습이다. 노동자의 입장에서 소설을 전개했다면 단순한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리얼리즘 소설이 되었겠지만, 가진 자의 입장을 관찰자로 택함으로써, 가치가 전도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풍자와 사실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준다. [인상깊은구절] 여기 수록한 '탑'은 작가가 직접 참전했던 월남전의 체험을 바탕으로 씌어진 작품으로 월남전의 의미와 함께 그 전쟁에 끌려들어갔던 우리나라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그리고 있다. 탑은 문화적 동질성을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나 월남에게는 중요한 전략적 가치가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문화가 다른 미국인에게는 단지 하나의 미신 덩어리이며 골치아픈 물건일 뿐이다. <중략> 그들에게는 불교와 월남 주민의 관계라는 것이 아무 의미도 없으며 탑은 단지 하나의 돌덩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월남전에서의 미국의 인식이었음을 이 소설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단지 합리성만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런 골치 아픈 것은 없애버려야지. 미합중국의 군대는 언제 어디서나 변화시키고 새롭게 할 수가 있네. 세계의 도처에서 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