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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무게에 밝고 상큼한 표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데, 내용은 무겁고 상큼 발랄하지는 않다. 제목은 '모두를 살리는 농사를 생각한다'라서 긍정적이고 희망적일 거 같은데 읽어보면 암울한 현실과 미래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든다. 밝고 상큼한 표지 한 쪽에 '기후 위기'라는 그다지 밝지도 상큼하지도 않은 표현이 들어 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살고 있다는 건 알지만, 내가 사는 동네가 물난리가 나지 않았고, 너무 더우면 에어컨을 틀면 되고 너무 추우면 보일러 온도를 올리면 되고, 채소 값이 비싸면 좀 덜 사먹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내가 기후 위기 시대에 살고 있음을 잘 체감하지 못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기후 위기는 어쩐지 남의 나라, 남의 동네, 남의 일인 듯 느껴질 때가 많다. 농사를 짓는 분들의 경험, 생각, 의견은 사뭇 달랐다. 기후 변화, 상태에 따라 농사의 성패가 좌우되는 상황에서 기후 위기를 온 몸으로 느끼고 대처하는 이들은 어떻게 농사를 짓고 있을까? 귀염둥이 세 아이와 함께 고무 장화를 신고 있는 돼지 농가의 젊은 아빠의 모습이 마음에 남는다. 아버지도 돼지를 키우셨고, 본인은 축산을 전공한 돼지 농장에 일가견이 있는 게 확실해 보이는 젊은 전문 농민이 미래 세대인 아이들과 함께 찍은 모습에 왜 어두워보일까. 이 책에 소개된 농산물을 먹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후 위기를 힘겹게 살아가는 농민들의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 식탁 뿐 아니라 삶의 모든 부분에 성큼 다가온 기후위기를 농민들의 입을 통해 듣고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