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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인간.' 명함 200장은 이틀 만에 배송됐지만, 명함을 쓸 일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를 소개할 자리가 생겼다. 나는 신이 나서 가방에서 명함 하나를 꺼내 상대에게 건넸다. 중년의 남성은 안경을 고쳐 쓰며 흥미롭다는 듯 얘기했다."쓰는 인간이라. 요즘 젊은이답네요." 글을 쓰면 요즘 젊은이다워지는 것일까.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한 번 사는 인생 다 쓰고 가야지요.돈도, 시간도."그의 감상평을 듣고 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쓴다는 건 그랗게 읽히는 게 먼저일 수 있겠구나. 짧은 해명을 해야 했다."저는 글을 씁니다. 글 쓰는 인간이에요." (-22-)
박상영 작가의 《1차원이 되고 싶어》 에서 '윤도'의 이름을 외치지 못하는 '나'의 뒷모습을 목격한다. 타인에게 들켜서는 안 될 비밀스러운 관계,숨을 쉬기 힘들 정도의 답답한 내면을 들여다본다. 서정원 작가의 소설 《해변의 밤》 의 비뚤어진 애정과 의심의 마음, 부서지는 '나'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52-)
"나는 그렇게 생각해. 소설에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거거든. 나와 성별도 나이도, 사느 곳도 혹은 살아가는 시대도 다른 소설 속 인물의 입을 빌려서, 내가 숨겨둔 비밀 이야기들을 죄다 털어놓을 수 있는 거야." (-111-)
길만 걸어도 '내가 소설가요' 하는 아우라를 !뿜는 작가가 되고 싶다. 우아하지만 ,차갑고 날카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 현실은 반대다. 나는 자꾸 둥글어진다. 배달 온지 꽤 시간이 지난 떡볶이의 미지근한 온도를 닮았다. 고고한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작가이고 싶은데, 자꾸 경계없이 쉬운 사람이 되는 것만 같다. 인사이 좋다며, 도를 아시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길을 막아선다. (-143-)
여전히 나의 소설 쓰기는 난항을 겪고 있다. 욕망과 목표가 없고,. 그리하여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지 못한 밋밋한 주인공들이 사는 세상을 그린 시답잖은 소설을 쓴다. 그러나 나는 계속 써보기로 한다. 소설을 쓰며 나는 매일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조금 더 분명해졌고, 좋고 싫음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을 조금 덜 주저하게 됐다. 타인이 바라고 원하는 것, 그러나 거머쥐기 어려운 힘겨움을 이해하게 됐고, 그 모든 것들이 결국엔 잘 이뤄지길 진심으로 응원하게 됐다. 아주 느린 걸음으로 변화하고 있다. (-179-)
쓰는 사람 김슬기 작가의 에세이집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설』이다. 이 에세이집은 여느 에세이집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일상을 언급하는 생각의 에세이가 아닌 한사람의 정체성과 추구하는 욕구, 삶과 인생관이 느껴지는 에세이다. 누군가의 가치관, 인생관에 대해 우물 에 비춰진 물을 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누군가의 내면을 깊이 들어다는 순간, 나 또한 감정이입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도 있다. 책에서, 소설 쓰기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소설가가 꿈꾸능 희망과 꿈에 대해서, 나만의 질문에 대해 해답을 얻는다.
김슬기 작가는 명함에 쓰는 인간이라고 적어 놓았다. 쓴다는 것은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시간을 쓴다는 것이며, 글을 쓰는 것이다. 이 두가지 의미에 대해서, 각자 다르게 선택하고, 이해될 수 있다. 명함 하나로 , 누구와 만나느냐에 다라서,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착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우연이 필연적인 운명과 새로운 생각을 낳는다. 소설가가 품고 있는 꿈과 이상은 그런 것이다. 자신의 지명도를 스스로 높이는 것이다.나의 생각과 나의 가치관, 나에 대해서, 소설이라는 도구를 통해 말하고 싶어한다. 소설가에게 퇴고란 영원한 숙제이며, 마감 끝까지 퇴고한다. 단 한 번에 끝나느 것이 아닌,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나라는 걸 알 수 있다. 초고로 쓴 소설 한편을 묵혀 두었다가. 세월이 지나 다시 읽으면서, 묵혀둔 나의 이야기를 소설에서,다시 퇴고를 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간의 힘을 빌려서, 세월의 힘을 빌려서, 소설이 적제적소에 누군가에게 읽혀지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 중 하나였다. 완벽주의와 집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그들의 직업병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작가에게 소설가에게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설가의 힘은 문장력에 있지 않고, 궁둥이의 힘에 있으며, 끝까지 퇴고를 통해서, 누구에게나 읽혀질 수 있는 소설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반복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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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표지가 마음에 들었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소설인데 소설을 쓴 책은 아니라는 점이 이 책이 읽고 싶었던 이유이다.
책을 받아 읽으려 펼치면서 우연히 뒷날개를 먼저 보게 되면서 시리즈가 있네? 이 출판사는 뭐지? 하는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하나씩 다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이 출판사도 궁금해졌다. 1인출판사인가 보다. 시리즈가 눈길이 가서 멋지다는 생각도 하며 한편으로는 김슬기 작가가 소설은 썼으니 소설을 좋아하는 그 어떤이는 다른 이름을 써야겠네 하는 흥미로움을 느꼈다.
글을 쓰고 싶은 작가의 글을 쓰게 된 계속 쓰게될 이야기가 담겨있는 에세이라고 볼 수있는 책이다. 책 속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소설을 쓰고 싶은 이유'를 읽으면서는 묘한 닭살돋음을 느꼈다. 너무 솔직하구나. 하지만 그 솔직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은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소설가를 꿈꾸는 수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우리'끼리 나누는 날것의 이야기지만 진실한 이야기.
첫 에세이집을 자가로 출판하고 판매하려 마켓에 올려놓고 씁쓸해 했다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는 겪지도 않은 상황인데도 마음이 알싸하게 오글거렸다. 작가가 아니라 얼마나 다행인지. 민망했다도 아니고 불편했다고 아니고 내가 다 부끄러웠다도 아니고 뭐 어때 괜찮아도 아닌 그 순간을 읽는 내 마음의 알싸함을 나는 마음대로 알싸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데 작가라면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엄청나게 고민을 했을 듯 싶다.
읽기 전부터 '나는 당신을 응원해요'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읽고나니 응원보다는 이렇게 나눠줘서 고마워요 라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처음의 응원은 무언가를 마냥 좋아할 수 있는 그 마음 자체를 응원하는 거였다. 나의 고민이 나는 좋아하는 것도 없다였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은 이것이다 라고 할만한 것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좋아하고 응원한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을 글로 전해준 작가에게 감사하다. 그 마음을 열정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다. 온기라고 해두고 싶다. 열정이라고 하면 왠지 불타서 없어져 버릴 것만 같아서.
다음은 어떤 책을 읽어볼까?
내가 좋아하는 것들 집밥하고 산책을 먼저 보고 싶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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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 이벤트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저자는 순수문학을 쓰기 원하면서 성공하기를 바란다. 자신의 글이 성공해 베스트셀러가 되고 드라마화 돼서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정작 돈이 되지 않는 순수문학에 몰두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나는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순수문학을 통해 성공하고 싶었다. 물론 너무 재미없어서 그만뒀지만. 그렇다. 소설은 돈이 되지 않고 소설가가 성공하기는 어렵다. 출판되는 책은 많은데 대부분 인기 있는 책들은 유명 작가의 책이거나 에세이, 재테크 서적이다. 요즘 독립서점을 자주 다닌다. 인테리어를 구경하기도 하고 소품을 구경하기도 하고 서점 주인이 큐레이션 해놓은 것들을 살펴본다. 그리곤 항상 생각한다. 나도 서점 주인이 되고 싶다. 저자가 소설에 대한 글을 쓰면서 즐거웠던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모여있는 독립서점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