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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천도룡기는 내가 살면서 접한 모든 '이야기'(드라마,영화,만화,소설 등) 중 가장 손꼽는 작품이다. 97년도에 kbs에서 매주 방영해서 당시 푹 빠져서 본방사수했었다. 그게 86년버전 의천도룡기 였고 30대가 되어 OTT플랫폼으로 86버전을 포함 한 모든 버전의 의천도룡기를 다 정주행 했다. 그러다 원작 소설을 읽어보고싶어서 전권 구입해 단숨에 읽었다. 드라마보다 몇천 배 재밌었다.책을 읽으며 왜 김용을 '신필(神筆)'이라 부르는지 단번에 이해했다. 방대한 중국 역사를 배경으로 수많은 인물과 사건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구성은 경이로울 정도다. 단순히 치고받는 싸움 구경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갈등, 의리와 배신이 얽힌 거대한 대하드라마를 보는 기분이었다. 주인공 장무기는 영웅적인 무공을 가졌으면서도 성격은 지나치게 우유부단해서 읽는 내내 가슴을 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불완전한 모습 때문에 비현실적인 영웅이 아닌, 고뇌하는 한 인간으로 다가왔다. 그를 둘러싼 조민, 주지약 같은 여성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매력도 상당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