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화하면 대부분 그리스 신화를 먼저 떠오르게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신화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무릇 인간이 아닌 그들만이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인데 완벽할 것만 같은 이들의 모습에서 인간은 숭배하고 섬기기까지 한다. 하지만, 신화속의 모든 이야기들은 허상이며 결국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를 비추어서 이야기를 만들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질투와 전쟁 그리고 죽음을 통해 교훈을 주고 있는데 굳이 말하자면 인간의 본성에 대해 세세하게 다양한 신들을 탄생시켜 말을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중국 신화는 인간이 배워야 하고 깨달아야 하는 점을 내세우고 있기에 같은 신화이지만 확연하게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 만난 <백 개의 아시아>는 어떠할까. 사람의 삶이 우주 안에서 이루어져 있기에 굳이 다른 점이라고 해야 백 개의 이야기를 담아 놓고 있다는 것 밖에 없다. 결국 신화란 앞서 적었듯이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며 무엇인가를 전달하기 위함이기도 하면서 어리석음을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어졌다. <백 개의 아시아>를 읽는 동안 낯선 이야기도 있고 반면 반가운 이야기들도 더러 있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은 읽다 보면 세계 여러 나라에 비슷한 소재가 있다는 사실이다. 신데렐라의 내용 역시 실크로드를 통해 유럽으로 통해졌다고 하니 이 외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그 나라의 특색에 맞게 변화되고 현재의 모습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 중 신들의 이야기는 참 흥미롭다. 평소 알지도 못하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앙코르왓트를 비롯하여 만들어지고 그 안에 새겨진 조각들은 의미를 하나하나 가지고 있다. 평소 접해왔던 소재라면 쉽게 다가왔을 텐데 그렇지 않다보니 읽는 동안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기도 했다. 뭐 그래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보니 흥미로웠던 것은 사실이다.
<백 개의 아시아>는 수천 개의 이야기가 있다. 그 중 100가지를 선정해서 출간을 하게 되었다. 이 중에는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도 존재하고 한 인물에 대한 신화적인 이야기도 등장하게 된다. 그 중 몽골의 광활한 땅을 200년 동안 지켜왔던 징기츠칸의 신화를 읽다 보면 어느 나라든 한 인물에 대한 탄생에 대해 후대에 남겨지는 것을 보면 그 존재 자체가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가 있다. 100가지의 이야기가 있다보니 모든 이야기를 소개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드는데 신화든 동화든 현재 우리가 읽고 있는 모든 이야기들의 시작점은 아시아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 아닐까 하다.
때론, 같은 소재여도 어느 지역에서 내려오는 것인지에 따라 내용이 다소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초반에 읽었던 내용 중에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죽음은 인간이 가장 싫어하면서도 멀리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죽음이 왜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게 된 것일까 아니 왜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점을 책 속에 유쾌하게 풀어내주고 있다. 힘든 순간이 오면 죽고 싶다고 말하던 남자 앞에 진짜 죽음이 다가왔고 꾀를 내어 죽음을 가두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죽음이 없으니 영원한 삶을 사는 것도 힘든데...그 앞에 나타난 비슈누에 의해 죽음을 꺼내게 된다.
그리고 이때 죽음이 소원을 빌었다.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게 해달라고...그 뒤 죽음은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고 알 수도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참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지만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다면 믿지도 잊혀지는 것을 '죽음'을 통해 익살스럽게 소개해주고 있는 부분이다. 이 외에도 질투와 저주가 담긴 소재가 다소 등장하는데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하다니 이 세상은 역시 넓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그동안 그리스 신화에 물들어져 익숙해졌기에 어느 이야기든 솔깃하게 읽었는데 오늘 만난 <백 개의 아시아>를 통해 색다른 이야기들을 접하고 결국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은 한 가지 내용에서 시작됨을 알게 되었다. |
|
소설가인 두 사람이 모여서 아시아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 나왔다. |
|
이 책은 아시아를 대표할 수 있는 이야기 100선을 뽑은 것으로, 2권에 해당하는 이 책은 56번째이야기부터 시작된다. 1권과 마찬가지로 특정한 주제,소재면에서 연관되는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 듯이 이어진다. (1권에 대한 포스팅 : http://blog.naver.com/ominso/50190015389 ) 짧은 설화들은 지면에 나타난 대로 딱 그만큼 이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들을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해 요약적인 줄거리를 싣고 간간히 발췌문을 실은 정도이다. 그렇다보니 진짜 이 설화로 만들어진 책은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이 일어난다.
달관과 체념 사이인 <처용> 설화와 처용이야기 뒷이야기가 궁금하듯 끝이 궁금해지는 <비비하눔 모스크 전설>, '처용'과 달리 복수와 속죄 사이를 느끼게 해주는 <전등사 나부상 전설>. '처용'이 뭐임? 사랑한다면 함께 밤을 보내야지 <사랑시장>. 사랑? 미인에게 잘 못 홀리면 알거지가 될 수도 있지만 지혜롭다면 미인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바그다드 젊은 자밀 이야기>.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보여주는 이야기와 삶의 비극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 창세-건국신화, 동물우화, 영웅과 성자이야기, 내가 즐겨했던 '페르시아 왕좌'를 만드는 바탕이 된 영웅전설 <샤 나메>, <히카야트 항 투아>, <일리아드>마저도 이 작품의 창조적인 복제라고 부르게 한 <라마야나>,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신화 중의 신화 <길가메시> 등.
카자흐스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네팔 등등. 정말 많은 나라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 설화뿐만 아니라 아시아에 많은 이야기를 줄거리로나마, 발췌문으로만 만나고 알 수 있었다. 때문에 이 책들을 보며 보고싶은 책들이 더욱 많아졌다. 특히 미처 몰랐던 아시아에 고전작품들의 매력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설화들이 담고자 한 이야기와 그러한 이야기가 형성된 사회문화적 배경까지도 앎으로써 아시아의 각국을 만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다. 한편으론 특정 민족의 설화까지 자기네 국가의 문화적 산물로 공식적으로 만들어 버린 중국과 같은 나라에 크나큰 분노도 느끼며, 우리나라도 우리설화를 보다 소중히함으로써 우리의 역사,문화적 역사를 잃지않도록 해야할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이 책의 소개문에 '아시아에 미친 두 작가가 20년에 걸쳐 아시아 전역에서 모은 최고의 이야기 백 개' 라고 되어있었다. 무려 100개의 아시아대표이야기를 뽑고(100개라곤 했지만 책을 통해서 언급됨으로써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보다 많다), 보다 많은 아시아작품들을 연계성있게 재미있게 소개하기 위해 애쓴 것을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저자가 서문에서도 말했듯이 이 책은 그 보다 많은 시간동안 아시아문학을 연구해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만들어 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을 만드는 동안 저자가 만난 아시아에 많은 전문가들의 존재감도 있지만 엄청난 참고문헌에서 이 책의 저자는 두 사람 이상의 피와 땀이 담긴 산물이라고 느끼게 된다. 이 책이 오랜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책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는 책이었으면 한다.
내겐 <상상력의 보고>라고 해서 설화를 모아놓은 책이 있다. 그 책의 제목처럼 아시아의 설화들은 상상력의 보고이자, 범주화할 수없는 독특한 아시아인들의 역사,문화의 보고인 것 같다. 아시아 클래식이란 이름으로 나온 이 책 두 권. 그리고 아시아클래식3권으로는 이 책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던 인도의 고전<라마야나>가 나와있다. 아시아설화의 보고, 화수분으로 불리는 이 인도의 고전도 얼른 만나보고 싶다. |
|
오늘날 많은 웹툰, 소설을 원천으로 그것이 영화화나 드라마화가 된다. 그런 경우에 난 그 작품의 원작을 먼저 보고자 하는 편이다. 나의 이런 원작주의엔 원작을 뛰어넘는 영화나 드라마는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원작에 이야기가 보다 풍부하고 보다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원작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세계의 수많은 설화는 세상의 많은 소설들의 원천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설화(민담, 신화, 전설)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리스로마신화는 물론 북유럽 신화까지 관련 서적을 찾아서 읽곤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설화의 보고인 삼국유사는 물론 우리의 고전설화를 바탕한 소설도 찾아 읽곤 했다. 그럼에도 아시아 설화들엔 내가 아는 것이 참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이 아시아사람임에도 우리는 서양의 설화에 더 익숙하지 않나? 아시아의 설화를 담은 책들을 보기 어렵지않나 하고 회의감을 느끼던 참이어서 이 책을 선뜻 보게 되었다.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설화를 비롯해 아시아의 여러나라들의 설화을 주제,소재면에서 관련지어 소개해놓았다. 그래서 무려 백 개의 이야기가 어떠한 주제에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소개되는 것이 <천일야화>같이 재미있다. 예컨대, 명계(지하세계)를 여행하게 되는 우리나라의 '바리공주'이야기를 수메르신화의 '이난나'이야기, 일본의 '이나자기'로 이어진다. 이러한 명계의 이야기는 죽음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명계이야기는 '죽음이 왜 보이지 않는가'를 설명하는 네팔소수민족의 민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역설적이고도 자연스럽게 죽음은 탄생, 창조과도 맞닿아있으므로 이야기는 아시아의 창조신화로, 건국 신화, 영웅신화로 이렇게 이어진다.
사랑, 변신, 괴물, 콩쥐팥쥐, 마하라바라타, 신궁, 거인, 천하장사 등등.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그 이야기는 오늘 우리나라사람들에게 익숙한 그리스로마신화에 비견해서 소개되기도 하고, 아시아 작품끼리 비교문학 차원에서 설명되기도 한다. 또한 서양의 설화에선 만나볼 수 없는 독특한 이야기들은 해당 설화와 관련있는 현대작가들의 소설작품과 함께 소개되어 우리의 문학적인 눈과 사고를 보다 넓혀주는 것 같다. 서양에는 서양만이 담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듯 동양에는 동양만이 담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 그리고 당연히 특정한 나라만의 특성이 담긴 설화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것을 책을 읽는 동안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난 설화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익살꾼'이라 할 수 있는 '트릭스터'캐릭터를 참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이야기에서 이런 트릭스터가 없으면 이야기의 재미는커녕 이야기가 시작되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 책에선 아시아에 다양하고도 귀여운 트릭스터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이솝우화를 뛰어넘는 '현자 이야기'. <천일야화>만큼 야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만큼 재미있을 것 같은 앵무새가 전해주는 천일야화 <투티나메>, <슈가샤프타디>. 유목민족을 동경하는 나를 더없이 설레게 하는 유목민의 영웅담인 <오구즈 나메>, <알란 고아>, <알파미시>. 인간적으로 너무나도 가슴아픈 비극 <만쿠르트(도넨바이) 전설> 등. 그리고 '만쿠르트'란 것이 자신의 문화적 뿌리와 기원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이를 일컫는 단어가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슬픔을 느끼면서 이 책의 의미가 보다 크게 다가온다.
|
|
어린 시절, 옛날이야기를 듣기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었을 거로 생각한다.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넘어가던 내 어린 시절에는 학교에서 매주 한 시간 있는 이솝우화 이야기 비디오를 보여주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그러다 우연히 그리스 · 로마 신화 책을 읽게 되면서 인간의 모습과 흡사한 외모를 지닌 신화 속 전지전능한 신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기억이 난다. 신화가 좋아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켈트족과 북유럽, 아프리카 등 다양한 세계의 신화를 찾아 읽었었는데, 정작 아시아의 신화라 부리우는 설화나 전설에는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그리스 · 로마 신화 등 세계의 신화는 다양한 책이나 만화 그리고 영화로 접할 기회가 많이 있었지만, 아시아의 설화나 전설은 크게 대중 곁에 다가와 있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백 개의 아시아>는 1권과 2권,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권에는 쉰다섯 번째 이야기까지, 2권에는 쉰여섯 번째 이야기부터 마지막까지 담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방글라데시의 <우유 배달부 이야기>로 시작이 되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두 번째 이야기 <바리공주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이야기는 "여기까지가 이번 이야기의 끝이다."라고 확실하게 끝을 맺는 형식이 아니라,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연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설화 <콩쥐팥쥐 이야기>를 언급하고 그와 유사한 내용으로 짜여진 중국의 섭한 아가씨, 일본의 겨순이와 쌀순이, 베트남의 떰과 깜 이야기를 묶어서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의 설화를 비교해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을 분석하고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아 해설을 해주고 있으며, 설화를 바탕으로 쓴 전래동화를 연구한 결과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독자는 자연스럽게 앞 이야기와 뒷 이야기, 그리고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게 되고 작가가 덧붙여놓은 해설을 보며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언지 확실하게 이해시킨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아시아의 대표 이야기 100선"이라는 글귀를 보고, 우리가 잘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이야기 100개를 모아 나라별로 잘 정리해서 담아놓은 줄 알았다. 하지만 직접 읽다 보니 이 책은 아시아의 설화와 전설을 100개를 모아 담아두고 있긴 하지만 이야기의 전문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내용만을 함축해서 담아 저자의 해설을 곁들인 구성이었다. 처음에는 처음 보는 이야기도 많았고, 생각하지 못한 구성에 읽어나가기 쉽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책 내용이 우리가 모르고 있던 설화와 전설이라는 점에서 저자의 해설이 없다면 자칫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의미 없이 책장만 넘기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자의 분석과 해설을 잘 집어가며 이야기를 읽어나가니 책 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고 몰랐던 이야기에 흥미도 느껴졌다. 아직도 가보지도 못한 그리스 · 로마의 신화는 잘 알고 있어도 가까이에 있는 아시아의 숨겨진 설화와 전설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옛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백 개의 아시아>를 통해 아시아의 숨겨진 진주 같은 이야기들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
백 개의 아시아.
대표적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무수한 신들의 이야기. 북유럽신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어릴 적부터 매우 친근하게 접해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신들의 이름이 우리의 이름짓기와 매우 다른데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이름이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수용하기 쉬운 단계에서 접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속해있는 아시아의 이야기는 제대로 접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어렸을 때 애니메이션 혹은 동화책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나라의 설화나 민담을 만나보긴 했습니다. 아직도 생각나는 어릴 적 애니메이션들이 있네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애니메이션들도 방영해주지 않는 다는 사실이 조금은 슬픈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자라서 국어 혹은 문학시간에 고대시가나 향가 등을 접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의 이야기들을 듣습니다. 이야기보따리를 푸는 때이니 학생들도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눈이 초롱초롱 해지고 조용해지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공부와 연관되어 있다보니 대개 쉽게 잊어버리곤 하죠. 참 안타깝습니다.
스토리텔링.
트릭스터 이야기
변신과 괴물 이야기
콩쥐팥쥐 이야기
그 외에도 우리가 잘 아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모티프를 제공한 이자나기 이자나미 신화라든지 잘 아는 길가메시 서사시라든지 그리고 전혀 알지 못했던 창세, 건국 신화이야기들을 저자들은 책 속에 잘 담아놓았습니다. 약간의 해설도 같이 곁들여서 말이죠. 100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지라 읽고 멈추기를 계속 반복했는데요. 그러다보니 가독성은 조금 떨어집니다. 하지만 솔깃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스토리텔링이 중요해진 현 시대에 유럽에 비해 아시아는 잘 되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인 점을 비춰볼 때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이야기들이 아닐까 생각하며 책을 덮어봅니다.
<끝.> |
|
어릴 때에, 그리스 로마 신화는 많이 들어 보기도 하고, 하물며 읽어 보기도했지만 아시아의 신화에 대해서는 잘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의 신화와 민담에 대해서도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는 더 잘 알고 있지 못 하는 부끄러움의 상태이기도 하지만 그러하기에 아시아쪽으로는 신화에 대해서 궁금해하거나 호기심을 가져 보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언제나 제우스 신에게, 비너스에게 더 열광하던 것이기만 했다.
아시아의 신화와 민담이나 설화들에서도 멋지고 재미진 이야기들이 수두룩하게도 있었을 것임에도 관심을 가져보지 못 했었는데, 마침 이 책이 나왔다길래 여태까지의 무관심에 대한 미안함과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는지라 아시아쪽은 우리의 정서와도 더 맞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하는 궁금증도 생겨났다.
책은 아시아의 신화와 설화, 서사, 민담 등의 이야기들을 수소문하여 담아낸 것으로 저자는 가난한 나라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민족일지라도 되려 인류 문명에 무엇인가 획기적인 혜안을 제공할 수 있음을 밝히는데 애썼다고 말한다. 옛 것의 이야기에서 배울 것이, 통찰해낼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란 건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이런 저자의 의도가 아니라도 그냥 우리가 살고 있는 아시아의, 우리의 이웃들의 신화와 설화, 서사 등을 만나는 일은 그 나라의 문화와 문명을 이해해내는 일에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또, 이야기라는 것은 언제나 재미난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주름 깊게 진 할머니 곁에서 어둑한 밤이 스며들 때면 듣던 어린시절의 "옛날 옛적에..."로 시작되던 그 아련한 따스함의 추억처럼 말이다.
방글라데시의 우유배달부의 첫 번째 이야기부터 우리의 바리공주, 우유의 바다를 휘저어 세상을 창조했다는 비슈누, 트릭스터들이 등장하는 알다르 호제, 필란독, 영웅의 이야기 오구즈 나메, 주몽, 황금오이, 섭한아가씨, 만쿠르트 혹은 도넨바이 전설, 악어 섬 동티모르, 꽌 엄 티 깡 등 쉰다섯 편의 백 개의 아시아 1편과 처용 설화, 사랑시장, 인도네시아의 라마야나, 아규, 천후마조 등등 나머지의 이야기들을 합쳐 백 편의 이야기가 1,2편에 담겨져 있다. 기원 설화, 민담, 영웅의 이야기 등등 아시아를 떠돌고 다녔던 옛 이야기를 만나는 즐거운 시간이었고, 저자의 설명이 곁들여져 있기에 더욱 자세한 이야기의 의미들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알다르 호제는 카자흐스탄 우화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트릭스터로 화폐나 우표에 등장할 만큼 유명하다고 하는데, 카자흐어로 영리한 사람이란 뜻의 알다르는 부자들을 골탕먹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의 서쪽 회랑 북쪽 방면에는 랑카의 전투를 새긴 거대한 라마야나 부조가 있다고 한다. 라마야나가 서유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이 들리고 있다고도 한다.
백 편이나 되는 아시아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 즐거운 시간이었다. 여태 알고 있지 못했던 아시아의 이야기였으니 반갑기도 하고, 더 가깝게도 여겨지기도 했다. 이젠 그리스 로마 신화만에 열광할 것이 아니라 우리 아시아의 이야기들에도 귀를 기울여야겠다.
|
|
『아시아 이야기 보따리』 / 김기태, 서행정저
|
![]()
![]()
![]()
![]()
|
|
남녀간의 사랑과 오해는 수많은 문학작품에 소재가 될 만큼 영원불멸의 이야기거리가 아닐까 싶다. 세익스피어의 오셀로가 그러했고 그리스로마신화에서도 바람둥이 제우스를 질투하는 헤라의 질투가 등장한다. 우리의 설화인 처용가에서도 사람으로 변한 역신이 처용의 아내를 범하였지만 처용은 벌하기는 커녕 춤추고 노래함으로 역신을 감복시키는 내용이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거리에 있는 에미랄드빛 돔이 인상적인 비비 하눔 모스크에 얽힌 이야기도 바로 이런 남녀간의 사랑과 오해에 관한 이야기이다. 원정을 간 아미르 티무르 대제에게 선물하기 위해 그의 가장 아름다운 아내인 비비 하눔은 가장 아름다운 이슬람 모스크를 짓기로 한다. 젊고 유능한 건축가에게 일을 맡겨 잘 짓다가 갑자기 일을 중단한 건축가는 비비 하눔에게 키스를 허락해 달라고 조른다. 애가 탄 비비 하눔은 할 수없이 키스를 허락하고 얼굴에는 진한 키스마크를 남고 만다. 원정에서 돌아온 대제가 그녀를 죽였다는 설과 누가볼까봐 얼른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덮어줬다는 설.
동서고금을 통해 역시 남녀의 사랑이야기만큼은 언제나 재미있다. 특히 각국의 건국설화역시 흥미롭다.
알에서 태어난 신라의 박혁거세와 같이 알신화가 다른 나라에도 제법 등장한다. 인도네시아의 자바에서는 뱀의 신 안타가 흘린 눈물 세 방울이 세 개의 알로 변하고 그 알에서 아름다운 여자 아이가 태어났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모두가 반하는 바람에 혼란이 일어나자 신들은 그녀를 독약을 먹여 살해한다. 그녀의 무덤에서 여러 종류의 식물이 자라났고 머리는 코코넛이 가슴에서는 여러가지 과일이 배꼽에서는 사람들이 주식으로 삼은 쌀이 나왔다고 한다.
이 섬에서는 또한 결혼식 전날, 갑자기 사라진 공주의 전설도 전해내려온다. 판지 왕자를 사모한 마녀의 계략을 알아챈 공주는 편지를 써두고 갑자기 사라졌고 편지를 받은 왕자는 공주를 찾아 험난한 여정을 계속한 후에 결국 칸드라 공주를 찾아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마치 '백설공주'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또 다른 버전을 보는 느낌이다.
백 개의 아시아에 들어있는 백 편의 이야기에는 아시아를 구성하고 있는 국가와 민족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저자들의 노고가 그대로 느껴진다. 저자는 수 천개의 이야기 가운데 발췌된 백 개의 아시아가 수 천개의 아시아로 가는 관문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고 있다. 몰랐던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후에 내 손주들에게 들려줘야 할 이야기거리가 적어도 백 개는 생긴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