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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발자국 이 가지런하지는 않아도》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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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우리의 발자국이 가지런하지는 않아도》를 읽고   첫 만남에서 느끼는 첫인상은 의도하지 않게 각인되는 경우가 있다. 양민숙 시인의 시집, 《우리의 발자국이 가지런하지는 않아도》는 집는 순간 겉표지부터 시선을 끌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 듯한 뒷모습, 잿빛, 발자국이 주는 메시지가 크게 와닿았다.    시집을 읽으며 전체적으로 ‘단아하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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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우리의 발자국이 가지런하지는 않아도》를 읽고

 

첫 만남에서 느끼는 첫인상은 의도하지 않게 각인되는 경우가 있다. 양민숙 시인의 시집, 《우리의 발자국이 가지런하지는 않아도》는 집는 순간 겉표지부터 시선을 끌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 듯한 뒷모습, 잿빛, 발자국이 주는 메시지가 크게 와닿았다. 

 

시집을 읽으며 전체적으로 ‘단아하다’를 떠올렸다. 수선스럽지 않은 단정한 어투가 돋보였다. 위트와 해학이 느껴지는 추의 미를 만날 수 있었다. 추억, 사랑의 단어가 생각났다.

 

월정사 거리의 연등을 보며, 추억하는 아빠 등에 업힌 다섯 살 시인의 모습이 아련히 보이는 듯했다. 곳곳의 시어에서 느껴지는 어머니는 병원에 계시는 듯하다. 엄마의 부적이라는 부제를 단 <테왁>, <61병동>에서 딸이 엄마를 바라보는, 엄마에게 딸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하게 했다. <귀가>를 읽으며 ‘원정물질 이년 차에 선자 이모는 살레를 장만했다’ ‘남편은 술주정으로 선자 이모는 평생 유목민이 되었다’ ‘그믓 투성이 선자 이모가 그믓 투성이 살레를 차마 버리지 못해 꾸역꾸역 집으로 들어가는 이유다’ 해학적 공감이 컸다. 작가는 ‘<작아야 산다>고 하면서 크기도 시대를 타는 법/ 사람들이 사라진 자리/ 작은 것들이 활개를 친다’라며 단정하게 속엣말을 하기도 한다. <봄날 마늘밭>을 읽다가 마늘밭 한가운데서 바지춤 내리고 오줌 싸는 할머니와 그것을 보며 난감했을 할아버지를 직접 보는 듯 이미지가 그려졌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연애담을 조곤조곤 이야기 들려주듯 풀어내는 작가의 입담도 느낄 수 있었다. <너에게 가는 길>에서 위트와 제주 신화, 용천수 소재의 <할망물>, 제주 문학인의 큰 별, 작고하신 오승철 시인을 기리는 마음, 주변 일상이 소재로 담겨있었다.

 

《우리의 발자국이 가지런하지는 않아도》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시집 한 권 읽었는데, 작가와 만나 차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느낌이다. 오랜만에 좋은 시집을 접했다.

d***7 2023.11.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