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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선거법 개혁 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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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선거법 개혁 법안 숙명여대의 서정혁 교수가 헤겔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쓴 <영국 선거법 개혁 법안>을 번역했다. 이런 류의 책은 오로지 이 분야를 오랫동안 전공한 학자만이 관심을 갖고 번역할 수 있는 책이다. 헤겔이 1831년 11월 14일 유럽에 전염병으로 돌던 콜레라에 갑자기 죽는데, 그 해에 <프로이센 관보>에 3차례에 걸쳐 연재하던 이 글이 헤겔의 마지막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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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선거법 개혁 법안

숙명여대의 서정혁 교수가 헤겔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쓴 <영국 선거법 개혁 법안>을 번역했다. 이런 류의 책은 오로지 이 분야를 오랫동안 전공한 학자만이 관심을 갖고 번역할 수 있는 책이다. 헤겔이 1831년 11월 14일 유럽에 전염병으로 돌던 콜레라에 갑자기 죽는데, 그 해에 <프로이센 관보>에 3차례에 걸쳐 연재하던 이 글이 헤겔의 마지막 작품이다. 

젊은 시절 <독일 헌법론>을 썼듯 현실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헤겔은 당시 영국과 프랑스의 정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이 글을 통해 헤겔은 현실 정치에 관심을 갖고 철학적으로 관여하려 했다. 이 글에 대해서는 저명한 철학자 헤겔의 가장 보수적인 글이라는 평으로부터 영국에 만연한 사회적 조건을 가장 잘 인식한 급진적 비판 중 하나라는 평까지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 표면적으로 헤겔은 선거 제도 개혁을 통한 영국 참정권 문제를 검토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지만, 실제로는 혁명(Revolution)의 문제, 혁명에 대한 예방책으로서 개혁(Reform)의 문제가 관심이 있었다. 당시 영국은 유럽 대륙에 만연해 있던 공포스러운 혁명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있었다. 헤겔에 의하면 영국의 정치 체제가 급진적 혁명을 어떻게 통제하고 억제할 수 있는 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탄생한 벤담의 공리주의는 초기 영국의 산업자본주의 상황에서 제기된 문제를 어떻게 하면 개량적으로 해결하느냐에 관심을 가졌던 철학이다. 이런 배경을 가진 영국은 프랑스 혁명의 이념 확산을 방지하는 동맹을 이끌며, 고소득층들에게 과제된 누진소득세로 발생한 세수를 빈곤층들의 복지에 사용함으로 혁명이 발생할 수 있는 원천적 환경을 봉쇄할 수 있었다.

당시 영국의 선거 제도 개혁을 옹호하는 휘그당과 자유당의 일차적 관심사는 사회 경제적 빈곤층 보다는 중산층에 더 두었다. 헤겔은 이러한 제도 개혁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었던 정치적 책략의 사회적, 제도적 배경을 분석하고자 했다. 헤겔은 단순한 선거권의 변화 만으로는 근대성과 합리성을 결여한 영국 사회의 구조적 결함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때문에 이러한 사회 경제적 조건에 대한 보다 철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헤겔의 견해다. 이 글에서 헤겔이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봉건적 소작에서 사유 재산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영국 농업 계급의 상당수가 어떻게 재산 소유자가 되지 못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헤겔은 이 문제가 영국에서 사회경제 전문의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적한다. 봉건적 소작의 특정 보호가 사라지면서 농업 노동자들이 영구적 빈곤층이 될 수 있다는 일반적 전망이 있었다. 헤겔 역시 이러한 전망에 동의하면서 무산계급 농업인의 악화된 상황를 개혁 법안 분석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이다. 그의 진단에 따르면 18세기에 들어서면서 영국의 헌법적 균형이 군주정에는 불리하게, 특정 자산가 집단의 오랜 특권과 사적 권에는 유리하게 바꼈고, 자산계급이 무산 농업 노동자 계급의 문제에 매우 무심했다고 진단한다. 만일 영국 사회가 무산자 계급의 물질적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지 않으면 이들이 정치적 혁명에 내몰릴 수 있지만, 개혁 법안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헤겔의 결론이다. 1821년도에 나온 <법철학 강의>에서는 이 문제를 ‘공공행정’(Polizei)에서 다루었다. 공공행정은 욕구의 체계인 시장 경제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부의 불평등으로 인한 개인의 생계와 복지 문제를, 보편적 업무와 공공시설 등을 제공하는 후견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아무튼 이런 논의들을 통해 헤겔은 영국의 선거제도 개혁에 회의를 표하는데, 첫번째 이유로는 재산에 묶여 있는 선거권의 특성 때문에 투표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고, 두번째 이유는 유권자가 국회의원에게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200여년 전의 <영국 선거법 개혁 법안>이 주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한국에서도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이러한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자체만이 이니라 경제적 양극화와 같은 경제 개혁 등 진영 논리로 양분된 여러 문제들을 바꾸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비교적 짧은 논문이지만 여기에는 선거제도 개혁을 둘러싼 여러 세력들의 관심과 갈등, 당대 영국의 사회 경제적 조건에 대한 분석 등이 잘 드러나 있다. 앞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오직 전공자만이 관심을 갖고 번역할 수 있는 글을 서정혁 교수가 충실한 해제와 함께 번역을 잘 해주었다. 서정혁 교수는 헤겔 미학의 일부분과 법철학 등을 번역하기도 했다. 책을 한 달 전에 받았는데 바쁜 일을 핑게로 뒤늦게 소개를 한다.

n***a 2023.12.2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