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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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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기타하라 하쿠슈, 하야시 후미코, 나쓰메 소세키, 가타야마 히로코, 사카구치 안고, 나카하라 주야, 호리 다쓰오, 스스키다 규킨, 구보타 만타로, 기노시타 모쿠타로, 고이데 나라시게, 데라다 도라히코, 도쿠토미 로카, 오카모토 기도, 미요시 주로, 오카모토 가노코, 미즈노 센코, 와카야마 보쿠스이, 시마자키 도손, 와카스기 도리코,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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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기타하라 하쿠슈, 하야시 후미코, 나쓰메 소세키, 가타야마 히로코, 사카구치 안고, 나카하라 주야, 호리 다쓰오, 스스키다 규킨, 구보타 만타로, 기노시타 모쿠타로, 고이데 나라시게, 데라다 도라히코, 도쿠토미 로카, 오카모토 기도, 미요시 주로, 오카모토 가노코, 미즈노 센코, 와카야마 보쿠스이, 시마자키 도손, 와카스기 도리코, 가지이 모토지로, 이마이 구니코, 미야모토 유리코, 사이토 모키치, 나가이 가후, 요사노 아키코, 요사노 뎃칸, 다케히사 유메지...

 

 

일본 문학의 황금기는 언제로 볼 수 있을까. 일본에서 유명한 작가가 노벨 문학상 후보로 오르내리던 시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부터 다자이 오사무까지의 일본 근현대 문학이 일본 문학의 황금기가 아닐까. 당시의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한 산문집은 그 이름들 만으로 설렌다.

 

작가의 실제 작품들은 현학적이고 어려울 수 있으나(사카구치 안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 책 안에 실린 산문들은 짧고 읽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잡문을 그냥 실은 책은 아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유명 소설 '런던 탑'과 비슷한 분위기를 보이는 산문 '안개'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유명 산문 '홀로 어슬렁어슬렁'이 실려있다. 홀로 어슬렁어슬렁은 산문을 모은 책에 자주 실리는 산문이다.(나가이 가후의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중 어느 것이 영향을 받은 것일까. 두 작품은 너무 비슷하다.) 표현이 솔직해서 재밌다. 꼭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경우 '손바닥 소설'이라는 책이 있을 정도로 산문과 많은 엽편을 남긴 작가로 함축적인 설정과 이야기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유명한 호리 다쓰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방랑기로 잘 알려진 일본의 대표 여류작가 '하야시 후미코'(유리가면에 실린 연극 키재기의 원작자인 히구치 이치요와 잠시 착각했다. 일본은 근대 유명한 여성작가들이 꽤 보이는데 한국에는 많지 않아 이점이 많이 아쉽다.), 개인적으로 애정 하는 천재 시인 '나카하라 주야'와 말해 뭐해 '다자이 오사무'까지 일본 문학의 슈퍼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 산문집이다.(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겐자부로가 빠져있긴 하다...)

 

책을 읽기 전 미리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이 책에 실린 작가들이 100여 년 전 작가들이란 점이다. 시대와 배경이 드러내는 묘사는 좋게 표현하면 서정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예스럽게 느껴진다.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은 의성어와 비유 표현을 멋부리듯 사용하는 작가들도 있다. 일부는 신기하고 귀여운 표현도 있으나, 일부 표현은 현시대에는 촌스럽거나 문장에서 느껴지는 고전 특유의 분위기를 지울 수가 없다.

 

이런 몇몇을 넘긴다면 대가들이 선사하는 멋스러운 이야기와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소설가와 시인, 극작가 등 각 분야의 대가들이 쓰는 산문의 매력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한 개인의 산문이 아닌 다양한 작가들의 산문을 만날 수 있는 것 역시 이 산문집의 매력이다.

 

 

게으름쟁이라 가끔 바쁜 일이 생기면 금세 지쳐버렸고, 그럴 때는 산책하러 나갔다.

가타야마 히로코, 장미 다섯 송이 중에서

 

 

산책이란 주제 아래 써 내려간 작가들의 40편의 글. 생각들이 하나같이 다양해서 이야기 배스킨라빈스에 방문한 느낌이다. 어떤 작가에게는 현실에서 벗어나 일탈과 자유를, 또 어떤 작가는 사유의 시간, 그리고 전혀 다른 이국 땅에 온 작가는 고독과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어떤 이는 원하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방황의 시간을 겪기도 한다.

 

김연수 작가가 산책하면서 이야기를 구상했다는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이란 책은 외상후유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산책을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온다. 김연수 작가는 이 작품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는데, PTSD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가볍지 않게 썼다는 부분에서 작가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

 

산책을 좋아한다는 많은 작가들의 인터뷰를 보고, 긍정적인 글들을 읽다 보니, 대부분의 작가들이 산책을 좋아할 것이라는 편견이 생겼나 보다. '작가의 산책' 안에는 우울과 고독, 죽음을 암시하는 문장들도 더러 보인다. 책 안에 실려있는 다양한 글들을 읽으며 '산책'이라는 글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달빛을 받으며 묘와 묘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누군가의 묘지 받침돌에 걸터앉아도 본다. 하지만 묘지는 영원히 잠들어야 하는 장소다.

토쿠토미 로카, 어느 밤 중에서

 

 

'작가의 시간'을 받은 뒤 출퇴근 시간은 이 책을 계속해서 읽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그중 맘에 들었던 작품을 다시 읽게 된다. 역시 가장 먼저 읽은 산문은 첫 번째에 실린 '홀로 어슬렁어슬렁'이다. 하야시 후미코의 섬세한 문장은 100여 년을 뛰어넘어 촌스러운 느낌이 없어 좋았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이 대부분이 그러하지 않을까. 한 편 한 편이 짧아 순식간에 지나가는 책이니 꼭 한 번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문장의 매혹이란 것이 무언인지를 말하는 구절들이 꽤 있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동시에 푸르른 산이 못 견디게 그리웠다. 시계를 보니 그럭저럭 12시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의자에서 일어섰다.

와카야마 보쿠스이, 어느 날 점심 중에서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766566930

s****2 2022.06.09. 신고 공감 31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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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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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책   산책하는 사람이 보인다. 아는 사람이다. 작가다. 일본 작가 몇 명 아는 사람이 보인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나쓰메 소세끼, 다자이 오사무.   그런 일본작가들이 산책을 주제로 하여 쓴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일단 산책을 하는 모습이 보이고, 산책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적어 놓은 것이다. 수필이니만큼 그야말로 붓가는 대로 쓴 것인데, 산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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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책

 

산책하는 사람이 보인다.

아는 사람이다. 작가다. 일본 작가 몇 명 아는 사람이 보인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나쓰메 소세끼, 다자이 오사무.

 

그런 일본작가들이 산책을 주제로 하여 쓴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일단 산책을 하는 모습이 보이고, 산책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적어 놓은 것이다.

수필이니만큼 그야말로 붓가는 대로 쓴 것인데, 산책을 주제로 했으니, 발가는 대로 쓴 것이다. 하여 읽기 편하다. 읽다 보면 마음이 넉넉해진다.

 

또한 산책의 방향도 다채로워서, 읽어가면서 얻는 게 많고 느끼는 게 많다.

먼저 산책을 집근처로 나간다. 동네 한 바퀴를 돌아가는 산책이다. 그런 글에 이어, 조금 더 멀리가는 산책이다. 그 다음엔 특히 자연을 마음에 두고 산책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더하여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낯선 거리에서, 즉 해외의 도시를 산책하는 것도 나온다,

 

그래서 내용이 단조롭지 않고 다채롭다는 것, 편집자의 수고가 돋보이는 편집이다.

 

이런 산책길 따라가보자.

 

봄날 햇볕을 쬐며 거리를 혼자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닌다. (11)

 

산책에 필요한 부사다. 어슬렁어슬렁.

 

꽤 걸었다. 발끝이 욱신거렸고 저녁때라 배가 고팠다. 음악학교 옆을 종종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29)

 

걷는데 필요한 의성어는? 뚜벅뚜벅이다. 이름하여 '뚜벅이'는 소리를 내며 걷는 것이다,

 

그렇게 작가들은 산책을 한다. 어떤 때 산책을 할까 

이런 때 산책을 한다.

 

예전에 나는 매우 한가로운 인간이었다. 어째서 그토록 한가했는지 생각해보니 해야만 하는 이런저런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싶다. 게으름쟁이라 가끔 바쁜 일이 생기면 금세 지쳐버렸고, 그럴 때는 산책하러 나갔다. (41)

 

작가들에게는 산책하면서 드는 생각이 어떤가 살펴보자.

 

유럽이 햄릿에게 지친 끝에 돈키호테로 움직인다. 그러자 정신없는 일본인들이 그래 밝아져야 해라고 떠든다. 저쪽이 실내에 질려 밖으로 나간다. 그러자 이쪽에서 태양 아래 졸던 무리가 으하하 웃으며 기뻐한다. (59)

 

풀이야말로 내게는 '언어'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신기한 존재다. 발굽이 없는 탓에 한 곳에 멈춰선 작은 짐승이다. (66)

 

그렇게 작가의 뒤를 따라가며, 나도 산책을 한다. 그들의 생각을 따라가본다.

 

이번에는 보폭을 넓혀 밖으로 나가보자. 해외다.

4낯선 거리에서는 외국의 거리를 산책하는 것이다.

 

영국의 런던, 208,

영국의 스트랫퍼드어폰, 226

프랑스 파리, 214, 250

이탈리아 나폴리, 220

이탈리아 베네치아, 256

러시아 모스크바, 230

오스트리아 빈, 236

미국 뉴욕, 240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264

 

이탈리아 피렌체를 다녀온 기억이 있는 작가, 이렇게 그 때를 회상한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꽃의 성모 마리아성당을 본 적이 있다. 온갖 색채 대리석을 모아 세운 이 성당은 햇빛을 받으면 광물이 꽃의 살결로 바뀐다. 성당이면서 꽃, 죽음이면서 생명이다. 게다가 아름답고 짙은 향기마저 느껴진다. 심리적 공감을 일으키는 이 역사상 예술의 증명을 바라보며 자신의 특이성에서 보편성을 찾아내며 삶을 견뎌내기로 다짐했다. (153)

 

명주잠자리가 아프로디테처럼 태어나 계곡 하늘을 향해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186)

 

오카모도 기도는 영국 런던에서 지내면서 글로브 극장 같은 유명 극장에서 연극을 구경하고, 셰익스피어의 고향을 둘러보며 틈틈이 현장에서 느낀 감상을 글로 써서 신문사에 보냈다. (224)

 

셰익스피어의 고향,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을 방문했다. 그날 워싱톤 어빙이 머물면서 스케치북의 한 구절을 썼다고 알려진 레드홀스라는 호텔에 묵었다. (227)

 

요사노 뎃칸이 쓴 물 위 거리에서는 필자가 여행했던 1910년대의 베네치아 모습이 잘 거려져있다.

시인 이름을 호텔 이름으로 한 호텔, 카사 페트라르카.

리알토 다리

두칼레 궁전

 

산마르코 대성당과 이웃한 옛날에 베네치아 총독이 살았다는 두칼레 궁은 모네가 몇 년전 봄에 그린 그림으로 익히 알았다. (261)

 

그래서 모네가 그렸다는 두칼레 궁의 그림을 찾아보았다.

 


 

 

미술관에서 티치아노의 성모승천, 피에타를 비롯해 티에폴로의 그림을 본 다음 귀족 정치 시대 영광이 담긴 두칼레 궁전도 둘러봤지만, 피렌체행 기차 시간이 촉박해 자세히 쓸 여유가 없다. (263)

 

이런 경우는 기록할만하다.

작가들이 다녀온 시점이 1910년대 초다.

모네가 두칼레 궁을 그린 시점이 1908년이니, 1910년 정도의 시점에서 베네치아는 어땠는지 알 수가 있는 것이다. 해서 이런 글은 당시 그 곳의 모습을 전해주는 기록물이기도 하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을 때, 작가의 글만 읽을 것이 아니다.

반드시 글 앞에 있는 작가 소개글을 읽을 것!

그래야 이런 일도 알게 된다.

 

이 책에는 기이한 인연을 보여주는 두 사람의 작가가 등장한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정신과 의사인 사이토 모키치다.

사이토 모키치는 도쿄대 의대를 졸업하고 정신과 의사로 활약했는데, 1927년 자신의 환자였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처방해준 수면제를 먹고 자살했다. 그는 큰 충격에 빠져 한동안 은거하기도 했다. (236)

 

이 책에는 단순히 산책만 들어있는 게 아니다.

작가들의 관계도 알 수 있고,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알 수 있다.

일본 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아주 흥미있는 책이라 평할 것이다.

물론 일본 작가를 처음 대하는 독자라도, 그들의 산책길에 동행하면서 마음의 평안함 얻을 수 있다는 것, 먼저 읽은 사람으로 장담할 수 있다.

 
s***h 2022.06.14.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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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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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은 많은 생각을 얻게 한다. 산책은 걷는 행동인 동시에 창의적인 행위이다. 걷는다는 단순한 행위를 반복하는 동안 머릿속은 온갖 상념들로 넘쳐나고 감성의 촉은 예민해진다. 혹은 걷는 동안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이 자유로워지고 무념무상에 빠져드는 시간이 산책자에게는 가장 창의적인 시간이 되곤 한다. 그러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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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은 많은 생각을 얻게 한다. 산책은 걷는 행동인 동시에 창의적인 행위이다. 걷는다는 단순한 행위를 반복하는 동안 머릿속은 온갖 상념들로 넘쳐나고 감성의 촉은 예민해진다. 혹은 걷는 동안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이 자유로워지고 무념무상에 빠져드는 시간이 산책자에게는 가장 창의적인 시간이 되곤 한다. 그러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작가들이 산책을 즐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작가의 산책은 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시마자키 도손 등 일본의 근현대 작가들이 산책에 관해 쓴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20세기 초중반에 이들 작가들이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했던 글을 산책이라는 주제로 골라 다시 엮은 셈이다. 이 책은 작가의 계절>, <작가의 마감도 이은 세 번째 책이다. 앞의 두 권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번 책도 기대했는데, 산책을 주제로 한 이번 책 역시 부담 없이 잘 읽혔다.

 


책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홀로 어슬렁어슬렁을 시작으로 다케히사 유메지의 꽈배기빵의 노래까지 이어진다. 제목만으로도 유유자적한 산책의 정경이 눈앞에 절로 그려진다. 자신들이 살고있는 동네 주변, 타국의 낯선 골목길, ‘하나의 공원이자 민중의 산책 공간’(p.119)인 백화점과 꿈꾸는 동안에 하는 잠자리 산보’(p.113)까지 작가들의 산책로는 다양하다. 그들의 산책로에는 풀 베는 냄새’(p.64)도 나고, 몸은 늙어도 마음은 소녀 같은 사람 사는 냄새도 나며(p.63), 희비극 같은 삶의 애환이 느껴지기도 한다(p.111).

 

요즘 계속 무게감 있고 진중한 책을 읽던 중에 작가의 산책을 읽으니 산책하듯 가볍게 읽힌다. 그러면서도 일본에서 대문호라고 칭해지는 작가들의 글이라 그런지 짧은 글 속에서도 역시나 깊은 여운이 느껴지곤 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산책하듯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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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d******n 2022.06.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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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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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 작가들의 산책에 관한 글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별 생각없이 단편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소설이 아닌 수필집이며 여러 작가들의 글을 하나의 책으로 출판된 글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역자가 직접 글을 선택하여 엮은 것이다. 짧게 이어지는 여러편의 글은 '산책'이라는 주제에 맞게 쓰여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산책'이라는 것이 내 생각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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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 작가들의 산책에 관한 글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별 생각없이 단편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소설이 아닌 수필집이며 여러 작가들의 글을 하나의 책으로 출판된 글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역자가 직접 글을 선택하여 엮은 것이다. 짧게 이어지는 여러편의 글은 '산책'이라는 주제에 맞게 쓰여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산책'이라는 것이 내 생각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 좋았다. 

 

얼마 전 티비에서 김영하 작가님을 봤는데, 글을 쓰는 사람들은 주변 관찰력이 매우 높다고 하며 흔히 지나쳐버릴 수 있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래서 '작가의 산책'이라고 했을 때 작가들은 산책에서 무엇을 보고 느낄까. 그 산책을 어떻게 글로 표현해낼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나는 이 와중에도 '산책'이라는 것을 한가롭게 내 일상의 주위를 천천히 걷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그 산책도 포함이지만 내 기억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야기는 도쿠토미 로카의 '어느 밤' 이야기이다. 볼 일을 끝내고 집으로 향하지만 밤 늦은 시간 문이 닫힌 집으로 들어가지 못해 숙소를 찾고 역사에서 밤을 지새워보려다 그곳도 문이 닫혀 새벽 4시가 넘어야 문을 연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밤 늦은 시간 문을 연 가락국수집에서 요기를 하고 그 시간에 잠시 대기하며 쉬고 있던 인력거꾼에게 가락국수를 사 주고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가다가 그곳도 문이 닫혀 있어 절 주변을 돌다 묘지안으로 들어간다. '묘지는 영원히 잠들어야 하는 장소다. 하룻밤 죽음을 받아들이는 곳이 아니다. 묘지에서 내쫓겨'(126) 다시 혼간지 절 툇마루에 드러누워 비로소 잠이 드는 '어느 밤'의 이야기.

 

익숙한 이름의 작가도 있고 내게는 대부분 낯선 일본 작가들이지만 '산책'이라는 주제로 엮인 글에서 다양한 삶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자이 오사무의 글은 두 편 실려있는데 대합실에서의 이야기 '장난이 아니다'는 그저 젊은이에 대한 치기어린 장난인가, 생각하다가 마지막 문장에 순간적으로 탁, 뒤통수를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 자살은 한 달 미뤄졌다"라니. 

묘지를 걷기도 하고 한적한 시골길의 풀베기도 나오지만 긴자의 도심 거리를 걷는 이야기도 있고 골목길을 거닐다 장미꽃을 산 이야기도 담겨있다. 사실 낯선 일본 작가들의 글이라 작가 이름과 수필의 제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이야기로만 기억을 하고 있지만 그 이야기 속에서 삶의 진수를 깨닫게 되기도 하는 문장을 만나는 것이 나는 좋았다. 문득, 우리 작가의 산책 이야기가 엮인다면 그 책 역시 필독서가 되려니...생각해보고 있다. 

 

 

 

 

 

 

 

 

 

 

 

r***2 2022.06.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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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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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일본 작가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는 <작가의 산책> 이야기이다. 중간에 작가의 계절은 읽지 못했는데 작가의 마감에서 지금이나 오래전이나 글에 대한 작가들의 고뇌는 다르지 않다는 것이 짠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면서도 재밌게 표현한 부분들도 있어 기억에 남는데 이번 책은 아무래도 작가의 직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산책' 이야기라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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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일본 작가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는 <작가의 산책> 이야기이다. 중간에 작가의 계절은 읽지 못했는데 작가의 마감에서 지금이나 오래전이나 글에 대한 작가들의 고뇌는 다르지 않다는 것이 짠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면서도 재밌게 표현한 부분들도 있어 기억에 남는데 이번 책은 아무래도 작가의 직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산책' 이야기라 더 궁금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19세기~20세기를 살다 간 일본 작가들이 대거 등장하며 낯익은 이름의 작가는 물론 처음 들어보지만 익숙한 작가들과의 생전 에피소드가 간략하게 담겨 있어 더 흥미롭다. 일본 문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 등의 이름은 익숙해 반가움이 들었지만 그 외 대부분의 작가들은 이름이나 작품 모두 낯선 느낌을 피해 갈 수는 없었는데 그런 점들이 의외로 신선하면서도 청량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평소 걷는 것을 좋아하고 작가나 책에 관심이 많기에 <작가의 산책>이란 책을 결코 모른 척 넘어갈 수 없었을 텐데 산책이란 단어에서 졸린 듯 나른한 햇살을 받으며 바쁜 일 없이 한가로이 걷는 산책의 이미지를 떠올렸다면 책을 통해 여러 종류의 산책을 만나볼 수 있다. 주제도 동네 한 바퀴, 산책자의 마음, 자연을 거닐다, 낯선 거리에서. 느낄 작가들이 산책 관점을 그대로 따라가게 되는데 아무래도 시작되는 동네 한 바퀴에 담긴 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았던 것 같다. 셋집에서 살며 따라가는 골목의 이야기들이 도란도란 담겨 있기도 하고 화재가 나거나 동네 주민들의 정겨운 모습들이 담겨 있기도 한데 '기타하라 하쿠슈의 <어허, 짝짝>은 남자임에도 문체가 재밌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기억에 남는다. 반면 산책자의 마음에 실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연말의 하루>는 '구보타 만타로'의 <연말>과 이어지는 내용으로 연말의 어떤 하루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후 자살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구보타 만타로'가 기억하며 자살에 대한 생각을 내내 하고 있었음에도 포기한 듯, 그러면서도 나름 필사적인 그의 생전 모습을 짠하게 기억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염세주의자로 널리 알려진 '다자이 오사무'의 <장난이 아니다>라는 단편도 기억에 남는데 동양 최대의 크기를 자랑하는 일본의 자랑 우에노 역을 통과하는 시골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큰 꿈을 안고 도쿄에 올라왔지만 가진 것은 물론 희망마저 탈탈 털리고 다시 시골로 내려가리라는 다자이 오사무의 악담에 경제 부흥기의 이면을 엿볼 수 있으며 이제 막 우에노 역을 통과한 젊은이에게 돈을 달라는 짓궂은 장난을 치며 얻어낸 돈으로 이번 달 아파트 월세 낼 돈을 구해 자살은 한 달 뒤로 미뤄졌다는 글은 그의 이력을 안다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와질 것 같다.

<작가의 마감>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통통 튀는 귀여운 글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번 책이 아무래도 나는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은데 짧은 글 속에 시대적 배경이나 작가 수만큼이나 다양하고 매력적인 글들이 의외로 많이 보여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것 같다.

 

 

d****i 2022.06.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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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산책] 일본 유명 작가들의 산책잡담기
"[작가들의 산책] 일본 유명 작가들의 산책잡담기" 내용보기
정은문고의 "일본 작가 시리즈"가 벌써 3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첫 책이었던 <작가의 마감>에서부터 기획력에 놀랐지만 그 다음 권인 <작가의 계절>에 이어 <작가의 산책>까지 만나니 정말 좋다. 한 작가의 연이은 수필을 읽으며 생애나 생각 등을 알게 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한 주제로 여러 작가의 다른 생각들을 따라가는 것도 좋다. 특히 이렇게 한 주제로 죽~ 따라읽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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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문고의 "일본 작가 시리즈"가 벌써 3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첫 책이었던 <작가의 마감>에서부터 기획력에 놀랐지만 그 다음 권인 <작가의 계절>에 이어 <작가의 산책>까지 만나니 정말 좋다. 한 작가의 연이은 수필을 읽으며 생애나 생각 등을 알게 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한 주제로 여러 작가의 다른 생각들을 따라가는 것도 좋다. 특히 이렇게 한 주제로 죽~ 따라읽으니 그 시절의 정취 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산책"이라니...! 난 언제 산책을 할까. 산책을 싫어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매일, 시간 날 때마다 혹은 아무 일 없이 나가지는 않는 편인 것 같다. 그보다는 건강을 위해서, 살이 찔까봐..등등 효율성이나 목적을 만들고 나가는 편이라 작가들의 유유자적한 산책을 읽고 있자니 나도 그런 습관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산책이라는 주제를 붙이니 유난히 작가들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그래서 앞선 두 권의 책보다 더 궁금해하며 읽었던 것 같다. 도저히 예상이 안 된다고 해야 하나... 유쾌 발랄한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기타하라 하쿠슈의 "어허, 짝짝") 침착하고 옛 추억을 되살리며 회상에 젖는 아스라한 이야기도(가타야마 히로코의 "장미 다섯 송이"), 기행문처럼 자신이 산책한 곳곳의 풍경을 묘사하거나 잘 아는 작가의 너무나 가슴 아픈 한 면을 엿보기도 한다.

 

 

특히 다자이 오사무의 "장난이 아니다"가 그랬다. 수필의 마지막 문장, "내 자살은 한 달 미뤄졌다."(...111p) 를 읽는데 가슴이 쿵! 싶더라. <인간 실격>을 통해서도, 작가의 생애를 읽고서도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수필을 통해 만나게 되니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수필은 그런 것 같다. 다소 객관적으로 읽어내는 작가의 생애보다 훨씬 더 가깝게, 작가들의 생각과 환경, 주변을 읽어낼 수 있는 것 말이다. 다음은 또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엮어낼지 궁금하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작가의산책 #정은문고 #일본작가시리즈 #산책 #수필

y****s 2022.06.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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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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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걷는 것을 즐기던 나는 언제부터인가 산책을 좋아한다고 말한다.나는 주로 혼자 걷는 편이다. 내가 걷기하러 나갈 때마다 함께 할 친구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어떨 땐 머릿 속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걷는 목적은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관리의 두가지다. 몇년 전에는 날이 추워지면 밖에 나가 걷기가 어려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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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걷는 것을 즐기던 나는 언제부터인가 산책을

좋아한다고 말한다.나는 주로 혼자 걷는 편이다. 내가

걷기하러 나갈 때마다 함께 할 친구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어떨 땐 머릿 속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걷는 목적은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관리의

두가지다. 몇년 전에는 날이 추워지면 밖에 나가 걷기가 어려울거

같아 워킹머신을 샀는데, 난 여전히 밖에 나가 걷는 걸 더

좋아한다.전에는 혼자 산책하며 글쓰기 특히 시에 대해 생각한

적이 많았다.그랬는데 요즘은 그냥 별 생각 없이 걸을 때도 많다.

 

이 책에 나온 작가들은 일본에서 유명한 문인들이다.1900년

전후에 태어난 유명 작가들이 산책을 주제로 쓴 글을 모은 책이다.

몇몇 사람은 나도 작품으로 만난 적이 있는 작가였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

 

이 책에서 마치 내 마음을 엿보고 쓴 듯한 글을 만났다.바로 작가

미요시 주로 의 ' 걷는다는 것' 이라는 제목의 글이다.자신을

속박했던 갖가지 굴레에서 벗어난 느낌, 내가 나한테서 빠져나온

느낌, 완전한 자유속에서 고독한 인간으로 그저 걸어갈 뿐인...

 

다른 독자들도 미요시 주로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이 글을 썼을까?'

 

나는 그동안 산책이라면 사는 집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을

걷는일로 생각했다. 여행을 갔다면 숙소가 되겠다..그런데

이 책에 소개된 글들은 어디서든 걷기를 한 것을 주제로 쓴

글의 모음이라고 해야겠다.

 

유명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좀 여유로워졌다고나 할까.

내가 직접 걸은게 아니고 걷기에 대한 글을 읽은 것인데도 효과가

있나 보다.산책을 좋아하는 내가 작가들의 산책에 동행하는

느낌도 받은 행복한 독서였다.

l*****1 2022.06.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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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가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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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 유명 작가들이라는데 일본 문학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나로서는 그 외의 작가들은 낯설다. 작가 소개를 보니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한 사람들이다. 수필이 짧은 것은 한 장이고, 보통은 5장을 넘지 않는다. 이 정도면 거의 시에 가깝지 않을까싶다. 자기 집 주위를 걷거나 자연속을 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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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 유명 작가들이라는데 일본 문학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나로서는 그 외의 작가들은 낯설다. 작가 소개를 보니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한 사람들이다. 수필이 짧은 것은 한 장이고, 보통은 5장을 넘지 않는다. 이 정도면 거의 시에 가깝지 않을까싶다.

자기 집 주위를 걷거나 자연속을 걷거나 외국의 거리를 걸으며 이것 저것 보이는 것을 묘사하고, 생각을 적은 글이다. 20세기 중반 근대의 일본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어묵과 문어다리를 파는 노점상, 유원지, 야시장, 양갱파는 젊은이로 북적이는 거리, 전차, 붉은 우편마차, 공원, 인력거꾼들을 상상하며 읽을 수 있다.

"교토는 이삼일 내로 분주하게 돌아볼 생각이아니라면, 정처 없이 산책할 작정으로 탈것을 타지 않고 발길 가는대로 어슬렁어슬렁 걸어야 제맛이다. 걸으면 걸을수록 웅장한 절과 고요한 땅이 자꾸자꾸 나타난다."47

<겐지이야기>에 나오는 왕과 간렌스님의 바둑내기 이야기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이야기> 교토의 명소편에서 간렌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반갑다. 정말 교토는 절과 신사가 많은가 보다.

<라쇼몽>으로 유명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요절한 천재 작가인데, 소세키가 <코>를 극찬하면서 유명해졌다. 그의 글은 물론 그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의 수필들이 함께 실렸다. 구보타 만타로는 류노스케의 글을 좋아한다고 고백하며, 자살하기 한 해 전에 그를 만난 이야기를 안타깝게 써내려간다. 가타야마 히로코 역시 14살 아래인 류노스케와의 우정을 언급하며 그를 그리워한다.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사이토 미키치는 류노스케에게 수면제를 처방했다가 그가 자살해서 은거하기도 했다고 한다.

일본 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모스크바 등지에서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지하묘지>를 쓴 요사노 아키코의 글이 쉽게 잘 읽힌다. 호기심 많은 남편의 부탁으로 함께 파리의 지하묘지 카타콩브를 간다. 입구에서 촛불을 들고 해골과 팔다리뼈를 쌓아놓은 지하 굴을 걷다보면, 900미터 가량 지나 출구가 나온다. 시큰둥했던 저자가 유쾌한 경험이라고 하니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수필은 평소 느끼고는 있지만 표현을 하지 않던 것들을 만나게 되서 반갑다. 미요시 주로의 <걷는다는 것>이 딱 내 생각이다. 뭔가 복잡한 일이 있거나 마음이 복잡할 때 산책을 나가서 한동안 걷다보면 풀리는 경우가 있다. 미요시 역시 "그렇게 두세 시간을 보낸 뒤 문득 깨닫는다. 머릿속 혼란이 가라앉거나 마음속 피로가 풀렸음을(137)" 이라고 표현한다. 잠시 관계로 복잡하든 일로 복잡하든 그 곳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여행도 의도적으로 무엇을 정리하기 위해 떠나는게 아니라 그저 갔다오면 마음이 비워지는 것과 비슷하다.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수필집이다.

b*****k 2022.06.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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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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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년전만해도 걷는것은 즐기지 않았고 산책을 공식적으로 해본적이 없는것 같다. 걸어야하는 거리가 아니라면 왠만하면 탈것을 타고 다녔고 의미없이 걷는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딘가를 가는것은 많이 했지만 생각하거나 사색하며 딱히 걷는 의미없이 걷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봐야한다. 사람들이 산책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예전에는 그런 매력을 전혀 몰랐다. 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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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년전만해도 걷는것은 즐기지 않았고 산책을 공식적으로 해본적이 없는것 같다. 걸어야하는 거리가 아니라면 왠만하면 탈것을 타고 다녔고 의미없이 걷는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딘가를 가는것은 많이 했지만 생각하거나 사색하며 딱히 걷는 의미없이 걷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봐야한다. 사람들이 산책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예전에는 그런 매력을 전혀 몰랐다. 걷는것을 우선 싫어했으니 당연한거 아닐까 싶다. 그러던 내가 어느 순간 걷는 일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아마 좋아하게 되었던 이유는 일본 여행을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일본에서 여행을 하며 걷는것이 좋아졌다. 뭔가 주변을 자세히 보게 되고 새로운 골목 모르는 길을 걷는것이 이토록 재미있다는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 후로 산책은 나의 취미가 되었다. 이렇게 걷다보면 힘든 마음도 슬픈 생각도 그래도 좀 가벼워지고는 했다. 많은 작가들이 산책을하며 영감을 얻는다고 들었는데 그들의 산책은 어떨까 너무 궁금했다.

 

내가 산책을 좋아하게 된 그곳에 그 시절에 살던 작가들은 무엇을 만나고 보았을까 거의 백년전에 살았던 작가의 산책을 따라가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 더욱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짧은 산책을 같이하는 기분은 참 좋았다. 그러고보면 나도 혼자 산책하는것을 좋아하고 그리고 혼자 어마어마한 생각에 빠져드는데 그 생각을 훔쳐듣는 기분이란 뭐나 조금 짜릿하기도 했다. 그 시간으로 잠깐 달려가 그 풍경을 만나고 그 생각을 들으니 마치 내가 순간 시간도 공간도 모두 지배하는듯 했다. 그들의 생각과 표현은 역시나 남달랐다. 그 시절 그 동네는 이랬구나, 책의 가장 큰 장점인 상상으로 재현하기를 해내는 기분이 꽤나 좋았고 같이 수다떨며 산책하는듯한 느낌이었다. 어떤 때에는 짧은 산책이었고 어떤 때에는 길고 긴 산책이었다. 구석구석 하나하나 보고 듣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다음날 산책까지도 따라 나섰다.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작가의 이력에 대해서도 먼저 알수 있다는것이었다. 이름이 익숙하나 잘 모르는 작가도 혹은 이름도 작품도 잘 알지만 작가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작가에 대해서도 알고 같이 산책을 나갔다. 마치 소개를 서로 하고 친구가된 후 시간을 보내는것 같은 느낌이어서 더욱 좋았던 시간이었다. 같이 꽃을 보고 사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은 나를 포함 주변의 모든 사람들 혹은 상상속에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같이 바라보고 느끼고 생각하고는 했다.

 

조용함 그리고 여유로움은 산책에서 누릴수 있는 최고의 축복이다. 다양한 시간,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생각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것은 어찌보면 시간을 가지고 있는 자의 사치로운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봤다. 작가들의 산책을 따라다니며 이야기를 들을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도 어쩌면 시간을 누리고 사치를 부리는것이 아닐까 싶었다. 깊고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을 궁유해준 모든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할따름이다.

 

 


 

e********2 2022.06.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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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에 사랑을, 두 걸음에 고독을, [작가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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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에 사랑을, 두 걸음에 고독을, [작가의 산책]   많이는 아니지만 책 앞머리에 실린 이 산문집의 주인공들이 쓴 책을 몇 권 읽어보긴 했다. 조금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책들도 있었음을 떠올리다가 벚꽃이 그려진 표지의 산뜻함에, 그 희한하게 느껴지는 괴리감에 잠시 주춤하다 책을 읽어내렸다. 다행히도 이 책에 실린 산문들은 전에 읽었던 그들의 작품만큼은 무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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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에 사랑을, 두 걸음에 고독을, [작가의 산책]

 

많이는 아니지만 책 앞머리에 실린 이 산문집의 주인공들이 쓴 책을 몇 권 읽어보긴 했다. 조금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책들도 있었음을 떠올리다가 벚꽃이 그려진 표지의 산뜻함에, 그 희한하게 느껴지는 괴리감에 잠시 주춤하다 책을 읽어내렸다. 다행히도 이 책에 실린 산문들은 전에 읽었던 그들의 작품만큼은 무겁지 않았다.

 

와카야마 보쿠스이의 어느 날 점심은 벚꽃이 지는 걸 실감한 작가가 갑자기 먹을거리를 챙겨 무작정 산으로 나선, 아주 짧고 평범한 어느 하루의 몇 시간을 그린 글이다. 이 글에 큰 사건은 없다. 갑자기 산행을 떠남, 그리고 갑작스레 소나기를 맞이함이 사건이라면 사건이다. 작가는 별것 없는 주위 풍경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열심히 관찰하며 세밀하게 써 내려간다. 글의 장르 특성상 역자의 글솜씨도 어느 정도 반영이 되었겠지만 그래도 원글의 작가가 어느 정도로 꼼꼼히 그날의 시간을 글에 눌러 담았는지는 예상이 되고도 남는다. 그렇게 비가 살짝 온 산의 풍경에서는 마른 풀에서 새빨간 꽃이 피어나고 솔잎 끝에서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며 바다는 빛나고 잔물결은 살랑거린다.

이렇게 자신이 사는 일본의 어느 곳을, 파리를, 베네치아를, 잘츠부르크를 그들은 산책하며 저마다의 시선으로 풍경을 사색한다. 산책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던 작가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무거운 시간도 글을 쓰고 난 뒤 어느 시점에 와서는 조금이라도 무게를 덜 수 있었기를 바래본다.

 

작가들의 산책 잡담기라는 깨알 같은 부제처럼 산책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주가 된 이색 콘셉트의 책이 반갑다. 그들의 산책만큼 우리 중 누군가가 할 오늘의 산책도 여운 가득한 시간으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오카모토 가노코의 복숭아가 있는 풍경에서 본 마지막 글귀를 떠올려본다. ‘인간은 괴로워도 예술로 구원받으리라

s****l 2022.06.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