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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내 취향이 아니다. 아무리 SF소설이라고 해도, 현실이 말도 안 될 정도로 답답하여 소설로 바꿔 버리고 싶다고 해도, 벽은 내가 좋아서 모아 놓은 낱말 그릇에 담겨 있지 않다. 할 수만 있다면 멀리 치워 놓고 살고 싶은 '벽'. 벽이 벽일진대 글 내용에 희망이나 평온이 있을 수 있겠는가. 기대하지 않았던 대로 벽같이 암담한 소설 모음이었다. 유토피아의 반대로 쓰이는 말, 디스토피아. 내게는 넘어 가고 싶지 않은 벽 또는 그 벽 너머의 세상과 같은 말. 6명의 작가는 자신만의 벽을 세워 놓고 자유롭게 안팎을 넘나들면서 우리가 사는 곳과 다른 세상을 만들어 보인다. 다른가? 다른 것 같아 보이는데 또 같은 지점이 보였다가 가려졌다가 한다. 작가는 다 알고 있고 독자들에게는 가르쳐 주지도 않고서 찾아내 보라고 달래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그래서 나는 좀 무서운 기분으로 글을 읽어야 했다. 이산화의 [깡총]이 6편 중에서 그래도 내 쪽으로 다가온 글이다. 깡총은 토끼가 뛰는 모습인데, 토끼 때문에 인류가 멸망을 할 수도 있다니, 토끼를 따라 가다가 인류의 한계에 닿고 말다니. 토끼는 토끼의 이름을 대신한 무수한 개체로 바뀔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든지 멸망할 수도 있다. 지금처럼 자연에 생명에 지구에 우주에 대항하고 자만한다면. 까짓것 멸망, 그게 뭐라고? 이런 마음이 들면 안 되는데. 나는 나를 혼내고 싶어진다. 감히 다른 사람에게는 뭐라고 할 수도 없다. 3편을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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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라는 주제로 국내 SF작가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좋은 기회로 만나보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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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SF 보다> 시리즈의 두 번째 단행본. 단편, 하이퍼-링크, 크리티크 등을 포함하되 하나의 주제로 엮어내는데, 이번엔 “벽”이 그 주제입니다. “문학이 무엇인지, 장르와 SF가 무엇인지 나는 아직 정확히 모르지만, 어쩌면 그건 끝없이 벽을 넘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 아닐까? 사람과 방과 계단과 궁전을 넘어, 눈군가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기도하고 그리는 일. 우리에게 메타포가, 비유와 우화가, 문학이 그런 것처럼. 이야기는 벽이 되고 문이 되고 세계가 된다. 책은 벽돌이다.” Hyper-link. 영화 <스타트랙>이나 <스타워즈>에서의 ‘워프’처럼 물리적 공간을 축지법처럼 건너뛰게 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혹은, 인터넷 환경 등에서 특정 사이트로 연결되는 밑줄 쳐진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는 아마도 현실 세계에 발 딛고 있는 독자를 이번 주제 (이번에는 ‘벽’)로 넘어가도록 안내하는 글 정도로 보입니다. 카프카의 작품들과 ‘해리포터 시리즈’, ‘나니아 연대기’에서 만나는 벽들을 이야기하며 그 의미를 두드려보며 다음 소설로 독자를 이끄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나에겐, 우리에게 벽은 무얼까요? 뒤엉켜버린 실타래 마냥 천만가지 생각이 또아리를 틀기에 머리를 흔들어 날려버렸습니다. 그렇게, 이름 꽤나 들어본 SF 이야기꾼들, 듀나, 아밀, 이산화, 이유리, 정보라,의 단편들이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고 빠르게 혹은 뒤척이며 흘러갑니다. “석 달 동안 1,5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적사병으로 죽은 건 오히려 축복이었다. 먹여야 할 입이 줄어들었고 평균연령이 낮아졌다.” 불안한 현재 혹은 미래는 각자에게 혹은 공동체에게, 디스토피아로 혹은 유토피아로 다가오며, 또 어떻게든 거기에 맞춰 인생은 살아집니다. 초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전망을 오히려 축복으로 만들어버린 적사병이 그러합니다. 어쩌면 코로나 19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적사병 창궐로 쿼런틴되어 벽으로 폐쇄된 2033년의 한반도와, K-팝 아이돌 그룹을 떠올리게 하는 청소년 히어로들을 모아 훈련시키는 기업 K-포스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아레나>. 손이 작아 좌절에 빠진 손이 작은 피아니스가 차원의 마녀를 만나 4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되는 벽을 뛰어넘는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토끼 떼와 토끼 사냥꾼, 그리고 종교, 이성, 자연선택설, 진화로 둘러싼 벽 안쪽의 <깡총>. 지구 상에서 오로지 네트워크가 유효한 안전한 벽, 방패의 완벽한 통제로 둘러싸인 서울의 <월담하려다 접천>. 그들 사이에 놓인 벽돌이 자라서 벽이 되는 경험을 부부가 관계를 되돌아보는 사건을 담은 <무너뜨리기>. 어쩌면 아주 오래 전 인류의 태동기의 벽에 역사를 기록하는 <무르무란>까지. “보세요! 아무리 어린 토끼라도 간단히 넘을 수 있는 벽을, 당신은 넘지 못하고 다만 이 앞에서 무릎을 꿇어버렸을 뿐이죠. 우리 교단이 이 장엄한 벽을 지은 이유를 이제 알겠나요? 당신처럼 무지한 자들이 감히 신성한 땅으로 도망치지 못하게끔 하기 위함입니다.” “소설은 우리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동시에 전체로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상기시킨다. 벽을 두고도 격리와 적대, 혼란과 자아 상실, 어느 쪽으로도 빠지지 않는 길이다.” #SF보다 #SF보다_벽 #SF보다_서평단 #문학과지성사 #도서제공 #서평단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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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키워드로 여섯 명의 작가가 각각 다른 단편을 쓴다는 기획이 흥미롭습니다. 특히 이들이 SF작품을 주로 발표한 작가들이었을 때 흥미로움은 배가 됩니다. 여섯 개의 이야기에는 벽을 넘거나 부수거나 장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전 정보라 작가의 〈무르무란〉 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무르무란〉 은 신석기-청동기 시대를 배경으로 사냥에 능한 화자 '검은 깃털'과, 화자와 갈등하는 인물 '흙발굽', 다른 부족민들의 이야기입니다. 화자는 부족의 전통에 따라 벽을 장식하는 임무를 맡고 부족에게 발생한 어떤 신비로운 현상을 관찰하게 됩니다. 다른 다섯 개의 이야기들이 벽을 넘거나 부수는 인물을 다루고 있는 반면 〈무르무란〉 의 화자는 그 자신이 충실한 벽이 되는 인물이라고 읽힙니다. (뒷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족 내 불평등을 말했던 '흙발굽'은 죽고 나서도 지상에서 춤을 추는 기괴한 원혼이 되고, 화자는 죽은 자를 쫒기 위해 무르무란을 부르는 부족민을 그립니다. 화자는 자신의 역할에 만족하면서, 다음 세대를 위해 무르무란을 부르는 법을 전하는 벽 장식에 충실합니다. 흙발굽은 왜 죽었을까요. 그가 살아있었을 때, 사냥에서 수확을 얻지 못하고 '무기가 없는건 불공평 하다'고 외치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밉보여 부족의 지식인 부상 치료 방법을 안내 받지 못하고 결국 죽습니다. 부족의 다수에게 밉보이는 사람은 부족으로부터 버림 받아 약한 개인이 됩니다. 전 이게 〈무르무란〉 에서 읽을 수 있는 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화자 또한 이 체제를 유지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화자에게 집중하면 이런 흙발굽의 입장이 보이지 않습니다. 화자 자체가 벽이기 때문입니다. 벽을 전면에 등장시키는 이야기보다 벽을 숨겨놓는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이밖에도 좋은 이야기가 많아 각각 비교하며 읽기 좋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
나는 단순하게 그냥 내 눈앞에 세워진 벽만을 생각했었는데 나야말로 벽에 갇힌 사람이었다. 여섯 명의 작가님들이 그려낸 벽은 내가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능력, 과거로 갈 수 있는 공간, 독재자에게 지배를 당하는 도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 사람들과 후손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도화지 등 그야말로 다양했다. 이것이 바로 앤솔로지를 읽는 재미 아닐까? SF에는 벽이 없다. 정말 무궁무진하고 끝없는 얘기가 펼쳐질 수 있다는 걸 작가님들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앞으로 나올 Vol. 3, 4, 5, 6... 이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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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 아밀 외 지음/ 문학과지성사(펴냄)
SF를 사랑하는 독자에게 SF 단편집은 하나의 선물 같다. 특히 듀나, 아밀, 이산화, 이서영, 이유리, 정보라 여섯 작가의 앤솔러지 작품집이라니!! 작가 저마다 지향하는 우주를 한 데 모아놓고 내가 원할 때 꺼내 보는 느낌^^
문지혁의 하이퍼 링크는 마치 현대미술을 보는 듯했다. 아직 현실 세계에서 SF의 세계로 건너오지 못한 독자를 위해 링크를 걸어두는 느낌이랄까?^^ 읽기 전에 먼저 벽이라는 소재에 대해 생각해 봤다. 작가가 소개하듯 《나니아 연대기》나 《사자와 마녀와 옷장》의 신비적인 부분이 떠오르기도 한다. 벽은 내게 '단절'의 의미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보호'의 의미가 될 수도 있겠지만, 최근에 '벽'을 떠올리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상대로 쌓았던 거대한 벽이 떠오른다.
《아레나》 적사병이 창궐한 시대는 코로나 팬데믹의 공포를 아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으스스한 공포감을 주는 소설, 과연 영웅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은 손의 피아니스트 나윤의 이야기, 부부 사이의 벽이 사라진 다시 풋풋한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 《무너뜨리기》 토끼를 저지하기 위해 벽을 쌓는 《깡총》 두 소녀의 성장을 그린 《월담하려다 접천》 벽 너머의 세계에서 보호벽이란 무엇이었을까, 사회적인 통제들..... 종교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하는 《무르무란》
소설을 통해 독자들은 벽과 마주하고, 때로 벽을 오르고 마침내 넘어서고 또 다른 차원(세계)로 넘어갈 수도 있음을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를 가로막는 것은 단지 물리적인 벽뿐 아니라, 때로 이 사회라는 거대한 감옥이 작동하는 벽이라는 것, 그리고 그 안에 부대끼는 우리들이 서로에게 하나의 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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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지성사에서 펴낸 [SF 보다]는 동시대를 관통하는 주제와 작가들의 상상력을 결합한 단 편으로 하이퍼-링크, 크리티크 등을 묶은 단행본 시리즈로 1년에 두 권씩 출간된다고 한다. 독자들에게 더없이 놀라운 S(Story)와 끝없이 새로운 F(Frame)을 보여 줌으로써 환상적인 사 유를 자극하며 다양한 S와 F가 만나 이 시대의 중력에서 벗어난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벽이란 무엇일까? 어느 날 갑자기 예측 불허한 혹은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다면, 누군가는 그 벽을 넘으려 할 것 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넘기를 포기하고 돌아서기도 할 것이다.
이 소설집에는 '벽'이라는 이미지를 다양하게 풀어낸 6개의 단편이 들어 있다.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작품 두 편을 소개하면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나윤은 손가락이 짧아 고민하던 중 마녀를 만나 '3차원에서만 살 때 가지는 모든 가능성'을 맡긴 채 길어진 손가락으로 상상력의 세계인 4차원에서의 연주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윤의 능력은 행복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넘을 수 없었기에 간절했지만, 다시 돌아갈 수도 없기에 아득한 그런 벽을 마주하는 불안함을 보여준다.
[무너뜨리기] 결혼 7년 차 부부에게는 첫 만남에서 느껴지는 벽이 모두 허물어져 편안하지만 무심한 나날들 을 보내기에 그들은 '부부 리빌딩 체험'을 신청한다. 부부 사이에 허물어진 벽이 다시 생기니 적당한 거리도 유지하고 긴장감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감정 리빌딩'으로 설렘의 시간으로 돌아간 그들에게 어떤 사건으로 인해 두 사람은 서로의 관계를 돌아보게 된다. 다시 세워진 벽은 그들에게 설렘을 가져다줄 것인가? 편안함의 몰락일까?
다른 단편들도 시간적인, 공간적인 배경은 달랐지만 '벽'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현대를 사는 우리와 많이 닮아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벽들을 만나 그 벽에 부딪혀 혼란과 좌절을 겪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벽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벽이라는 개념을 소설을 통하여 벽이란 무엇인지? 우리에게 존재하는 벽은 어떤 기능을 하기를 원하는지? 벽을 긍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부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우리는 벽 안에 있는지 벽 밖에 있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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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된 모든 글들이 흡입력 있어 빨려 들어가듯 읽을 수 있다. '벽'이라는 주제가 다양한 장르와 만나면 이런 이야기들'까지' 가능하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이 책에서 벽은 속박의 도구로, 도약의 배경으로, 기록의 도구로 사용된다. 우리가 '벽'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결국 우리 역시 벽으로 둘러 쌓인 생활을 하며 벽과 함께 살아가고 있고, 이들과 함께 존재하는 법을 알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목표로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책에 속한 여섯 개의 이야기들을 당신에게 벽과 존재하는 아주 다르고 타당한 여섯 가지의 방법들을 알려줄 것이고 그 방법들은 당신을 읽기 전과 아주 다른 곳으로 데려가 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든 복잡한 사유를 제외하더라도, 이 책에는 아주 재밌는 이야기가 여섯 개나 있다. 읽을 가치가 이미 충분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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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다 길 한 가운데를 가로막는 벽을 만나 고민에 빠진 인간이 있다. 인간은 벽이라는 장애물을 어떻게 넘어야할지 고민한다. 담을 넘을수도 있고, 부술수도 있고, 멀리 돌아갈수도 있다. 그 벽이 너무 높고 견고해 결국 넘지 못하고 벽 아래 주저앉기도 한다. 주저앉아 울다 지쳐 쓰러질 수도 있고, 그 아래에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넓은 들판 한 가운데 앉은 인간이 있다. 인간은 주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생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벽을 세웠다.
살며 마주하는 벽은 고난이나 한계이기도 하고, 나를 보호하는 벽이며, 사생활을 유지하는 담이기도 하다. 또 벽이 어떤 의미를 가지려나. SF보다의 두번째 시리즈는 이 '벽'에 관한 이야기들로 묶여 있었다. 소설 속 시공간은 현재와 완전히 달랐으나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의 모습은 우리와, 나와, 주변과 너무나 비슷해서 재미나게 읽었다. 이래서 내가 SF를 사랑하지-
SF보다 안에서 벽은 다양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인간 관계 사이의 무언가를 의미하기도 했고, 개인의 한계이기도 했으며, 사회적 장애물이자 부조리인 경우도 있었고, 절대 넘을 수 없는 무언가이기도 했다.
소설 속 하나하나에 대한 후기는 블로그에 별도로 작성 완료. https://blog.naver.com/parad_sj/22327701853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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