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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깊은 산 속, 멀리 보이는 설산까지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표지가 예뻐 계속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다. 이 책 '신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 는 바로 여행지마다 담겨있는 신화를 소개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 단군 신화가 있는 것처럼 다른 나라도 신화가 있다. '신화'라는 단어만 들어도 신비롭고 거대한 존재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신화는 오늘날 인간들의 삶에서 멀어진 유물같은 존재지만, 아직 세상 곳곳에는 꽤 많은 신화를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여행길에서 만난 멋진 장소들이 실은 매력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장소라면, 그 곳이 더 특별해지고 기억에 남지 않겠는가? 여행을 좋아한다면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흥미로울 것이다.
책 안을 들여다보면 각 장소마다 이렇게 멋진 삽화가 그려져 있다. 실제 지명이지만, 사진보다 그림으로 그려놓으니 더 신비롭고 마치 이야기 속에 있는 장소를 보는 것 같다. 이 삽화처럼 가끔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사진보다 그림이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아이슬란드 '알파보르그'라는 곳은 엘프 여왕의 고향이다. 돌과 관목 숲이 있는 작은 언덕에 불과하지만, 이 곳엔 특별한 존재가 살고 있다. 바로 숨은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진 '훌두포크'이다. 아이슬란드 국민의 대다수는 엘프의 존재를 믿고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바위에 작은 문이 그려져 있고 훌두포크를 위한 작은 집이 지어진다.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니 꽤 낭만적인 이야기다. 평소엔 숨어지내다가 도움이 필요할 때 모습을 드러내어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는 큰 사례를, 반대로 도움을 주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복수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도깨비와 비슷한 존재인 듯 하다. 이런 배경을 모르고 찾아갔다면 평범한 언덕겠지만, 이 이야기를 듣고나면 신비로운 느낌을 주며 바위 틈 어디선가 훌두포크가 달려나올 것 같지 않겠는가?
대한민국에도 한 장소가 소개되어있다. 강화도에 있는 마니산은 단군 신화와 관련이 있다. 천제의 아들 환웅은 인간계로 내려와 웅녀를 아내로 맞았다. 그리고 단군왕검이라는 아들이 태어나 고조선을 세우고 1500년간 나라를 다스렸다. 그 통치기간동안 마니산 꼭대기에 제단을 만들고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 덕인지 마니산은 기가 아주 강하고 신성한 느낌도 준다고 한다.
신화라기에 큰 호수나 바위 등 큰 자연경관을 주로 소개해 줄 것 같았는데 인공적으로 만든 건축물도 많이 소개해주고 있었다. 옛 사람들이 어떤 신을 믿고 어떻게 여겼는지 알 수 있어 재미있다. 내가 아는 신화라곤 단군 신화나 그리스 신화뿐이었는데 세계 곳곳엔 더 다양한 신화와 전설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았다. 직접 가보지 않아도 이 책 '신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을 통해 우리가 모르는 다른 세계를 다녀볼 수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그 신비로운 곳을 직접 내 눈으로 보고싶은 마음도 생겨난다. 앞으로도 여행을 다닐 때 그 곳의 숨은 이야기를 잘 알아보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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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을 못간지 오래되어서 대리만족용 여행서적이 눈에 띤다. 이 책의 주제는 <신화와 전설이 깃든 곳으로 떠나는 세계여행>이다. 영국 출신의 작가 세라 백스터(Sarah Baxter)는 여러 대륙을 횡단하며 여행작가로 자리 잡았다. 여행잡지 원더러스트(Wanderlust, 방랑벽을 의미를 지님)의 편집장을 지냈으며 다수의 여행 관련 글을 썼다.이 책 <신화가 좋다 여행이 좋다>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유럽에서부터 아프리카,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순으로 25가지 신화와 전설와 해당 유적지를 소개하는 책이다. 아서 왕의 전설이 살아있는 잉글랜드 틴타겔성, 마녀들의 회합 장소가 있는 독일 하르츠산맥, 하데스의 지옥으로 갈 수 있는 그리스 알레포트리파(여우동굴이라는 의미를 지님) 동굴, 오디세우스와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의 이야기가 있는 이탈리아 리비에라 데이 치클로피, 단군 신화가 있는 한국의 마니산, 50여 톤에 달하는 바위를 어떻게 이동했는지 미스터리한 미크로네시아 난마돌, 1760년대 초 만들어진 미국 보나벤처 묘지, 나스카 문명이 깃든 페루의 나스카 지상화 등이 나온다. 실제 유적지에 대한 사진 대신 에이미 그라임스의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있어 더욱 유적지의 모습이 더욱 신화적으로 느껴진다. 전 세계의 신화와 전설과 유적지를 다루고 있다고 해서 목차를 먼저 살펴보았다. 한국의 단군신화가 보여서 해당 챕터부터 읽어보았다(저자가 영국이라 영국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한국인이니 한국부터 시작해야지~^^). 한국인에게 백두산이 신성한 곳인데 정치적 문제 때문에 갈 수 없다는 내용과, 마니산의 용도가 나온다. 영국 작가가 단군신화를 알고 있다니 신기하다. 저자는 마늘과 쑥을 먹은 곰이 사람이 되었다는 전설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아서왕의 전설, 마녀재판, 그리스 로마신화, 오디세이, 단군신화, 나스카 문명 등 익히 들어본 신화와 전설이 있는 반면, 타르테소스, 말리날코 등 처음 들어보는 전설도 있다. 설립연도와 출처가 정확한 미국 보나벤처 묘지를 제외하다고는, 여러 대에 걸쳐 다듬어지고 만들어진 전설들이다. 이 전설들은 자연에 대한 경외를 담아 신의 이야기를 하거나, 요정/마녀/골렘 등 민족의 역사와 관련된 다양한 토템 신앙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나스카 지상화처럼 인간과 우주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한다. 각 나라의 신화와 전설에 관심이 있고, 해당 유적지가 어떤 모습을 띄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가이드북으로 읽을만하다. 일러스트만으로 현재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운 경우, 검색사이트에서 실제 모습을 검색한 후 일러스트와 비교해서 보면 좋을 듯하다. (올댓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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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으로부터 비롯됐으며 왜 사는가. 심오해 보이는 이와 같은 질문을 인간이라면 누구나 던질 수밖에 없으니,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 있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한 개인 차원에서 시작된 사고는 나의 가족, 친지, 더 나아가 선대에 이르기까지 쉬이 확장된다.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게 신화나 전설일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때론 터무니없는 이야기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과학에만 기대어서는 설명이 힘든 공백을 그렇게라도 메우고 싶은 게 인간의 욕심인 셈이다. 세계여행. 이 단어에 솔직히 가장 먼저 이끌렸다.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시대를 3년 가량 살았고, 엔데믹을 정부가 나서 선언했다고는 하나 고달픈 삶을 잠시나마 내려놓아야 가능한 게 여행이다. 제도적 제약이 사라졌다 하여도 실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부류는 몇 아니 된다. 나와 같은 이들은 타인이 남긴 기록을 읽으며 일종의 대리만족을 경험하는 게 최선일 때가 잦다. 이번 책의 경우에는 ‘신화와 전설이 깃든 곳으로 떠나는’이라는 수식어가 덧붙었다. 제목을 통해서도 여행보다 신화를 앞세웠으니, 이 책의 중심은 신화라고 보는 편이 옳다. 입시에 도움이 된다 하여 억지로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아직도 나에게 곤욕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많은 등장인물의 이름을 다 숙지해야만 비로소 이야기가 와 닿을 텐데, 첫 단추 끼우기부터가 무척이나 난해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많은 나라들이 비슷한 형태의 이야기로 제 기원을 설명하곤 하며, 몇몇은 꽤나 구체적인 배경까지도 지니고 있다. 수천 년 혹은 그보다도 훨씬 전이 시대적 배경이다. 곧이곧대로 이를 이해하고 해당 지역을 찾아갔다가는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현실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나라만 하여도 급격한 경제성장을 일군 현대에 우리 스스로가 참으로 많은 걸 창조를 위해 무너뜨렸다. 그렇다면 신화와 결부된 여행은 어떠한 형태를 취하면 좋을까. 우리보다 장기간에 걸쳐 오늘에 이른 국가들의 사정은 혹 다를지도. 사진 한 장이 없다. 그림이 사진을 대신했는데, 이런 형태를 접한 건 처음이라 신선했다. 그림에 사람이나 건물 등이 거의 등장하지 않은 걸로 보아, 짐작한 대로 장소들은 대자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듯했다. 신비롭기 위해서는 도달이 어려워야 하는데, 저자가 제시한 공간들이 그러했다. 신들만 드나들며 자기들만의 이야기를 생성해내기 적합해 보일 정도였다. 우리가 누군가. 금기라면 더더욱 기를 쓰고 방문하려 드는 종 아니었던가! 깎아지른 듯한 산 아래 펼쳐지는 새카만 물이 너울치며 인간을 고스란히 삼킬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도 인류는 그 위에 보트를 띄웠다. 코뤼스크 호수 위를 오가는 보트는 오싹한 기분과는 별개로 영감을 얻기 위해 한 번 즈음 타봄직한 무언가로 여겨지고 있다.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던 시절, 이교도 교화는 가톨릭 세계의 최대 과제였으니, 많은 신화 장소가 미처 기독교 세계가 공략 못한 곳으로 그려지기도 하였다. 하르츠산맥 아래 옹기종기 모여든 마녀들이 쉰 목소리로 저마다 사람을 해할 음모를 발설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허나 중세의 마녀는 만들어진 측면이 강하다. 화형 등의 형태로 가해진 폭력 또한 특정 세력의 공포를 다스리기 위한 방법이었다. 코로나의 원산지(?)라는 오명을 뒤짚어쓴 네이멍구 자치구도 한 때 꽤나 우수한 문명이 들어찼던 곳임을 책을 읽으며 배웠다. 정확히는 원나라의 여름 수도였는데, 이를 설계한 인물이 한족 건축가 유병충이라는 사실이 중국인들에겐 일말의 위로를 안겨다주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현재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 해도 무방할 지경이니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 전무할 수도. 수차례 이상 소개됐으며 여전히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곤 하는 페루 나스카 평원의 지상화와 우리나랑릐 단군 신화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이 신기했다. 비록 백두산은 이런저런 이유로 자유로이 가기 힘들지만, 저자에겐 마니산이 그에 버금가는 기를 받을 수 있는 장소로 인식된 듯하였다. 전국체전 성화 채화지, 전등사에서 템플 스테이를 하며 맞이하는 일출까지. 외국인 저자의 짧은 기록이 나의 미천한 경험을 일깨워 주었으니 아이러니다. 세상은 넓고 이야기는 넘친다. 여행에 관심 있는 사람, 신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 함께이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책을 읽으면서 상상해볼 수 있었다. 대자연을 보며 감탄하고, 장소가 품고 있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내고. 아무나 하기 힘든, 이런 풍성한 여행을 즐길 사람들이 부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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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세라 백스터의 책은 작년에 '문학이 좋다, 여행이 좋다'를 읽어봤는데 새로 나온 이 책도 제목에 여행만 신화로 바뀌었지 기본 구성은 동일해 낯익은 느낌이 들어 확인해 보았더니 역시 세라 백스터의 책이었다. 나라마다 다양한 신화와 전설을 간직하고 있고 관련한 장소가 관광지로 개발된 경우가 많아 신화와 전설도 좋은 여행 테마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전세계 25곳의 신화와 전설이 깃든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먼저 영국에서 여행을 시작하는데 우리에게도 친숙한 아서왕의 전설을 간직한 잉글랜드 틴타겔성으로 포문을 연다. 사실 처음 들어본 곳인데 아서왕이 실존 인물인지, 이곳과의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갈로스'라는 청동상까지 세워 엑스칼리버를 잡고 있는 아서왕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게 만들어놓은 상태다. 웨일스와 스코틀랜드 지역도 한 곳씩 소개하는데 모두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전설같은 얘기들이 얽혀 있었다. 아직도 국민 대부분이 엘프라는 꼬마 요정의 존재를 믿는다는 아이슬란드를 거쳐 유럽 본토에 상륙한다. 프랑스에선 샤르트르 대성당을 소개하는데 여기에 미궁이 있다는 건 역시 처음 알았다. 독일에선 하르츠산맥이 등장하는데 최고봉인 브로켄산 정상에 4월 30일에 유럽 모든 마녀가 모였다고 한다. 체코의 스타로나바 유대교 회당을 거쳐 슬로베니아의 유명 관광지 블레드 호수가 소개되는데 여기에도 흥미로운 전설이 있었다. 신화의 고향인 그리스에선 지하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라는 알레포트리파 동굴이, 스페인에선 타르테소스, 이탈리아는 리비에라 데이 치클로피란 생소한 곳들이 소개된다.
이렇게 유럽대륙을 횡단한 후 아프리카로 건너가는데 케냐의 마추픽추라 하는 게데(게디) 유적과 아프리카의 스톤헨지라 하는 세네감비아의 환상열석을 소개한다. 모두 다른 지역의 유명 유적들을 빗대어 표현하지만 이 유적들이 결코 뒤쳐진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제 아시아로 넘어가는데 중국, 일본, 인도에 한 곳씩 소개하고 우리도 단군신화와 관련된 마니산을 소개하고 있어 반가웠다. 오세아니아와 아메리카 지역에선 좀 더 환상적인 장소들이 등장한다. 지형 자체가 신기하다 보니 여러 얘기들이 전해져왔는데 콜롬비아의 구아타비타 호수는 '엘도라도' 전설과 얽혀 있었고 대미를 장식한 페루의 나스카 지상화는 누가 만들었는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겨진 상태다. 이 책에서도 에이미 그라임스의 일러스트가 소개된 장소를 잘 표현하는 듯 하지만 원래 장소를 모르는 상태에서 일러스트만 봐선 확 와닿진 않았다. 원래 장소의 사진과 함께 일러스트를 실었다면 느낌이 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암튼 신화와 전설의 여행지는 대부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장소들이었는데 과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 수록된 장소들을 직접 찾아가 보는 신화여행을 떠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