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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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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변신 그는 원래 평범한 돼지였다.감방에서 한 이십 년 썩은 뒤에그는 여우가 되었다. 그는 워낙 작고 소심한 돼지였는데어느 화창한 봄날, 감옥을 나온 뒤사람들이 그를 높이 쳐다보면서어떻게 그 긴 겨울을 견디었냐고 우러러 보면서하루가 다르게 키가 커졌다. 그는 자신이 실제보다 돋보이는 각도를 알고카메라를 들이대면 몸을 틀고머리칼을 쓸어 넘긴다.무슨 말을 하면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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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변신

 

그는 원래 평범한 돼지였다.

감방에서 한 이십 년 썩은 뒤에

그는 여우가 되었다.

 

그는 워낙 작고 소심한 돼지였는데

어느 화창한 봄날, 감옥을 나온 뒤

사람들이 그를 높이 쳐다보면서

어떻게 그 긴 겨울을 견디었냐고 우러러 보면서

하루가 다르게 키가 커졌다.

 

그는 자신이 실제보다 돋보이는 각도를 알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몸을 틀고

머리칼을 쓸어 넘긴다.

무슨 말을 하면 학생들이 좋아할까?

어떻게 청중을 감동시킬까?

 

박수가 터질 시간을 미리 연구하는

 

머릿속은 속된 욕망과 계산들로 복잡하지만

카메라 앞에선 우주의 고뇌를 혼자 짊어진 듯 심각해지는

 

냄새나는 돼지 중의 돼지를

하늘에서 내려온 선비로 모시며

 

언제까지나 사람들은 그를 찬미하고 또 찬미하리라.

앞으로도 이 나라는 그를 닮은 여우들 차지라는

오래된 역설이...... 나는 슬프다.

 

연일 미투 운동으로 이 사회의 괴물들이 고발당하고 있다. 이 시를 읽고 이 시의 당사자가 ‘고’씨 성을 가진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아닌 모양이다. 열심히 검색해보니 내가 알고 있는,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책의 주인공이 당사자라는 걸 알았다. ‘신’씨 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사람들은 말하는데.. 어떤 사람이 주인공이든 존경받던 사람들의 추악한 모습이 이제야 밝혀진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부당하다 생각했을 것이고 억울하다 생각했겠지만 말하지 못했던 당사자들은 얼마나 마음 아프고 힘들었을지 상상조차 못하겠다. 누군가는 이렇게 시로 라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만 어쩜 그게 상처가 되었을 수 있다. 이 시는 2005년에 처음 발간되었으니까.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내가 상상할 수 없는 범죄행위가 있어도 말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될지. 얼마 전 연극계 대부라는 사람의 기자회견을 봤다. 당사자들을 더욱 화나게 하는 그런 기자회견은 왜 한 것인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청렴하면 우린 그들을 존경하겠지? 하지만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은 그렇지 않다. 권력을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권력을 통해 잔인하고 무서운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권력의 힘을 한 번이라도 맛 본 사람은 그 맛에서 절대 헤어 나오지 못한다고 했던가? 내 아이들이 성인이 된 세상은 그런 사람들이 판을 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을 것 같아 마음 아프다. 결국 이 사회를 변하게 만들어야 하는 게 우리일 텐데... 우리는 무엇을 했는지 반성하게 된다.

 

내일은 또 어떤 곳에서 미투 운동이 일어 ‘허걱’하게 될지. 요지경 세상이다.

 

 

YES마니아 : 로얄 k*****3 2018.02.23. 신고 공감 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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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의 한 가운데서 만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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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의 낯부끄러운 일화를 공개한 데서 최영미 시인의 이름을 들었다. 그리고 돼지들에게란 시집을 오래전 발표했단 걸 알고 읽게 되었다. 시집을 읽어보니 십여년 전 외롭게 외치고 있었던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 읽으니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읽히지만 십년 전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했을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최영미 시인의 목소리에 이제야 미투를 보낼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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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의 낯부끄러운 일화를 공개한 데서 최영미 시인의 이름을 들었다. 그리고 돼지들에게란 시집을 오래전 발표했단 걸 알고 읽게 되었다. 시집을 읽어보니 십여년 전 외롭게 외치고 있었던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 읽으니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읽히지만 십년 전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했을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
최영미 시인의 목소리에 이제야 미투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s******5 2018.04.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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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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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은 늘 도서관에서나 인터넷에서 한 편씩 보기만 했지, 직접 사본 적은 없는 제가 생애 처음으로 사본 시집입니다 ㅎㅎ 현대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문장들이 많아서... 인상 깊은 구절이 많이 있었어요. 책 소개에서 <최영미 시인의 시는 해석 불가능한 시, 형식과 문법 파괴 등 이른바 전위적인 시들의 계보에 속하지 않는다>고 되어있는 것처럼 전위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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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은 늘 도서관에서나 인터넷에서 한 편씩 보기만 했지, 직접 사본 적은 없는 제가 생애 처음으로 사본 시집입니다 ㅎㅎ

현대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문장들이 많아서... 인상 깊은 구절이 많이 있었어요.

책 소개에서 <최영미 시인의 시는 해석 불가능한 시, 형식과 문법 파괴 등 이른바 전위적인 시들의 계보에 속하지 않는다>고 되어있는 것처럼 전위적이지 않은 대신 충분히 해석 가능하고 문장들을 오래 곱씹어 볼 수 있어서 더 마음에 깊이 남았던 것 같네요.

d*******a 2019.09.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