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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의 햄릿 - 강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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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나는 희곡을 읽을 때 어색함을 느낄 때가 많다. 무대에 올리기 위하여 대부분 대화로만 구성된 희곡을 읽는다는 것에 왠지모를 괴리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희곡을 무조건 연극으로 관람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런 이유로 희곡을 읽지 않나 싶다. 그래서, 희곡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과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은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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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나는 희곡을 읽을 때 어색함을 느낄 때가 많다. 무대에 올리기 위하여 대부분 대화로만 구성된 희곡을 읽는다는 것에 왠지모를 괴리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희곡을 무조건 연극으로 관람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런 이유로 희곡을 읽지 않나 싶다. 그래서, 희곡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과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은 꽤 읽은 것 같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4대 비극(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 왕), 5대 희극(베니스의 상인, 한여름밤의 꿈, 뜻대로 하세요, 말괄량이 길들이기, 십이야)이 유명한데, 나는 그의 비극을 주로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희곡을 자주 읽지 않았기에 [햄릿]을 제대로 읽은 지 오래되어 햄릿과 오필리아를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착각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강태경 교수의 [행간의 햄릿]을 읽어보고 싶었다.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극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긴 작품이라고 한다. 3,800여 행의 대사로 되어 있는데, 주인공인 햄릿의 대사는 거의 2,000행에 육박한다. 국내에 출간된 [햄릿]은 대략 200~300 페이지로 되어 있는데, 이것의 해설서라 할 수 있는 [행간의 햄릿]은 무려 850 페이지가 넘는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가히 서문의 '긴 여정에의 초대'라는 표현에 딱 맞는 것 같다. 실제로 이 책은 제목처럼 [햄릿]의 대부분의 대사에 대한 해석 및 분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솔직히 [햄릿]을 오래전에 읽어서 내용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이 책을 읽기 전에 [햄릿]을 다시 읽어볼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이 책을 읽었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이 책은 또 하나의 [햄릿]이었다. 

 

 [행간의 햄릿]이라는 제목은 [햄릿]에 대한 상세한 해설로 되어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첫장부터 제목 그대로 햄릿에 등장하는 행간의 내용을 언급하며 해설이 진행된다. 주요 대사에 국한하여 해설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대사는 물론 희곡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글로 언급되는 무대의 공간과 배경, 소품에 대한 설명에 대해서도 해설이 이루어진다. '엘시노어'는 작품의 공간이지만, 이 책에서는 햄릿의 언어 유희와 클로디어스의 와관과 실재가 분리된 대사로 인하여 기표와 기의가 어긋나버린 세상, 언어가 해체되고 가치가 전도된 세상의 상징으로 해석하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슬퍼 보인다고요, 어머니? 아니요. 슬퍼 보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슬픈 겁니다."라는 햄릿의 대사와 "장례식에 깃든 기쁨과 결혼식에 깃든 슬픔"의 클로디어스의 대사는 일차적으로는 언어 유희와 모순을 느낄 수 있는데, 저자는 이 대사들이 이루어지는 공간 엘시노어로 확장하여 그 공간을 기표(말)만 떠도는 세상의 상징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염두에 둔다면 햄릿에 등장하는 '엘시노어'라는 공간의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기존과는 달리 보여질 것이다.

 

 [햄릿]에는 상당히 유명한 대사들이 많은데,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도 그 중 하나이다. 특히 이 대사는 오늘날 젠더에 대한 감수성이 주목받는 시기에 몰지각한 반여성주의의 성차별적 발언으로 매도당할 수 있는데, 저자는 이 짧은 대사마저도 햄릿에게 내재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연관지어 설명하며, 어머니의 삶의 욕망을 성적 용망으로 읽음으로써 어머니에 대한 환멸과 혐오가 일반 여성으로 확장, 전이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숭배하던 아버지의 죽음,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머니가 숙부와 재혼을 하는 과정을 그저 자극적인 이야기의 흐름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에 대한 정신분석학적인 측면에서 들여다 볼 수 있는 이 부분은 지금까지 [햄릿]을 단순히 글자 그대로만 읽어왔던 것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또한 햄릿의 그 유명한 대사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다"에 대한 해설은 그 유명세 만큼이나 이 책에서도 상당히 비중있게 다뤄진다. 이 대사는 복수의 갈림길에서 햄릿의 우유부단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여기에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이 이루어진다. 사실 저 대사가 원전, 즉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될까? 언뜻 'live', 'die'라는 단어로 되어 있지 않을까 싶지만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이라고 한다. 저 문구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be'라는 단어가 사느냐 또는 죽느냐가 된 것이다. 영어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live', 'die'가 아니라 왜 'be'라는 단어가 저 지점에서 사용된 것일까? 'be'는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의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사느냐 죽느냐'가 된 것은 번역의 측면에서는 큰 무리는 없지만, 저 대사를 해석하는 과정에서는 아무래도 원전의 'be'에 담긴 의미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의 생각이다. 워낙에 유명한 문구이기 때문에 그동안 여러 학자들도 분석한 대사여서 저자는 그러한 다양한 해석과 그에 대한 한계를 함께 설명하는데, 개인적으로는 'be'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기에 이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인간의 심리가 단선적이지도 연속적이지도 않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내용에 공감이 갔다.

 

 지금까지 철저하게 숙부에 대한 복수를 계획한 상황에서 저 대사를 햄릿의 우유부단함 또는 조울증으로 보기보다는 인간의 의식이 복잡하고 비연속적인 흐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물론 해석에 대한 정답은 없다. 나아가서 이 부분을 저자는 [햄릿]이라는 작품 이외의 것과도 연관지어 해석하는데, 바로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의 시 한 편이다. [님은 떠나고(On Monsieur's Departure) (1582)]라는 엘리자베스의 시에 "난 있고도 없다(I am and not)"라는 문구인데, 햄릿의 대사와 상당히 유사하다. 햄릿의 'be'가 여기에서는 'am'으로 등장한다. 영어의 문법을 떠올린다면 'am'은 be동사의 한 형태이다. 즉, 1인칭 주어일 때 'am'을 사용하는데,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시에서 존재를 I라는 1인칭으로 명확히 사용한 것이다. 반면에 비슷한 뉘앙스이지만, 햄릿은 특별한 인칭을 언급하지 않고 'be'라는 원형을 사용한다. 결국 셰익스피어는 그 대사에서 특별히 인칭을 언급하지 않은 셈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엘리자베스의 시를 셰익스피어가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두 작품은 대략 20년 정도의 차이가 있다.) 우리는 저자 덕분에 이런 비교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근본적으로 희곡의 대사는 독백이나 방백을 제외한다면 상대방과의 대화를 의미한다. 대화라는 것은 대사의 의미를 이해하는 소통이 있어야 가능한데, 일차적인 소통과는 별개로 그 이면에 담겨 있는 의미도 이해해야 우리는 온전히 희곡을 즐길 수 있다. 4막 2장의 햄릿의 대사 "시체는 왕과 같이 있지만, 왕에게는 시체가 없지. (The body is with the king, but the king is not with the body.) 왕이란 물건은 말이야"에 대한 이 책의 해석은 그것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종종 보여줬던 햄릿의 언어 유희가 다시 한 번 드러나는 대목이지만, 번역된 글로만 보면 우리는 이 대사에 담긴 이면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심지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문구이다. 하지만 원문에서 햄릿은 'body'라는 단어의 이중적인 의미(시체/실체)를 활용하고 있다는 저자의 해석을 접한다면 이 문구에서 왕이 죽음을 당한 햄릿의 아버지와 왕이 되었으나 부당한 왕위 탈취로 애초에 왕의 자격이 없다는 의미, 나아가서 권력의 상징으로서의 왕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행간의 햄릿]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햄릿]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자괴감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희곡에 대한 어색함은 단순히 희곡을 그저 대사로 된 이야기로만 생각했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글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대사로 이루어진 희곡은 그냥 대사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또한 아는만큼 보인다는 의미를 이 책을 통하여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햄릿]의 내용에만 집중했지만, 정작 이 작품을 셰익스피어가 쓸 때에는 유럽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었다. 그러한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한다면 햄릿의 친구인 호레이쇼는 그저 등장인물 중 하나가 아닌 당시 시대의 변화와 흐름 속에서 하나의 상징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고, 햄릿과의 관계가 단순히 친구 관계 이상이었음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무심코 지나친 수많은 대사, 심지어 단순히 무대 연출을 위하여 언급되었다고 생각한 부분마저도 많은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어다.

 

 사실 이 책의 첫장을 넘기면서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분량도 그렇지만 과연 이러한 해설서가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 있을까? 혹시 그들만의 고상한 지적 유희로 인하여 만들어진 책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이다.(영화 평론가들을 보면 그들이 높은 점수를 준 영화는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재미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내가 재미있게 본 영화는 그들로부터는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햄릿]의 행간 하나하나에 대한 이 책의 해석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서술되어(그래서 분량도 많은 듯) 시간은 걸렸지만 무난히 완독할 수 있었다. 또한 평론이 아닌 해설서이기 때문에 [햄릿]을 접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밀도가 느껴지는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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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2023.12.03. 신고 공감 1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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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의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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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의 내용은 몰라도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의 대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원문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의 번역인 이 말은 그러나 원문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함은 물론 편협한 이해로 몰아 보다 깊은 철학적 성찰을 방해한다. 그러나 이러한 불만 속에 다행스럽게 접하게 된 이 책 “행간의 햄릿”은 흥미 위주의 햄릿 관련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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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릿의 내용은 몰라도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의 대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원문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의 번역인 이 말은 그러나 원문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함은 물론 편협한 이해로 몰아 보다 깊은 철학적 성찰을 방해한다. 그러나 이러한 불만 속에 다행스럽게 접하게 된 이 책 행간의 햄릿은 흥미 위주의 햄릿 관련 온라인 컨텐츠에서 접하지 못했던 사뭇 깊이 있는 철학적 해석을 풍부한 주석과 자세한 설명으로 만날 수 있어 단편적으로 지나쳤을 수많은 대사들을 다시 한 번 곱씹고 되새김질 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마련해 준다.

 

  일례로, 31장의 햄릿의 독백 중 위 대사는 p.309~p.320까지 무려 12페이지에 걸쳐 매우 꼼꼼하게 건드려져 있는데 심지어 설명을 위해 관련하여 언급된 사람만 괴테, 니체, 카뮈, 베르그송, 헤겔 등이다. 아마도 철학적 배경 지식이 있거나 보다 깊은 독서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이정도 책은 되어야 만족할 듯싶다. 따라서 분량이 제법 있으며 읽기가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저자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분위기가 묻어나 설명 속에 위트와 유머가 녹아 있다.

 

  성경(聖經)에 주해(註解)가 있는 것처럼 햄릿의 대사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읽어주고 설명하는 것이 엄마가 한 번 소화시켜 게워낸 음식을 아기에게 먹이는 것처럼 노고가 느껴진다. 받아먹는 아기 입장에서 한없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며 나름대로 잘 소화시켜 각자의 피와 살로 만드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리라 생각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g******9 2023.12.01.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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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의 햄릿 / 강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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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의 햄릿  강태경 바야흐로 가을은 독서의 계절 운운하며 읽을 거리를 찾던 나에게 우연히 행간의 햄릿이 찾아왔고 이 무겁고 두꺼운 책과 함께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았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햄릿을 통해 하고 싶은 작가의 말. 말. 말. 이렇게나 담고 싶은 이야기가 방대하다니. 셰익스피어 시대의 사회적 분위기, 당대의 가치관, 극중 인물 탐구, 지금을 사는 현대의 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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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의 햄릿 
강태경

바야흐로 가을은 독서의 계절 운운하며 읽을 거리를 찾던 나에게 우연히 행간의 햄릿이 찾아왔고 이 무겁고 두꺼운 책과 함께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았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햄릿을 통해 하고 싶은 작가의 말. 말. 말. 이렇게나 담고 싶은 이야기가 방대하다니. 셰익스피어 시대의 사회적 분위기, 당대의 가치관, 극중 인물 탐구, 지금을 사는 현대의 우리를 비판하기까지 막을 내리고 올리기를 반복하며 아..이 책은 행간을 읽어내는 것을 초월하여 햄릿의 분자구조를 쪼개 우주로 나르는 기나긴 여으로의 융단을 굽이굽이 펼쳐낸 격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는 얼마나 많은 다른 언어의 햄릿을 탐독했을지, 극으로 올려진 햄릿이란 수없는 무대를 탐닉했을지 감히 가늠할 수 없었다. 장면과 대사와 지문을 이해하고 소화한 햄릿에 미치지 않고서야 알아낼 수 없는 불광불급의 행간이었다. 햄릿이라면 밑도 끝도 없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 나에게도 매직아이 같이 책의 중반부로 넘어서며 내가 알던 햄릿이라는 평면적인 고전이 입체적으로 살아나 움직이기 시작했다. 앨시노어에 갇혀 억울한 생각에 사로잡혀 복수를 위한 궁리와 고민과 계획을 세우던 그가 국경을 넘는 때를 만나 양심이 발현 되고 그것이 숭고한 결정체인 침묵에 이르기 까지 문장 하나 하나에서 의미들이 쪼개졌다가 다시 모여 큰 산과 파도로 만들어져 내가 서 있는 자리에 웅장하게 닿았다.  심지어 셰익스피어가 이 햄릿이라는 소설을 쓰면서 그것까지 생각했을까? 구절구절 성경의 의미와도 상통하고 루터의 종교개혁과도 맥을 같이하는 과연 그런 의미들이 작가의 의중이 맞다면 셰익스피어는 천재중에 천재일 것이다. 아니면 그 천재의 호흡까지 간파하는 천재보다 더 천재인 독자를 만나 행간까지 읽혀버린 작품이라 해야 하나. 
"셰익스피어가 셰익스피어인 것은 한 시대의 빛과 그늘을 함께 보는 작가였기 때문이다." 255페이지
"하늘의 아버지를 대리했던 지상의 아버지가 모두 사라진 시대, 교황이든 국왕이든 절대적 권위를 잃고 추락한 시대, 곧 '아버지의 죽음' 앞에 두 청년이 마주한 것은 구원의 보증수표였던 면죄부도 없이, 그 어떤 세속적 권위자의 중재도 없이 오직 홀로 신 앞에 서야 했던 인간실존이었다."343페이지
"그때가 되면 그는 인간 스스로 결코 알지 못하는 운명의 시간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마음의 준비뿐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533페이지
  
부모, 사랑, 우정, 권력, 용서, 행동, 삶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문학, 역사, 철학, 종교 경계를 허무는 날 선 도끼 같이 햄릿을 재구성한 행간의 햄릿이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s*****0 2023.12.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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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의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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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이라는 작품과 '셰익스피어'라는 작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에 비하면 읽은 사람이나 내용에 대해 아는 사람의 비율은 극히 적을 것이다. 워낙 오래전의 작품 이기도 하고 우리에게는 낯선 '희곡'이라는 작품이 아니던가? 햄릿이라는 연극이나 공연을 접해본 사람은 많을지언정 텍스트로 된 햄릿을 읽어 본 사람은 손에 꼽을 것이다. 모든 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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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이라는 작품과 '셰익스피어'라는 작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에 비하면 읽은 사람이나 내용에 대해 아는 사람의 비율은 극히 적을 것이다. 워낙 오래전의 작품 이기도 하고 우리에게는 낯선 '희곡'이라는 작품이 아니던가? 햄릿이라는 연극이나 공연을 접해본 사람은 많을지언정 텍스트로 된 햄릿을 읽어 본 사람은 손에 꼽을 것이다.

모든 픽션 작품이 그러하겠지만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글을 접한다면 그저 눈에 보이는 텍스트 그 자체로만 생각하고 이해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포함한 몇몇은 당시의 시대상을 안다면 이해하기에 훨씬 수월한 면이 있기에 이에 대한 사전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햄릿을 접하기에 너무나도 친절하고 알찬 책이다. 두꺼운 두께에 처음 책을 접했을때는 겁부터 났던게 사실이였지만 읽으면서 이러한 두께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독자로 하여금 온전히 작품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친절한 안내원을 옆에 두고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라고 해야겠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미리 해설없이 이 작품을 읽어보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읽는 독자마다 같은 텍스트를 보더라도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는 매력이 있는데 해설서라고 볼 수 있는 이 책으로 인해 나의 햄릿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하였다는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그걸 뛰어넘는 아름다운 작품과 그에 따른 세세한 해설이 있었기에 지금이나마 이렇게 햄릿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 뿐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f*******7 2023.12.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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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한줄한줄 음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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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희곡을 지금까지 소설처럼 읽었다. 어릴 때는 소설로 나온 것을 읽었고, 어른이 되어 희곡으로 된 번역본을 읽기도 했지만, 극 공연과는 상관 없이, 줄거리와 대사를 따라가며 스토리 파악하는 읽기만 했다.      이 책을 읽으며, 머릿말과 프롤로그부터 흥미롭고, 지금까지 내가 제대로 몰랐던 부분을 하나하나 짚어줄 거라는 기대가 되었다.      본문을 읽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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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익스피어 희곡을 지금까지 소설처럼 읽었다. 어릴 때는 소설로 나온 것을 읽었고, 어른이 되어 희곡으로 된 번역본을 읽기도 했지만, 극 공연과는 상관 없이, 줄거리와 대사를 따라가며 스토리 파악하는 읽기만 했다. 

 

  이 책을 읽으며, 머릿말과 프롤로그부터 흥미롭고, 지금까지 내가 제대로 몰랐던 부분을 하나하나 짚어줄 거라는 기대가 되었다. 

 

  본문을 읽어가면서 저자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담긴 의미와 그 배경, 셰익스피어가 표현하고자 했던 사상, 앞으로의 전개될 이야기와의 관계, 숨겨진 장치 등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영어를 잘 모르는데도 작품 속 대사가 좋아서 열심히 밑줄 긋고 적어가며 읽었다.  마치 학생 때로 돌아가 공부하듯이 읽었다. 저자가 한 학기 동안 <햄릿> 강의를 한다고 하던데, 대학 강의를 듣는 느낌이었다. 

 

  <햄릿>을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은 물론,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나 문체 등에 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책이고, 무엇보다 단지 읽기 위한 희곡이 아니라 공연에서 어떤 식으로 이 작품이 구현되었는지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햄릿>이 이렇게 멋진 대사가 많고 인생에 대해, 사회에 대해, 인간 관계에 대해 깊은 통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여러 번 읽어도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t******t 2023.12.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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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의 햄릿- 강태경 교수의 햄릿 풀어읽기
"행간의 햄릿- 강태경 교수의 햄릿 풀어읽기" 내용보기
고딩 딸냄의 독서리스트에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이 들어있어서 엄마가 해 줄 건 없고 같이 관심 가져보려고 고른 책이 <행간의 햄릿>이에요. 일단 햄릿을 좋아하신다면 완전 찐보물 만나신 거에요. 870 여쪽 분량의 벽돌 논문을 찾아읽는 느낌이라 쉽게 봐지진 않지만 다 읽고 나니 햄릿 작품이 완전 새롭게 다가와 눈이 번쩍 뜨인 기분이거든요.
"행간의 햄릿- 강태경 교수의 햄릿 풀어읽기" 내용보기

 

 

   고딩 딸냄의 독서리스트에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이 들어있어서

엄마가 해 줄 건 없고 같이 관심 가져보려고 고른 책이 <행간의 햄릿>이에요.

일단 햄릿을 좋아하신다면 완전 찐보물 만나신 거에요.

870 여쪽 분량의 벽돌 논문을 찾아읽는 느낌이라 쉽게 봐지진 않지만

다 읽고 나니 햄릿 작품이 완전 새롭게 다가와 눈이 번쩍 뜨인 기분이거든요.

 


 

 

 

     작품의 첫장면 설정이 보초교대였던 게 다 이유가 있었구나!

스쳐가는 대사 하나도 이렇게까지 집요하고 치열하게 분석할 수 있구나!

대화에서 뜬금없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넘겼던 말들이 실제로

1590년대 말 영국의 정치, 종교, 역사 현실을 담아낸 내용이었구나!

이렇게 멋진 묘사가 다 있었네, 셰익스피어 정말 천재다!

특히 '인간이란 무엇인가'와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이 두 질문의 연결고리에 그저 놀람과 감탄이 저절로 나오네요.

 


 

 

 

    또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실제 영화나 연극에 올려진 장면들을 소개하거나

무대에서 어떻게 그 상황을 재현했는지 설명해 주는 부분들이었어요.

제시된 장면의 무대를 상상하면서 생동감있고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었고요.

 

   진심으로 깜짝 놀랐던 대목은 햄릿의 유명한 대사 "To be or not to be"가

세계문학의 모나리자 미소라는 비유였어요. 와아~ 이게 이렇게나 복잡하고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문장이었네요. 그리고 '양심'이라는 단어 하나로도

루터와 엘리자베스 여왕까지 소환되어 감자캐듯 줄줄이 딸려나오질 않나,

클로디어스의 모습에 성경 창세기 최초의 살인사건의 주인공 카인을 겹쳐놓고,

오필리아에게서 이스라엘 사사 입다의 딸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하고요.

그저 햄릿이 아버지를 죽인 숙부에게 복수하는 평면적인 스토리로 생각했다가

피러스, 레어티즈, 포틴브라스 인물들의 '복수하는 아들' 캐릭터 분석 보고

알고 보니 정말 복잡한 플롯을 가진 작품이었구나 새삼 깨닫게 된 어른 독자에요.

 

    이 책을 계기로 햄릿을 제대로 다시 만나볼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셰익스피어와 그 작품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게 일반 독자의 무지를 깨우쳐주신

<행간의 햄릿> 저자 교수님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드립니다.

 

 

* 예스24 리뷰어스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YES마니아 : 플래티넘 r******5 2023.11.2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행간의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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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내용은 몰라도 햄릿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정도로 유명한 대사다. 가끔 햄릿을 보르는 사람들이 이 대사를 듣고 햄릿에 대해 유추해 보라고 하면 어떤 인물을 상상할지 궁금할 때가 있다. 죽음이 거론되기에 누구나 자연스럽게 비극을 떠올릴 것 같기는 하다. 공연을 좋아해 햄릿을 소재로 한 연극과 뮤지컬을 여러 편 관극했는데 그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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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내용은 몰라도 햄릿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정도로 유명한 대사다. 가끔 햄릿을 보르는 사람들이 이 대사를 듣고 햄릿에 대해 유추해 보라고 하면 어떤 인물을 상상할지 궁금할 때가 있다. 죽음이 거론되기에 누구나 자연스럽게 비극을 떠올릴 것 같기는 하다.

공연을 좋아해 햄릿을 소재로 한 연극과 뮤지컬을 여러 편 관극했는데 그럴 때마다 같은 원작에서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변주가 가능할까. 햄릿의 어떤 점이 이렇게 다양한 관점의 해석을 만들까. 원작의 매력이 궁금할 때가 있다. 『햄릿의 행간』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은 이유다.

 

 

『햄릿의 행간』은 제목처럼 원작 안에 숨겨진 숨은 의미를 해석하는 작품이다. 우리가 흔히 행간을 읽으라는 말처럼 문장 자체만 읽는 게 아니라 문장에 담긴 의미와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하게 됐는지 원인과 배경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말은 책의 두께만 봐도 알 수 있다. 초판이 264쪽인데 반해 『햄릿의 행간』은 872쪽이다.

원작에 해석을 더한 것만으로 거의 3배가 넘는 분량이 나올 정도로 살펴볼 부분이 많다는 것이니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햄릿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우선 『햄릿』의 원작자가 셰익스피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12세기 구전 설화인 『앰릿』이 원작으로 셰익스피어는 원작에는 없는 폴로니우스라는 인물을 추가해 인물들의 관계를 한층 입체적이고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메인 텍스트와 서브 텍스트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햄릿』이 그의 작품 중 가장 긴 이유를 집필 방식에서 찾을 수 있었다.

흔히 햄릿 하면 바보 왕자나 우유부단한 인물로 평가한다. 솔직히 그런 면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복수를 목표로 삼았다면 빨리 끝낼 수도 있었지만, 무방비상태로 기도하는 숙부의 모습을 보면서도 그는 주저했다. 이유는 기도 중인 그가 신에게 용서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해서다. 이 한 장면만 봐도 햄릿이라는 인물이 지금 처한 상황뿐 아니라 전후의 관계까지 세밀하게 파악한 후 행동하는 인물임을 알 게 된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라는 말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해 보자. 이 대사만 보면 성차별적인 발언으로 볼 수 있지만, 저자는 이 짧은 대사에는 햄릿에게 내재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연관 지어 어머니를 넘어 인간의 욕망으로 확장했다고 말한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삶까지 파괴하는 햄릿을 보며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라는 생각은 해봤지만 오이디푸스와 연결 지어 생각해 본 적은 없어서 흥미로운 해석이었다. 오필리어에 대한 해석도 흥미롭다. 오필리어는 순종적인 여성의 대표적 이미지인데,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그녀는 주체적인 여성이었고 만약 그녀를 인형처럼 얌전하고 순종적인 여성으로 알고 있다면 우리 또한 가부장적인 편협성에 사로잡힌 것은 아닌지 돌아볼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사실 햄릿과 햄릿 속 등장인물에 어느 정도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주변 인물들에 대한 입체적인 면들을 만날 수 있다. 행간을 읽는 재미와 필요를 햄릿에서 만나보니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느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해보게 됐다. 평전이 아니라 비판적 에세이를 표방하고 있어 더 다양한 관점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다. 872쪽이라는 분량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원하는 장이나 궁금한 장면위주로 읽어도 햄릿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d****a 2023.12.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햄간의 햄릿_강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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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예상 독자를 생각해 본다. 햄릿을 한번도 읽지 않은 독자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며 16-7세기 영어를 이해하는, 원서로 이해할 수 있는 독자도 이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 책을 읽게 될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희곡은 무대 상연을 전제로 쓰여지는 작품으로 소설/시를 읽을 때와는 다소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시대적 관습과 연극적 관습, 여기서 한발 더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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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예상 독자를 생각해 본다.
햄릿을 한번도 읽지 않은 독자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며 16-7세기 영어를 이해하는, 원서로 이해할 수 있는 독자도 이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 책을 읽게 될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희곡은 무대 상연을 전제로 쓰여지는 작품으로 소설/시를 읽을 때와는 다소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시대적 관습과 연극적 관습,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근대까지의 희곡들은 시적인 수사학까지 개입되니 번역서는 사실, 극의 중심이라고 여겨지는 갈등 구조를 이해하는게 고작으로 그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이러한 서적은 위에 언급한 햄릿을 읽지 않은(을) 사람들과 햄릿을 이미 상당 부분 이해한 사람들 사이에서 사다리가 필요한 사람들한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적지 않은 책이다. 

마치 작사법과 같이, 대사의 음성학적 측면을 살피는 부분과 시대별 극장사적 측면에서 언급하는 부분, 나아가 시대마다 행해진 비평가들의 해석과 심리학/철학자들의 (이해) 시도까지 아울러 언급하는 이 책은 그런 면에서 한 권의 책을 얼마나 깊게 읽을 수 있는지, 한 권의 책이 400년 가까이 읽히며 얼마나 많은 해석이 행간에 누적됐는지 일별하게만 하는데도 독자에게 또한 상당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고 있다.

그렇기에 자칫하면 쏟아져내려오는 해석에 치여 고전과 마주하는 자신만의 느낌을 - 그것이 작든 크든 - 소중히, 조금씩 길러가는데는 이러한 책이 무조건적인 도움이 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시의 해설을 읽는 일이 시의 본질에 이르는 최선의 방편이 아니듯, 하물며 현실 공간에서 연행되는 - 햄릿과 같이 400년 가까이 재현되온 작품은 더욱 - 연극 장르에 있어 텍스트의 장구한 해석(들)이 행위로서의 연극을 이해하는데 최선의 방편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의 장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오랜 기간 텍스트를 연구한 연구자의 노력으로 인해 다양한 해석의 경우들을 - 좀 더 용이하게 - 접할 수 있게 하였고, 앞에서 언급했듯이 한 권의 책을 어디까지 집요하게 읽어낼 수 있는지 - 결국 끝은 없을 - 무한 반복의 텍스트와 해석자의 교류의 사례를 보여주는 면에서 이 책을 접할 독자들에게 이 만남 이후에 '독서'라는 행위는 다른 면모를 띠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햄릿>과 셰익스피어에 한정해서 말해도, 이 이후에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작품과 자신의 관계 속에서 어떠한 선행 연구를 참조할 것인지 - 그것이 자신의 주체적인 해석(만남)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게 할 것인지 -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다.     

 

 PS. 현실 정치의 직접적인 대입 및 언급은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텍스트와의 주관적/직접적인 대면에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하였을지, 의구심이 다소 남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 풍부한 울림을 너무 많은 말, 말, 말(Words, words, words)이 일찌감치 차단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작은 아쉬움을 사족으로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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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 2023.12.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행간의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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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햄릿의 행간을 길게 풀이하고 있다. 그 풀이 속에는 햄릿에 대한 내면의 소리에 대한 해석이 가득하다. 분명 그냥 햄릿을 읽는 것보다는 셰익스피어가 햄릿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행간의 의미를 아주 섬세하고 상세하고 밀도있게 알려준다. 그리고 현대적인 해석으로 다가간다.  아이돌 스타의 사진이 팔리듯 "새 왕의 초상화가 동나고 있다" , 햄릿의 연극 사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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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햄릿의 행간을 길게 풀이하고 있다. 그 풀이 속에는 햄릿에 대한 내면의 소리에 대한 해석이 가득하다. 분명 그냥 햄릿을 읽는 것보다는 셰익스피어가 햄릿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행간의 의미를 아주 섬세하고 상세하고 밀도있게 알려준다. 그리고 현대적인 해석으로 다가간다. 

아이돌 스타의 사진이 팔리듯 "새 왕의 초상화가 동나고 있다" , 햄릿의 연극 사랑은 그저 화려하거나 강렬한 무대에 열광하는 어느 애호가, 요즘 말로 '덕후' 차원인 것이다. 위처럼 아이돌스타, 덕후등 현대에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단어들을 빗대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햄릿을 조울증 환자로 본다. 그 만큼 햄릿은 자신의 내면의 갈등이 심하여서 감정의 전환이 아침과 저녁이 달랐던 것이긴 하다. 그 와중에도 복수의 "열정이 아니라 냉철한 "이성"을 찾으려고 했지만 말이다. 

햄릿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유명한 문장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다." 이 부분을 어떻게 풀이할지가 제일 궁금했다. 저자는 모나리자의 미소라고 표현한다. 맥랑상실이라는 것이다. 어제만 해도 선왕 살해의 증거를 잡고자 연극을 준비하고 자신이 직접 고안한 대사를 써놓을 정도로 치밀한 계획을 세우던 햄릿이 정작 오늘 밤으로 다가온 공연을 목전에 두고 뜬금없이 "살지 말지"를 고민하고 "삶의 청산"을 운운하다니, 운명의 여신이 다스리는 나라에 포효하듯 반역을 외치리라는 다짐은 어디갔냐는 것이다. 햄릿이 생각하는 죽음은 자살이 아니라 "무기를 뽑아들고" 싸우다 죽을 가능성이라는 주장은 맥락상 가장 설득력이 잇어 보이기도 하지만, "날선 칼 하나로 스스로 삶을 청산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명백히 자결을 의미하는 구절에 의해 반박될 수 밖에 없다" 영어의 'be' 동사가 'be'동사인 것은 한 마디 안에 그 두 의미를 동시에 품은 말이기 때문이다. 

강태경교수는 셰익스피어 비평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만큼 햄릿에 대해 깊이있는 풀이로 책속의 책을 담아내고 있다. 혼란속에, 삶의 고뇌속에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하는 물음에 깊이 있는 풀이와 비평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햄릿의 본질은 무엇인지. 죽음으로써만 완성되는 인간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행간의 풀이로 답하고 있다. 

저자의 말 처럼 이 책은 긴 여정이다. 문장의 행간의 풀이를 다 이해하고 따라가기에 벅차고 쉽지는 않지만 햄릿이 주는 행간의 의미를 거친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에게 더 깊고 세밀한 파도를 타고 느끼게 한다. 

이 책을 깊이 있게 햄릿에 다가서고 싶은 분들에게 권해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j*****1 2023.11.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