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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의 사계절/ 성환희 동시집/ 청개구리/ 2023
빛나가 밝히는 환한 세상
성환희 시인의 신간 동시집 『빛나의 사계절』이 청개구리에서 출간되었다. 동시집 전체를 이끌어가는 캐릭터 나빛나는 밝고 따듯한 아이다. 성환희 시인을 대신하는 캐릭터라 시인 자신을 그대로 닮은 나빛나를 내세우지 않았나 싶다. 그동안 청개구리 동시집이 색감이 전체적으로 강한 인상을 받은 적이 많았는데 이번 『빛나의 사계절』은 시도 삽화도 편집디자인도 빛나처럼 밝고 따스한 느낌이라 더 정감이 간다.
참새야 참새야 쫑알쫑알 말도 참 많구나 우리 엄만 너 같은 딸 갖고 싶다더라 너, 우리 엄마 딸 해라
장미야 장미야 빨강 노랑 하양 미소 참 예쁘구나 우리 엄만 너 같은 딸 좋다더라 너, 우리 엄마 딸 해라
나는 나는 그냥 이대로 나, 빛나로 살 거다
- 「나 대신」 전문 (22쪽)
잘 웃고 살가운 딸을 원하는 엄마를 위해 참새와 갖가지 색의 장미에게 빛나 자신을 대신해 딸 노릇하라는 빛나, 조금은 능청스러운 것도 같지만 자신의 의지는 확고하다.
엄마, 나 이제 그 오빠 끊기로 했어
아니, 왜
이젠, 멋지지 않아
아니, 왜왜
아이스크림 봉지 바닥에 휙 던지더라고
멋지다! 그 오빠 우리 빛나를 위해 기꺼이 꼬리를 들켰구나
- 「세상에서 가장 멋진 그 오빠」 전문 (35쪽)
“엄마처럼 안 살 거야!” 수시로 혼잣말하는 우리 엄마 슬픔을 참는 거다
귀하고 좋은 건 모두 아까워 먹지도 입지도 못하고 하늘나라 가 버린 외할머니 생각에 열심히 명랑소녀가 된다
“얘, 나도 아이스크림 좋아.” “얘, 나도 치킨 좋아.” 내 옆에 앉아 쩍쩍 입을 벌리는 너무 귀여운 우리 엄마
난, 엄마처럼 살 거다
- 「난, 엄마처럼 살 거다」 전문 (51쪽)
「세상에서 가장 멋진 그 오빠」, 「난, 엄마처럼 살 거다」에서 보면 엄마와 딸의 관계가 보인다. 이 정도의 관계기에 빛나가 밝은 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허물없는 대화와 행동에서 부모 자식이라기보다 친구 같은 모습이다. 다른 하나는 동시집에서 만난 빛나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는 것이다. 억눌린 모습이 아닌 밝은 기운을 뿜으면서도 자기주장을 펼칠 줄 아는 빛나가 있어 이 동시집이 빛난다.
할머니 옷이었다가 엄마 망토가 되었다가 나, 빛나의 목도리가 되었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한 귀하고 장한 털실의 발걸음
- 「털실뭉치」 전문 (80쪽)
마지막 4부를 환경에 관한 동시로 구성했는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게 환경문제다. 아나바다운동처럼 할머니의 옷이 빛나의 목도리가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나이는 숫자일 뿐 새로운 모습으로 새 걸음을 내딛는 털실뭉치를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빛나의 사계절』에서 본 빛나의 밝고 환한 에너지를 많은 사람이 만나고 받아 가서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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