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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양이랑 같이 살지 않지만, 고양이랑 같이 사는 사람 조금 부러워. 아무 말 하지 않아도 함께 있어주는 게 고양이잖아. 이건 고양이한테 가진 환상인가. 어쩌면 그럴지도. 가까이 있지 않고 멀리 있으면 그런 환상도 가지잖아. 그래도 고양이가 위로가 되는 건 맞지. 어때. 그건 개도 식물도 그렇다고. 그렇겠지. 사람을 위로해 주는 건 고양이만이 아니겠어. 누군가는 맛있는 걸 먹어도 기분 좋아지겠어. 맛있는 거, 이 책 제목이 ‘빵 굽는 고양이’잖아. 고양이와 빵이 나와. 언젠가 고양이가 웅크리고 앉은 모습을 식빵처럼 그린 거 봤는데, 그런 모습을 식빵 굽는다고 하더군. 이런 말은 고양이와 같이 사는 집사라면 다 알겠어. 먹지 못하겠지만 귀여운 고양이 식빵이겠어.
고양이는 한마리만 있어도 그렇게 쓸쓸하게 여기지 않겠지. 동물은 자기 영역 같은 걸 만들어 두려고도 하잖아. 처음부터 여러 마리는 괜찮아도 나중에 다른 고양이와 함께 살게 하려면 먼저 살던 고양이가 그걸 싫어할 때도 있는 것 같아. 시간이 가면 서로 익숙해지기도 하겠지만. 처음부터 큰 고양이가 작은 고양이를 돌볼 때도 있겠지. 사람이 다 다르듯 고양이도 다 다를 거야. 개는 같이 사는 사람을 닮는다고도 하는데, 고양이는 어떨까. 사람과 살면서 그 사람을 조금 닮기도 할까. 조금은 닮을 것 같기도 한데. 그렇게 멋대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알았어, 알았어. 고양이는 고양이대로 자신이 사람인 듯 살겠지. 한마리는 그래도 여러 마리는 다를 것 같아. 여기에는 고양이가 세 마리 나와. 한치 두치 꽁치. 마지막은 삼치라고도 해. 막내여서 꽁치군. 한치가 오징어 닮았다는 거 이거 보고 알았어. 한치는 한치 냄새를 맡고 사람을 따라왔어. 그렇게 만나기도 하는군. 난 그런 고양이 연도 없는 듯해. 우연히 고양이를 만나고 함께 사는 사람도 부러워. 길러야지 하고 어딘가에서 사거나 얻어오는 것보다 나은 것 같잖아.
길에서 만난
사람은 고정미야. 계약직 일을 하다가 계약 기간이 끝나자 더는 그 회사에 다니지 못하게 돼. 그날 정미는 작은 사과를 사오고 집에서 애플타르트를 만들어. 정미는 가끔 빵을 만드는가 봐. 아니 요즘은 그런 사람 많더군. 난 아니지만. 난 음식 못해. 고양이는 비닐 소리가 들리면 달려오고 비닐봉투에 들어가기도 하잖아. 꽁치가 그래. 고양이는 상자에 들어가는 것도 아주 좋아해. 뭐가 좋은 걸까. 어린이도 그런 거 좋아하던가. 어딘가에 들어가는 거. 그런 것 같기는 한데. 정미는 일자리 찾다가 국비 지원으로 제과제빵 학원에 다녀. 전문으로 그걸 배우게 된 거지. 본래 빵을 만들어서 제과제빵 학원에서 배우는 거 어렵지 않았겠어. 바로 마음에 드는 일자리 구하지 못해도 제과제빵 자격증 따면 그쪽 일해도 되겠어.
다른 친구가 연락해서 만나기도 했는데. 거기에 정미와 헤어진 남자친구가 오고 태어난 날이라면서 케이크를 사오라고 해.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그냥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고 해도 만나면 어색할 것 같은데. 정미는 자기가 만든 케이크 가지고 가. 그런 걸 만들다니. 다른 거 못해도 케이크 만드는 거 알면 좋을 것 같아. 요즘은 케이크 빵만 만들어서 파는 것 같기도 해. 그저 생각만 해야지. 다 하고 치우려면 귀찮잖아. 정미와 헤어진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친구를 사귀고, 그 여자친구한테는 자신이 복숭아 알레르기라는 걸 말하지 않았나 봐. 먹는 거 알레르기 있는 사람은 힘들겠어.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을 텐데. 그런 걸로 죽는 추리소설을 봐서 이런 생각을 했군. 뭐든 편하게 먹는 것도 참 다행한 일이야. 별거 아니지만 고맙게 여겨야 하는 일이군. 싫어해서 안 먹는 것도 있겠지만. 나도 몸에 안 맞는 거 있군. 알코올. 알레르기 같은 건 아니지만 잘 안 맞아. 싫어하기도 해. 나한테 안 맞는 거 그거 말고도 있는 것 같아. 거의 안 먹는 거니 상관없군. 차 종류에는 마시면 어지러운 거 있더라고.
정미한테는 마음먹으면 바로 그걸 하는 언니가 있어. 언니는 정미와 같이 카페를 해 보자고 해. 정미는 엄마한테 돈을 갚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 돈을 다시 빌리기로 해. 그때는 엄마가 좋아하는 상투과자를 만들어 가. 안에 팥이 든 그 과자 상투과자군. 난 이름 몰랐어. 나도 그거 좋아하는 편인데. 정미는 빵과 과자를 맡고 언니는 커피를 맡으면 괜찮겠지. 한국에 카페 많은 것 같은데 정미와 언니가 하는 곳 잘됐으면 해. 한치 두치 꽁치와도 오래 함께 살기를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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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본 카페 그램( http://blog.yes24.com/document/10847971 ) 과 비슷하지만 더 밝고 쉽게 읽히는 책이다. 일단 그림부터가 더 내 취향이기도 하고 게다가 컬러다. 맨 처음에 등장하는 애플파이를 시작으로 레서피들도 하나씩 소개가 되고 레서피와 어울리는 에피소드들도 등장해서 보는 내내 흥미를 잃지 않고 지켜 볼 수 있다. 맘에 든다. 한치 두치 삼치(꽁치)는 귀엽고.. 소개되는 빵들은 먹음직스럽다.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정이 가는 사람들이고 에피소드들도 현실적이다. 고양이와 빵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강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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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험 준비생이었지만 현재는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평범한 20대 여성 고정미. 한치, 두치, 삼치(꽁치) 세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그녀의 취미는 빵과 과자 만들기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와 함께 그의 일상은 변화를 맞이하는데…. 열한 가지 에피소드로 묶인 『빵 굽는 고양이』는 평범한 20대 여성 고정미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정미와 그녀의 고양이 꽁치의 시선을 오가며 전개되는 『빵 굽는 고양이』는 얼핏 빵과 고양이가 등장하는 말랑말랑한 이야기일 듯하지만, 그 속에는 정미로 대변되는 이 시대 젊은 여성의 삶과 고민이 녹아 있어 깊이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ILLUSION(일루전)』『M.노엘』부터 최근『기묘한 생물학』에 이르기까지 독특하고 매력적인 스타일의 작품을 선보이며 오랫동안 만화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만화가 한혜연의 또 다른 면모를 만날 수 있다. 결혼한 언니 가족과 함께 살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정미는 주위 시선을 의식해 시험을 포기하고 취업을 택한다. 하지만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회사에서도 쫓겨나 결국 실업자가 되고 만다. 백수가 된 정미는 집에 놀러온 친한 친구에게 식사 대접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처지지만, 끝내 친구에게 자신의 금전적 궁색함을 솔직히 털어놓지 못한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는 동창회를 앞두고 친구들에게 비춰질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밤새 뒤척이는 정미의 모습은 이 시대 젊은이들의 녹록치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이 만화를 보고 처음으로 고양이가 앉은 모습을 식빵에 비유한다는 것을 알았다. 둥그렇고 포동포동하면서 노르스름한 갈색 덕분에 영락없는 식빵의 모습이라는 것. 호오. 제목이 빵 굽는 고양이 라기에 어떤 은유를 담은 것인가 아님 정말로 고양이가 빵을 굽는 걸까? 궁금했는데 이런저런 뜻과 은유를 재미있게 담은 제목이었다.
우울하고 화가 날 때 때 먹어줘야 하는 달콤한 애플 타르트, 겉의 쿠키반죽과 속의 건포도가 매력적인 모카빵, 돈 없는 날 친구에게 대접하는 팬케이크, 고양이가 네 발을 모으고 웅크린 모양을 닮은 식빵, 지난날 사랑하던 이를 위한 티라미수, 조카를 위한 프렌치토스트와 우유푸딩, 사고치기 전 엄마에게 바치는 상투과자, 매운 음식 뒤의 달콤한 환상 데블스 푸드 케이크, 멋진 시작을 위한 시루떡, 마지막을 장식하는 사바랭.
갖가지 과자와 빵들 속에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 공감되고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존재한다. 아주 달고 단 이야기는 아니지만, 단 듯 안단 듯 살짝 달달한 맛이 기분 좋은 그런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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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고양이, 한혜연, 2014, 애니북스
평점: 3.5/5
<빵 굽는 고양이>는 독특한 작품들을 발표해온 작가 한혜연이 처음으로 도전한 웹툰이다. 고작 12회분의 작품이지만, 시작과 끝이 매끄러워 무척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웹상의 작품은 성의 없어 보이는 폰트 덕분에 아마추어의 습작 같은 외형이기도 했는데, 종이에 옮겨 담으며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조금은 더 투박하게 느껴지는 펜선은 기분 탓인지도 모르겠다. 만화는 세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던 주인공이 회사에서 잘리며 시작된다. 이것을 계기로 집에서 취미처럼 하던 제과, 제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덕분에 주인공의 삶이 조금씩 변화한다. 여기에 세 마리의 고양이가 소품처럼 등장하는데 무척 사랑스럽다. <빵 굽는 고양이>는 현대여성의 삶과 고민을 비난하지도, 과장하지도, 자책하지도 않는다. 삶에 조그마한 목표가 생기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어찌 보면 아주 쉽지만 행동하지 못하는 우리를 대신해 그것을 대행해 주고 있다. 순탄하지 않은 누군가에게 이 작품은 작은 응원이 될 것이다.(신촌피망과토마토만화카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