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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고 뜸을 들인 뒤 읽고 난 뒤, 꽤나 잘 쓰여진 소설인데 아쉽게도 한겨레 문학상에서 떨어졌다는게, 한겨레가 그 정도 위상이었나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도 추구하고 요구하는 가치관이 다른듯 하였다. 그나마 어떻게든 책으로 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말처럼 고치고 또 고치다보니 지금의 자리에 있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의 작업에 큰 원동력이 되어주길, 계속적으로 좋은 글들을 발표할 수 있길 응원해본다.
장난삼아 생각해낸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이 소설은 기실, 난 정명혜라는 인물에 대해 검색을 해볼정도로 진짜 같았다. 소설인줄 알면서 검색창에 정명헤를 쓰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소설이었다. 이 소설은 분리된 듯 하나인 2부작인 소설이다. 1부에선 정명혜라는 인물을 소설을 통해 현실로 끌고 나온다. 살아 숨쉬는 인물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으로 정명혜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2부에선 전혀 낯선 인물들로 하여금 다시 정명혜에 대해 다가서도록 하고 있다. 소설적 구성이 독자로 하여금 소설 속으로 빨려들게 하고 있다. 제목에서처럼 정명혜라는 인물의 문학관을 세우려하면서 정명헤라는 이물의 실존적 이야기들을 만나게된다. 그 안에서 인물들간의 갈등과 사건 들이 소설로서의 읽는 재미를 갖게 하고 있다. 정명헤라는 인물은 가상의 인물이며 소설 속 이야기도 당시의 시대상으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헐리우드 식의 인물 설정이었다. 그나마 한국적인건 다산 정약용의 후손이며, 연암 박지원의 후손이 만나 만들어내는 남녀상열지사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물론 허구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부끄러움과 수치를 모르는 우리의 민낯을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이라 생각하게 만든다.
이야기의 배경은 조선말, 일본의 식민통치를 받기 시작하는 시기부터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후손으로 연암 박지원 가문의 후손인 박무영과 결혼하고 스물일곱에 요절한 정명혜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전국민에게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다." 양반집 자녀인 정명혜는 신여성에 지식인임에도 시대적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집에서 정해준 남자에게 시집을 가야함에 시류에 끌려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로인해 그녀의 인생에 크나큰 변곡점이 생김에도. (하지만 이중적이게도 자신의 주장과 소신이 있는-내면이 단단한 인물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자기주장이 엉뚱한 곳에선 빛을 잃기도 한다. 조금 더 확실한 표현이 필요한 곳에선 안타깝게도 자기를 놓아버린다. 이러함은 2부에서 마주하게되는 유림의 캐릭터에서도 느끼게되는 부분이다. 아직까지도 DNA 속에 저장된 우리의 소극적이고 순응적인 혹은 체념적인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정명헤로부터, 정명혜 사망 100주년 즈음의 시기, 그녀의 문학관 건립과 전시를 위한 자료조사과정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과거와 실상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그녀에 대해, 저항시인이며 독립투사로서 죽을 줄 알았던 정명혜는 일본인과의 혼인으로 인해 가문의 먹칠을 했다며, 죽은 것으로 처리해버리는 양반가의 헛된 위상과 허상과 마주하게 된다. 그 안에서 유림의 남녀 상열지사도 변화를 갖게 하고, 그녀의 아버지와도 새로운 관계를 갖게된다.
이야기는 흐르고 소비되며 남겨진 것은 인간의 감춰진 얼굴이다. 물론 다양한 군상을 가진게 인간이지만, 사실 우리는 우리의 민낯을 접할 때 용기가 필요하다. 아니면 뻔뻔하던가. 소설은 우리의 실존적 존재에 대해서 묻고 생각하게 한다. 나름의 가치를 발견하리라. 하지만 단순히 재미를 따지기만 해도 즐거우리라.
#자유자서평, #정명혜문학관, #박선경, #아무책방, #허구의사실화, #2023년강원문화재단예술첫걸음사업의후원 *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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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혜 문학관
문학관 짓기 붐이 요즘은 조금 사그라진 것 같다. 홍길동이 실제 인물이라며 홍길전관까지 짓던 자치단체도 있고, 제 고장 자랑하기와 관광상품으로 작가 누구누구가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했노라며, 기념관을 짓기도 한다. 진즉에 글재주를 알아보고 고장 사람들이 그의 작품활동에 도움을 주었던 것일까,
작가 박선경은 연암 박지원과 집안과 다산 정약용 집안이 혼인 관계로 맺어지는 등의 교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이 키워낸 소설이 <정명혜 문학관>이다. 신식여성 정명혜는 다산의 후손이며, 동화라는 곳에서 뼈대 있는 양반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펼치는 인품 좋은 양반가의 박무영, 그리고 뼈대 있는 골수 친일파 윤 판서의 딸인 희진, 평안도 관찰사로 친일하다 한국전쟁 때, 북으로 간 최우식, 박무영과 정명혜의 딸 박수린과 그 밖의 사람들.
정명혜는 산수유라는 시집 한 권을 남기고, 도쿄 유학 중인 남편을 따라갔다, 그곳 유학생사회에서 글을 쓰면서 독립운동을 했다. 그리고 남편이 폐결핵으로 죽자 일주일 후에 같은 병으로 죽었다. 남긴 유족은 딸 수린, 1987년에 금관문화훈장을 추서, 수린이 받았다.
하지만, 동화시에서 고장을 빛낸 시인 정명혜를 기리는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이렇게 보고 싶은 대로 그리고 싶은 대로 그려진 정명혜의 실체가 혜진과 유림에 의해 하나둘씩 벗겨지는데,
글쎄다 자유연애라는 시대의 흐름 속에 나다움을 추구했던 정명혜의 당찬 면모가 보일 듯, 만약에 박무영이 맘에 들지 않았더라면 처음 대면하는 자리를 박차고 나왔을까?, 최우식과의 관계도 그렇고, 작가의 말처럼, 남녀상열지사로. 이욱연의 <시대를 견디는 힘, 루쉰의 인문학>에서 소개하는 이광수의 “무정”의 자유 연애관과 루쉰의 작품 속에서 강조하는 “나다움”을 찾는 과정에서 갑자기 선회하여, 자식에게 집안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일본인으로 고노에유이로 살아가야 했던 정 명혜에게서는 “나다움”을 발견할 수 없다. 인연의 고리였던 딸 때문이었을까?,
정명혜는 동화시가 낳은 천재 여성 시인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소설적 재미는 정명혜가 과연 천재 여성 시인이며, 독립운동가였는가, 아니면 친일파였는가 하는 흑백논리가 아니라 진짜로 정명혜가 어떤 사고를 했는가?, 그의 작품은 어떠했는지, 정명혜가 왜 고노에 유이로 살아가게 됐는지, 요절했다고 알려진 정명혜가 딸에게 보낸 편지들, 그리고 대충 얼버무리려 하는 군상들의 이야기가, 시대를 달라졌어도 세상은 어떻게 포장하는가에 따라 전혀 달라 보인다고, 엘리트, 문학, 참문학, 순수문학, 순수 연구와 돈은 서로 배치되는 것인가,
정명혜의 페르소나, 그저 한 없이 흔들리는 연약한 여성인가, 나다움을 발견하는 걸 멈춘 것인가, 자신의 삶은 허식인가, 아니면 남편이 박무영이 죽던 날, 그도 죽은 것인가, 이후의 삶은 그저 유령으로서 살았던 것일까 그렇게 했던 이유는? 존재론에 관한 생각, 나다움이 무엇인지에 관한 생각이 겹친다...
아무튼, 근현대문학을 연구하기로 맘먹은 등장인물 혜림은 자소서 달인으로 경제적 독립을 영위할 수 있게되는데, 현실풍자의 똥침 한방이다. "정명혜 문학관"의 역설, 정명혜 대신에 그 누군가의 이름을 넣어도, 그런 유형의 인물, 아니 원하는 인물형으로 만들어서 관광상품 하나를 늘리는 일이 이해관계자들에게 더 중요하다. 기획전시자에게도 그렇고 그것으로 밥벌이를 해야 하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것이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전혀 모르는 것처럼, 모두가 믿고 보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한 듣기 거북한 불편한 진실을 밝힌다면, 질서를 깨는 행위요 배반행위다. 아마도 지금 우리의 현실이 그렇지 않은가,
노 모 교수의 협박인지 충고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장벽 앞에서 힘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한계, 아니 그런 영웅적 행동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정명혜가 무엇을 했건, 그녀는 남편이 죽은 후 일주일 후에 같은 병으로 죽은 거야, 그게 팩트야. 알겠어, 마치 한 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하다. 우리 사회의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일, 우리의 자화상일지도.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정명혜 문학관'은 기발한 상상력에서 시작한 대박 소설이다.책이름:?정명혜 문학관
지은이 박선경주경야독이라고 해야 하나. 작가 박선경은 20년 넘는 세월 동안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글을 써 왔다. 책 리뷰, 영화 리뷰 등 닥치는 대로 글을 썼지만 남아 있는 글은 별로 없다고... 공부는 못해도 책은 많이 읽어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자녀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다가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다 친한 엄마(친정 엄마 아님)와 책 모임을 결성했다.
정명혜 문학관내가 읽은 정명혜는 진짜일까? 정명혜를 모르는 사람은 누구인가?
정말 오랜만에 소설에 빠졌다. 민족시인으로 소개된 정명혜, 정규 교과 과정에서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이름이다. 아무리 수업 중 졸았다 한들 기억에 없을 리 만무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또 지금 서평을 쓰는 순간까지 실존 인물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각종 포털사이트에 '민족시인 정명혜'를 검색했었다. 그만큼 몰입력이 큰 소설이다.
우리가 생각대로 인생이, 세상이 흘러간다면 얼마나 따분할까마는, 순탄치 않은 정명혜의 삶은 너무나 기구하다. 정명혜의 삶은 그 시대를 살아간 여성의 삶은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이기에 희생을 강요받았고, 여성이기에 신분은 감춰야 했고, 여성이기에 온전한 삶을 보장받지 못했다.
1부는 정명혜 주변 인물들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그 인물들이 정명혜 인생의 변곡점을 만든다. 남편, 시부모, 친구, 친구남편, 딸등.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시부모의 독단으로 인해, 친구로 인해, 친구남편으로 인해, 딸로 인해 정명혜는 죽거나 살아나거나, 영원히 죽거나 살게 된다.
2부는 정명혜를 기념하는 문학관 설립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2부 주인공인 박유림과 정해진이 정명혜 문학관 설립에 관여하게 된다. 마치 시사 다큐 프로그램 마냥 진실을 파면 팔수록 정명혜의 새로운 모습들에 '무엇을 위한 기념관', ' 누구를 위한 기념관'인가에 의문이 던져진다. 박유림과 정해진이 만들어가는 정명혜 문학관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책을 읽으면서도 한 없이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급기야 인터넷 앱을 열어 '정명혜','정명혜 시인','정명혜 실존인물'등의 키워드를 검색 해 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실존인물이 아니라면, 저자가 만들어 낸 허구적 인물과 이야기들이 어찌 이리 생생하고 가슴 저리도록 슬플 수 있단 말인가?
주인공 '정명혜'는 표지에서 보여주는 모습 처럼 신여성, 그 자체의 인물이다. 보여지는 외적 모습보다는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가꿀줄 아는 사람. 일제하에 있던 조선의 치욕을 뼈저리게 느끼고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사람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어떤 대접을 받아도 지고지순한 사랑을 쏟는 그런 여자이다.
명혜의 그런 지고지순한 사랑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매사 최선을 다 하여 주어진 삶을 살아갔음에도 그녀의 앞과 뒤에 놓여진 삶을 가시덤불 투성이였다. 한 발자국 나아가려고 하면, 두 발자국 물러나야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비극적이면서도 비굴하지만 그녀는 그 어떤 잡초보다도 질기고 강하게 살아나갔다. 그녀 자신만의 방법을 택하여 말이다.
작품속 그녀가 살아온 삶은 어쩌면 처절할지도, 누군가에게 지탄받을지도 모를 삶이지만 명혜는 자기 앞에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냈다. 특히 , 명혜가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기던 자신이 쓰는 '글', 그 글들을 시대적 상황과 여성이 차별 받던 사회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엮어서 세상 밖으로 내어준 '남편 박무영' 박무영의 존재는, 명혜에게 한 줄기 빛이자 오아시스였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영혜와 있어줄 사람은 그 다른 누구도 아닌 영혜 자기자신 이었다. 그 어떤 비극적이고 절망적인 순간이 다가오더라도 명혜의 손을 잡아주고 앞으로 이끌어줄 사람은 그녀 하나 뿐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자기 마음대로 뭐 하나 선택하고 실천하지도 못 하는 삶을 살아가는 그녀의 답답함이, 그녀의 애절한 마음을 담아낸 구절들에 잘 녹아있다. 또한, 풍부한 문장들을 통해 어린 나이에 모든걸 견뎌온 영혜의 마음이 더욱 잘 느껴졌기에 주인공이 실존인물이였다면 꼬옥 안아주고 보살펴주고싶은 측은심까지 들 정도로 소설에 몰입할 수 있었다.
한편, 영혜의 아픈 손가락 수린. 자신과 닮은 삶을 살아가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에 명혜가 어머니로서 줄 수 있는 가장 큰 격려와 사랑은 수린이 원하는 그 것, 바로 돈이었다. 서로 원치않은 연유로 떨어져 지냈기에 유대관계를 가지지 못 한 모녀의 이야기와 소통의 부재.
현대사회를 많은 부모 자식간에 찾아볼 수 있는 문제이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작품이 2부로 전환되고, 완전히 새로운 현대의 배경속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그런데 어쩌면 2부속에 등장하는 '유림'은 환생한 정명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합리하고 불온한 것에 목소리를 낼줄 아는 용기,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 무엇도 줄 수 있을만큼 헌신적인 태도. 이 모든 것은 정혜와 유림이 공통적으로 지닌 특성이기에 그 둘이 유난히도 닮았다고 느껴졌다.
'정명혜문학관'을 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림'과 그런 그녀가 사랑하는 '해진' 하지만 정명혜를 유림보다 사랑하고 궁금해하는 '해진' 그러나 해진보다 한 발 앞서 정명혜와 가까워 지는 '유림'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이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훌쩍, 많은 시대를 건너 뛰어온 이야기의 새로운 장이라 다소 생뚱맞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과거 일제강점기를 살아온 우리의 조상분들과 우리는 아주 긴밀하게도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독서를 하며, 과거 필자가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미스터 선샤인'이 계속 떠올랐다. 하지만 미스터 션샤인이 직접 무기를 들고 일제와 맞서 싸우셨던 독립투사분들의 무력투쟁에 관한 이야기라면
어쩌면 이 이야기는 우리의 애국정신을 좀 먹게 했던 일제와 예술과, 글과, 얼, 정신으로 맞서 싸우는 이야기이자 그리고, 그 시대속에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라서 더욱 특별할지도 모른다.
애절하면서도 강인한 명혜의 삶이 현대를 살아가는 몇몇 여성들의 삶과 많이 닮아있다는 것은 내 착각일까?
오랜만에 작가님의 무궁무진한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소설을 읽은 것 같아 기분이 상쾌하다.
쨍쨍한 낮보다는 잠들지 못 하는 새벽에 무더운 여름날의 날씨보다는 선선하고 어두운 밤하늘이 펼쳐진 가을 초저녁에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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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시대에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고 전국민에 추앙 받는 인물 정명혜... 정명혜가 지었다는 <붉은 밥>과 <산수유> <그집>이 나와있어서 정명혜 실재하는 인물일까? 생각하며 초록색 창에 검색보았다. 꼭 존재했을 법한 인물처럼 느껴졌지만 가상의 허구의 인물이다. 나는 사실 뒤에 작가의 말에 장난 삼아 시작된 생각이 소설로 나왔다는 말에 피식웃고 말았다. 실제 있을 수도 있겠다고 느꼈던 부분이다. (다산 선생과 연암 선생의 후손이 교류했으면 어땠을까?에서 비롯되었다고 함) 명망있는 집의 외동아들이었던 연암 박지원 가문의 후손 박무영과 다산 정약용 선생의 후손인 정명혜는 24살 서로 혼인을 하였다. 하지만 그의 남편은 28살의 나이에 폐결핵으로 요절을 한다. 50년 넘게 살아왔지만 그녀는 없는 사람이었다. 둘 사이에 생긴 수린이라는 딸이 있었지만 그 딸을 만나러 갔던날 그의 아버지는 넌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니 다시는 조선에 나타나지 말라는 얘기를 한다. 일본인과 혼인을 했니? 괘씸하다는 표현이었는지 그녀의 남편이 죽고, 그의 아버지가 조선에 돌아온 날 그녀도 27살에 죽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살아 있는 사람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었던 그 부분도 화가 났지만 딸을 제대로 만나게 하지 못했던 환경도 그렇고 해방 이후에도 한글 이름을 되찾을 수 없이 살아야만 했던 그녀의 삶이 안타까웠다. 그녀는 딸이 성인이 되어서야 만날 수 있었지만 딸에게 제대로 된 엄마 노릇은 해주지 못했고, 돈으로 해결해 주려했던 부분은 아직 엄마는 아니지만 나라면 나중에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했던 부분이다. 물질적으로 사람을 대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도 생각하게 했다. 과거의 시점에 그려진 1부의 내용과 반해, 2부에서는 정명혜 사망 100주기를 맞이하여 문학관을 지으려 정명혜의 감춰졌던 진실을 파해쳐가는 유림과 해진을 등장시켜 현재의 시점으로 내용이 그려진다. 전시기획 달인이 정명혜 문학관 입찰권을 따내면서사업에 착수한다. 그곳에서 알바를 하던 해진은 부상으로 기획안을 쓰는 알바를 그만둘 수 밖에 없었고, 대타로 유림이 투입된다. 각 전시관의 자문확인 도장을 받으러 정명혜와 관계된 인물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사실들에 마주하게 된다. 젊은 나이에 그의 남편과 요절한 줄 알았던 정명혜는 사실 오랜시간 살아 있었고, 그녀가 그녀의 딸 수린에게 써왔던 편지도 발견하게 된다. 그녀와 그녀의 친구 희진 사이에 빌런의 존재인 최우식은 '나의 명혜'라는 제목의 그림을 그렸고, 또 그 사이에 명혜라는 인물이 최우식과 어떤 관계였기에 그러한 그림이 그려졌는지 등 또 한 편으론 다르게 알려진 사실들도 많이 발견되었지만 진실들을 알고서도 세상에 밝히지 말고 그냥 두라고 말한다. 알고 있었지만 비밀로 간직하려 했던 여러 사람들. 왜 진실을 알고서도 가려야 만 하는지 의문스럽다. 정명혜 문학관의 일을 마치고 난 뒤 전시기획 달인은 급격히 기울어지게 되고, 업계에서 일하던 직원들도 하나 둘 그만뒤게 되고, 유림도 일을 그만 두게 된다. 이 일 뒤로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기로 한 유림은 목동고모라는 쌍둥이 아이들을 봐주면서 의외의 자소서를 대필해 주는 능력을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정받아 그녀의 아버지 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달인은 전시기획에서 피규어 달인으로 거듭나 있었고, 1부에 명혜가 집안이 정해준 대로 인생을 산다면 2부의 유림은 명혜와 다르게 부모님이 정해준대로 인생을 살지 않는다. 해진도 집안이 넉넉치 않았지만 낙담하지 않고, 삶을 개척해 나가는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이책을 읽으며 진실 혹인 거짓? 1부에서 읽었던 내용이 2부에서 다르게 그려질 때 어디까지를 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고민에 빠졌다. 우리가 아는 정명혜는 진짜 정명혜일까? 살짝 물음표를 독자들에게 남겨주고 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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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있는 그림부터 눈에 들어오는데요. 그림을 묘사한 구절과 그림을 같이 한번 보시죠.
표지 그림 <정명혜의 초상>은 권혁연 그림작가님이 그려주신 거라고 해요.
다산 정약용의 후손과 연암 박지원의 후손이 만났다면? '작가의 말'을 읽어 보면 이 소설은 다산 선생과 연암 선생의 후손이 교류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사실 정명혜라는 인물만 보자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어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인정받았지만 정명혜의 개인적 삶은 그림자와 마찬가지였죠.
그런 명혜의 수동적인 모습을 2부에서 유림이 전환시켜 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남성 인물들도 나오긴 하지만 제가 느끼기엔 명혜, 명혜의 친구 희진 명혜의 딸 수린 정명혜 문학관 설립을 맡고 정명혜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유림까지 여성 인물들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소설 속 구절
'허명이란 진실이고자 하는 것에 바탕을 둔 것'이라는 소설 속 문장에 시선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일가? 진실을 꼭 밝혀야 하는 것일까? 진실은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 내가 아는 사실이 진실이라고 확언할 수 있는가?
진실을 파헤쳐 갈수록 물음표가 생기게 되는.. 실제로 존재했을 것만 같이 생생하게 묘사된 역사와 인물 스토리 속에 묘하게 빨려들어가서 몰입해서 읽었던 소설.
+진짜 정명혜 문학관이 있을까 검색해 보기까지 했다는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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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혜 문학관
박선경 / 아무책방
작가의 상상력으로 일제강점기의 젊은 시인으로 추앙 받는 정명혜라는 여 주인공을 앞세워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을 이야기로 전개시켜나갔다. 스토리텔링이 읽는 독자들에게 몰입감을 갖도록 잘 구성되었다. 왜 정약용과 박지원의 가문의 사돈관계로 이야기 첫 부문에 강조했는지는 궁금하다. 개화사상의 개방성을 나타내고자 했을까? 양반사상의 완고함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을까? 읽으며 느낀 감정은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로 포장된 일련의 일들이 잘못된 지식인들의 거짓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이 부분이 일반화 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을 위해 가족과 목숨을 잃은 수많은 분들의 희생이 묻혀지거나 대접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잘못된 독립유공자 포상은 걸러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읽으며 불행했던 과거를 거울삼아 후손들에게 또 다시 이런 아품의 시대는 없어야겠다는 생각하게 된다. 작가의 상상력을 시대상황의 고증과 시나리오로 재구성되어 드라마로 탄생되었으면 좋겠다. 무엇이 진실인지?
『정명혜 문학관』은 26회 한겨레 문학상 본심에 오른 작품으로, 2023년 강원문화재단 예술 첫걸음 사업의 후원으로 발간되었다. 산수유 꽃망울이 터지며 봄이 피어나는 어느 날 국립현대미술관 〈근대의 기원〉 전시에서 발견한 〈나의, 명혜〉는, 우리가 아는 정명혜는 과연 누구인가, 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이끌어내며 독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킨다. 1940년대 경성과 현재를 오가며 폭넓은 서사와 풍부한 상상력, 신여성으로 대변되는 매력적인 인물을 창조하고, 생선 냄새가 나는 내륙지방인 동화시를 배경으로 전시기획 ‘달인’과 그곳에서 일하게 된 유림과 해진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명혜_문학관 #박선경 #아무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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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인터넷 검색창을 켰다. 정명혜라는 인물이 실제로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기 위해서. 하지만 정명혜는 오직 이 소설 속에만 존재할 뿐인, 완전히 만들어진 인물이었다. 너무나도 충격이었다.
뭐에 홀렸던 걸까? 나는 왜 이 책을 읽는 내내 실제 인물을 토대로 상상을 곁들인 이야기라고 생각했을까. 박무영도, 최우식도, 윤희진도 전부 존재한 적 없다는 사실이 엄청 큰 허전함을 가져왔다. 그들이 살아왔던 생애,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찾아볼 생각에 두근거렸는데 그들은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어찌 보면 그 정도로 이 소설은 사실적으로 잘 묘사되었는지 모른다. 일제 식민지 시절임에도 친일을 하고 어마어마한 부를 쌓아 모던 생활을 즐기는 이들과, 조선의 것을 끝까지 지키려던 사람들, 또한 그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모습까지 다 담겨 있었고 그 시대에 있을 법한 고민도 많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 속에 살아갔던 애잔하고 안쓰럽기도 한 정명혜. 그녀의 삶은 파란만장했고, 그럼에도 결코 영웅적이진 않았지만 많은 시간이 흐르고 현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에게는 독립운동가로써 추종 받게 된다. 그런 그녀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학사 논문까지 써 내려간 해진과, 문학관 건립을 하면서 그녀에 대해 더욱 알아가는 유림. 그 둘은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결국 정명혜로 인해 다시 연결된다.
1부의 일제강점기 배경의 정명혜의 삶도 좋았지만 2부의 해진과 유림의 이야기도 좋았다. 당장 먹고 자고 쓸 돈을 걱정하며 겨우 공부를 이어가는 해진과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살아가려는 유림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공감을 살 수 있다. 어쩌면 양 극단의 삶이지만 누구나 어느 한쪽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방에서 상경해 당장 집세와 밥값을 걱정하며 다른 이들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는 해진에게서 나를 발견했다. 부모님 집에서 혹은 부모가 금전적으로 전부 지원해 주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 나의 지난 삶은 분명히 차이가 났다. 해진도 그 때문에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겨우 버텨내곤 했지만, 그런 그가 진정으로 배우고 즐거웠던 시간은 근대문학을 배울 때였다.
나에게도 학문이 배움의 즐거움 그 자체였던 경험은 역사를 공부할 때였다. 그래서인지 과거의 삶과 현재를 잘 버무린 이 소설에 마음을 뺏겨 술술 읽어 내려 갔다.
역사적 인물들이 사실은 현재의 우리가 해석한 하나의 캐릭터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정명혜는 내 안에서 실존 인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책 읽는 순간 그녀에게 많이 몰입했고, 함께 삶을 살아갔다. 해진과 유림이 되어 이제 막 건립된 정명혜 문학관을 방문하는 상상은 책을 읽고 내가 할 수 있는 행복한 놀이일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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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실존 인물 같았던 민족 시인 정명혜. 그녀의 탄생은 다산 선생과 연암 선생의 후손이 교류하면 어땠을까 하는 작가의 상상에서 비롯되었다. 일제 식민지하의 민족 시인 이라는 역사적 배경이 어우러져 허구인지 알고도 인물들의 심리적 묘사나 배경을 그리는 문장에서 진짜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였다. 시를 쓰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식민지 조선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 순종과 가정적, 헌신적- 을 숨기고, 신여성으로 당당하고자 하였으나 앞으로는 나아가지 못하는 답답한 현실에서도 그녀는 글을 쓰고자 하는 열망을 멈추지 않았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이 시대에 나는 어떤 글을 써야 하는가? 글만 써도 되는가?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고민을 하는 와중에도 나는 무람없이 산문을 쓰고 시를 쓰고 영어를 가르쳤다. 내가 글을 짓는 행위는 나를 짓는 일이다. 글을 쓰며 나는 나를 찾고 싶었다’.(16면) 순종과 정절과 체면을 위해 살아있으나 죽어 있는 상태로 조국의 독립을 꿈꾸는 민족 시인이자, 절개 있는 부인으로 거듭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가진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영웅적 예술적 명성은 얻었으나, 현실은 죽은 채로 일본인의 이름으로 살아야 했던 정명혜. 친구 윤희진과의 우정과 최우식과의 어지럽게 얽힌 사랑 이야기는 할리우드에서나 볼법한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파격적이기도 하였다. 작가의 상상력은 이렇게까지 멀리 퍼져 생각지 못한 뻔하지 않은 전개로 글의 재미를 주었다. 1부, 2부로 나뉘어 인물별로 구성된 이야기의 전개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주인공인 정명혜의 주변 인물들이 하나의 꼭지 끝이 서로 이어져 새로운 방향으로 사건을 다양하게 바라보는 점이 영화의 장면 장면을 넘기는 것 같이 생동감 있었다. 1부와 2부는 정명혜의 죽음 전후로 나어져 있는데, 2부의 사후 정명혜 문학관을 세우는 내용에서 나온 새로운 인물인 현대의 해진과 유림의 등장은 처음엔 다소 개연성이 없는 것 같았지만, 명혜의 진실을 찾고 진실을 묻는. 그래서 과연 진실이란 무엇이며, 우리가 알고자 하는 진실은 정말 진실인지 혹은 정말 그 진실을 마주하였을 때 감당할 수 있는지를 묻는 데에 적합한 인물들이었다. 기록상의 사람들에게 공개된 명혜는 남편과 함께 글을 쓰고 독립을 염원하며 죽음을 맞이한 민족 시인이었지만, 현실의 명혜는 살아 있음에도 이미 남편의 죽음과 함께 묻힌 사람으로, 제 이름을 가지고 살지 못하고, 한 아이의 어미로 아이를 그리워하며 함께 하지 못하는 마음을 편지로 남기며 생을 쓸쓸히 마무리하였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진실에 양심을 들이밀 필요가 있을까. 진짜가 아닌 삶을 제조해내는 건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삶의 기술이 되었다.(309면) 진실은 소수의 관계자들에게 은폐된 채 어쩌면 사람들이 기억하고 싶은 정명혜로 공개되었지만, 명혜를 좇아 찾아다니던 해진만은 빛나지 않고, 가치 없다 여긴 그녀의 진실을 찾아가는 결말을 보여준다.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이기도, 글 쓰는 사람으로서 자아와 사회의 고민이기도, 여자로서의 정체성과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진실이란 과연 무엇인가 묻는 이야기이기도 하였다. 여운이 남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과연 제대로 된 진실일까? 진실이고 싶은 우리의 허상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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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재미있게 읽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명혜 문학관」을 재미있게 읽었다. 독서토론 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소설은 1부와 2부로 크게 나누는데 1부에서는 1900년대를 살아가는 정명혜의 사랑과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2부는 현대에 와서 독립운동가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교과서에도 정명혜의 시가 실리고 정명혜백일장 대회도 열린다. 정명혜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와 정명혜문학관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정명혜를 연구하고 진실을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야기의 시작은 프롤로그에서 기획전시 「근대의 기원」에서 최우식의 그림 「나의, 명혜(1944)」그림을 보고 최우식과 정명혜에 대한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된다. 인물들이 그 시대의 상황이라는 틀 속에서 살아가고 또, 시대 상황에서 인물들의 삶은 크게 벗어날 수 없음을 소설을 읽으며 다시 한번 공감했다.
소설의 1부, 정명혜는 댕기머리를 길게 늘이고, 신학문을 배운 여성답게 영문판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집을 낀 채 미스비시백화점 앞을 지나친다.(14쪽) 그리고 『문장』에 전명혜의 시 「산수유」가 실렸다. 그런 정명혜는 친일파이자 조선 최고 갑부의 무남독녀인 윤희진과 친구 사이다. 윤희진은 양장을 하고 조선에 몇 대 없다는 유선형 자동차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 그리고 희진은 최우식과 결혼했고 정명혜는 시가 동아일보에 당선되었다. 최우식은 가정에 충실하지 않았고 희진과 명혜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파다하게 소문이 났다. 명혜는 억울할 뿐이었다. 희진은 최우식의 끝없는 일탈에 이혼하고 구라파로 유학을 떠났다.
정명혜는 부모님이 정혼해 준 박무영과 결혼하고 두 사람은 서로 아껴주고 사랑한다. 명혜와 무영은 경성사진관에서 각각 독사진과 둘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경성사진관에서 허락도 없이 명혜의 독사진을 호객용으로 사용했고 최우식은 정명혜 독사진을 사들여 「나의, 명혜」 등의 그림을 그려 경성일보 내청각실에 걸었다고 한다.
정명혜는 어린 딸 수련을 시댁에 두고 일본에서 유학하는 남편 박무영을 따라 일본에 살며 시를 썼다. 남편 박무영이 정명혜의 시집『산수유』를 발간해 주고 병(증세로 보아 폐결핵)으로 사망한다. 서로 사랑했지만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요절한다. 시아버지 박영후는 박무영의 유골함을 고향으로 가져가 무덤을 만들었고 정명혜도 사망신고를 하여 호적에는 이미 죽은 자로 만들었다.
일본 귀족 가문의 데릴사위로 일본 여인의 남편으로 사는 최우식은 고노에 히로시로 창씨개명을 하였다. 일본에 남아있던 정명혜는 아사 직전에 고노에 히로시의 도움으로 살아가다가 그의 처가 죽자 그의 세 번째 부인이 되었다. 그러나 딸 수린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최우식을 증오하면서 우식의 처로 살아간다. 일본인 여사장으로 화장을 진하게 하고서 명혜는 화과자를 백화점에서 판매하여 돈을 많이 번다. 그리고, 윤희진의 도움으로 수린에게 경제적 도움을 준다. 광복한 후에 북으로 간 우식은 소식이 없다.
정명혜의 아쉬운 사랑이 안타까웠고 윤희진이 좌절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있음에 고마웠고 최우식의 소식 없음에 반가웠다.
소설의 2부, 박유림과 정해진, 지금의 스무살 젊은이의 현실이 잘 반영되어 있어서 흥미있게 읽었다. 실제는 오래 살았지만 박영후영감에 의해 요절한 시인 정명혜는 독립운동가로 인식되고 포장되었다. 진실이 밝혀진다 해도 정명혜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싶다, 박영후의 며느리에 대한 처분이 더 무섭고 지탄 받아야 될 일이라고 여겨진다. 정명혜를 연구한 교수들과 집안 사람들 또한 지탄의 대상이 되겠지. 그들이 쌓은 탑은 거짓 위에 가짜로 쌓은 탑이었다. 진실을 박유림에게 건넨 수린의 아들 안효열이 용감하다고 여겨진다. 딸 수린이의 몰락은 안타깝다. 그래도 잘 커서 잘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50대초에 뇌경색이 와서 집과 요양원을 오가며 살아가는 치매 환자라니 안타깝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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