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33%
  • 리뷰 총점8 33%
  • 리뷰 총점6 33%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8.0
  • 50대 8.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eBook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다카세 준코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다카세 준코" 내용보기
이곳에서 일하면서 좋은 점은(다들 월요병 치료의 일환으로 일하는 곳의 좋은 점을 떠올려 보시라. 아, 없겠죠. 물론 없겠죠.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점심을 같이 먹지 않아도 되었다는 서사이다. 처음에는 각자 싸온 도시락을 펼쳐서 이런저런 이야기(정말 쓸모없는)를 하면서 먹다가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자기 자리에서 먹게 되었다. 정말 정말 무지무지 좋다. 별로 궁금하지도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다카세 준코" 내용보기




 

이곳에서 일하면서 좋은 점은(다들 월요병 치료의 일환으로 일하는 곳의 좋은 점을 떠올려 보시라. 아, 없겠죠. 물론 없겠죠.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점심을 같이 먹지 않아도 되었다는 서사이다. 처음에는 각자 싸온 도시락을 펼쳐서 이런저런 이야기(정말 쓸모없는)를 하면서 먹다가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자기 자리에서 먹게 되었다. 정말 정말 무지무지 좋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화제를 쥐어 짜내면서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었는데 모니터를 보면서 먹는다는 건 최고의 고독이다. 

 

간혹 같이 밥을 먹게 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서랍에 넣어둔 소화제를 먹는다. 167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품 다카세 준코의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의 표지에는 그야말로 주옥같은 요즘의 나의 머릿속을 사찰한 듯한 문장인 '회사에서 일로 만난 사이에 꼭 같이 밥을 먹어야 하나요?'가 박혀 있다. 순간 감동받아서 사진을 찍고 카폭 프로필 배경으로 바꿨다.(법으로 지정하면 안 될까요? 점심시간에는 각자 밥을 먹는 걸로) 생각해 보니 그동안 어떻게 같이 밥을 먹었던 걸까. 혼자 먹는 점심은 일하는 순간의 구원 같다.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의 첫 장면은 사무실에 남은 니타니와 후지 씨의 점심 풍경이다. 지점장의 호령 비슷한 구령으로 사람들은 같이 밥을 먹으러 갔고 둘은 컵라면과 도시락을 각자 자리에서 먹는다. 얼마나 바람직한 광경인지. 이 책을 추천해 준 이에게 경배를.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의 장면들은 어머 이건 내 얘기야 하면서 심장이 조여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체력이 약하다고 모두가 철야 작업을 하는데도 정시 퇴근을 하는 이가 있다. 사람들은 대놓고 그이를 미워하지 않는다. 미워하는 티를 냈다가는 오히려 인류애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몸이 아픈데 그 정도는 참아야지 여기 안 아픈 사람이 어디 있냐고 마음의 소리를 내뱉고 일을 하라고 한다면 오히려 그 말을 한 사람이 전근을 가게 된다. 매번 정시 퇴근을 하는 이는 다음날 구운 과자나 디저트를 가지고 오후 세시의 간식 타임을 연다. 

 

책의 나온 에피소드를 읽는 내내 소름 돋았다. 지금의 여기, 이곳의 상황과 똑같지 않은가. 출근하자마자 감기에 걸린 것 같다, 어제 한숨도 못 잤다, 엎드려 있어도 되냐고 한다. 교묘하게도 상황을 연출한다. 그걸 보고서 어찌 안됩니다 할 수 있나 그냥 조퇴하시라고 한다. 어김없이 다음날 무언갈 가져온다. (심지어는 자기 컨디션이 안 좋으니 오늘 예민하게 굴 수도 있다고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아 뭐지 했다가 집에 가면서 기분이 나빴다.)

 

작품에는 세 인물이 나온다. 혼자 살면서 먹는 것에 욕심도 의지도 없는 남자 니타니. 부모님과 살면서 먹는 것에 진심인 여자 아시카와. 누구랑 사는지 나오지는 않지만 일만은 최선을 다하는 여자 오시오. 세 남녀의 엇갈리면서도 기이한 직장 스릴러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의 장점은 탁월한 상황과 심리 묘사에 있다. 가끔 아니 자주 의문한다. 내가 예민한가. 그래서 내가 문제인가. 이곳에서 느끼는 감정은 내가 못나고 한심해서 인가.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은 그렇지 않다고 다독인다. 어딜 가든 일보다는 처세로 버티고 미움받을 걸 알면서도 미운 짓을 하면서 자신을 미워하면 너의 인간성의 문제라고 암시를 주는 인간이 수두룩하다고 말해준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의 실수에 매번 관대하고 너그러운 인간과 함께 일하는 건 최악이다. 그리하여 함께 밥을 먹지 않을 수 있어서 기뻐 미치겠다. 책의 마지막은 서글프고 기괴했다. 다른 건 모르겠고 일하는 곳에서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 응원한다. 

s*****m 2024.02.1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맛있는밥을먹을수있기를
"맛있는밥을먹을수있기를" 내용보기
니타니는 먹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편의점 도시락이나 컵라면으로 하루 세끼를 떼워도 그만인 사람이다. 반면 집으로 찾아오는 회사 동료 아시카와는 간단식으로라도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시카와는 몸이 안 좋다며 자주 조퇴를 하고 대신 집에서 만들었다며 디저트를 가져와 회사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오시오는 그런 아시카와가 거슬린다. 사람들이 아시카와를 배려하
"맛있는밥을먹을수있기를" 내용보기
니타니는 먹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편의점 도시락이나 컵라면으로 하루 세끼를 떼워도 그만인 사람이다. 반면 집으로 찾아오는 회사 동료 아시카와는 간단식으로라도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시카와는 몸이 안 좋다며 자주 조퇴를 하고 대신 집에서 만들었다며 디저트를 가져와 회사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오시오는 그런 아시카와가 거슬린다. 사람들이 아시카와를 배려하는 것도 불만이고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 것도 거슬린다. 오시오는 나타니에게 아시카와에게 못된 짓을 하자고 제안하고... 얼마지나지않아 아시카와가 가져온 디저트가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이 발견된다

나 역시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겠고 이왕이면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거기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 맛집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볼 때마다 식욕이 꺾이고 만다. 맛을 평가하는 것도 서툴고 누군가에게 대단히 감사해야 하는 상황도 낯설다. 그러면서도 또 하루 세끼를 챙겨야하는 상황은 늘 곤욕이고 그에 대한 감사가 없으면 섭섭하다. 나의 감사는 시들하면서 타인의 감사는 컸으면 좋겠다는 이중적 마음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직접 만든 음식보다 사온 음식이 반가울 때도 있다

일본 회사가 소설 속 풍경과 얼마나 비슷할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마음 역시 오시오와 그닥 다르지 않다. 내가 조퇴한 사람의 일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 싫은데 그 대신에 받은 디저트에 고마워해야 하는 상황이 반갑지 않은 것이다. 일하는 공간이 사적인 음식으로 채워지는 것도 싫다

P.150 우리는 서로 돕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아마도 예전에는 가지고 있었던 걸, 손에서 놓아가는 거죠. 그러는 게 살기 편하니까. 성장의 일환으로. 누군가와 같이 먹는 밥보다 혼자 먹는 밥이 맛있는 것도 그중 하나고요. 굳세게 살아가는 데 다 같이 먹는 밥이 맛있다고 느끼는 능력은 필요 없어 보이니까요

#맛있는밥을먹을수있기를 #다카세준코 #문학동네
리뷰 총점 종이책
평범함을 포착하는 마음
"평범함을 포착하는 마음" 내용보기
강렬한 자극에 익숙해진 상태다. 접하는 소식마다 상상 이상일 때가 많다 보니 이젠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도 않는다. 현실이 이러하므로 글이나 영화 등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빚어진 것들에 대해서는 더욱 자극적이기를 기대할 때가 잦다. 놀라움의 수준을 뛰어넘어 엽기의 단계에 돌입한 작품들에 극찬을 하는 일도 때때로 발생한다. 일본인 작가 다카세 준코는 어쩌면 이러한 기대치를
"평범함을 포착하는 마음" 내용보기

강렬한 자극에 익숙해진 상태다. 접하는 소식마다 상상 이상일 때가 많다 보니 이젠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도 않는다. 현실이 이러하므로 글이나 영화 등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빚어진 것들에 대해서는 더욱 자극적이기를 기대할 때가 잦다. 놀라움의 수준을 뛰어넘어 엽기의 단계에 돌입한 작품들에 극찬을 하는 일도 때때로 발생한다. 일본인 작가 다카세 준코는 어쩌면 이러한 기대치를 꿰뚫어 보고 있었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바에 부응하기보다는 외려 잔잔함을 추구한 걸 보면 말이다.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은 무던했다. 어떠한 수식어를 사용해야 좋을지,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에는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

인물들은 직장인이다. 다 먹고 살자고 일도 하는 것이기에, 이들의 점심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사회생활이라는 게 내 마음대로 행할 수 있는 부분은 그리 크지가 않다. 먹고 싶은 음식, 평상시의 취향 따위는 잠시 접어 둔 채 여론을 따르거나 상사의 입맛에 맞춘 메뉴로 한 끼를 해결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메밀국수 먹고 싶다”는 지점장의 말 한 마디가 이번에도 즉시 효력을 발휘했다. 누구도 별다른 토를 달지 않았다. 늘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아시카와 씨, 오후 일정상 식사에 동참하기 어려운 니타니와 후지 씨만이 사무실에 남았다. 왠지 이 세 인물이 이야기의 주를 이루지 싶었다. 이들의 특성에 대해 아직 저자는 말을 아끼는 상황이었으나, 대세를 따르지 않는 이들은 처음부터 내 시야에 들어왔다.

마치 바나나 껍질을 벗기듯 저자는 인물 하나하나를 파고들었다.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건 아시카와였다. 다른 이들보다 예민하고 체력도 약한 듯 묘사된 이 인물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은 복합적이었다. 겉으로는 무리하지 말라는 말을 건네고 퇴근을 권했으나, 직장이 마냥 배려심 어린 곳이 아님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건 남들처럼 강인하지 못한 인물로 인하여 주변 사람들은 좀더 많은 일을 떠맡을 운명이었다. 알게 모르게 이로 인해 불만이 빚어질 법했다.

주변인인 것처럼 그려진 아시카와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돌아간다. 그녀에게 불순한(?) 의도를 품은 채 접근하는 이, 그녀의 호의를 짓밟아 버리는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함께 호흡한다. 진심은 좀체 겉으로 드러나질 않는다. 경쟁이 기본이므로 본마음을 굳이 드러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지라 사건이라 일컬을 무언가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정말이지 아무런 일도 아니 일어난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큰 법이요, 정녕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가도 괜찮은 것인지를 묻고 싶을 지경이다. 누구의 진심도 읽히지가 않는다는 점이 은근한 긴장감을 낳는다. 등장인물들이 서로 그러하듯, 나 또한 이 세상에 내 편이 누구도 존재치 않는 것만 같아 서운함이 밀려온다. 문제는 이것이 직장이라는 것이다. 설정을 유지한다면 이야기는 마무리가 힘겹다. 펄펄 끓지도, 그렇다고 차갑지도 않은 물을 응시하는 마음이 왠지 불편하다.

어찌 이런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걸까. 처음에는 아리송한 마음에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이젠 알 것도 같다. 저자가 포착한 건 ‘일상’이었다. 생각해 보면 우리네 일상이 마냥 굴곡지진 않았다. 미칠 정도로 기쁘거나 슬픈 적보다는 평탄한 하루하루가 모여 지금에 이르렀다고 보는 편이 맞다. 적지 않은 일을 해결해 준 건 시간이었다. 당장은 숨 막힐 거 같은 고난도 지나고 나면 버틸 만했다는 평이 가능하다. 저자의 이력으로부터도 답은 발견된다. 저자는 전업작가가 아니다.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소설을 쓰고 있다. 스스로 회사를 꾸린 게 아닌 다음에야, 대부분은 고용돼 주어진 일을 하는 입장이다. 회사라 하는 곳은 한 개인의 잘잘못에 따라 회사가 일시에 무너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저마다 약점을 지니고 있으며, 때때로 미움 받고 칭찬 듣는 생활이 직장 내에선 연속된다. 저자는 글에 제 자신의 생활을 담아냈다. 시덥잖은, 그러나 결코 무시할 순 없는 감정들이 글에 담겼다.

‘밥이라도 맛있게 먹고 싶은 낡고 지친 직장인 대공감 소설’

우리에게 직장은 어떤 곳일까. 딱히 부인할 수 있는 입장이 못 된다며 서글픔을 고백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내일 점심은 무얼 먹으면 좋을지, 다소 이른 시점에서 고민이 시작됐다.

이달의 사락 q*****2 2024.03.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