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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작은 것들이 모여 소중한 인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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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의 삶이 다양하다는 것을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느낀다. 그들이 살아가는 무수한 삶들이 작은 이야기로 모여 조각이 되고, 연륜이 되며 인생이 됨을 살펴보게 된다. 책은 희로애락이 명멸하는 가운데 가족을 이루고 서로 의지하면서 한 사람의 인생이 이루어져 감을 알게 한다. 가만히 생각하면 우리들의 삶도 별로 다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이야기 속의 인생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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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의 삶이 다양하다는 것을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느낀다. 그들이 살아가는 무수한 삶들이 작은 이야기로 모여 조각이 되고, 연륜이 되며 인생이 됨을 살펴보게 된다. 책은 희로애락이 명멸하는 가운데 가족을 이루고 서로 의지하면서 한 사람의 인생이 이루어져 감을 알게 한다. 가만히 생각하면 우리들의 삶도 별로 다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이야기 속의 인생이 바로 우리들의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목처럼 ‘사소한 것들’이라 명명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 결국은 생활이고, 삶의 이유며, 가치로까지 인식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저자는 다작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긴 호흡의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그는 작은 이야기 속에 삶을 녹여 낸다. 그의 언어와 이야기는 섬광처럼 반짝이는 빛을 보여주는 예리함이 있지 않나 한다.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삶의 조각들을 가지고 선택과 결단으로 선의의 삶을 추구해 나가는 모습이 반딧불처럼 우리들의 뇌리에 반짝임으로 다가온다. 그의 심리는 인물들을 통해 따뜻하며 긍정적이고, 화사하게 우리들에게 전해져 온다. 언어들이 유아기의 고향집을 연상하게 하고 깊이 내면화하며 빠져들게 한다.



화려한 문체나 거창한 배경들이 그의 이야기를 이끌어가지 않는다. 언어들은 흔히 우리들의 일상을 보는 듯 평범하다. 그러기에 동질성을 느끼며 인물들의 심리 속에 빠져들고 진지하게 삶의 문제를 궁구해 보게 된다. 간명하고 말끔한 표현이 인물들에게 쉽게 다가가도록 만든다. 또한 그들의 심리를 쉽게 공감하게 만든다. 우리가 늘 만나고. 살고. 부대끼며. 기억하던 것들이니까? 이 글의 인물 펄롱은 특별한 인물이 아니다. 시골에서 가난한 하인의 아들로 태어나서 자녀가 없는 주인의 배려로 그 집에서 운 좋게 성장한다. 주인은 자신의 자식인 양 펄롱이 자라게 하고 여러 혜택도 준다. 그것이 성장한 펄롱의 인격에도 많은 영향으로 작용한다. 선의를 사랑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마음이 기본이 되는 삶을 살게 된다.



펄롱은 자녀들을 여럿 두고 있다. 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생활을 잘 한다. 건강하게 어려움을 겪지 않고 성장을 해나간다. 다복한 일상의 가정 모습을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어릴 적 돌봐준 사람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것들이 이웃들과의 나눔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가정에서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아이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마음도 보인다. 따뜻함과 무난함의 삶을 이뤄가고 있는 게다. 소시민들의 행복을 느끼는 가정을 이루어가면서 마을의 일원이 된다. 그런 삶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바른 사회가 무엇인가? 그 사회를 위해서 자신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걱정에 사로잡하는 일이다.



한 번은 펄롱은 자신이 취급하는 물건을 전해 주기 위해 수녀원으로 간다. 그곳애서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펄롱은 한 소녀를 만난다. 소녀는 통제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소녀의 눈빛은 간절하게 그곳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일하고 있는 소녀, 행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소녀, 펄롱은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보호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성장할 때 주변에서 보호를 받음으로 지금 이렇게 다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가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그 소녀를 그냥 두게 하지 않는다. 결국 필롱은 아이들 데리고 수녀원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것이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라는 것은 잘 안다. 뒤에 어떠한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냥 둘 수 없다는 건강한 마음이 작용하고 실행에 옮긴다.



어느 정도 세상을 걸어가다 보면 정지해 있는 듯한 때도 있다. 요즘 내 삶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게 그렇게 멈춰 있는 듯함을 느낀다. 하는 일은 없고, 시간은 흘러가고, 그리 자꾸만 비워진 마음의 공간을 만날 때가 많다. 어떤 일에 몰두하다가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다가도 감짝 놀라 자신을 돌아볼 때가 있다.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자문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내 걸음의 안타까움이다. 이런 속에서 책의 이야기가 나에게 다가왔고 가볍게 읽으면서 삶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래, 삶은 순간순간이 생활을 찾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가지면 되는 거다. 거기서 보람을 만날 수 있다. 보람이란 것은 삶의 가장 보배로운 열매가 아닐까? 삶에서 깊이 모를 아득한 심연에 헤매는 것은 사치가 되는 게다. 일상에서 기쁨을 찾고 보람을 찾아가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이 책의 이야기를 통해 삶을 숙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기꺼웠다.



모든 걸 다 잃는 일이 너무나 쉽게 일어난다는 걸 펄롱은 알았다. 멀리 가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돌아다녔고 시내에서 시 외곽에서 운 없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실업수당을 받으려는 사람들 줄이 점점 길어지고 있었고 전기 요금을 내지 못해 창고보다도 추운 집에서 지내며 외투를 입고 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자들은 매달 첫째 금요일에 아동수당을 받으려고 장바구니를 들고 우체국에 줄을 섰다. 시골로 가면 젖을 짜달라고 우는 젖소들이 있었다. p23



1980년대의 실상이 잘 드러나 있다. 어려운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은 아픔이다. 이 아픔을 그냥 바라보느냐 관여를 하느냐는 사회의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이 어려운 일에는 대부분 관여를 하지 않는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사회의 현상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혼자서만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자꾸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걱정 없이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마음이 써지는 일이다. 그런 일을 외면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돕고 의지할 때 문제가 해결을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게다.



아내 아일린은 더욱 평범하다. 가족들이 무사하고 걱정 없이 살면 그것이 행복이다. 이웃과도 무난한 관계를 선호한다. 가족의 삶에 문제가 될 만한 일은 만들지 않기를 원한다. 남편과 만나 살면서 세상의 어느 주부처럼 가정을 지키며 아이들의 성장에 행복을 느끼는 생활을 해나간다. 문제가 없는 것이 문제인 사람이다. 그러기에 남편이 무슨 거창한 도의나 정의를 추구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 펄롱이 소녀를 구하는 일은 아내 아일린에게도 충격적인 일이 될 게다. 소시민들의 삶이 거의 그렇지 않을까 여겨진다.

하지만 필롱은 조금 다르다. 펄롱의 지금의 건강한 삶이 이웃의 도움으로 이루어졌고 그것을 펄롱은 잊지 못한다. 만일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는 어떻게 성장했을까? 펄롱은 그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의 일이 남의 일 같지 않다. 글 속의 소녀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불의라고 여기는 일에 자신이 맞서 싸우지 않으면 소녀의 내일이 어떻게 될지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것이 거대한 세력인 종교 집단이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소녀를 빼내게 되는 상황을 만든다. 그 결과보다는 그런 도우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저자는 그런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건강한 의식과 행동을 바라고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당시의 사회에 만연했던 개인주의와 권위주의에 의한 개인의 인권 침탈을 아프게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해본 이야기가 아닌가 여겨진다. 나는 어려운 가운데 내리는 건강한 삶의 길을 응원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짧은 글속에, 사소한 이야기 안에 묵직한 의미가 담겨있다. 그것을 진한 다툼으로 문제를 격하게 만들어 가지 않는다. 정의를 추구하고 선의를 찾는 삶을 내어줄 뿐이다. 길거리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우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문화적인, 바람직한 삶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쉬운 언어와 일상의 생활을 통해 넌지시 던지는 메시지는 이 이야기가 건네는 세상에 대한 참된 악수가 아닐까? 난 주인공 인물의 따뜻한 손을 만지며 글을 단숨에 읽었다. 마음에 넉넉하게 차오르는 것이 있었다. 삶을 궁구하게 만드는 무엇이 있었다.

j****3 2024.08.10. 신고 공감 65 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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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고 투명한 경계를 허무는 힘
"얇고 투명한 경계를 허무는 힘" 내용보기
짧은 중편소설이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결말도 어렵지 않다. 그러나 무척 은유적이다. 처음 읽을 때 어떤 결핍 같은 것, 알 수 없는 불편함이 계속 맴돈다. 문장이 간결해서 편하게 읽었지만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 같았다. 나중에 옮긴이의 후기를 읽고 조금 이해했다. (아주 세심한 부분까지 번역의 뉘앙스를 설명했다고 한다.) 클레어 키건은 절제력이 대단하다. 꽉 채워 설명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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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중편소설이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결말도 어렵지 않다. 그러나 무척 은유적이다. 처음 읽을 때 어떤 결핍 같은 것, 알 수 없는 불편함이 계속 맴돈다. 문장이 간결해서 편하게 읽었지만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 같았다. 나중에 옮긴이의 후기를 읽고 조금 이해했다. (아주 세심한 부분까지 번역의 뉘앙스를 설명했다고 한다.)

클레어 키건은 절제력이 대단하다. 꽉 채워 설명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지 않는다. 독자를 무척 신뢰하는 듯하다. 스스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 사건을 있는 그대로 심심하게 보여주고 있으나, 등장인물들의 대화나 생각을 통해 여러 가지를 암시한다. (작가가 직접 밝혔듯이) 배경묘사도 은유적으로 활용한다. 한번 읽어서 모두 파악하기는 힘들다. 두 번 세 번 읽을 때 알아챌 수 있을 것들도 많다. 짧은 소설이라 여러 번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문체는 건조하고, 묘사는 화려하지 않다. 중천의 태양에도 어슴푸레한 1980년대 아일랜드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 펄롱의 태생과 어린 시절은 당시 아일랜드의 상황을 닮았다.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움. 미래가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벗어나 현재의 펄롱이 있기까지 지탱해 준 것은 주위의 “사소한" 배려와 구원이었다. 마지막 순간 그가 ‘그처럼 사소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심연에는- 스스로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던 ‘그들의' 배려와 사랑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인간의 역사는 불연속 한 결정들의 총합이다. 각각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마치 대단한 것처럼 보인다. 의도적으로 과도한 서사가 개입되기도 한다. 하지만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고뇌에 찬 결단은 인생에서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그 결단도 사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인간의 결단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책의 뒷면에 (광고문구처럼) 적힌 거창한 설명이 거슬린다.
‘수월한 침묵과 자멸적 용기의 갈림길, 그 앞에 움츠러든 한 소시민을 둘러싼 세계’
클레어 키건은 이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 같다. 펄롱의 결정을 '고뇌하는 영웅의 서사'로 그리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침묵과 용기의 경계면은 두께가 없고 투명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펄롱이 아니라 누구라도 세라의 손을 잡아 줄 수 있었다는 말이 하고 싶었을 것이다. 선과 악의 갈림길에 선 소시민의 고뇌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면 누구라도 가지고 있는 내면의 허물어야 할 ‘경계’를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죽음과 삶, 절망과 희망, 좌절과 용기… 같은 얇고 투명한 경계면.





 



 

s****e 2023.12.14. 신고 공감 5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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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 작은 것들의 선 -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고
"[올해의 책] 작은 것들의 선 -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고" 내용보기
작은 것들의 선<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고   ‘선선’한 바람이 몹시 그리운 여름에 만난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내 마음 한 편에 선(線), 선(善)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석탄과 장작은 주인공 빌 펄롱의 밥줄이자 타인에게 온기를 전하는 매개체이다. 두 사물이 한 자루의 연필로 변하여 펄롱의 손에 쥐어진 모습을 상상해본다. 어린 나이의 어머니와 누군지 모르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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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의 선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고

 

  ‘선선’한 바람이 몹시 그리운 여름에 만난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내 마음 한 편에 선(線), 선(善)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석탄과 장작은 주인공 빌 펄롱의 밥줄이자 타인에게 온기를 전하는 매개체이다. 두 사물이 한 자루의 연필로 변하여 펄롱의 손에 쥐어진 모습을 상상해본다. 어린 나이의 어머니와 누군지 모르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가 인생의 출발점을 찍은 뒤부터 마흔 가까이에 이르기까지 그어온 선을 되돌아본다. 모난 데 없이 둥글게 그려진 테두리 안에서 아내와 딸들이, 그 바깥에서 이웃들이 그린 원과 거리를 좁혔다 넓혔다 하며 살아온 그는 이미 선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흔을 넘어선 나 역시 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과 척지지 않고 무탈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이따금 이유 모를 불안감에 스스로 금을 긋고 상대를 경계하거나 갈등을 짐짓 모른 척 지나칠 때가 있다. 마치 그동안 선을 그리던 연필심(心)이 뚝 부러지며 검은 가루를 쏟아내듯, 마흔을 앞둔 펄롱을 멈춰 세워 삶의 의미란 무엇인지 묻게 만드는 일이 생긴다. 바로 펄롱과 대척점에 우뚝 서서 그를 포함한 마을의 대소사에 공공연하게 관여하며 권력을 행사하는 수녀원, 그곳에서 비참하고 끔찍한 생활을 하는 소녀들을 직접 목격한 것이다.
  걔들은 우리 애들이 아니라며 선을 긋는 아내 아일린과, 수녀원과 등져서 좋을 게 없다며 선을 넘지 말라는 식당 주인 미시즈 케호의 말은 어쩌면 펄롱에게 선(善)을 향한 한계선(線)과 다를 바 없지 않았을까. 그 선을 넘지 못한 펄롱은 수녀원에 갇힌 소녀를 남겨둔 채 미사를 보러 간 자신을 위선자라며 책망한다. 특히, 당시 아일랜드 사회에서 여성 교화라는 공동의 선을 위한다는 명목 혹은 종교적 신념 아래 위선(僞善)을 행하는 수녀원의 모습을 보면서 단지 수녀원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묵인하고 외면한 마을 사람들 또한 수녀원의 담장을 더욱더 공고하게 만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대체로 가정, 학교, 직장 등 크고 작은 사회에 속한 개개인은 평등과 공존을 추구하며 서로 사랑과 공감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서서히 혹은 급작스레 그 관계의 균형이 깨지면 어딘가에 숨어있던 권력과 위계가 고개 들어 차별과 폭력을 사회 깊숙이 뿌리내리게 하는데, 이런 현실을 단순히 개인의 운이나 능력으로 치부하는 건 또 다른 차별과 폭력이 될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물론, 펄롱마저도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각자가 그린 사선(斜線) 위에서 부조리를 그저 바라보거나 애써 회피해왔음을 지켜보는 나 또한 내적 친밀감 아니, 불편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제 펄롱은 태어나 지금까지 겪은 사소한 것들에 관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비스듬하게 비껴 그은 줄을 다시 그음으로써 자신 앞의 부당함에 맞서고자 결심한다. 그와 어머니를 보살펴 준 미시즈 윌슨과 네드 아저씨로부터 친절, 배려, 돌봄의 가치를 배웠고, 훗날 아내와 결혼해 아이들을 키우거나 다른 사람들과 일하는 일상의 순간마다 그 가치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를 비로소 깨닫는다. 반면, 수녀원장이 소녀가 석탄광에 갇힌 사건을 놓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대목은 펄롱이 이야기하는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즉 수녀원에 ‘맡겨진’ 소녀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것들이 곧 생존과 삶의 질에 작고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대비하여 보여준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求)하고 있던 펄롱은 자기 마음속에 간직해둔 성냥에 '자신이 구(救)하려는 소녀가 과거의 어머니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불을 댕겨 자기만의 최선(最善)에 한 발 더 다가선다. 선(線)은 무수히 많고 작은 점들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선, 개인을 점으로 각각 비유하자면 개인의 인생마다 고유한 시작과 끝이 있을 테고, 각자 때맞춰 점을 찍고 또 다른 목표점을 향해 출발할 것이다. 때로 분기점에서 자의 또는 타의에 따라 경로를 이탈하거나 아예 새로운 길을 선택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나의 선(線)과 당신의 선이 만나고 쌓이는 과정에서 나의 선(善)과 당신의 선도 그 더께를 더해 갈 것이라 믿기에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가 살만한,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는 게 아닐까.
  세상은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으로 나아간다고 여기며 살아왔다. 개인의 삶은 사회적 통념이나 시스템과 같은 ‘큰 것’에 의해 정해지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작은’ 선한 행위가 상호작용하면서 가꿔나가는 것임을 펄롱이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주위의 압박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불안감과 동시에 기대감을 안고서 선을 넘으며 그가 했던 말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고,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아서 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고. 펄롱이 지나간 실선이 전보다 더 굵게 보이는 건, 아마 다음으로 실선을 넘어 실천에 옮길 사람을 인도하고, 이미 같은 길을 걸어 간 사람들의 눈길이 포개어진 까닭이리라. 
 
k*****o 2024.12.21. 신고 공감 39 댓글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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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으로 이 책을 몇 번이나 읽게 될까
"나는 앞으로 이 책을 몇 번이나 읽게 될까 " 내용보기
<맡겨진 소녀>로 클레어 키건을 처음 알았다. 영화 <말없는 소녀>를 GV에서 보고 집에 가는 길에 서점에 들러 바로 샀다. 보통 책 다음 영화를 보게 되지, 영화를 본 다음 책을 읽는 일은 드물었다. 이미 내용을 다 아는 책을 뭐 하러 다시 읽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 생각이 반드시 맞지는 않다는 것을 그 책을 통해 알았다.<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키건이 10여 년 만에 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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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로 클레어 키건을 처음 알았다. 영화 <말없는 소녀>를 GV에서 보고 집에 가는 길에 서점에 들러 바로 샀다. 보통 책 다음 영화를 보게 되지, 영화를 본 다음 책을 읽는 일은 드물었다. 이미 내용을 다 아는 책을 뭐 하러 다시 읽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 생각이 반드시 맞지는 않다는 것을 그 책을 통해 알았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키건이 10여 년 만에 쓴 소설이라고 한다. 이런 작가가 이처럼 띄엄띄엄 적게 책을 낸다는 건 독자로서 매우 속상한 일이다. 게다가 이처럼 짧게 내는 것도 역시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이 정도 밀도로 꽉 채워 써내는 키건에게 다른 작가처럼 3, 400쪽짜리 책을 써내라고 요구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신형철 평론가의 추천사처럼 나도 이 분량에 불만이 없다. 오히려 키건의 소설이 이보다 두껍다면 읽다가 숨이 차서 나가 떨어질지도 모르겠다.
막달레나 수녀원 사건에 대한 소설인가 싶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이야기의 배경으로서 작동할 뿐, 어느 시대와 어느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한 소시민의 이야기다. 어느 맥락에서 나는 펄롱이었고 어느 맥락에서는 아일린이었다. 소설 마지막의 펄롱일 수도 있을까? 그렇게 될 자신은 없으나 최소한 그러지 못하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할 줄은 알았으면 좋겠다.
읽어본 책이 늘어나고 서가의 책이 쌓여갈수록 생각하게 된다. 언젠가 나중에는 정말 좋아하는 50권 정도만 남겨놓고 모조리 버린 뒤에, 남은 책만 평생 반복해서 읽고 싶다고. 이 소설은 그 50권, 아니 30권이 되더라도 그 안에 남겨야 할 책이다.
주문하고 이 책을 받고 일주일이 지났고 지금껏 두 번을 읽었다. 두 번째로 읽으면서도 이 책을 세 번, 네 번 읽게 될 것임을 짐작했다. 살면서 이 책을 몇 번이나 읽게 될지 궁금하다.
s*****h 2023.12.01. 신고 공감 3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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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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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책은 처음 읽는데. 우선 책의 두께가 얇고, 글자가 큰편이고 줄사이가 넓어 쉽게 읽힙니다.섬세하게 표현되는 풍경과 상황..딱 뭐라고 나오지 않아도, 아 그렇구나, 하고 알게되는 상황들.이런일이 있었는지 몰랐는데 그 딱 한 편린을 보게 된 느낌.그리고 자신이 받았던 그대로 돌려주는 그 마음을 생각하게 된다.마지막 장면에서 '서로 돕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이처럼 사소한 것들 을 읽고" 내용보기
이 작가의 책은 처음 읽는데. 우선 책의 두께가 얇고, 글자가 큰편이고 줄사이가 넓어 쉽게 읽힙니다.
섬세하게 표현되는 풍경과 상황..
딱 뭐라고 나오지 않아도, 아 그렇구나, 하고 알게되는 상황들.
이런일이 있었는지 몰랐는데 그 딱 한 편린을 보게 된 느낌.
그리고 자신이 받았던 그대로 돌려주는 그 마음을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 돕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하는 그 마음이 모든것의 동력이었다고 생각된다.
h*******e 2023.11.28. 신고 공감 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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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찾아오면 꺼내 읽게 될 책... 인간다움에 대하여
"겨울이 찾아오면 꺼내 읽게 될 책... 인간다움에 대하여" 내용보기
작년 이맘 때 사락 블친님이 작성한 우수 리뷰를 읽고나서 구입한 클레어 키컨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당시 읽고 있던 책이 있어서 잠시 미뤄두었던 것이 1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구입 후 1년 만에 읽은 책이지만 출판사 소개글처럼 "크리스마스마다 반복해서 꺼내 읽을 새로운 고전의 탄생"이 과장이 아닐만큼 132쪽의 짧은 분량임에도 오랜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소설은 1980
"겨울이 찾아오면 꺼내 읽게 될 책... 인간다움에 대하여" 내용보기


 작년 이맘 때 사락 블친님이 작성한 우수 리뷰를 읽고나서 구입한 클레어 키컨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당시 읽고 있던 책이 있어서 잠시 미뤄두었던 것이 1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구입 후 1년 만에 읽은 책이지만 출판사 소개글처럼 "크리스마스마다 반복해서 꺼내 읽을 새로운 고전의 탄생"이 과장이 아닐만큼 132쪽의 짧은 분량임에도 오랜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소설은 1980년대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겨울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다. 소설은 실제 인물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허구이지만 사건의 배경이 되는 막달레나 세탁소는 18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가톨릭교회에서 운영하고 아일랜드 정부에서 지원한 시설이었다.

 소설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을씨년스럽다. 주인공인 펄롱이 사는 소도시는 당시 아일랜드의 경기 침체로 조선소가 문을 닫고 공장은 여러 차례 해고를 단행해 해고된 사람들이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줄을 설 정도 혹독한 시기였다. 펄롱은 석탄, 토탄, 장작 등을 팔며 아내와 다섯 딸을 키우고 있는데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나름 안락한 생활을 하며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

혹독한 시기였지만 그럴수록 펄롱은 계속 버티고 조용히 엎드려 지내면서 사람들과 척지지 않고, 딸들이 잘 커서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괜찮은 여학교인 세인트마거릿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도록 뒷바라지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 24쪽

 경기 침체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이들이 잘 커서 좋은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도록 뒷바라지하겠다는 펄롱의 결심은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공감할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펄롱의 결심을 흔들리게 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수녀회에서 맡아 운영하는 직업여학교와 막달레나 세탁소. 전반적으로 평판이 좋았으나 그곳에 관한 다른 이야기도 들리는 곳. 직업학교에 있는 학생들이 학생이 아니라 타락한 여자들이라 교화를 받는 중이라거나 사생아로 태어난 아이들을 부유한 미국인 등에게 입양시키고 그 과정에서 수녀들이 상당한 돈을 챙긴다는 이야기...

 펄롱은 뜬소문을 믿고 싶지 않았으나 
어느 날 저녁 약속한 시간보다 훨씬 일찍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갔다가 작은 경당에서 바닥에 엎드려 걸레로 윤을 내던 어린 여자아이들 중 하나가 강이나 대문 밖까지만이라도 제발 나가게 해달라고 간청을 하는 일이 있었고, 크리스마스이브를 이틀 남긴 일요일에 다시 석탄을 배달하러 이른 시간 수녀원에 찾아갔다가 창고 안에 갇힌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는데 수녀가 여자아이를 대하는 행동이 수상하다.

 펄롱은 고민 끝에 수녀회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아내 아이린에게 하게 되지만 "걔들은 우리 애들이 아니라고."라며 아내는 우리 아이들만 생각하고 수녀회 일은 신경을 끄라고 한다. 아울러 평소 친하게 지내는 단골 식당의 주인 미시즈 케호도 수녀회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며 마을에서 수녀회의 힘이 대단하니 척을 두지 말라고 조언을 한다.

 "교단은 다르지만 다 한통속이야. 어느 한쪽하고 척지면 다른 쪽하고는 원수 되는거야." - 107쪽

 소설 후반부는 고뇌하는 펄롱의 감정을 깊이있게 들여다보며 그동안 어렵게 지켜낸 안락한 삶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음에도 부조리한 세상을 향한 펄롱의 용기 있는 발걸음을 보여준다. 소설은 펄롱을 영웅처럼 묘사하지는 않는다. 평범한 보통 사람들처럼 선한 행동을 한다는 설레임과 동시에 반드시 맞닥뜨려야 할 두려움도 느끼는 펄롱의 감정을 보여준다. 가족조차 반기지 않을 일이고 대가를 치르게 되겠지만 수녀원 창고에서 데리고 나온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하는 펄롱의 발걸음은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해준다. 소설은 서두에서 설명한 것처럼 132쪽 밖에 안되는 짧은 소설이지만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와 세상에 맞서 용기를 내기까지 펄롱의 고뇌하는 감정 표현은 흡입력이 대단하다. 문장 하나 하나 놓칠 것 없이 곱씹을만한 소설은 왜 2022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었는지 알게 된다. 끝으로 소설을 읽으면서 간결하면서도 이야기에 푹 빠지게 하는 번역이 인상 깊었는데 옮긴이를 보니 이해가 간다. 옮긴이가 지난 5월에 인상 깊게 읽은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를 쓴 홍한별 번역가다. 아무튼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한 클레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겨울이 찾아오면 꺼내 읽게 될 것이다.



#이처럼사소한것들 #클레어키건 #홍한별 #다산북스 #소설 #2024올해의책 #용기 #인간다움 #겨울 #연말리뷰



YES마니아 : 로얄 s****6 2025.12.28. 신고 공감 16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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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과 몰락을 가르는 연약한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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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클레어 키건의 작품이다. 100여쪽에 불과한 짧은 이야기지만 무수한 의미를 압축해 드러내지 않고 암시하듯 간결한 흐름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중편 소설이라기보다 긴 시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소설의 배경은 1985년 실업과 빈곤으로 허덕이고 있는 아일랜드의 작은 도시 뉴로스이다.  주인공은 석탄 상인 '빌 펄롱'이다. 펄롱은 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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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클레어 키건의 작품이다. 100여쪽에 불과한 짧은 이야기지만 무수한 의미를 압축해 드러내지 않고 암시하듯 간결한 흐름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중편 소설이라기보다 긴 시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소설의 배경은 1985년 실업과 빈곤으로 허덕이고 있는 아일랜드의 작은 도시 뉴로스이다.  주인공은 석탄 상인 '빌 펄롱'이다. 펄롱은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고 경제적으로 빈곤한 상황에서 자랐지만 마음씨 좋은 주인, 미시즈 윌슨의 배려로 무사히 자라나, 지금은 부유하진 않아도 큰 부족함 없이 아내와 다섯 딸과 함께 안정된 생활을 꾸려 가는 가장이다. 

직업과 가족과 먹을 것이 있는 안온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에 비해 특권을 누리는 삶이다. 하지만 이 안온한 일상도 언제든 쉽게 잃을 수 있다는 사실까지도 잊지 않고 살아간다. 안온과 몰락을 가르는 것은 더없이 연약한 경계임을 직시하고서.

빌 펄롱은 어느 날 그런 연약한 경계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수녀원에 석탄 배달을 나가 창고에서 한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불법적 사건의 정황을 파악하게 된다. 수도원에서 일어난 일을 눈감으며 현재의 안온한 삶을 지속할 것인가, 아니면 현재의 평온함을 버릴 각오로 용기있게 세상에 맞섬으로서 어린 시절 주인인 미시즈 윌슨이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따뜻한 배려와 친절을 자신도 베풀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이 소설은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삶에서 느끼는 비참함이나 감격의 순간들을 집중적으로 묘사한다. 그러면서 결국 이웃에 대한 사랑을 선택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간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소소함 속에서 우리의 삶의 본질을 찾아가는 스토리로 읽혀진다.

c******4 2024.04.03. 신고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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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사소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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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전혀 사소하지 않다아니, 사소한 것이 삶을 이끌고 지금의 나를 여기 있게 한다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된다펄롱이 들려주는 이야기를읽는 내내 한줄 한줄 아끼며 읽었건만아깝게도 단숨에 읽게 된 책이다인간 내면에 흐르는 심리묘사가 뛰어나다읽으며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문장이 너무 많다어떤 행에서는 나를 대입해 한참을 머뭇거리게 된다인간의 삶은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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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전혀 사소하지 않다
아니, 사소한 것이 삶을 이끌고 지금의 나를 여기 있게 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된다

펄롱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는 내내 한줄 한줄 아끼며 읽었건만
아깝게도 단숨에 읽게 된 책이다

인간 내면에 흐르는 심리묘사가 뛰어나다
읽으며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문장이 너무 많다
어떤 행에서는 나를 대입해 한참을 머뭇거리게 된다

인간의 삶은
받은것을 기억하며 그 받은것을 누군가에게
되돌려 줄 수 있을 때 성공한 삶이 되는 것 같다
되돌려 주는데도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용기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면에서 펄롱의 용기를 나도 배우고 싶다

바깥 풍경이 말라가는 이즈음
마음이 건조해지려는 이즈음
생각할거리가 많은 이 책을 만난 건 행운,
나도 이 행운을 친구에게 보내줘야겠다

오래도록 머리맡에 둘 책
이 책은
산타가 내게 보낸 선물인 게 분명하다
YES마니아 : 로얄 h*****4 2023.11.30. 신고 공감 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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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 이처럼 사소한 것들
"2025-08 이처럼 사소한 것들" 내용보기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에서는 소녀의 결핍, 두려움, 치유, 성장을 느낄 수 있었다면, 『이처럼 사소한 것들』에서는 주인공의 연민, 양심, 인간성에 대한 작가의 섬세한 표현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모든 걸 다 잃는 일이 너무나 쉽게 일어난다는 걸 펄롱은 알았다. 멀리 가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돌아다녔고 시내에서 시 외곽에서 운 없는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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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에서는 소녀의 결핍, 두려움, 치유, 성장을 느낄 수 있었다면, 『이처럼 사소한 것들』에서는 주인공의 연민, 양심, 인간성에 대한 작가의 섬세한 표현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모든 걸 다 잃는 일이 너무나 쉽게 일어난다는 걸 펄롱은 알았다. 멀리 가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돌아다녔고 시내에서 시 외곽에서 운 없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실업수당을 받으려는 사람들 줄이 점점 길어지고 있었고 전기 요금을 내지 못해 창고보다도 추운 집에서 지내며 외투를 입고 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자들은 매달 첫째 금요일에 아동수당을 받으려고 장바구니를 들고 우체국에 줄을 섰다. 시골로 가면 젖을 짜달라고 우는 젖소들이 있었다

P.23

주인공 펄롱은 사생아라는 이유로 학창 시절 내내 놀림을 받았지만,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해 아이린과 결혼하고 다섯 딸과 함께 석탄과 장작을 배달하며 비교적 평온한 삶을 살아간다. 그는 한때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 했지만,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결국 그 진실을 알 수 없게 된다. 이후 그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가족을 지키는 데 전념한다.

늘 이렇지, 펄롱은 생각했다. 언제나 쉼 없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다음 해야 할 일로 넘어갔다.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 펄롱은 생각했다. 삶이 달라질까 아니면 그래도 마찬가지일까? 아니면 그저 일상이 엉망진창 흐트러지고 말까?

P.29

겉보기에는 평화로워 보이는 펄롱이지만, 그의 마음 한켠에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삶에, 어쩌면 이제는 잠시 멈춰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까.

요즘 펄롱은 뭐가 중요한 걸까, 아일린과 딸들 말고 또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는데 어딘가로 가고 있는 것 같지도 뭔가 발전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때로 이 나날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P.44

그러던 중 펄롱은 장작 배달 중에 직업 여학교와 세탁소를 운영하는 수녀원에서 한 여성이 부당한 대우와 고통을 겪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아내 아일린은 “걔들은 우리 애들이 아니잖아”라며 선을 긋고, 식당 주인 미시즈 케호는 수녀원과 등을 지면 좋을 게 없다며 관여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 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P.119

과연 펄롱은 평온한 가족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침묵할까? 아니면 모든 걸 잃을 각오를 하며 진실을 드러낼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만큼의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 펄롱의 독백에서, 『맡겨진 소녀』의 마지막 대사가 문득 떠올랐다.

YES마니아 : 로얄 k****u 2025.06.03. 신고 공감 11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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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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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클레어 키건 / 혼한별다산책방책 표지는 한 마리의 새가 날고 있다. 어디로 날아 갈 수 있는가? 어디든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사람들은? 수녀원에 있는 여성들은? 주인공인 펄롱은? 자신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을까? 펄롱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고 태어났다. 지금은 한 집의 가장이다. 그의 직업은 석탄을 팔면서 남에게 손을 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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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클레어 키건 / 혼한별다산책방

책 표지는 한 마리의 새가 날고 있다. 어디로 날아 갈 수 있는가? 어디든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사람들은? 수녀원에 있는 여성들은? 주인공인 펄롱은? 자신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을까? 


펄롱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고 태어났다. 지금은 한 집의 가장이다. 그의 직업은 석탄을 팔면서 남에게 손을 벌리고 살지 않는다. 우연히 수녀원의 창고에 들어갔다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용기를 내어서 창고에 있던 여인을 대리고 나온다. 

수녀원장은 더는 참기 힘들었는지 주머니 깊이손을 넣어 봉투를 꺼냈다. 
"청구서는 보내주시면 처리하겠습니다만 일단 이건 크리스마니까."
펄롱은 받고 싶지 않았지만 손을 내밀었다. 

수녀원장은 돈을 펄롱에게 준다. 석탄광에 본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받지 않는다면? 수녀원장을 거부하는 것이다. 받는다면? 암묵적인 침묵을 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길로 나와 펄롱은 새로 생긴 걱정은 밀어놓고 수녀원에서 본 아이를 생각했다. 펄롱을 괴롭힌 것은 아이가 석탄 광에 갇혀 있었다는 것도, 수녀원장의 태도도 아니었다. 펄롱이 거기에 있는 동안 그 아이가 받은 취급을 보고만 있는 동안 그 아이가 받은 취급을 보고만 있었고 그애의 아기에 관해 묻지도 않았고 - 그 아이가 부탁한 단 한가지 일인데 - 수녀원장이 준 돈을 받았고 텅빈 식탁에 앉은 아이를 작은 카디건 아래에서 젖이 새서 블라우스에 얼룩이 지는 채로 내버려두고 나와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었다. 

돈을 받은것도, 아무말도 하지 않은것이 생각난다. 펄롱은 그 보다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가서 모른척 하고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에 치를 떨고 있다. 

“내 말이 틀렸으면 틀렸다고 해, 빌. 그런데 내가 듣기로 저기 수녀원 그 양반하고 충돌이 있었다며?”
잔돈을 받아 든 펄롱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시선은 걸레받이 쪽으로 떨어져 걸레받이를 따라 방구석까지 갔다.
“충돌이라고 할 건 아닌데, 네, 아침에 거기 잠깐 있었어요.”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거기 일에 관해 말할 때는 조심하는 편이 좋다는 거 알지? 적을 가까이 두라고들 하지. 사나운 개를 곁에 두면 순한 개가 물지 않는다고. 잘 알겠지만.”

동네에 나와 수녀원 인원만 알고 있을 줄 알았던 일이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다. 무언의 압박이 주변에서 들어온다. 


우리는 공정하다는 착각을 한다. 수녀원은 공정할 것이라는 착을 한다. 내가 아는 권력자는 공정 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에는 이와 유사한 일이 있었다. 부산형제복지 제단이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배고픈 아이들을 대리고 가서 교육을 시키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곳은 지옥이였다. 누구도 그 아이들을 대리고 나오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서 지금 누구도 책임을 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많은 거리감이 있지만 누군가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생각을 들었을 것이다.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펄롱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다음 이야기는 펄롱의 힘든 이야기가 전개 될 것이다. 사회는 작은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만, 그 용기를 지켜줄 사람들이 적은것은 사실이다. 내부 고발자들보다 다수의 횡포에 함께 가고자 한다. 회사를 들어가서 집단 따돌림에 힘들어 한다. 절대 권력자를 이길 방법은 회사를 그만 두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웃기지 않은 유머에 웃을수 밖에 없는 권력자들이 넘쳐난다. 나는 권력자인가? 나는 용기를 지켜줄 사람인가?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인가? 쉽지 않은 질문들이 넘쳐 난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책 제목은 사소하다 말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일들이다. 용기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방관자의 입장에서 변론만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바라 본다. 펄롱은 가족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만 치우쳐서 움직인건 아닐까? 나는 펄롱의 용기를 지켜줄수 있을까? 용기에 박수라도 칠 수 있을까? 나도 권력에 취해 있는 것은 아닌가? 돈에 주변의 권유에 군중을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무언가 해답은 없고, 질문만 생각난다. 

g******i 2024.03.03. 신고 공감 9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