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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후에도 삶은 이어진다 : 겨울을 지나가다 - 조해진
"죽음 이후에도 삶은 이어진다 : 겨울을 지나가다 - 조해진" 내용보기
영상 편집 기사로 일하는 정연은 얼마 전 엄마를 잃었다. 정연의 엄마는 남편 없이 혼자서 식당을 운영하며 정연과 미연 자매를 키웠다. 장녀이고 비혼인 정연은 결혼 후 남편과 두 아이를 키우는 미연의 몫까지 열심히 엄마를 간병했다. 그래서일까. 정연은 엄마가 죽고 장례까지 다 치른 후에도 좀처럼 엄마를 보내지 못한다. 엄마가 혼자 살았던 집에 머무르면서 엄마의 옷을 입고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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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편집 기사로 일하는 정연은 얼마 전 엄마를 잃었다. 정연의 엄마는 남편 없이 혼자서 식당을 운영하며 정연과 미연 자매를 키웠다. 장녀이고 비혼인 정연은 결혼 후 남편과 두 아이를 키우는 미연의 몫까지 열심히 엄마를 간병했다. 그래서일까. 정연은 엄마가 죽고 장례까지 다 치른 후에도 좀처럼 엄마를 보내지 못한다. 엄마가 혼자 살았던 집에 머무르면서 엄마의 옷을 입고 엄마의 신발을 신고 엄마의 화장품을 바른다. 엄마가 해놓고 다 먹지 못한 음식을 먹고, 엄마가 미리 만들어둔 육수로 칼국수도 끓인다. 정연은 그렇게 인생에서 가장 긴 겨울을 보낸다.


조해진 작가의 소설 <겨울을 지나가다>는 엄마와 사별한 주인공 정연이 엄마의 죽음을 겪는 과정을 동지, 대한, 우수로 나누어 보여준다.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지의 장(章)에서 정연은 이제 막 엄마를 떠나 보낸 상태다. 정연은 엄마가 평생 일만 하느라 여행 한 번 제대로 못해본 것이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다. 그런 엄마가 마지막까지 가장 걱정한 대상이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자신이었다는 것도 죄스럽다. 슬픔과 분노, 허무와 우울이 범람하는 이 시기를 정연은 기나긴 잠과 최소한의 음식 그리고 술로 보낸다. 그렇게 영원히 끝나지 않는 밤을 보내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이어지는 대한의 장(章)에서 정연은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마지막 우수의 장(章)에서는 엄마의 삶을 반추하며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감정을 돌아보고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를 한다. 종교도 없고 다음 생에 대한 믿음도 없어 보였던 정연은 목공소 주인인 영준의 과거 이야기를 들은 후 영준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죽은 소녀와 엄마가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이승에서 만나 사랑했지만 먼저 저승으로 가버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고 죽음과 공존하는 삶을 산다는 것일까, 하고 생각했다.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소재 자체는 무겁고 어두운데, 소설의 분위기나 메시지는 조해진 작가가 그동안 발표한 작품 중에서 가장 밝고 희망적이라고 느꼈다. 특히 제목만 보면 대칭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는, 조해진 작가가 2015년에 발표한 소설 <여름을 지나가다>와는 제목만 비슷할 뿐,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두 소설 모두 주인공이 인생의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야기이고, 자신의 공간이 아닌 다른 사람의 공간에서 생활한다는 점은 같지만, <여름을 지나가다>의 주인공이 몰래 드나들던 가구점에서 쫓겨나면서 절망적인 기분으로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면, <겨울을 지나가다>의 정연은 스스로 엄마 집을 나온다.

j****y 2024.09.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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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작가님의 <빛과 멜로디>를 읽고선 따스한 위로를 전해주는 작가님의 글이 너무 좋아서 이전 작품들도 찾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던 즈음에 발견한 <겨울을 지나가다>.. 이번 글도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글이어서 추운 겨울인 지금에 읽기에 너무 좋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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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작가님의 <빛과 멜로디>를 읽고선 따스한 위로를 전해주는 작가님의 글이 너무 좋아서 이전 작품들도 찾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던 즈음에 발견한 <겨울을 지나가다>.. 이번 글도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글이어서 추운 겨울인 지금에 읽기에 너무 좋았다는!!
YES마니아 : 로얄 d*******4 2024.12.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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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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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엄마가 정연과 동생 미연앞에집과 식당 문서, 보험, 통장, 체크카드, 비밀번호등을 꺼내 놓으며 췌장암이라는 병원 진단서를 보여 준다..?바쁘다고 핑계만 대다가서울 직장일을 정리하고 내려와엄마의 항암치료를 돕고엄마를 보내드리고 장례를 치르고엄마의 소원대로 골분을 납골당이 아닌마당과 모과나무아래 묻어 드리고?그러고도 쉽게 떠나지 못하고엄마집에서 지내다가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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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엄마가 정연과 동생 미연앞에
집과 식당 문서, 보험, 통장, 체크카드,
비밀번호등을 꺼내 놓으며
췌장암이라는 병원 진단서를 보여 준다..
?
바쁘다고 핑계만 대다가
서울 직장일을 정리하고 내려와
엄마의 항암치료를 돕고
엄마를 보내드리고
장례를 치르고
엄마의 소원대로 골분을 납골당이 아닌
마당과 모과나무아래 묻어 드리고
?
그러고도 쉽게 떠나지 못하고
엄마집에서 지내다가
엄마 옷과 목도리, 신발등을 신으며
생활하다가 엄마식당의 재료들로
칼국수도 만들어 먹으며
회상을 한다..
?
잔잔하고 담담하게 그려내서
더 마음 깊숙한 곳에서 아픔이 전해진다..
?
나는 겨울은 춥고 나뭇잎들도 떨어지고
황량하고 시린 바람이 불어 좋아하지 않았는데
?
작가는
겨울을 통로라고 표현하며
통로의 끝은 어둡지 않다고 한다.
?
눈과 얼음이 녹고 비가 내리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이 세상은 순환하고 반복되니까..
?
겨울은 누구에게나 오고
기필코 끝날 수 밖에 없다는
?
조해진 작가님의 말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
겨울을 지나가다..
?
m******8 2024.02.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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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지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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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일 년 동안 엄마의 몸 안에 축적된 시간과 지상에는 더 이상 흔적을 남기지 못할 미래의 시간까지 함께 묻혔다. 엄마의 삶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과 인연을 맺었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미완성된 역사가, 하지 못한 말과 가보지 못한 곳, 끝내 이루지 못한 일들까지……. (p.41)       정연은 생명이 꺼져가는 엄마를 돌본다. 하던 일을 정리하고 엄마집으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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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일 년 동안 엄마의 몸 안에 축적된 시간과 지상에는 더 이상 흔적을 남기지 못할 미래의 시간까지 함께 묻혔다. 엄마의 삶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과 인연을 맺었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미완성된 역사가, 하지 못한 말과 가보지 못한 곳, 끝내 이루지 못한 일들까지……. (p.41)

 

 

 

정연은 생명이 꺼져가는 엄마를 돌본다. 하던 일을 정리하고 엄마집으로 들어와서… 그런데 엄마와 함께 한 시간은 예상보다 짧았다. 

 

동생 미연과 엄마를 보내드린 후에도 정연은 엄마집을 떠나지 못한다. 엄마 신발을 신고 엄마 옷을 입고 강아지 정미와 산책을 한다. 동네 사람들을 마주치고, 엄마의 삶을 더듬어 간다. 

 

 

1부  동지 冬至

2부  대한 大寒

3부  우수 雨水

 

 

 

소설 배경과 가까운 계절에 읽어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 3부 중에서 1부가 가장 인상적이다. 엄마를 보내는 과정에서 현실적이고 솔직한 내용까지 담아서 마음이 아렸다. 겨울은 춥고 황량하지만 기필코 끝날 수밖에 없다는 걸 기억하자고... 작가는 가만히 말을 건넨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p********0 2023.11.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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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의 질서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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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미래에서 오기도 하는구나. 초판 인쇄일이 12월 1일로 찍혀 있는 소설책. 아직 오지 않은 12월을 나는 조심히 만지고 읽고 쓰다듬는다. '이런 시대에 여전히 소설을 읽어주어서 고맙고 이런 시대에 여전히 소설을 읽을 수밖에 없다는 게 미안하다'는 조해진 작가의 <겨울을 지나가다> 덕분이다.일흔한 해의 시간을 담은 채 저 너머로 떠난 엄마 명순과 엄마의 옷을 입고 신발을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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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미래에서 오기도 하는구나. 초판 인쇄일이 12월 1일로 찍혀 있는 소설책. 아직 오지 않은 12월을 나는 조심히 만지고 읽고 쓰다듬는다. '이런 시대에 여전히 소설을 읽어주어서 고맙고 이런 시대에 여전히 소설을 읽을 수밖에 없다는 게 미안하다'는 조해진 작가의 <겨울을 지나가다> 덕분이다.


일흔한 해의 시간을 담은 채 저 너머로 떠난 엄마 명순과 엄마의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서 정미와 산책하며 빈 집과 식당을 지키는 정연. 엄마의 장례식을 치르고 상실의 먹먹함과 끝날 것 같지 않은 애도의 시간을 보낸다. 엄마가 남긴 육수와 김치에 손수 반죽해 끓인 칼국수로 건강하게 더운 기운을 채운다.

동지, 대한을 지나 봄의 길목인 우수에 이르러 엄마의 골분을 묻은 모과나무에 새싹이 돋는 것을 보며 '존재의 형태가 바뀌었을 뿐, 사라진 건 없었다'고 자신을 달랜다. 결핍이 숙성의 시간으로 이어지는 신비를 깨닫는다. 아무리 춥고 긴 겨울이라도 시간의 터널을 통과하면 봄이 오고 싹이 튼다는 그 자연스러운 질서와 신비를 전하는 소설이다.



칠십일 년 동안 엄마의 몸 안에 축적된 시간과 지
상에는 더 이상 흔적을 남기지 못할 미래의 시간까 지 함께 묻혔다. 엄마의 삶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과 인연을 맺었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기 억이, 미완성된 역사가, 하지 못한 말과 가보지 못한 곳, 끝내 이루지 못한 일들까지....... 41p

엄마가 투병하는 동안 나는 엄마의 현재에 내 미래를 투사하는 일에 더 성실했었는지도 모르겠다. 두려웠지만 멈출 수 없었다. 걷고 싶을 때 걷지 못 하고 배설해야 하는 순간에 타인의 손을 빌려야 하는 내 노년을 상상하는 일은 떨쳐내려 해도 떨쳐지지 않은 채 끈질기게, 그야말로 질리도록 끈질기게 이어졌다. 아직 오지도 않은 내 미래를 근심하느라 엄마가 직면한 현재의 불안과 고통을 자꾸만 잊는 내가 싫었고 징그러웠지만, 그렇다고 제어되는 것은 없었다. 서울의 병실에서든 J읍에서든, 엄마를 만나고 돌아가면 시간을 폭식한 듯 갑자기 너무 늙 어버린 기분에 휩싸이곤 했다. 68p

육수 때문인지 내가 만든 엉성한 칼국수에도 엄마의 손맛이 감돌았다. 나는 오랜만에 이마에 땀이 맺히도록 맛보고 씹고 삼키는 행위에만 온전히 몰두했다. 비워진 그릇과 접시를 보고 나서야 내가 거 의 두 시간에 걸쳐, 그야말로 잡념이 사라진 상태로, 요리하고 먹는 행위를 즐겼으며 엄마가 아픈 뒤로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는 것을 천천히 깨달았다. 건강하게 더운 기운이 뼈와 내장 사이를 가득 채워갔다. 73p

존재의 형태가 바뀌었을 뿐, 사라진 건 없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녹은 눈과 얼음은 기화하여 구름의 일부로 소급될 것이고 구름은 다시 비로 내려雨水 부지런히 순환하는 지구라는 거대한 기차에 도달할 터였다. 부재하면서 존재한다는 것, 부재로써 현존하는 방식이 있다는 것, 이번 겨울에 나는 그것을 배웠다.
슬픔이 만들어지는 계절을 지나가면서,
슬픔으로 짜여졌지만 정작 그 슬픔이 결핍된 옷을 입은 채,
그리고 그 결핍이 이번 슬픔의 필연적인 정체성이란 걸 가까스로 깨달으며……. 132~1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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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2023.11.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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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하면서 존재한다는것
"부재하면서 존재한다는것" 내용보기
부재하면서 존재한다는것부재로써 현존하는 방식이 있다는것이번 겨울에 나는 그것을 배웠다아픈 엄마가 죽고나서 상실감을 느끼며 이별을 받아 들이는 딸의 이야기조해진 작가님의 담담하고 감성적인 문체로 딸의 상실감을 잘 표현하신거 같다특히 부재하면서 존재한다는 말 너무 마음에 와닿는다지나치도 슬프지도 않게 잔잔하게 엄마의 부재의 받아들이는 딸의 이야기가 위로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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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하면서 존재한다는것
부재로써 현존하는 방식이 있다는것
이번 겨울에 나는 그것을 배웠다

아픈 엄마가 죽고나서 상실감을 느끼며 이별을 받아 들이는 딸의 이야기
조해진 작가님의 담담하고 감성적인 문체로 딸의 상실감을 잘 표현하신거 같다
특히 부재하면서 존재한다는 말 너무 마음에 와닿는다
지나치도 슬프지도 않게 잔잔하게 엄마의 부재의 받아들이는 딸의 이야기가 위로가 되는 책이다

YES마니아 : 로얄 a******9 2024.01.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