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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수영장에 빠지려는 찰나다. 정황상 빠지고 말 것 같다. 속절없이 빠져드는 첫사랑의 순간을 표현하는 듯한 표지에 우리는 이 소설을 짐작하고 만다. 첫사랑, 설렘, 첫키스 같은 순간들을.
네 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 사사키 아이의 청춘소설이다. 우리의 청춘 시절은 미래에 대한 고민과 방황이 떠오르는 시기다. 그때 만났던 사람은 평생의 삶을 좌우하기도 하고,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오래 기억하는 걸 보면 삶이 어떠했든, 살아가는 데 큰 반향을 일으킨 것 임에 틀림없다.
표제작이기도 한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는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볼 수 있는 추억 한편이 아닐까 한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언제나 홍차와 마들렌이 먼저 떠오른다. 홍차를 마실 때면 마들렌을 곁들여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드는 것처럼. 이 소설은 입시를 앞둔 수험생이 초콜릿이 묻힌 죽순마을 과자를 먹으며 기억력을 높이려는 효과를 기대한다는 내용이다. 프루스트 효과를 - 죽순마을을 먹으며 공부했던 내용을 저절로 떠올리는 - 기대한 것이다. 도쿄의 사립대학을 준비했던 그들은 도쿄에서의 미래를 꿈꾼다. 도쿄의 지도를 펼쳐놓고 키스할 장소를 물색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첫 키스 상대를 정하여 키스를 하고 싶은 장소를 물색하고, 기다리는 설렘은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것 같다.
미래는 알 수 없는 것. 한 사람은 도쿄의 대학을 합격하고, 다른 사람은 재수를 하면서 관계는 변한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먼저 대학에 간 사람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는 거다. 도쿄에 대한 환상도 변하기 마련이다.
도쿄는 아무리 구석구석 걸어다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다른 세계처럼 느껴지는 장소와 만나게 된다. 나는 꼭 그런 도시에서 살고 싶어. (57페이지, 「봄은 미완」중에서)
자기의 이름이 있는 소설을 누군가 썼다면 그걸 내 이야기로 간주하고 소설을 쓴 사람을 동경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작품을 먼저 읽고 작가를 좋아하는 경험은 내 경험을 비추어도 비교적 많았으니 말이다. 문예부 교실에 있는 친구를 보며 친해지면 서로 ‘시티걸즈’가 되기로 약속한 이야기 「봄은 미완」은 온전히 소설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악보를 못 읽는다」는 학교의 4인조의 관계를 말하는 소설이다. 무리 중 아이돌 같은 외모를 가진 세 명을 제외한 한 명은 뽀글머리로 그들과는 달랐다. 뽀글머리는 세 명의 빵셔틀이 아니라 그들을 이끄는 무리로 보였다. 학교 다닐 때는 함께 어울리는 친구가 있어야 학교생활이 수월한 법이다. 무교라고 밝힌 스미레에게 자신도 무교라고 말하고 다가갔던 스가노가 바라보는 뽀글머리와 친구 관계를 바라볼 수 있다. 뽀글머리와 가가미의 비밀을 알게 된 스가노가 친구인 스미레에게 비밀을 지키려다 서로 소원해지는 이야기다. 모든 친구 관계가 그렇듯 우리는 자꾸 어떤 사람의 비밀을 지켜주려다 다른 친구와 소원해지고 만다. 오해로 인해 되돌릴 수 없는 관계로 이어지는데 이런 경우가 자주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의 마음을 터놓으며 오해를 풀 수도 있다.
「지독한 마침표」의 쇼코는 겨울방학이어서 고향에 가려고 신칸센을 탔다가 옆자리에 앉은 고다마 씨를 처음 만났다. 고마다 씨는 사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신발과 양말을 벗고 운전하는 습관이 있다. 취업을 한 쇼코는 회사원인 고다마 씨에게 드라이브를 하자고 했다가 동그라미가 있는 관계에서 마침표를 어떻게 찍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야기다. 청춘들의 삶에는 다양한 아픔과 고통이 있다. 그 감정들은 훗날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해 우리의 뇌리에 파고들어 떠올리게 한다.
어리숙하고 서툰 시절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지난날의 우리, 미래를 알지 못하기에 불안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도쿄를 생각하면 떠올리는 것들. 첫키스의 설렘, 첫사랑 그리고 이별. 이 모든 것을 경험하는 청춘 시절은 마치 홍역처럼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그 시절을 거쳐왔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지도 모른다. 추억의 한 페이지를 들여다보는 듯했다.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면 미완이라고 표현한다. 청춘 시절은 이와 같다. 언젠가는 완결할 수 있는 미완의 시절을 거치는 중이다. 즉 무엇이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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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 효과라는 게 있어.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관련된 추억이 떠오르는 현상이야. 프루스트라는 작가의 유명한 소설 때문에 붙은 이름인데, 주인공이 마들렌을 홍차에 적셔 먹을 때 옛날 기억이 되살아난다는 이야기야.“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9쪽)
익숙하지 않아서 서툴러서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것, 그건 사랑이다. 어쩐지 능숙하고 뻔하다면 그 사랑은 진실이 결여된 것처럼 보인다. 첫사랑을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라 기억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은 더우 애틋하다.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는 표지와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란 보고서의 제목이 궁금증을 불러오는 사사키 아이의 단편 소설집은 그런 소설이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랑에 대한 감정, 짝사랑의 마음, 어려운 우정과 관계에 대해 들려주는 청춘소설이며, 성장소설이다.
네 편의 이야기는 동화나 순정만화 같은 이미지를 안겨준다. 표제작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속 ‘나’와 ‘오가와’는 도쿄 사립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교생이다. 둘은 홍차와 마들렌이 떠오르는 소설처럼 공부를 할 때 특정 간식을 먹으면 학습 효과가 뛰어날 거라는 기대를 갖고 공부를 한다. ‘오가와’가 알려준 학습법이다. 그런 계기로 둘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며 보낼 시간을 상상하기도 하고 심지어 키스 장소를 고르기도 한다. 이 얼마나 귀여운 모습인가. 풋풋한 소년소녀의 모습이 고스란히 그려진다. ‘오가와’는 대학에 붙고 ‘나’는 재수를 한다. 예상대로 둘은 이별을 한다. 그들에게 프루스트 효과는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인생의 시기에서 그때 그 1년은 한순간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 그들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설렘과 기대로 가득했을 것이다.
이처럼 특정 도시의 대학이나 공간은 십 대에겐 선망의 대상이 된다. 선배나 선생님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봄의 미완」속 ‘아카사카’가가 그랬다. 고교 2학년 사진부 ‘나’는 문예부 ‘아카사카’와 친해진다. ‘아카사카’가 좋아하는 문예부 선배의 소설에 자신이 등장한다 그 선배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소설에 내가 등장한다면, 소설을 사랑하고 소설을 쓴 이를 만나보고 싶을 것이다. 순수하고 맑은 마음, 이루어지지 않아도 그 사랑은 그 자체로도 충분할지 모른다.
친한 친구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저절로 관심이 생긴다. 그 사람이 알고 싶은 게 아니라 친구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친구가 좋아하는 남학생을 보면 바로 친구를 부르던 이유도 그랬다. 「악보를 못 읽는다」에서 ‘스가노’는 학교에서 무리를 지어 다니는 남학생 중 ‘가가미’에게 관심을 보이는 ‘스미레’를 따라 버스킹을 하는 곳까지 함께 한다. 잘 생긴 외모로 인기가 많던 ‘가가미’의 노래 실력은 좋지 않았다.
먼저 집으로 돌아간 ‘스미레’의 부탁으로 끝까지 공연을 보게 된 ‘스가노’는 ‘가가미’와 붙어 다니던 뽀글머리가 오히려 실력이 좋다는 사실에 놀란다. 뽀글머리가 ‘스가노’를 알아보면서 먼 곳에서 버스킹을 하는 둘의 사정을 비밀로 해두기로 약속한다. 이 일로 ‘가가미’를 좋아하는 ‘스미레’와 소원해진다. 학창 시절 한 번쯤 경험했을 친구와의 관계와 어긋난 우정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소설이다. 소설에서 ‘스가노’와 ‘스미레’는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고 오해를 풀었지만 현실에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닌데 10대에는 가장 큰일이니까.
마지막 「지독한 마침표」는 세 편의 이야기와는 살짝 결이 다르게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나머지 세 편에서는 고등학생의 일상과 감정을 다루었다면 「지독한 마침표」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이기 때문이다. 고향으로 가는 신칸센의 옆자리에 앉은 남자가 건네준 귤을 먹으며 서로를 알아간다.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만남이지만 둘의 만남은 잘못된 시작이었다. 약혼을 한 남자였고 결혼 후에도 관계가 지속된다. 제목 그대로 둘 사이의 관계에 마침표를 찍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다. 이성적 판단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용납될 수 없는 관계가 있다는걸.
지독한 열병 같았던 사랑도 끝나고 나면 재채기나 감기처럼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그런 사랑을 했었구나, 그런 사랑을 지나 내가 성장했구나 느끼게 된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속 인물들처럼 말이다.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그 감정이 무엇인가 알아가는 과정도 하나의 사랑일 것이다. 다음 달 수능이 끝난 고3에게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 첫사랑을 시작했거나 그 사랑이 아파서 힘든 이에게도 위로를 건네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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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독특한 제목의 책이다. 소설이라곤 생각지도 못할 제목인데 이 작품은 일본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그리고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라는 책 제목은 가장 처음 등장하는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라는 표제작이기도 하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작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마들렌을 홍차에 적셔 마실 때 옛날 기억을 떠올린다는 것에 착안해 이제 고3학년이 된 오가와라는 남학생이 자신에게 그 프로스트 효과를 직접 실험해보고 있었던 것이다. 죽순마을이라는 과자를 먹고 곧장 공부를 하면 훗날 시험 당일에 그 공부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인데 이에 오사다는 자신은 버섯산으로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도쿄에 있는 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프르스트 효과의 실험은 꾸준히 계속된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입시 시험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을까? 작품을 보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어찌됐든 오사다는 이젠 죽순마을 먹을 때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될테니 말이다.
초콜릿의 달콤하지만 씁쓸한 초콜릿 같은 첫사랑의 추억을.
「봄은 미완」은 아카사카와 아오야마라는 두 여학생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동아리 부원도 아니지만 그곳에서 상주하다시피하면서 문예부 선배들의 과거 문집을 즐겨 읽는 아카사카를 통해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는 미완의 소설을 쓴 마쓰도 선배와의 일화와 이후 그 선배와 아카사카 사이에서 느끼는 모호한 감정들이 혼재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해석하기에 따라 다소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아오야마가 좋아하고 질투를 하는 대상은 과연 누구인가 싶은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묘한 작품이였다.
도시 괴담 같은 이야기로 시작되는 「악보를 못 읽는다」는 독특한 취미를 가진 스미레와 친구가 된 스가노의 우정과 오해 그리고 서로 그 오해를 풀어내는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현실에서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친구 사이의 오해와 갈등을 잘 담아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작품인 「지독한 마침표」는 이전의 세 작품들과는 달린 고등학생이 아닌 취업 준비생인 쇼코가 고향으로 가는 신칸센에서 자신이 입사하고 싶었던 업계에서 일하는 고다마라는 회사원을 만난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자칫 운명 같은 로맨스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성적인 잣대로 보면 그들의 만남과 이후의 행보는 분명 문제적 소지가 있고 이후 그 관계를 끊는것 또한 쉽지 않아 보이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였음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청춘 시절의 풋풋한 첫사랑 속 반짝거리는 사랑스러움과 불완전한 감정이 공존하는 이야기이며 그 또래의 우정과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갈등도 있다. 또 이제는 어른이 된 이의 사랑(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으나) 이야기도 있는데 이 모두 인간이기에 완벽하지 않은 감정의 흐름에서 자연스레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일 수도 있으며 동시에 조금은 독특한 분위기의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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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감성 터지는 청춘 단편소설 4편이 엮인 소설집이다. 단편집이라고 하면 거의 국내 작가 소설만 읽어왔는데 오랜만에 일본 작가의 단편집을 읽게 되었다.
네편 중에 세편이 고등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졸업한지 수십년이 되었는데도 소설 속 이야기에 몰입하는데 전혀 문제 없었다. 그만큼 잊고 있던 감정과 기억을 불러일켰던 묘한 시간을 선사한 소설이다.
묘한 장면의 사진이 인쇄된 책표지를 펼치면 표제작이자 첫 단편인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를 만나 볼 수 있다.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관련된 추억이 떠오른다는 프루스트 효과를 주제로 고3인 ‘나’와 ‘오가와’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해 프루스트 효과를 실험해본다. 프루스트 효과 실험 동지가 된 둘은 자습 시간에도, 방과 후에도, 휴일에도 붙어 다니며 썸을 탄다.
그리고 책 띠지에도 광고문구로 나오는 명대사를 만나 볼 수 있다. “첫 키스는 상상도 못할 곳에서 하자.”
그 외에도 번역된 소설답지 않은 감수성 넘치는 멋진 문장들이 가득하다.
‘봄이 갑자기 나타나는 게 아니라 슬금슬금 다가오는 거라면 달아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비한다, 피한다, 비킨다, 불러들인다, 내가 먼저 달려든다. 그 외에도 선택지는 있지만 어느 날 나는 그저 혼자서 도망쳐보고 싶었다.’
세번째 단편 ‘악보를 못 읽는다’ 에서는 밤 아홉 시 정각, 특정 곡을 들으며 스크램블 교차점을 건너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도시 전설이 등장하고 마지막 소설 ‘지독한 마침표’ 에서는 마침내 취업에 성공한 어느 날, 취업 선물로 드라이브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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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청춘엔 어떤 마법이 필요한가요? 잊고 있었던, 속절없이 뜨거웠던 청춘의 한 페이지 같은 소설!
불안하지만 순수했고, 서투르지만 풋풋했고, 무모했지만 솔직했던 푸른 젊은 날의 우리.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는 유난히 뜨겁고 찬란하게 시렸던 청춘의 어느 시절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집이다. 누군가는 햇살 가득 쏟아지는 도서관에서 속살거리며 주고받았던 쪽지와 은근한 마음을 떠올릴 수도, 소중한 바람을 담아 만든 부적 따위를 남몰래 품었던 기억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동경했던 동아리 선배, 같은 대학에 가자고 다짐했던 첫사랑, 좋아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좋아해버린 마음들까지. 사사키 아이의 소설을 읽다보면 잊고 있었던, 속절없이 뜨거웠던 청춘의 한 페이지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아련하고도 아름다웠던 나의 그 시절
“프루스트 효과라는 게 있어.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관련된 추억이 떠오르는 현상이야. 프루스트라는 작가의 유명한 소설 때문에 붙은 이름인데, 주인공이 마들렌을 홍차에 적셔 먹을 때 옛날 기억이 되살아난다는 이야기야.” /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중에서 9p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에는 홍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를 맛보여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훗날 사람들은 냄새와 맛이 기억을 자극해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감정과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여 이를 ‘프루스트 효과’라 불렀다. 표제작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속 주인공인 ‘나’는 오가와의 제안에 따라 입시 공부와 프루스트 효과의 관련성을 실험해보기로 한다. 도쿄의 사립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데다 실험 동지가 되기로 한 두 사람은 이때부터 선생님 몰래 도서관에서 몰래 초콜릿을 먹으며, 앞으로 둘이 함께 할 여러 계획들을 세워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오가와는 청춘 영화의 한 대사처럼 이렇게 말한다. “첫 키스는 상상도 못할 곳에서 하자.”
“이 안에 도쿄 공기를 넣어왔어.” (…) “도쿄 어디의 공기야?” 그렇게 묻지 오가와는 주저하며 좀처럼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이윽고 “당연히 네가 지망하는 학교 정문 앞이지.” /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중에서 21p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가 한때 내 온 마음을 흔든, 내 마음에 온갖 찬란한 빛의 자국을 남긴 아름다운 첫사랑 같은 이야기라면 「봄의 미완」은 미완으로 남아 늘 마음 한 구석에 공터처럼 남아 있는 청춘의 뒷 페이지를 떠올리게 한다. 소설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아카사카로 하여금 성장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 누구로도, 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를 써나가길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오가와에게는 나인데, 그것만큼은 자신과 확신이 있었는데, 확실히 알고 있었는데. 오가와의 프루스트 효과 이론을 같이 실험한 사람은 나뿐인데.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모르는 시간과 규칙과 대화와 선물과 웃음과 걷는 속도와 펜을 놀리는 소리와 입 안의 죽순마을과 버섯산이 녹아 섞이는 맛. 그런 것들이 새로운 것에 이토록 쉽게 추월당할 리가 없는데. /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중에서 35p
“아오야마, 같이 뛰자. 하지만 봄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빨리 봄을 따라잡기 위해서 뛰고 싶어.” 봄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는 듯한 대사였다. 어디를 향해 달리면 도망칠 수 있는지, 혹은 따라잡을 수 있는지, 왠지 아카사카는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잠시 생각하다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어디로 달리든 봄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 리도, 따라 잡을 수 있을 리도 없다. 너무 엉뚱하고 논리적이지도 않은, 공상 그 자체였다. 그런데도, “달릴까?” 하고 대답하고 있었다. / 「봄은 미완」 중에서 75p
당신의 청춘엔 어떤 마법이 필요한가요? 한때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던 나는 맨홀 뚜껑의 무궁화를 밟으면 행운이 온다던 근거 없는 주문을 쫓아 쾌활한 성격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며 길거리를 돌아다닌 적이 있다. 그때의 나처럼, 수록작 「악보를 못 읽는다」 속 주인공인 ‘나’ 역시 비록 얼굴은 잘 생기지 않았지만 우연히 음악하는 모습에 반하게 된 ‘뽀글머리’로부터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주문”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뭔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과 자신의 못난 부분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상처 입히고 상처 받기도 쉬운 10대 시절.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어 마냥 흔들리기 쉬운 이 시절엔 누군가의 한 마디가, 누군가가 부른 노래 한 마디가 마법의 주문이 되어줄 때가 있다. 그러니 무엇이든 네 청춘에 마법을 걸면서 살아보라고, 그것이 위로가 되어줄 때가 있을 거라고, 훗날 내 아이들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그래도 나는 나에게 마법을 걸면서 살아 노래하고 싶어 언젠가 나만 읽을 수 있는 악보로 노래할 거야 언젠가 그 스크램블 교차점에서 밤 아홉 시 마법은 꼭 걸릴 테니까 그 스크램블 교차점에서 언젠가 멈춰 서 아무도 멈추지 않지만 혼자 멈춰 서 그러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그 사람이 말했으니까 / 「악보를 못 읽는다」 중에서 162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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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더운 여름인가 보네요. 푸르디푸른 산과 투명에 가까워 보이는 파란 수영장,, 그리고 그 수영장으로 퐁당 들어가기 일보 직전인 교복을 입은 여학생. 책 표지만 봐도 너무 산뜻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책을 만났는데요. 어떤 내용일까 궁금하기보다는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읽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뭔가 재미난 이야기들이 하나 가득일 듯도 하고, 솔직하고 순수한 이야기들도 있을 듯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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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방송부 첫사랑이었던.. #이적 닮았던 그 오빠.. 그 오빠가 늘 뿌리던 향수가 흔한 향이 아니어서 백화점을 뒤져 찾아냈다. 결국 좋아한단 말 한마디 못 건넨 채 그 오빠는 졸업했다. 어느 날 종로 지오다노 사거리 (지금은 다이소로 바뀌었다고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그 남자의 향수가.. 그대로 멈춰서 그 오빠인가 한참을 쳐다봤다..( 비염도 없던 때라...) 그렇게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관련된 추억이 떠오르는 현상에 붙여진 이름이 #프루스트효과 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학년이 바뀔 때 전 학년에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있는지.. 없으면 세상 무너지고 누구와 같이 놀아야 하나.. 어떤 친구와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그 시절을 보내면서 우리는 친해지기 위해 거짓말도 하고, 다른 친구의 비밀을 간직하기도 했다. 친구의 짝사랑을 함께 응원해 주고, 친구의 아픔을 진심으로 위로해 주었다. 친구에게 다른 친구가 생기면 질투했고, 싸우면 잠도 못잤다. 그 시절의 내가 보이는 듯했다. 중고등학교 때는 내가 세상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그 중심에는 친구를 두고 난 그 곁에 있었다. 최근에 읽은 일본 소설 중 단연 으뜸.. 4편의 단편 중 어느 하나 안 좋은 소설이 없었다.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어려운 공부를 할 때 과자를 먹으면서 공부하고, 시험 전에 그 과자를 먹으면 기억이 떠오를 거라며 고3의 남녀 학생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며 과자를 먹고 ”첫 키스는 상상도 못할 곳에서 하자.“라며 ‘하나조노 신사’ 앞의 ‘뱀’을 먹는 여자 앞에서 할지, 1년에 한 번만 성교를 하는 ‘우에노 동물원’의 북극곰 앞에서 할지.. 지도에 표시를 한다. 그리고 남자아이만 원하는 대학에 진학을 하고 여자아이는 고향에서 재수를 하게 된다. **봄은 미완 “어릴 때부터 나도 소설 주인공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일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꿈이 이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선배가 꿈을 이뤄준 왕자님처럼 느껴지더라.” 고2 여고생 사진부 아오야마. 어릴 때부터 소설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소녀 아카사카. 아카사카는 아오야마에게 문예부 선배가 쓴 손바닥 소설을 보고 그 소설을 쓴 선배를 짝사랑하게 되었고, 그 소설의 아이들처럼 ‘시티 걸즈’를 결성하자고 한다. 둘은 단짝 친구가 된다. 문예부 좋아하는 선배와 사귀게 되고, 헤어진 이야기를 하고, 글을 쓰고 싶은데 못쓴다는 이야기. 단짝 친구끼리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오야마는 아카사카와 헤어진 문예부 선배가 여자와 지나가는 걸 본다… 그리고 뛰어가서 그 선배의 팔을 잡는데 그 선배는 자기가 그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분명히 맞는데.. **악보를 못 읽는다 스가노의 반에는 인싸 F4가 있다. 축구부의 신성 에이스, 축구부의 분위기 메이커, 그리고 보통 사람보다 두 배는 잘생긴 가가미, 그리고 못생긴데 키도 작고, 머리카락이 뽀글뽀글 말린 ’뽀글머리‘ 친구가 된 스미레는 잘생긴 가가미를 좋아하는데 가가미가 버스킹 공연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기대를 하며 그곳에 갔는데.. 가가미의 노래는 처참했고 스미레는 노래를 끝까지 듣지 못하고 돌아갔다. 그리고 마지막 곡에서 뽀글머리가 탬버린 치며 후렴 코러스를 같이 하는데 가가미보다 훨씬 잘하고 매력 있다. 그 이후로 스미레에게는 비밀로 하고, 뽀글머리를 보러 매주 버스킹에 가게된다. 그리고 버스킹 마지막 날 버스킹에 스미레가 오게 되고 그동안의 일을 들키게 되는데.. ** 지독한 마침표 도시의 고속도로를 운전할 때는 맨발로 해야 한다는 신문 기자 고다마. 쇼코는 취업을 앞둔 대학생이다. 고향으로 가는 신칸센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명함을 받았다. 딱 떨어지는 센스 있는 양복에 신문 기자라는 직업이 끌렸는지도 모른다. 종종 만나서 밥도 먹고 취업 준비도 도와준다. 그러는 사이 고다마는 약혼녀와 결혼을 하고, 쇼코는 취업에 성공했다. 취업 선물로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고 하는데 굳이 차 안에서 신발과 양말까지 벗으라 고집하는 고다마.. 하.. 저런 남자는 만나는 게 아닌데.. 우리 딸이 고등학생이 되면 이 책을 보여주고 싶을 만큼 좋은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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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20대 초반, 아니 후반까지도 사람에, 인생에 미숙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이들은 다 제대로 된 길을 걷는데, 나만 이상하게 - 그러니까 차선을 밟으며 정속 주행하는 자동차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죠. 대체로 모범적으로 생활하며 크게 엇나간 건 아니지만, 어딘가 조금 잘못된 것 같은 느낌.
세월이 지나면서 이런 기억들은 흑역사가 되고, 누가 알면 부끄러운 일들이니 내 기억에서도 삭제해버렸습니다. 그런데, 10대부터 20대 초반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라는 소설로 인해 다시 한번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버렸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알게 되었죠. 흑역사니까 떠올리지 말자던 그때의 이야기가 실은, 반짝이며 빛났던 추억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요.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했던 일들 혹은 동경했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소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들이 경험한 것들을 저도 겪었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꼬장꼬장한 어른의 시선으로 보면 떼잉, 쯧쯧. 할 법한 일이라도, 이들 사이에 스며들면 모두 아련하고 아프며 반짝이는 청춘의 한 페이지가 된다는 것만은 분명히 느꼈습니다.
가슴이 저미거나 시린 사랑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마음 한 귀퉁이에 감춰 놓았던 무언가가 콕콕하고 쪼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아이는 10대 시절을 끝내고 20대가 되었지만 - 어쩌면 공부하고 덕질만 하던 녀석보다는 제가 더 이 소설에 가까운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는 네 개의 단편이 들어 있습니다.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봄은 미완', '악보를 못 읽는다', 지독한 마침표'는 각각의 다른 주인공이 등장하며 사랑 혹은 동경을 담았습니다. 1020 이때의 나이에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전체를 감싸고 있어서 저를 과거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과하지 않은 표현으로도 주인공들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했던 건 저자 사사키 아이의 필력인지 옮긴이의 실력인지 궁금합니다. 잔잔한 사랑 이야기,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를 좋아한다면 이 책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각각의 단편 사이에 간격을 두고서 추억을 곱씹는다면, 더욱 맛있는 소설이 될 것입니다.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고등학교 3학년, 입시를 앞두고 있는 오사다는 오가와와 친해지며 함께 공부를 합니다. 오가와는 자신만의 비밀이지만, 공부를 하기 전에 '죽순 마을'이라는 과자를 잔뜩 먹고 그 달콤함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공부를 한다고 합니다. 시험을 보다가 막히면 그 맛을 떠올리고, 그러면 공부했던 게 기억난다는 나름대로의 이론이었죠.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에 나온 이야기를 직접 실험으로 옮긴다는 발상인데요, 오사다는 '죽순 마을'과 반드시 짝꿍처럼 전시되는 '버섯산'을 먹으며 오가와의 실험에 동참합니다. 도서관에서 각각 죽순 마을과 버섯산을 먹으며 도쿄에서의 삶을 꿈꾸기도 합니다.
“첫 키스는 상상도 못할 곳에서 하자”
하지만, 이들의 달콤한 첫 키스는 - 어쩌면 누구나 상상할 법한 곳에서 이루어지고, 늘 그렇듯이 그들이 원했던 게 아닌 결과로 향하게 됩니다.
'봄은 미완', '악보를 못 읽는다', 지독한 마침표'는 각각 느낌이 다른 소설이므로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충분히 그 맛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20대에게는 현실에 가까운, 그 이상의 세대에게는 추억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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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을 참 좋아한다. 벌써 10년 전 영화다. 극장에서 봤던 재미와 감독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어릴 적 부모님을 잃고 두 이모와 사는 서른 넘은 폴이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 집에 방문해서 차와 마들렌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린다는 이야기다.
프루스트 효과는 반복된 습관으로 뇌가 반응하는 '파블로프의 개'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자주 거론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유래되었다. 소설 속에서도 등장하지만 아주 긴 시리즈라 완독했다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고 중도 하차를 유발하는 전설의 난해한 책이다. 그래서 더욱 홍차와 마들렌, 기억의 상징이 된 것만 같다.
책은 표제작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봄은 미완', '악보를 못 읽는다', '지독한 마침표' 네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이 슌지의 풋풋하고 달달한 그러나 씁쓸하기도 한 청춘 미완의 모습이 청량감 있게 담겨 있다.
주인공은 초콜릿 입힌 죽순마을 과자를 먹으며 공부한다. 기대효과는 죽순마을을 먹을 때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문제로 기억력을 높이려는 귀여운 발상을 하고 있다. 거기에 첫 키스는 상상도 못할 곳에서 하자는 발칙한 계획까지 더해져 입가에 미소를 띠며 읽을 수 있었다. 누군가와 사귀다가 헤어져도 음식, 장소, 물건, 사람 때문에 떠오르는 관성을 공감하게 되었다.
나는 먹어본 적 없는 맛있는 음식을 더 많이 알고 싶다. 그 맛에 떠오르는 사람과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만약 도쿄에 갈 수 있다면 많은 사람을 사귀고 싶다. 도쿄의 공기를 마셔도 오가와만 떠올리지 않도록. p46
최근 <키리에의 노래>를 보고 이와이 슌지 영화 <하나와 앨리스>를 챙겨봤다. 접점인 아오이 유우가 나오는 <허니와 클로버>까지 보다 보니 2000년대 일본 감성이 지금 감성과는 많이 달라졌음이 느껴졌다. 이 책은 부담 없이 읽어볼까?는 생각을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책이다.
변하지 않는 일본 감성과 가을이 되었지만 곧 돌아올 여름을 상징하는 시원한 수영장의 표지가 내용과 잘 어울렸고 '사사키 아이' 작가의 차기작이 기대되었다. 잠시나마 고교 시절도 돌아간 듯 홍차와 마들렌을 보면서 추억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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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효과 :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관련된 추억이 떠오르는 현상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주인공이 마들렌을 홍차에 적셔 먹을 때 옛날 기억이 되살아난다는 이야기. 우리 딸이 요즘 푹 빠져 있는 프로스트이다. 고3 학생 두명이 각각 ‘죽순마을’과 ‘ 버섯산’을 먹으며 공부에 동기를 얻는 이야기이다. 프로스트 효과 실험 동지가 된 둘. 남자애는 성공해서 대학을 갔고 여자애는 떨어졌다. 그리고 둘이 헤어졌다. 프루스트 효과가 있었던 걸까? 어쨋던 여자애는 죽순마을을 먹고 자신에게 키스를 했던 그 남자애때문에 키스할때 마다 죽순맛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불쌍한 것...
악보를 못 읽는다 그 스크램블 교차점에서 언젠가 멈춰 서 아무도 멈추지 않지만 혼자 멈춰 서 그러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지독한 마침표 나는 도쿄에 원을 그리면서 고다마씨와 낙하고 있다. 소리도 없이 천천히 떨어지고 있다. 중간에 그만두는 방법을 몰랐다. 우리는 구름보다 높은 곳에 있으니 지면이 보일때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저 몸을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단념하듯 생각했다....이제 고다마 씨랑 이런 일 안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까지.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는 건 알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나는 가장 지독한 마침표를 찍는 방법은 이것이었다.
세 편의 단편 중 나는 지독한 마침표가 가장 좋았다. 지금 나도 마침표를 찍고 있는 중이니까...독하게 마음먹고 그러고 있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