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Review MCMLVII / 21세기북스 33번째 리뷰] <대멸종>이란 제목의 책들이 심심찮게 출간되는 요즘이다. 제목만으로도 경각심이 높아지는 책들이지만, 하도 많이 읽어보니 이젠 그러려니 하고 있다. 이 책도 그런 책들 가운데 하나다. 대한민국 '식량 자급률 20.9%'라는 놀라운 데이터에도 심드렁할 뿐이다. 식량 자급률이란 자국민들이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서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기도 하다. 그런데 선진국가 평균 곡물자급률이 102%인데, 대한민국은 그에 1/5 수준인 셈이란 말이다. 이는 다른 나라가 '식량을 무기화'했을 때, 우리는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는 단적인 지표인 셈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 나라도 얼마든지 '식량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집중해야 할 때란 말이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문제점들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우리는 '먹거리 문제'로 인해 고통을 느끼게 될까? 그게 언제쯤이면 실감하게 될 것인가? 그런데 식량위기 못지 않게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다시 말해 실감하지 못하는 위기가 또 있다. 바로 '기후위기'다. 90년대만해도 '기후변화'라는 말을 썼다. 그때는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을 뿐, 그것이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과학자들조차 의견이 분분할 정도였다. 하지만 불과 30년만에 기후변화는 '위기'를 넘어서 '인류종말'을 예고하는 끔찍한 단어를 서슴지 않고 쓰고 있다. 이런 경고성 발언에 대해서 과학자들도 90% 이상 동의하고 있는 바다. 이제 '기후위기'는 예고를 넘어서 경고를 하고 있고, 아주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위험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각국의 지도자들도 '기후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액수의 정책들을 추진하길 꺼려한다. 심지어 미국의 트럼프 같은 지도자들은 '기후변화' 자체를 믿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예측은 '사기'라는 것이다. 전세계 과학자들이 '사기'를 쳐서 각국 정부의 예산을 축내어 파티를 벌이려는 속셈으로 한목소리를 내고 있기라도 한단 말인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일회용품 덜 쓰기', '에너지 아껴 쓰기',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와 같은 일상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게 정부예산 축내는 사기란 말인가? 그리고 '기후위기' 문제는 '식량위기'와 맞물려 있다. 기후가 '변화'하는 까닭에 안정적인 식량 생산에 차질이 생겨 버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곡물 가격 상승'은 이제 가난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선진국들도 얼마든지 겪을 수 있는 문제이며, 오래지 않아서 '풍요로운 먹거리'를 즐기던 시대가 저물어가고 다시 중세시대처럼 배고픈 시절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 나라도 불과 100년 전...70년대 '통일벼'가 등장하기 전까지 '보릿고개'를 겪었던 나라다. 그런데 불과 50년 만에 다시 '식량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굶주릴 수밖에 없는 처량한 국가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 이런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심각한 경고를 하는 걸까? 그건 바로 '농업'을 하루이틀 만에 일으켜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구호 아래 '식량자급'을 위해서 부던히도 노력했지만, 끝끝내 해결하지 못하고 왕조가 멸망하고 말았다. 농사일을 평생토록 했어도 '쌀밥'을 배불리 먹을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게 작용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식량 생산이 뒤따르지 못했기에 벌어진 문제였다. 그래서 70년대 '통일벼'로 쌀생산량을 크게 높이는 '농업혁명'을 성공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여지껏 '먹고 사는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나라로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런 농업혁명으로도 '쌀생산량'만 높였을 뿐, 다른 먹거리는 여전히 자급률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서 '국외에서 값싼 농산물'을 수입하는 것으로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기 전에는 별 문제가 생기지 않겠지만, 전세계적으로 '곡물 가격상승'이 붐을 이룬다면, 우리 나라처럼 '식량 자급률'이 현저히 낮은 나라들은 곧바로 '식량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식량 생산'을 자국 내에서 충족할 만큼 해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좁은 땅덩이로 인한 농경지 미확보에, 농업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그로 인한 농업기술력도 형편없이 뒤떨어졌다. 먹거리 소비는 어느 선진국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데, 먹거리 생산은 선진국 발끝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누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기후위기가 점점 심각해지면 곧이어 '식량 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자명한 사실 아닌가.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이런 불안한 미래에 얼마만큼 준비하고 있으며, 대책을 마련할 여력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궁금증'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지금 당장에도 마트의 상품 물가가 높아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목격하고 있으면서, 그 물가가 왜 오르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저 물가도 못잡는 정부탓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게 정부탓만 하고 있다고 해결된 문제 같은가? 당장 '식량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면, 그 여력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이라도 벌어두어야 한다. 바로 '곡물 재고 비축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안정적인 국외 곡물 조달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다. 막상 '식량 전쟁'이 벌어지면 강대국들은 약소국에게 절대로 값싸게 식량을 팔지 않는다. 강대국에게 농수산물을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엔 '힘의 논리'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데, 그만큼 우리도 국방력을 길러 절대 손해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 '기후변화'가 '국방력 강화'까지 논의해야 할 대상이라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식량 문제라서 그렇다. 인간은 먹지 못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식량 주권'을 빼앗기면 절대 안 된다. 그리고 우리도 얼마든지 '식량 난민'이 될 수 있고, '식량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결코 잊으면 된다. |
남재철 작가님의 <6번째 대멸종 시그널, 식량 전쟁>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이 책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여러 상황들 중 식량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 누구도 식량 위기로 당장 먹을 것이 부족할 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클릭 한 번이면 집 앞으로 배달되는 음식, 재료들 너무나 쉽게 식량을 구할 수 있는 현재에 다른 한쪽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많은 생물종이 멸종되고 있고 8억 명이나 부족한 식량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만 나에게 닥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문제를 외면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
먹거리가 풍족하고 상하는 음식으로 냉장고를 정리할 때마다 지구촌 어디선가 굶주리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서가명강에서 이번에 식량 전쟁에 대해 다루어 주어 읽게 되었습니다. 기후 변화와 물 부족 등으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식량 생산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고 있으며, 식량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자원입니다. 이 책에는 지속 가능한 농업, 기술 혁신 등 위기 극복 방안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미래 환경 변화 등에 관심 많으신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