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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이긴 두 여인
‘한국전쟁 종전 60주년’을 맞이하여 출간하는 홍상화 작가의 책이라 한다. 이 책은 두껍지 않은 책으로 제목 '전쟁을 이긴 두 여인'을 알려주는 듯 '외숙모'와 '어머니'라는 두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사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분량이 너무 적어 기대를 전혀 하지 않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그리고 뜻깊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인 듯하다.
저자가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전쟁을 겪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그와 관련된 내용을 다룬 소설이 많이 없다는 것이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이런 책을 읽음으로써 예전 초등학교에서 배우던 '메밀꽃 필 무렵'이나 '소나기' 등의 분위기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책인 것같아 좋았다. 장편은 아니지만 또 그렇기에 더 여운이 남는 듯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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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50페이지짜리 손에 잡히는 크기의 책이다. 이 책 제목대로 두 여인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외숙모와 어머니이다. 외갓집의 숙모님과 어머니의 이야기이니 가족의 이야기인 셈이다. 나도 저자가 처음에 얘기한 외숙모와 비슷한 처지의 외숙모가 살아 계시다. 나는 외삼촌이 두 분 계신다. 그 중에 큰 외삼촌이 6.25사변 시절에 군대에 입대하신 후, 생사의 소식도 없이 60여년의 세월이 경과하였다. 외가는 원래 전남 승주인데, 주암댐을 막으면서 외가 마을이 수몰되었기에 온 식구가 전주로 이사를 하였다. 외숙모님은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나와 동갑이다. 그 형은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2년 전에 퇴직한 상태다. 나는 초등학교 다닐 때, 어머니와 함께 외갓집을 갈 때면, 큰 외숙모님은 자신의 아들과 동갑인 나를 친 자식처럼 알뜰살뜰 사랑해 주셨다. 부모님을 정성껏 모시면서도 항상 밝게 웃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책에 나온 외숙모님은 저자와 열 살 차이로 저자와 함께 살면서 군가와 유행가를 바꾸어 가르치고, 함께 부르며 살다가 시가집을 가출한 후 소식이 끊겼는데 40년 만에 갑자기 연락을 받는다. 그리고, 반가운 짧은 상봉이 이루어진다. 외숙모는 집을 나간 후 재혼을 했는데 재혼한 남편은 얼마 살지 못하고 남편과 사별을 했단다. 그리고 식당을 운영하신 것으로 기록하여 혼자서 살고 있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외숙모와 옛날에 불렀던 유행가 가사를 물어 보니, ‘타향살이’였단다. 그리고, 저자는 조심스럽게 외숙모에게 남북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권해 본다. 처음에는 만나면 뭐하겠냐고 심드렁하게 대답한 외숙모의 진심을 간파한 저자가 진지하게 재차 권하자 마지못해 신청을 맡기시더란다. 저자의 예리한 추리와 감수성으로 알아 낼 수 있는 외숙모의 마음속에는 60여년이 흐르는 시간도 변함없는 외삼촌을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혼을 하였지만, 아이만은 가질 마음이 없었음을 말할 때, 애잔한 통증이 전해졌다. 재혼을 하였지만, 아이를 갖지 않으려는 의미가 무엇인지 얼른 이해되지가 않았지만, 그 조그만 정성과 배려가 그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그리고, 유일한 보답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곧 6. 25전쟁 휴전 64주년이 돌아온다. 이 땅에는 아직도 남편의 생사도 알지 못하고 한 평생을 기다림으로 살고 있는 외숙모와 어머니들이 많다. 이미 살아 온 그 지난한 세월 속에 이들의 가슴은 낮이나 밤이나 전쟁에 나간 남편 돌아오기만을 학수고대 기다렸으리라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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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종전 60주년을 기념하여 나온 작품이라한다. 하루만에 다 읽을 만큼 잘 읽히면서도 딱 떨어지는 단편이 2작품 들어있다. 고희를 훌쩍 넘겼다는 작가는 아직도 전쟁을 소재로 해 널리 읽히는 단편소설이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 이 2작품을 쓰게된 듯 하다. 20여년 전부터 원고지에 쓰기 시작했다는 소설.. 이것이 그의 인생살이에서 경험한 수많은 실패 중의 하나일수 있지만, 이제는 더 많은 실패를 경험할 시간이 없기도 하다고 한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 남기는 소설이고.. 동족상잔의 전쟁을 잊어버린 세대에 전쟁이 가져다준 또 하나의 삶과 진실을 알기 바라는 마음이 읽혀진다. 「외숙모」에서 주인공 소년은 어린이절 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줄 알고 외가댁에서 지낼 때, 신혼생활 2주하고 서울로 학교다니던 남편이 의용군으로 끌려가 혼자가 된 외숙모와 함께 생활을 한다. 둘은 서로 홀로 남겨졌다는 외로움을 달래며 의지하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소년의 아버지가 살아 돌아와 소년을 데려가면서 홀로 지내던 외숙모는 얼마 후 집을 나갔고.. 40여년의 세월이 지나.. 잊고 있었던, 외숙모의 연락을 받고 만나.. 그때를 기억해낸다. 꼭 우리가 전쟁을.. 동족상잔의 비극을 잊고 지냈던 것처럼.. 소년은 그때를 잊고 지냈으나 다시 만난 외숙모를 통해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감정을 헤아려본다. 「어머니」에서 주인공 인구에게는 전쟁에 의해 남편을 잃고 파란만장한 삶을 산 어머니가 있다. 인구는 어머니를 증오하지만, 본인이 뱃속에 있을 때 어머니와 본인을 놔두고 북으로 간 아버지는 끝없이 그리워한다. 그리고 힘겹게 중국에서 아버지를 만나 아주 짧은 시간 재회하지만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그러나 삶이 고되고 재정 여건도 좋지 않아 아버지를 바로 다시 만날 수 없어진다. 그러나 돈을 다시 모으면 아버지를 뵐 수 있고 아버지에게 좋은 옷, 그리고 넉넉하게 쓰실 수 있는 돈을 드릴 수 있다는 기쁨에 고단한 삶도 잊고 새벽부터 택시운전을 시작한다. 그리고 새벽마다 색소폰을 불면서 북에 계신 아버지와 교감하며 지낸다. 이념 때문에 뱃속에 있는 자식을 두고 북으로 간 아버지를... 어떻게 그렇게 마냥 그리워 할 수 있는지 나로서는 이해는 안되지만.. 남아있던 어머니의 삶이 인구를 너무 힘들게 해서 돌파구처럼 아버지를 그리워했나 싶기도 했다. 전쟁이.. 이렇게 두 여자의 삶을 바꿔놓았고, 두 여자의 삶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의 삻을.. 꼬리에 꼬리를 물 듯.. 다 바꿔놓았다. 남겨진 사람과 남겨진 사람을 두고 떠난 사람.. 그리고 그들의 삶과 세월이 흘러 이젠 잊혀진 전쟁과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해보고 이해해볼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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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戰爭): 국가와 국가, 또는 교전(交戰) 단체 사이에 무력을 사용하여 싸움[네이버 국어사전] 한국전쟁을 겪지 않은 내게 전쟁이라는 단어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혹은 ‘고지전’ 등의 전투 장면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총성과 비명 등으로 아수라장이 된 전투지, 광기로 얼룩진 사람들의 모습, 도처에 널려 있는 죽음의 그림자. 전쟁은 이처럼 두렵고도 무서운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전쟁을 이긴 두 여인이 있단다. 바로 작가 홍상화의 작품 <전쟁을 이긴 두 여인>이다. <전쟁을 이긴 두 여인>은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작은책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사이즈도 핸디북정도이고 책에 실린 작품도 <외숙모> <어머니>라는 단편 소설 딱 두 편뿐이다. 경제학과 출신이라는 특이한 경력의 작가는 전쟁이 가져다준 또 하나의 삶의 진실을 이 책을 통해 전후 세대가 경험하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한다.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삶의 또 다른 진실은 무엇일까? 분명코 내가 떠올렸던 전쟁 장면은 아닐 텐데. 과연 이 작품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 전쟁의 가장 큰 피해는 무엇일까? 황폐화된 국토? 가난이나 질병?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가장 큰 전쟁의 피해는 결국 가족의 해체가 아닐까 싶다. 의용군으로 끌려간 남편을 기다리다 시댁에서 도망쳐 나온 외숙모나 태중에 아이가 있는데도 사상을 쫓아 북으로 떠나버린 남편에게서 버림받은 어머니, 두 사람 모두 전쟁으로 인해 가정이 깨지는 경험을 한다. 그렇지만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해체된 가족을 이어나간다. 남편 생각에 한평생 아이를 낳지 않았던 외숙모는 소설가인 나를 찾아 그 시절에 아픔을 같이 했던 가족을 다시 만났으며,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남편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내비치며 해체되었던 가족의 끈을 잇는다. 반면 어머니는 태중에 있던 아들을 위해 험난한 인생길을 견뎌냈을 뿐 아니라 어머니를 무시하며 아버지를 찾아 중국으로 떠나는 아들의 손에 여비를 쥐어주며 오히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가족의 끈을 이어주려고 한다. 40년의 세월 동안 사랑을 간직했던 외숙모나 전쟁의 재앙, 남편의 배신 등을 이겨낸 어머니, 결국 이들이 전쟁을, 전쟁이 만들어낸 참혹함을 이겨낸 것이다. <전쟁을 이긴 두 여인>은 내가 기대했던 전쟁의 참혹함을 담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부평 같은 내 신세가 혼자도 기막혀서’라는 타향살이의 가사처럼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기나긴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아픔을 이겨낸 가족의 모습,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모습이 보는 나로 하여금 뭉클함을 느끼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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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이긴 두 여인]외숙모와 어머니~
작고 소박한 책이다. 가격도 엄청 착하다. 하지만 제목은 거대하고 강인한 힘이 느껴지는 책이다. 한국전쟁 종전60주년 기념작! 전쟁을 이긴 두 여인.
6.25전쟁을 겪은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책이 아닐까. 이산가족의 아픔, 전쟁의 상처가 깊은 이들에겐 상처를 보듬어 줄 책이 아닐까.
외숙모. 이야기는 외삼촌의 이름을 대는 한 여인의 전화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여의도 선착장에서 부랴부랴 만난 여인은 자신을 외숙모라고 소개하는데……. 소설가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열 살 소년을 떠올리며 옛 생각에 빠져든다.
경상북도 상주에서 20리 떨어진 능바우에서 살던 어린 시절을 말이다. 전쟁이 터지자 외삼촌은 인민군 의용군에 끌려가 소식이 끊기게 되고, 소설가도 전쟁 통에 부모를 잃게 된다.
고아가 된 큰 시누이의 아들에 정을 쏟던 외숙모는 아이의 아버지가 살아서 돌아오자 다시 외톨이로 살아간다. 이후 재혼은 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았다고……. 그게 외삼촌에 대한 예의 같았나 보다. 외삼촌이 이북에서 연씨로 개명하고 외삼촌은 북에서 총리가 되어 내달 말일에 남한을 방문한다는데……. 예전의 연형묵 총리를 말하는 걸까.
소설가는 외숙모를 만나고 돌아오면서 외숙모가 가르쳐준 <타향살이>를 다시 읊조린다. 그리고 외숙모가 겪은 이야기를 소설로 옮겨야겠다는 의무감 같은 것을 갖게 된다. <타향살이>의 가사는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공감할 불멸의 시 구절이라는 말이 잊히지 않는다.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 떠난 십여 년에 청춘만 늙-고 부평 같은 내 신-세가 혼자도 기막혀서 창문 열고 바라보니 하늘은 저-쪽 ..........(책에서)
어머니. 어머니에서는 주인공 인구가 춘천에서 보신탕집을 하는 어머니를 만나면서 아버지의 편지를 접하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인구는 전쟁 통에 이북으로 간 아버지를 빨갱이로만 알았는데, 결국 편지로 인해 중국에서 만나게 된다.
두 편의 단편소설은 전쟁으로 인해 운명이 뒤바뀐 청춘들의 이야기다. 작가의 실화처럼 읽히는 소설이다. 작가의 데뷔작 장편 <꽃 파는 처녀>를 영화화한 <피와 불>이 대한극장에서 상영되기도 했다는데……. 북한에서도 <꽃 파는 처녀>라는 작품이 있고 주연에 홍영희라고 되어 있는데.......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싶었다. 연 총리도 연형묵 총리와 관련이 있는 걸까. 실화인지, 허구인지 알쏭달쏭한 소설이다.
소설 뒷부분에는 문학평론가이자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인 김윤식의 작품해설이 제법 길게 쓰여 있다.
개인적으로 역사소설을 좋아한다. 소설가들이 역사의 아픔을 담은 이야기를 많이 써 주었으면 하고 늘 바래왔다. 전쟁을 격어보지 못한 후대들에게 생생한 역사교육이 될 수도 있고, 부모님이나 어른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에.
저자가 주간으로 있는 <한국문학>이 소설가 김동리가 1973년 창간한 순문예지라는 이야기를 처음 접한다. 작가인 홍상화는 경제학과 출신의 국어국문과 교수이자 <한국문학>주간, 소설가이기도 하다니, 이색적인 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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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의 당황스러움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책은 크기도 작고, 분량도 작고 한 편의 시집같은 정도의 크기와 분량으로 되어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책을 살펴보니 150쪽에서 끝나는 이 책에는 작품해설이 무려 36쪽이나 되었습니다. 앞 뒤 빼고 실제 작품의 분량으로만 치면 110여쪽 정도 밖에 되지 않은 단편 소설이었습니다. 그나마 그 것도 두 편의 단편으로 나누면 한 편당 채 60쪽 정도밖에 되지 않는 두 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된 것이 바로 이 책의 모습입니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한 것은 한국전쟁에 대한 내용이고, 한국전쟁에 대한 상처를 잘 나타낸 작품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던 상태라서 분량이나 형식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그 주제가 확실했기 때문에 선택한 책이라 분량이나 형식이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예상외로 작은 책이라 살짝 당황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얼마되지 않는 분량이라 그런지 읽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을 보면 말 그대로 분단을 통해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 그 속에 잘 녹아있습니다. 사실 두 작품 모두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량의 특성상 대단히 많은 내용이 들어가 있지않았는데요.
최근에는 트랜디한 작품이 주로 나오는 것 같지만, 아직도 아침 드라마에서는 한국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가끔씩 나오기도 하는데요. 여기 두 작품 모두 그런 드라마의 한 장면이나, 일부분 같은 설정이어서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진 느낌이지만, 이십여년전에는 그리 흔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만큼의 세월동안 한국전쟁과 그 이후의 삶을 다루는 많은 작품들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 또한, 한국전쟁을 통해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그런 영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언젠가는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할 많은 상처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듯 합니다.
이른 시일내에 해결이 필요한 문제들도 많이 있는데요. 남과 북 모두가 가진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도 앞으로 우리 모두가 다시는 이런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동족 상잔의 비극을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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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단편 두개? 작고 얇은 책에 조금은 실망했지만, 책을 덮고나면 후폭풍이 세다. 정말 뭉클하다. 이 책은 전쟁을 겪은 두 여인의 이야기이다. <외숙모>와 <어머니>.
난 아빠에게 한국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곤 했다. 전쟁당시 아빠는 어렸었는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하셨다. 놈들이 집으로 들이닥쳤는데, 어린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키우는 여인네를 보곤, 측은했던 모양인지 그냥 살려주었다 했다. 피난도 가지 않았다 했다. 나는 "또또 얘기해줘"라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아빠를 조르곤 했는데, 머리가 크고나서는 더이상 묻지 않았다. 같은 여자로서 할머니의 고단했던 삶이 너무도 시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남편이 한국전쟁에 참전하면서 목숨을 잃거나 분단으로 인해 북으로 올라갔던 남편과 생이별을 하게 된 여인들의 마음엔 깊은 상흔이 남았고, 그럼에도 어린 자식들을 먹여살리며 악착같이 살아야 했다. <어머니>에서는 전쟁으로 남편과 헤어진 여인의 이야기인데, 전쟁당시 임신한 아내를 두고 남편은 참전해야만 했다. 홀어머니 아래서 태어나고 자란 아들은 아버지를 만나러 중국으로 가게되고, 아버지가 재혼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아버지께 가족사진 한장을 받게된다. 아들은 한국으로 돌아와 어머니께 아버지가 재혼한 사실을 이야기하고 사진을 보여준다. 어머니는 그 사진을 받고 경악을 하게된다. 아버지는 참전하기 전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는데, 사진 속 아내는 그당시 함께 일했던 동료 선생님이었던거다. 즉, 남편은 전쟁때문에 북으로 가게된 것이 아니라, 바람난 여자와 도망간 것이다. 임신한 아내를 버리고서. "영감태기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지. 선생이라는 작자가 동료 여선생을 꼬셔가지고. 사상운동은 무슨노무 사상운동. 사상운동한다 카고 데리고 다니다 가족 다 팽개치고, 함께 도망간 게 사상운동이가." 어머니는 통곡했다. 실컷 울다 어머니는 코를 헹- 풀었다. 어머니가 코를 헹- 풀 때면, 어떤 감정이라도 끝장을 보기 마련이었다. 아들은 마음이 놓였다. 이미 지난 일, 어차피 만나지 못할 인연. 어머니는 아버지를 용서했다. 세상의 어떤 배신도 어머니는 오래 견뎌내지 못했다. 아픔마저도 끌어안고 살며, 지난 시간들을 용서하는 어머니를 통해 커다란 포용력을 보았다. 삶을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다시 또 하루를 살아가는 여인들이야말로 전쟁을 이긴 승리자가 아닐까. 동족상잔의 비극. 작가는 전쟁이 가져다준 또 하나의 삶의 진실을 경험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람이 없다 했다. 작가 자신의 체험에서 나온 이야기라 더욱 가슴 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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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모파상은 '여자의 일생'이라는 소설을 통해 한 여자의 시작부터 끝을 보여주었다. 모파상은 '여자의 일생'에서 주인공 여자가 수도원을 떠나면서 시작된다고 본다. 깊은 신앙심과 청순하고 발랄한 여자가 난폭하고 무자비하고 야심 많은 남편을 만나 인생의 시련과 고난이 시작된다. 죽음을 맞을 때까지 그녀의 삶은 평탄하지도, 행복하지도 못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자로의 인생은 결혼을 하거나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인생으로의 첫 시작으로 본다. 그 전까지는 가족과 부모라는 울타리에 둘러싸여 '여자'로서의 인생으로 보기 힘들다.
우리나라도 전통적으로 여자의 생은 결혼으로 시작된다. <전쟁을 이긴 두 여인>은 결혼과 전쟁에 관한 이야기다. 두 여인의 우리나라의 전형적이고, 어쩌면 생활속에서 강요되어 온 여성상을 살아온 사람같다. 오랜 유교의 전통과 생활 문화 속에서 '열녀'로 강요되어 온 여성의 결혼과 인생은 지금까지도 많이 강요되는 듯하다. 한국 전쟁이 일어나던 1950년대의 여성들은 더 심한 무언의 압박과 부담 속에서 살았을 것이다.
<전쟁을 이긴 두 여인>에는 제목처럼 '두 여인'이 등장한다. 멀고도 가까울 수 있는 '외숙모'와 '어머니'라는 두 여인을 통해 전쟁이 그녀들의 삶과 결혼을 어떻게 파탄으로 치닫게 했는지 잘 보여준다. '나'의 기억속의 외숙모는 갓 결혼한 새댁이었다. 전쟁의 여파로 부모와 떨어져 외갓집에 와 있던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외숙모는 한번도 보지 못한 낯선 청년과 결혼한지 2주만에 남편을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보내고 여름방학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곧 전쟁이 일어나고 남편은 의용군으로 끌려간다. 그것이 끝이었다. 들리는 소식에 남편은 북으로 갔고 휴전선이 생겨버렸다. 젊은 새댁은 3년만에 시댁을 도망쳐나왔다. 그리고 수 십년만에 중년이 된 소년 앞에 나타난 외숙모. 외숙모의 지난 시간들을 상상해 소설로 써 본다.
두번째 여인 '어머니'는 더욱 한이 많다. 뱃속에 아이를 가지고 있는데 남편은 사상에 물들어 집을 나간다. 아들을 낳아 평생 아들만 바라보며 혼자 힘으로 살아온 어머니에게 북에 있던 아버지의 소식이 들린다. 북에서 재혼을 해 아들딸 낳고 산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으로 나와 남한으로 오고 싶어한다는 연락이었다. 중국에 있는 아버지를 만나러 가고 어머니의 신세한탄이 들린다.
두 여인은 우리나라 역사속에 볼 수 있는 흔한 여인들의 삶이다. 남편을 믿고 남편만을 기다린 긴 세월이지만 남편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것은 여인들에게 강요된 삶이 아닐까 싶다. 재혼이나 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는 교육을 받아온 여인들의 아픔 삶과 함께 전쟁이라는 시대적 상황까지 합세해 여인들의 삶을 더욱 운명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여인들은 강했고 홀로 아이를 키우거나 생활을 꾸려나가는 강인한 면도 보인다. 누구도 그녀들의 삶이 잘못된 삶이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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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나는 전쟁세대가 아니다. 심지어 우리 부모님도 전쟁이 끝난후 태어나셨다. 부모님은 전쟁 후 힘든 시기에 태어난 세대이고, 나는 그 전쟁에 대해서 티비나 영화 책을 통해서 접한 세대다. 간접경험... 전쟁을 이긴 두여인이라는 제목을 보았을때 실제로 전쟁중의 영웅담같은 소설일줄 알았다. 아니다. 이 소설은 전쟁이 일어난 뒤 한참후의 일이고,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주인공이 전쟁을 겪은 두 여인에 대해 알아가는 이야기다. 얇아서 가지고 다니며 읽기 편할것 같아서 골랐는데 너무 금방 읽혀서 조그... 허전했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더 여러개의 단편을 묶은 책이 있고, 이 책은 그중에서 두가지를 따로 뽑아서 묶은 책이란다.
책의 내용은 결혼한지 한달만에 신랑이 전쟁터로 끌려가서 소식이 끊기는 바람에 과부가 되어버린 외숙모, 아버지가 월남을 해서 혼자 남게 된후 여러번의 재혼을 거듭하며 아들을 키워낸 어머니, 두 이야기는 다른듯 닮았다. 그리고 실제로 있을법한 이야기다. 큰 갈등구조는 없지만, 담담하게 그때 그랬구나 하는 식으로 듣기에 부담은 없었다.
새삼, 그 시대에 관련한 글들을 더 읽고 공부하고 싶어진다. 내가 어렴풋이 알지만, 제대로 모르는 우리나라의 과거. 전쟁의 비극, 분단의 아픔. 아직도 우리나라는 둘로 갈라져 있고, 월북 이건 월남이건... 꾸준히 이산가족이 생기고 있다. 훗날 통일이... 될까? 이성적인 경제 득실이 아니라, 감성적으로 한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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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선호도적인 측면에서 역사와 단편 소설은 쉬이 읽혀지지 않는다. 교과서를 통해 기억하는 역사란,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암기해야 할 사항이었기에 더더욱 나는 역사와 전쟁의 아픔이 싫었던 거 같다. 뿐만 아니라 단편 소설은 맥이 끊기는 느낌, 뒷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한 채 급히 다른 이야기로 화제가 전환되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더랬다. 오랜 여운이 남지 않아 단편 소설을 읽는 것보다는 차라리 에세이를 선호했는데 이 책을 읽은 지금도 나는 에세이를 더 선호하는 바 다. 각설하고, 한국전쟁 종전 60주년 기념작 !홍상화님의 단편 소설 「전쟁을 이긴 두 여인」은 외숙모와 어머니를 통해 전쟁으로 인하여 변해버린 삶, 아픔을 이야기한다. 그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없는 현 세대는 전쟁의 참혹함이 얼마였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애써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외숙모와 슬픔을 억누른 채 모진말로서 자신을 부여잡는 어머니- 두 사람이 되어보지 않고서야 그 마음을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싶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간의 소통이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더 와닿는다. '한 여인의 깊은 마음을 헤어리는 데 40 여년의 긴 세월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그런 내가 어찌 외숙모의 삶을 짧은 시간에 소설화할 수 있겠는가? 나에겐 그럴 만한 자격도 없고 가능한 일도 아님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아니, 혼자 생각만 해도 기가 막힐 일이었다' -p49 읽고 해석하는 이에 따라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많이 느낄 수도 있다. 전쟁 통에 일어난 갖은 사고를 비롯하여, 이산가족의 문제, 나아가 남북의 이야기로까지 짧은 단편이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많은 것들이 느껴진다. 하지만 역시 단편소설이 내게 주는 불편함과 무겁게 가라앉는 내용은 살포시 우울하기도 하다. 어쩌면 나는 불편한 것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에 '어렵다' 라는 한 마디로 일축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이 묵직하게 와닿는 가운데 말이다. 외숙모, 어머니 이 두 소설로 동족상잔의 전쟁을 잊어버린 세대에 전쟁이 가져다준 또 하나의 삶의 진실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바람이 없겠다. (중략) 혹독한 전쟁을 겪은 지 60년 밖에 안 됐는데, 왜 우리는 「메밀꽃 필 무렵」처럼, 아직도 전쟁을 소재로 해 널리 읽히는 단편소설이 없느냐? 하는 아쉬움이 바로 그것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