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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교양 365
# 주변 분들에게서 안타까운 소식이 가끔 들린다. 사기를 당했다는 소식이다. 처음 보는 회사의 가상화폐 코인에 대출까지 더해 투자해서 6개월은 팔지 못하는데 그 이후 대박을 기다린다고 하는 분, 기획부동산의 말만 듣고 도로도 없는 가파른 산 인근 부동산을 투자한 분....이런 분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저소득층이 많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점, 그리고 경제와 금융지식이 없어 남을 잘 믿는다는 점이다. 과거 대학입시 문과에서 경제과목은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 중 하나였었는데, 이제는 고득점 학생들만 선택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학생들이 배우지 않는 슬픈 과목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따라서 안 그래도 낮았던 국민들의 금융이나 경제의 이해도는, 문맹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언제나와 같이 교육부는 거꾸로 간다. 개혁적인 총리나 부총리들은 가장 없애고 싶은 부서로 교육부를 들었는데..이런 분들은 이 책을 읽으면 그나마 도움이 될 듯 하다.
# 일일속담이나 일독성경 같이 1년에 쉽게 읽을 수 있게 365개의 1-2쪽 짜리 읽을거리로 구성되었다. 기존에 나왔던 책처럼 금융이나 투자의 시장 기초지식만을 싣지 않았다. 제도와 시장에 대한 기본지식과 함께, 재미와 흥미를 더하기 위해 ‘대항해시대와 보험산업(043)’ 같이 경제적으로 중요한 역사, ‘필 미켈슨의 내부자거래(279)’ 같은 흥미로운 인물과 사건, ‘블랙에지(321)’ 등 명저에 대한 설명, ‘볼커 룰(362)’ 등 글로벌경제에 대한 설명 등 지루할 틈이 없는 다채로운 색의 요리가 이어져 뷔페상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저자가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 편에서는 다른 책에는 없는 독특하고 중요한 것을 느끼게 한다. 293번 ‘법원에서 나온 2가지 질문’ 편을 보자. 증권거래소 출신의 금융증권 전문가인 저자가 대법원 양형위원회 초대를 받아 부장판사급을 대상으로 증권범죄 판결에 대한 정치경제적 고찰이란 제목의 강의을 할 때다. 판사들은 출소후 가족들이 먹고 살아야 하니 최대한 가볍게 판결하자는 분위기였단다. 법원은 가해자의 인권은 눈에 보이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나 공정해야할 금융시장질서 훼손은 크게 관심이 없는 듯 했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 법원이 범죄인에 대해 가볍게 처벌할 수 밖에 없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판사가 종신직이 아니니, 어차피 노장 판사는 조만간 변호사를 해서 가해자를 대변해야 한다. 변호사 입장에 조금이라도 무게가 기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판사에 대해 피해자는 그렇게 까지 앙심을 갖지 않는 반면, 가해자는 너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앙심을 가지게 된다. 엄격하고 공정한 판결이란 면에서는 미국처럼 배심원제도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평생을 순응보다는 정의 편에서 살아온 저자의, 사회에 대한 솔직한 생각이 여기저기서 보이는 에피소드 편은 이 책의 진가를 더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