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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 가리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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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 앤솔러지,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앤드) 이 책을 접한 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는지 모르겠다. 읽는 내내 ‘술을 마시는 사람,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온전히 느껴보려고 했다. 술을 증오했던 터라, (책을 좋아하는) 내가 이 책과 기꺼이 친구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소설에서 ‘인물과 술이 닿는 지점’을 찾고, ‘아빠’가 생각났다. 아빠는 술을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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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 앤솔러지,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앤드)


 이 책을 접한 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는지 모르겠다. 읽는 내내 ‘술을 마시는 사람,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온전히 느껴보려고 했다. 술을 증오했던 터라, (책을 좋아하는) 내가 이 책과 기꺼이 친구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소설에서 ‘인물과 술이 닿는 지점’을 찾고, ‘아빠’가 생각났다. 아빠는 술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아내와 자식이 아닌 술이 낙이라고 술에 취해 당당하게 말하던 아빠였다. 365일 내내 술을 안 마신 적이 없으며, 술에 취하지 않은 시간이 단 1초도 없었다. 술로 인해 가족이 힘든 건 전혀 개의치 않고, 미안한 줄도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술 냄새가 아빠를 휘감았고, 늘 풀린 눈이었다. 그런 아빠가 싫었다. 차라리 아빠가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아빠를 없는 셈 쳤던 건지도 모르겠다. 몇 년 전에 정확히 어떤 계기인지 알 수 없으나 아빠가 평생을 달고 살던 술을 끊었다(계기를 물어보고 싶지만, 답할 사람도 아닐 뿐더러 듣고 나면 마음이 괴로울 것 같다). 끊고 나서 우리집은 완전히 달라졌다. 항상 날카롭게 집안을 들쑤시고 다니던 엄마의 예민함과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몰라 마음을 졸이던 우리 삼남매는 사라지고, 흔히 평범하고 보기 좋은 가정이라고 말하는 가정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행복했다. 하지만 아빠가 언제 다시 술을 입에 댈 수 있다는 가정이 완벽한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 분명 술의 유혹에 넘어가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빠는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술에 취하지 않은 아빠는 그제야 우리가 보이고, 당신을 둘러싼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흐린 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자, 아빠는 조급했다. 아빠는 술로 많은 걸 놓쳤다. 엄마가 덜 아플 수 있었던 시기, 우리가 커가는 모습, 무엇보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건강과 시간. 아빠는 후회대신 현실을 받아들이고, 하나하나 고치기 시작했다. 덧대거나 부품을 조이는 등 수리가 되는 집이나 가구 등은 아빠 덕분에 새로운 삶을 얻었지만 아빠의 건강은 더 악화되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의 상태였다. 아빠의 건강이 우리집 시한폭탄이 되었다. 아빠가 미웠다. 그렇게 술을 달고 살더니 결국, 건강을 잃었다.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소용 없다는 걸 아빠는 알까? 아빠가 안쓰럽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저 아빠의 건강이 더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신께 비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술이 빼앗은, 술에게 겁 없이 당신의 시간을 넘겨준 아빠는 후회하고 있을까? 우리에게, 스스로에게 미안할까? 적어도 미안함은 가졌으면 좋겠다. 술과 아빠의 우정을 막지 못한 우리는 훗날 죄책감에 몸부림칠 것이며, 그 우정을 지양한 우리는 아직도 사과를 받지 못했으니까.

 소설 문장 곳곳에 ‘아빠의 얼굴과 술잔을 기울이던 모습’이 생각났다. 목이 텁텁하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끙- 앓는 소리가 났다. 정확히 무슨 감정인지 알 수 없으나 하나는 확실했다. ?아빠가 술과 친구가 된 이유?. 알고 싶지 않지만, 알아버렸다. 알고 나니 ‘우정이 깨지길’ 바라서 미안하기도 했다. 술은 불가능한 걸 가능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힘이 강력한 만큼 치뤄야 하는 대가도 어마어마하다.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소설집에 실린 5편의 단편소설에는 ‘인간과 술’에 관한 아주 간단하면서 심오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 편 한 편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하나같이 반복되는 하루에서 사람과 사람이 부딪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이들의 ‘무덤덤함 속에서 덜컥, 하고 올라오는 울음과 동시에 그럼에도 내일을, 앞으로의 삶을 꿈꾸는 희망’이 있다. 울음을 터뜨리거나 삼키고,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시간을 갖게 하는 ‘술’이었다. 술의 종류도 다양하고 술을 좋아하게 되는 계기도, 술을 대하는 태도도 모두 제각기다. 그럼에도 이 5편의 이야기를 한데 모을 수 있는 건 ?앞으로 나아가는 힘? 때문이다. 술에 취하거나 찌들어 사는 삶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면 진부한 술 주정에 불과했을 것이다. 저마다 구체적이고 선명한 ‘치열함’이 느껴진다(몇 달 전에 마시고 남아 냉장고에 넣어둔 술이 땡길 만큼). 술 하면 연상되는 건 하나같이 ‘범죄, 실수, 후회와 같은 부정’이었는데. 술한테 뒤통수 세게 맞은 기분이다. 이쯤에서 ‘잘 마신 술’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술을 마시는 건 목구멍을 타고 액체가 흘러 들어가는 걸 의미한다. 술에 취한 건 정신이 몽롱하거나 필름이 끊길 만큼 마셨다는 걸 의미한다. 그럼 ‘잘 마신 술’은? 또 아빠가 생각난다. 아빠는 술을 잘 마시지 않았다.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고, 돈을 벌어 생활을 하면서 ‘아빠는 잊기 위해, 덜기 위해 술을 마셨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시다 보니 늘었을 뿐이다. 잠깐이라도 잊고 덜어내는 데 술만큼 괜찮은 처방(?)은 없는 것 같다. 그 처방이 단기적으로 효율적이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늘 뒤늦게 깨닫는다.

 역사, 제조 방법, 맛, 냄새, 색 등 비슷한 것 같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는 술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를 들으려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이다. 술잔을 기우는 사람의 이야기까지 곁들이면 술잔이 감당하지 못하고 흘러 내려 거대의 바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바다에서 몸을 띄워 자유롭게 유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익사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익사할 뻔했지만, 다들 목숨을 건졌다. 새로운 삶을 얻은 것이다. 앞으로 그들이 새로 얻은 삶에서 마주할 순간들이 버거울 때도 있겠지만 그때마다 ‘술’이 괜찮은 친구가 될 것이다. 술을 무작정 들이붓던 젊은 날과 달리, 술과 이야기하며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었으니 말이다. 발효 과정을 거쳐 더 맛있는 술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더 깊은 맛과 향을 내기 위해 발효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정 중, 지루하고 괴롭고 분노하고 기뻐하는 등 다양한 순간을 경험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당연함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하다. 우리는 좌절하고 피하고 숨기보다 받아들이고, 나아가야 한다. 술잔을 한 잔, 두 잔, 세 잔 계속 기우는 것처럼. 지쳐서 주저앉아 닿지 않는 아득한 먼 곳을 바라만 볼 때도 있겠지만-술에 완전히 취해 필름이 끊기겠지만-오뚜기처럼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본인만의 독특하고 깊은 맛과 향, 색을 짙게 품는 그날까지 부지런히 걷고 뛰고 쉬는 발효 과정을 반복할 ‘우리’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뒤에 붙일 수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 다양한 술을 마시면서 찾는 나의 인생 술! 세상 어디에도 없어서 직접 만드는 나의 술! 시작이다!

★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각각 다른 술을 마시고 싶었다. 세상에 수많은 술이 있다는 걸 알기는 했지만, 시음하듯 마셔보고 싶던 적은 처음이다. 나에게 딱, 맞는 인생 술! 찾고 싶다!

☆ 술이 달기 시작하는 순간이 영원히 찾아오지 않길 바란다. 술이 쓸 때가 좋은 것 같다.

★ 이 책은 편집짱J님의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았습니다:D

☆ 편집짱J님! 너무 잘 읽었습니다. 금방 읽을 만큼 5편 모두 몰입도가 높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술’과의 이런 만남, 적극 찬성입니다!(술을 한 모금씩 마시며 읽기에 좋을 것 같아요:)

#주종은가리지않습니다만 #김혜나 #박주영 #서진 #정진영 #최유안 #넥서스 #앤드 #앤드_앤솔러지 #문학 #편집장이벤트_당첨 #서평 #술 #소주 #와인 #맥주 #사람 #주종 #가리다 #쓰다 #달다 #책로그







s*******1 2024.06.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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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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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왜 이런 걸까? 제주도로 내려오면 육지로 가고싶고, 일을 그만두면 일을 하고 싶고... 도대체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될까? 맥주 따위에 깊은 맛을 찾으면서 내 인생엔 깊은 맛이라고는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중에서 서진의 "맥주의 요정" -* 한때는 술을 잘도 마셨다.주종을 불문하고 부어라 마셔라 하루 걸러 술약속이 있던 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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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이란 왜 이런 걸까? 제주도로 내려오면 육지로 가고싶고, 일을 그만두면 일을 하고 싶고... 도대체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될까? 맥주 따위에 깊은 맛을 찾으면서 내 인생엔 깊은 맛이라고는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중에서 서진의 "맥주의 요정" -

* 한때는 술을 잘도 마셨다.
주종을 불문하고 부어라 마셔라 하루 걸러 술약속이 있던 때가 있었다.
내가 술을 먹는지, 술이 나를 먹는지 모를 고주망태의 기간에 남편을 만났다.
주사도 은근(사실 좀 심히) 있는데다 엉덩이 뼈에 금이 가는 부상까지 겪었다.
다시는 술을 먹으면 내가 X다,라며 후회하다가도 어느 날인가 한잔의 쏘주가 그리워진다.
술 좋아하시던 친정아빠의 유전자 때문일 수도 있고,
술기운을 빌어 평소 말 못하던 솔직한 말을 할 수 있어 시원했고,
항상 긴장상태인 온몸이 술 한잔으로 부드러워지는 경험을 겪어서기도 하다.

술로 책을 쓸 수 있을 만큼 나또한 레퍼토리가 무궁무진한데,
대신 에세이가 아니라 꼭 소설로 써야한다.

술을 부르는 책,
술과 함께 하고 싶은 책,
술을 다시 보게 되는 책,
술을 더욱 사랑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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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 2023.12.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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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위스키 한잔의 시간??
"??나와 위스키 한잔의 시간??" 내용보기
#주종은가리지않습니다만제목만 읽었을 땐 술 자체에 대한 생각같은 내용일까 했는데 술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더라구요. 문장도 너무 좋았고 감정들도 좋았어서 한번쯤 읽어보시는걸 추천드려요.??에피소드 소개??1?? 달콤 쌉싸름한 탁주 (김혜나)스쿠버다이빙 일을 하려다 막걸리를 빚어보고 ‘이 일을 평생 하겠구나’ 라고 느낀 주인공의 이야기에요. 막걸리 체험도 진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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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가리지않습니다만

제목만 읽었을 땐 술 자체에 대한 생각같은 내용일까 했는데 술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더라구요. 문장도 너무 좋았고 감정들도 좋았어서 한번쯤 읽어보시는걸 추천드려요.

??에피소드 소개??
1?? 달콤 쌉싸름한 탁주 (김혜나)
스쿠버다이빙 일을 하려다 막걸리를 빚어보고 ‘이 일을 평생 하겠구나’ 라고 느낀 주인공의 이야기에요. 막걸리 체험도 진행하는 양조장에서 일하는 실감나는 이야기로 저도 모르게 몰입하면서 읽고 있었어요

2?? 위스키 한 잔의 시간 (박주영)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술과 함께하는 궁극의 시간이 있다. 이 소설은 그런 시간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의 말에 적힌 글귀가 맘에 들어 가져왔어요. 바에 가서 위스키를 마실 때 그 특유의 고요함과 편안함이 참 좋다고 느꼈는데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술과의 시간도 닮아있는 이야기에요.

3?? 맥주의 요정 (서진)
부부가 함께 제주도에 내려갔지만 저축해둔 돈은 점점 떨어져가고, 아름다운 제주도의 생활과 현실의 불안 속에서 맥주를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에요. 밤에 별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는 사람의 모습이 눈에 그린 것처럼 상상되는 글이었네요

4?? 징검다리 (정진영)
아이폰인줄 알고 아이폰 목업폰을 비싸게 사버린 주인공이 함께 한잔할 사람을 찾는 사람과 당근마켓을 통해 만나게 되는 이야기에요. 답답하면서 눈물나면서 그러면서도 사람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따뜻한 글이었어요

5?? 얼리지 (최유정)
멋지고 품위있는 와인 업계의 이면을 바라본 글이에요. 주인공이 와인 수집가 교수님의 별장에서 열리는 프라이빗 파티에 초대되면서 오가는 대화와 생각으로 내용이 전개돼요. 읽으면서 와인산업에 대해 고민을 하게 만드는 대목이 많았어요.
u*****7 2023.11.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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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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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창문에 살포시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누군가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처럼, 혼자서 조용히 술을 빚으며 살고 싶었다._p36   _신경이 가닥가닥 뻗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 예민해질 때 위스키가 그 신경을 좀 느슨하게 만들어 줘._p66       나에게 술이란 어떤 존재인가... 아니 어떤 존재였나?   대학 때 많이도 마셨던 것 같은데 정말 말 그대로 주종과는 별개로, 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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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창문에 살포시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누군가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처럼, 혼자서 조용히 술을 빚으며 살고 싶었다._p36

 

_신경이 가닥가닥 뻗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 예민해질 때 위스키가 그 신경을 좀 느슨하게 만들어 줘._p66

 

 

 

나에게 술이란 어떤 존재인가... 아니 어떤 존재였나?

 

대학 때 많이도 마셨던 것 같은데 정말 말 그대로 주종과는 별개로, 분위기와 그 자리의 대화, 때로는 풍류 그 자체를 즐기는 자리의 필수품이였던 것 같다. 지금은 되도록 숙취가 적은 도수 높은 종류로 1~2잔 마시거나, 입맛에 맞는 와인 1잔 정도의 반주를 아주 가끔 마시는 것을 더 좋아하는 듯하다.

 

 

이런 심심한 나의 알코올 스토리와는 달리, 술에 관한 5가지 진한 소설을 담은 책이 있다. 제목도 확 끌리는,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로 앤드앤솔러지 시리즈다.

 

술에 진심이고 술을 담그며 조용히 살고 싶지만 사람에 치이며 피곤한 현대인,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에 친구가 마셔보고 싶어했던 위스키를 고르고 마시며 인연을 이어가는 나,

 

현실의 힘듦을 거품 가득한 맥주 한 잔으로 털어내는 가장의 밤, 혼술보다 낯선이와의 맛난 술자리를 택한 사람의 소망, 그리고 고급진 취향으로 치부되는 와인 수집과 화려한 언어들로 버무러진 이 술의 세계까지..

 

제목에서 추측되었던 명량함과는 달리, 꽤 무거웠고, 또 따뜻한 사람 이야기가 가득했다.

 

추운 늦가을밤 따듯한 정종이 생각나게 했고, 더불어 함께 할 이가 있다면 금상첨화 일듯!

 

 

 

_신풍아이피에이는 식도를 지나 위를 자극하고 몸속 구석구석까지 알코올 기운을 퍼뜨렸다. 가슴속이 답답했던 것이 펑, 뚫리는 것 같았다. 이 세상의 마지막 맥주라고 해도 아쉽지 않을 정도였다._p107

 

_나는 낭만고양이와 건배하고 잔을 비운 뒤 삼겹살 한 점을 소금에 찍었다. 잡내 없이 혀 위에 맴도는 감칠맛과 기분 좋은 육향. 껍질이 붙어 있어 쫄깃한 비계와 부드러운 살코기의 조화로운 식감. 웃음이 절로 터져 나왔다._p130

 

 

_나는 정해진 소득도 없는 주제에 와인깨나 공부한 값으로 부듯한 이력을 공상한다. 이런 와중에도 돈은 실체를 갖고 흔든다. 예술도 문화도 세상도 쥐고 흔들어 댄다. 임 교수의 와인 창고도 그랬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와인 병들이 떼로 묻힌 저 창고가 그의 유일한 자랑이고 예술이며 문화인데,

씨발, 돈 있는 집 자식이 돈 좀 쓴다고 해서, 그게 뭐 대수라고._p189

 

 

 

이달의 사락 y******k 2023.11.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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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앤솔러지, 주종은가리지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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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사람은 가리고 싶어지는 하루…… 당신의 손에 들린 잔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나요?”   ‘김혜나’, ‘박주영’, ‘서진’, ‘정진영’, ‘최유안’의 책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김혜나의 #달콤쌉싸름한탁주 박주영의 #위스키한잔의시간 서진의 #맥주의요정 정진영의 #징검다리 최유안의 #얼리지   하나. 나에게 앤솔러지의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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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사람은 가리고 싶어지는 하루…… 당신의 손에 들린 잔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나요?”

 

김혜나’, ‘박주영’, ‘서진’, ‘정진영’, ‘최유안의 책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김혜나의 #달콤쌉싸름한탁주

박주영의 #위스키한잔의시간

서진의 #맥주의요정

정진영의 #징검다리

최유안의 #얼리지

 

하나. 나에게

앤솔러지의 승패는 주제와 작가에서 갈린다. 달리 말하면 좋은 기획 아래 좋은 작가가 모여야만 비로소 완성도 있는 앤솔러지가 만들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앤드 앤솔러지시리즈는 좋은 앤솔러지다.

김혜나 작가에서부터 박주영, 서진, 정진영, 최유안 작가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펼쳐놓은 이야기는 다채롭고 흥미롭다.

술을 즐기지도, 잘 마시지도 않는 입장에서 ? 1년에 술을 먹는 날이 한 손에 꼽힌다 ? 어떤 술에 이야기를 담아볼까? ... 하이볼 한잔에? 좋네.

 

 

두울. 당신에게

퇴근 이후 반주 한잔을 즐기는 A. 이 책은 너에게 줄게. 넌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려나? 나는 맥주의 요정편이 좋았다. 여기에 나오는 두 사람의 대화에서 우리 둘의 대화가 떠올랐거든. 재미있었어.

 

세엣. 그대들에게

탁주, 위스키, 맥주, 소주, 와인 등을 주제로 알차게 채워진 단편들은 지루할 틈 없이 다채로운 분위기로 즐거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앤솔러지가 가져야 할 미덕을 빠지는 것 하나 없이 꽉 채운 좋은 책입니다.

쉴 때 술 한잔 곁들이며 읽기 좋은 책입니다. 한편씩 음미하며 읽길 권합니다.

 

네엣. 더하여

#앤드앤솔러지 의 다른 책

#이상한나라의스물셋

#당신이가장위험한곳집

#메타버스의유령

#전세인생

도 재미있어 보입니다. 이 시리즈를 응원합니다.

 
YES마니아 : 로얄 q******h 2023.11.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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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을 가리지 않는 작가님들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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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술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풀어 나가는 책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위스키와 칵테일을 원체 좋아하고, 바 씬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탁주, 위스키, 맥주 등 키워드 하나 주어진 것만으로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다양한 작가님들의 실력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술 한 잔 마시며 읽기 참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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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술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풀어 나가는 책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위스키와 칵테일을 원체 좋아하고, 바 씬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탁주, 위스키, 맥주 등 키워드 하나 주어진 것만으로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다양한 작가님들의 실력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술 한 잔 마시며 읽기 참 좋은 어렵지 않은 책 추천합니다.

g******2 2023.11.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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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러지의 매력, 술의 마력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앤솔러지의 매력, 술의 마력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내용보기
술과 연관 있는 책이라면 무조건 읽어보겠다는 생각에 그냥 샀다. 책은 5인의 작가가 술을 소재로 쓴 짧은 소설 다섯 편이 실려있다. 그리고 다섯 편의 소설에는 각기 다른 종류의 술이 등장한다. 전통주, 위스키, 맥주, 소주, 와인이다. 이렇듯 하나의 주제를 작품집으로 모아 출판하는 것을 앤솔러지라고 한다. 같은 주제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는 게 앤솔러지의 매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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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연관 있는 책이라면 무조건 읽어보겠다는 생각에 그냥 샀다. 책은 5인의 작가가 술을 소재로 쓴 짧은 소설 다섯 편이 실려있다. 그리고 다섯 편의 소설에는 각기 다른 종류의 술이 등장한다. 전통주, 위스키, 맥주, 소주, 와인이다. 이렇듯 하나의 주제를 작품집으로 모아 출판하는 것을 앤솔러지라고 한다. 같은 주제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는 게 앤솔러지의 매력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각각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나오는 그 술들이 생각났다. 이것은 자꾸 생각나게 하는 술이 가진 마력이다. (혹자들은 이것을 중독이라고 하더라)

작가나 출판사의 기획의도나 책 자체의 주제가 어찌 됐든 모든 책에는 읽는 사람 저마다의 배움이 있다. 나에게도 이 책을 통한 배움이 있었나니 그것은 다름 아닌 얼리지(Ullage) 되시겠다.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단어다.


"얼리지 Ullage"
병이나 통 안에 액체가 차지 않고 남은 공간


얼리지(Ullage)는 병이나 통 안에 액체가 차지 않고 남은 공간을 뜻한다. 와인병의 병목 부분의 빈 공간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와인을 그렇게 마시고 다녔음에도 내가 이 단어를 몰랐던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었다. 나는 비싼 빈티지 와인을 사본 적도 없고 마셔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단어는 보통 빈티지 와인 경매 시에 주로 사용된다. 빈 공간의 위치 상태는 와인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와인 경매 카탈로그에는 Ullage Level을 반드시 표기한다고 한다. 얼리지 공간이 적을수록 좋은 점수를 받는다. 그것은 보관 상태의 질을 가늠하는 것이다. 

언젠가 내게 백만 원이 넘는 빈티지 와인을 사게 되는 그런 날이 온다면 잊지 않고 얼리지 체크라는 걸 해보게 되겠지? 상상만으로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소설 말고 한 술 하시는 작가님들의 생생한 술 이야기를 읽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들의 술 에세이 모음집 같은 게 있으려나?
YES마니아 : 플래티넘 y****n 2025.08.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술 한잔 하며 읽기 좋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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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김혜니,박주영,서진,정진영,최유안; 앤드앤솔러지   술에 대해 작가들마다 다양하게 써낸 단편 소설집, 사실 제목만 보고 에세이인가 했지만, 다양한 술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풀어낸 소설은 더욱 흥미롭네요.   사실 한때는 주당/ 현재는 육퇴 후 맥주 한잔 와인 한잔 즐기는 정도인데, 이 책은 보는 내내 소설의 주인공(술)이 땡깁니다.   함께 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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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김혜니,박주영,서진,정진영,최유안; 앤드앤솔러지

 

술에 대해 작가들마다 다양하게 써낸 단편 소설집,

사실 제목만 보고 에세이인가 했지만,

다양한 술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풀어낸 소설은 더욱 흥미롭네요.

 

사실 한때는 주당/ 현재는 육퇴 후 맥주 한잔 와인 한잔 즐기는 정도인데,

이 책은 보는 내내 소설의 주인공(술)이 땡깁니다.

 

함께 마시면 즐거운 사람들과 삶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탁 털어 넣던 소주 한 잔,

술과 함께 여러 추억이 떠올라 더욱 좋은 소설이네요.

 

오랜만에 소설에 어울리는 주종과 함께 천천히 천천히 즐겨 본 아껴본 책이에요!!

(사실 소설은 쉽고 재밌어 후루룩 금방 읽을 단편 모음집)

 

주종은 가리지 않지만, 사람은 가리는 나에게 딱인 소설!!

가볍게 한잔 하며 읽을 소설로 추천!!

 

책속에서

"달콤 쌈싸름한 탁주; 김혜나"

불어난 쌀로부터 소주가 되어 가는 과정이 일종의 연금술 같아 보였다. 나도 그렇게 불어나고, 쪼개어지고, 발효되고, 타오르고 나면 언젠가 내 안에 진짜 이야기가 한 방울씩 흘러나올까?

 

"위스키 한 잔의 시간; 박주영"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이거 마시고 잊어버려. 영원히 잊을 수는 없어도 지금은 잊어. 어제도 내일도 생각하지 말고 오늘만 생각해. 오늘 잘 살았어, 그러면 마셔도 되는 거야.

 

"맥주의 요정-서진"

“자꾸 들락날락거리면 눈치가 보여서 맥주가 제대로 익지를 못하잖아. 걱정 마. 내가 요정을 불러 놨어. 우리가 자고 있을 때에도 발효가 잘될 수 있도록 날갯짓을 하면서 온도와 습도를 맞춰 주고 파리도 쫓아 줄 거라고.”

 

"징검다리; 정진영"

저는 40대 초반 남자입니다. 구양동에서 함께 한잔하며 말동무할 40대 남자분을 찾습니다.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서로 질척거리기 없이 오늘 딱 하루만 인연 맺고 삼겹살에 소주나 한잔하시죠. 제가 쏘겠습니다. 저녁에 시간 되시는 분은 채팅으로 메시지 남겨 주세요.

 

"얼리지; 최유안"

이런 와중에도 돈은 실체를 갖고 흔든다. 예술도 문화도 세상도 쥐고 흔들어 댄다. 임 교수의 와인 창고도 그랬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와인 병들이 떼로 묻힌 저 창고가 그의 유일한 자랑이고 예술이며 문화인데, 씨발, 돈 있는 집 자식이 돈 좀 쓴다고 해서, 그게 뭐 대수라고

e*****s 2023.11.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