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식 마니아"라 할 정도의 클래식 식견은 없지만 평소에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듣고 클래식 관련 대중서를 읽으려고 노력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거실 책장 한 편에 그동안 구입한 클래식 분야 책들이 꽤 많이 꽂혀 있는데 아직 읽지 않은 클래식 책들이 다수 있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집에 읽지 않은 책이 있음에도 좋아하는 분야의 신간이 나오면 구입을 하는데 나역시 클래식 신간이 나오면 아직 읽지 않은 클래식 분야 책들이 있음에도 관심을 갖고 구입을 하곤 한다. 이번에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 「알고 보면 흥미로운 클래식 잡학사전」도 작년 초에 도서 홍보글을 읽고 구입한 책인데 다른 책들을 읽느라고 독서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구입한 지 1년이 다 되어 리뷰 작성 포인트를 받으려고 급히 책을 꺼내 들었다. 「알고 보면 흥미로운 클래식 잡학사전」의 저자는 얼마 전에 리뷰를 작성했던 「아주 사적인 예술」의 클래식 분야 저자였던 정은주 클래식 음악 칼럼리스트다. 전작에서도 저자는 클래식에 친근하게 다가 갈 수 있도록 음악가와 가상 대화 등 색다른 시도를 했는데 이번 책에서도 클래식 영화 속 주인공과의 가상 대화 뿐만 아니라 글 첫머리에 해시태그로 키워드를 정리하여 클래식 초보자나 청소년 독자들도 별 어려움 없이 한 눈에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책은 총 4개의 장(변주)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변주 클래식 잡학사전에서는 클래식 작곡가들의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하고 제2변주 세계사 속 음악사에서는 서양 음악사 속 여러 사건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엿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제3변주 알아두면 의미 있는 클래식 음악가에서는 조금은 생소하지만 세계사에 의미있는 발자취를 남긴 클래식 음악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제4변주 클래식 시네마에서는 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흥미로운 영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책은 4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각 이야기들이 독립적이기 때문에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무방하다. 또한 책은 클래식 초보자나 청소년들이 클래식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들로 가득하다. 하이든 사후 없어진 하이든의 머리(두개골)를 145년만에 찾은 이야기나 쇼팽의 연인이었던 조르주 상드가 소팽을 위해 개발한 마요르카 스프의 재료와 요리법, 전 세계 사람들이 매일같이 사용하는 와이파이 기술의 원천이 되는 주파수 도약 시스템은 피아노 88개의 건반에서 힌트를 얻어 주파수에 대한 이론을 확립한 영화 배우 헤디 라마의 덕분이라는 발명 이야기 등은 클래식의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그 밖에 요즘 대세인 쳇GPT가 클래식 음악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지 알기 위한 질문과 대답(다행인지 아직은 쳇GPT가 클래식을 100%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다), 클래식 영화 속 주인공들과의 가상 대화, 해시태크로 주요 키워드를 정리한 부분은 다른 클래식 대중서에서 만날 수 없는 신선함을 주고 있다. 책은 이렇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클래식 이야기도 다루지만 한편으로 결코 가볍지 않은 세계사 속 음악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평탄한 음악가의 길을 뒤로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했던 폴란드의 피아니스트 페데레프스키와 리투아니아 피아니스트 란츠베르기스 이야기, 일본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는 작품을 작곡했던 폴란드인 작곡가 펜데레츠키가 이어령 교수와의 만남과 작곡 의뢰를 받고 한국 역사에 아파하며 작곡한 <한국 교향곡> 이야기,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에 참석해 고종의 친서를 비밀리에 전달하려고 약 56일간 4만 2,900여리의 먼 길을 떠나야했던 조선 사절단, 아울러 조선 사람 최초로 볼쇼이 극장에서 공연을 본 조선 사절단의 이야기는 뭉쿨한 마음도 들게 한다. 특히 난생 처음 오페라와 발레 공연을 마주했던 조선사절단의 공연 후기가 흥미로운데 사절단 일원 중 한 명인 윤치호가 볼쇼이 극장에서 공연을 보고 남긴 후기를 리뷰에 옮겨본다. "음악은 아주 훌륭했다. 러시아 역사의 한 장면이 나왔다. 그러고 나서 훌륭한 발레가 이어졌다. 발레는 아름답고 우아한 청춘의 향연이었다. 그러나 귀여운 10대 소녀들이 나체에 가까운 모습으로 춤췄다." - 116쪽 리뷰 길이상 다루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장의 <카핑 베토벤>, <말할 수 없는 비밀>, <파바로티> 등 클래식 시네마 이야기도 놓치면 아까울 정도로 흥미로웠다. 책 제목답게 흥미로운 클래식 이야기들로 가득한 「알고 보면 흥미로운 클래식 잡학사전」은 독자들에게 어린시절 종종 잠 못 드는 손자에게 재미있는 이야기 보따리를 푸셨던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처럼 훈훈하고 재미있는 독서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알고보면 흥미로운 클래식 잡학사전 #정은주 #해더일 #클래식 #예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