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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보다 푸르게, 삶보다 짙게 박수밀 빈빈책방/2022.2.15. sanbaram
사람은 누구나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찾아오는 늙음을 의미 있는 삶의 순간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청춘보다 푸르게, 삶보다 짙게>는 나이 듦과 죽음에 관한 동양 고전의 글을 모은 1부에서는 죽음에 대한 글을 다루고 있다. 노장과 유교 등 동양 사상에서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가족과 나의 죽음, 자연의 죽음 앞에서 슬퍼하고 애도하는 인간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2부에서는 늙음에 관한 글을 다루고 있다. 옛사람들이 갑자기 찾아온 노화 앞에서 어떻게 곤혹스러워하고 피하려고 했는지, 또는 늙음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과거와 화해하며 성숙하게 늙어 가려했는지 알아본다. “인생은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내다가 종국에는 내가 떠나는 일인가 싶다. 지금까지 살아온 수십 년 인생이 하룻밤의 꿈과 같듯이 죽음도 그리 먼일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p.5)”고 말하는 저자는 한양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학을 역사, 철학, 교육 등과 연결하는 통합의 학문을 추구한다. 현재 한양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 <18세기 지식인의 생각과 글쓰기 전략>, <열하일기 첫걸음>, <기적의 한자 학습>, <고전 필사>, <기적의 명문장 따라 쓰기> 등 다수의 책이 있다.
“서양은 현세와 내세를 구별하고 육체와 영혼을 분리한다. 육체가 죽으면 영혼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고 믿는다. 반면 동양은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삶과 죽음은 연결되어 있으며 죽으면 자연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삶으로 돌아온다.(p.13)” 육체와 영혼, 삶과 죽음은 되풀이해서 돌고 돈다. 삶이 좋은 것이라면 죽음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동양 사람들의 사상이었다. 이를 대표하는 이 중 하나가 장자다. 장자는 아내가 죽자 곡을 하기는커녕 두 다리를 쭉 뻗고서 그릇을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장자도 인간이고 감정을 지닌 존재이므로 아내가 죽었을 때 처음엔 무척 슬펐다. 그러나 장자는 아내의 죽음을 통해 비로소 죽음의 근원을 들여다보았다. 장자는 죽음의 본질을 깨닫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삶을 원하고 죽음을 꺼린다. 삶은 좋은 것이지만 죽음은 나쁜 것이라 여긴다. 죽음은 모든 것을 끝장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장자는 삶과 죽음을 대립적으로 보지 않는다. 삶과 죽음을 우열로 나누지도 않는다.(p.28)” 삶도 변화의 한 과정이고, 죽음도 변화의 한 과정이다. 삶과 죽음은 내게 일어나는 변화의 과정 가운데 있을 뿐이다. 삶과 죽음은 연결되어 있으며 죽으면 자연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삶으로 돌아온다. 옛 사람들은 죽음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다음과 같이 살짝 엿보자.
풀잎 위 아침 이슬 어이 쉽게 마르나 이슬은 말라도 내일 아침 다시 맺히지만 사람은 죽어서 한번 가면 어느 때 돌아오나. -최표<고금주>, ‘풀잎 이슬 노래’ (p.34) 매미는 땅속에서 7년여를 보내나 성충이 되어 우는 기간은 고작 2주 남짓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기의 삶에 최선을 다하듯 우리 또한 그런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최표라는 이는 인생을 풀잎 위에 있는 이슬처럼 생각하며 허무한 생각을 하고 있다.
행실은 남을 뛰어넘지 못했고 덕은 남에게 미치지 못했네. 강호에서 늘그막을 보내나니 해와 달은 깨끗하기도 하다. 살아서 세상에 도움을 주지 못했으니 죽어서 후세에 이름을 못 전하겠네. 애오라지 조화를 따라 생애를 마쳐서 기꺼이 초목과 함께 썩으리라. -김임 <야암집>, ‘나를 애도하다’ (p.48) -*자만시 : 생전에 자기 자신을 애도하는 시로 앞에 소개한 시가 자만시다. 김임은 살아서 남들 앞에 내세울 것 없이 살았으나 마지막으로 생을 차칠 때도 기꺼이 초목과 함께 썩어 자연으로 돌아가 다음 생을 준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재주도 없고 덕도 없으니 평범한 사람일 뿐. 살아서는 벼슬 없고 죽어서는 이름 없으니 그저 넋일 뿐. 근심과 즐거움 다하고 헐뜯음과 기림도 사라졌으니 흙에 불과할 뿐. -이홍준 <눌재선생유고> ‘나의 묘지명’ (p.81) *묘지명은 죽은 사람의 인품과 행적을 써서 돌 등에 새겨 무덤 속에 넣는 것이다. 본래 묘지명은 삶 가운데 자랑할 만한 행적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습이다. 그런데 이홍준이라는 이는 평범하게 산 삶을 돌아보며 죽음 또한 흙으로 돌아가는 일이라고 간단하게 생각을 한다.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겸손하게 제대로 살기 위해서다. 무덤으로 갈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죽음을 기억한다면 인연을 좀 더 소중하게 여기고 삶을 좀 더 아끼며 살아갈 것이다.(p.145)” 늙음의 진짜 문제는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주름이 늘어가는 것이다.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천천히 부드럽게 살아야 오랫동안 지속한다. 늙어서야 비로소 세상을 놀라게 한 이들은 수없이 많다. 나이를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열정이 사그라드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나이가 들면 다음의 네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 먼저 말을 삼가야 한다. 또한 외부를 향한 시선을 끊고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 그리고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때에 맞게 처리해야 한다고 한다.
“늙음은 흰머리가 하나 나오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초저녁의 별이 하나, 둘 반짝이다가 순식간에 온 하늘을 뒤엎듯이, 흰머리 또한 처음엔 한두 개 나타나다가 순식간에 머리 전체를 덮어 버린다.(p.188)” 손으로 몇 개 뽑아봤자 흰머리를 몽땅 없앨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차라리 마음이나 편히 먹는 것이 해결책이 아닌가 한다. 누구나 나이 들어 늙게 되면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늙어서 가장 바라는 일은 질병 없이 살다가 죽는 것이다. 그러나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죽는 일은 극히 드물다. 늙어가면서 인간은 이러저러한 질병에 걸려 고통을 겪는다. 그렇기 때문에 질병에 대해 두려워하기 보다는 질병과 함께 살아갈 궁리를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이야기다. 요즘은 의학이 발달하여 이런 걱정을 많이 덜어주고 있다. 그러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여유를 갖고 인생을 정리하는 것처럼 내 몸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 또한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방편 중 하나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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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빈책방에서 나온 '청춘보다 푸르게, 삶보다 짙게'책을 구입하게 되어 리뷰해 봅니다. 책 사이즈를 먼저 살펴보자면, 가로 약 14cm, 세로 약 21.1cm, 두께 약 1.4cm 정도 되었고, 총 239페이지 분량이었습니다. 1부(죽음을 기억하라)와 2부(나는 흰머리가 좋아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1부는 4개의 장으로, 2부는 3개의 장으로 구분해서 이야기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나이듦과 죽음에 대한 고전 글들을 엿보면서, 지혜와 슬기를 배워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유익했습니다.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