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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모사 ”아름다운 섬“ 타이완은 1867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중국에서는 타이완(대만성)이라 부르고, 대만사람들은 중화민국이라 부른다. 우리가 아는 대만이란 우리처럼 일본의 식민지시대가 있었고, 1949년, 장제스 국민당 정부가 밀리면서 정부를 대만으로 옮겼고, 50년대에서 70년대까지, 중화민국으로, 이후 원 차이나 정책으로 1979년에 미국과 외교가 단절되고, 일본, 이어서 1992년에는 한국도 단교, 국제무대에서는 중화민국 타이완 등으로.
포르모사는 아름다운 섬(美麗島)의 별칭으로 포르투갈어다. 조선왕조실록(현종실록)에서에는 대번국(大樊)으로 표기됐다. 본래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동남아시아 방면 해상 거점이었고 다두 왕국 등 원주민이 거주하는 섬나라에 불과하였으나, 정성공(鄭成功,반청복명 운동을 했던, 중국의 아들이며 타이완의 아버지 격이다)이 동녕 왕국을 세운 뒤 본격적으로 중국사에 편입되었다.
국공내전의 과정에서 장제스의 중화민국이 패퇴하여 국부천대(국민당 정부의 대만 파천)가 이루어졌으며, 이에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중화민국(대만)의 영토 중 가장 큰 땅이자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대만은 명목상 과거 중국의 영유권을 모두 주장하는 나라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타이완섬이 곧 중화민국 그 자체로 인식되고 있다.
포르모사 1867년 우리가 몰랐던 ”대만의 아픈 역사 질곡 속으로“
1867년 일본, 도쿠가와 막부의 대정봉환(막부가 정부에 권력이양하고 막부폐지)과 왕정복고(메이지 시대)가 이뤄지는 이 해에 대만 남쪽에서 암초에 부딪혀 좌초한 미국 상선 ‘로버호’사건의 선원 10여 명이 배를 버리고 해변으로 도착했다가, 원주민에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당시 하문 주재 미국영사 이양례(찰스 윌리엄 드 장드르, 프랑인으로 미국으로 귀화, 후일 일본 외무성 고문으로 이름을 이선득으로 바꾸고, 대만점령에 관여했다가 이른바 토사구팽을, 이후 한국으로 건너와 경성에서 죽었다)는 이 사건에 주시, 사가라 족의 리더 탁기독과 교섭 끝에 남갑지맹을 체결한다.
지은이 첸야오창은 ‘로버호’사건이라는 어찌 보면 대만 역사에서 늘 있었던 양인과의 갈등 정도로, 타이완 역사에서조차 눈여겨보지 않을 정도로 취급됐던 이 사건이 훗날 타이완에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를 불러일으킨 ‘나비효과’라 봤다. 1874년 일본의 타이완 침략, 1875 청나라 심보정의 개산무번으로 1885년 타이완을 성으로 승격시킨 타이완 건성과 1895년부터 1945년까지 50년간 이어진 일제강점기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첸야오창의 타이완 삼부곡의 첫 번째 책으로 역사의 우연으로 시작된 나비효과를 하나의 거대한 서사 대하극으로, 우리가 몰랐던 타이완, 1867년 이전, 훨씬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다양한 민족이 존재했음을 고산족과 평지족, 생번, 객가인(화교)과 북로인 인 등 생소한 이름이 연이어 등장한다. 이들이 서로 살아가고, 충돌과 전쟁을 하면서도 서로 용서하고 공감, 공생하는 이야기를,
687쪽에 달할 만큼 많은 양의 이 책은 지은이 역사소설가 첸야오창의 프롤로그와 앞의 추천 서문 3편, 그리고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적은 에필로그 2편도 본문을 읽기 전에 훒어보는 게 좋을 듯하다. 실제 시공간, 사건의 인물을 주시하며 역사적 팩트를 바탕으로 지은이의 상상력을 더한 팩션이다.
나비의 작은 몸짓
타이완, 청나라의 지배권이 전혀 미치지 못한 곳을 고산지대를 생번, 괴뢰 등으로 불렀다. 외지에서 들어온 이들과 평지에 살았으며, 원주민 사이에서 태어난 이들을 토생자(혼혈)이라 부르는 숙번, 종족 간의 반목과 갈등, 타협 등으로 타이완은 그렇게 역사를 이뤄왔다.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탁기독을 비롯한 원주민 생번과 그의 양아들 문걸과 문걸의 누나 첩매, 그리고 문걸과 첩매를 돌봤던 평지토생자 숙번인 면자와 송자, 양인 이양례(이선득)과 피커링, 맨슨, 청나라 관리 유명등, 왕문계 등이다.
이 소설의 핵심의 핵심을 꿰는 문걸의 깨달음
문걸, 생번의 총두목 사가라족 탁기독의 양자(실제는 외삼촌이다)로 생번이라는 정체성 속에서 38년 동안 끊임없이 몰려오는 강권세력을 상대하며 저자세로 대응하고 그럭저럭 양보하며 줄곧 협조해왔다. 그 덕택에 사가라족 사람들은 수십 년간 평화롭게 지낼 수 있었으며, 문걸 자신도 아버지가 바라던 청나라의 관리가 됐고, 조정으로부터 ”반“씨라는 성도 받았다. 낭교 18부락을 아우르는 총두목에 오를 수 있었다. 이런 감사의 표시가 부족의 자주권을 잠식하고, 자신의 통치권을 앗아갔다.
어느 날 문득, 그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깨달음을, 현실에 눈을 뜨게 한 것은 넷째 아들이었다. 양부 탁기독의 의연한 대처를 떠올린다. 꼿꼿한 패기에 이양레도 그를 존경하고 두려워서 화의를 맺고 평화를 제한했던 것처럼, 그리고 그 패기를 바탕으로 양부는 사가라족을 지켰으며 아울러 부족의 정체성을 보존할 수 있었음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인가, 조상의 영령을 지키고 자아를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항춘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사가라는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문걸은 현명한 넷째 아들에게 조상의 고향이 보이는 곳으로 깊은 산속으로 옮겨가라고 한다.
격동의 근대를 살아온 타이완 원주민의 삶의 이력이다. 아니 어쩌면 최명희의 미완성 대하소설 ”혼불“ 어려운 근대 사회에서도 양반 사회를 지켜나가려는 기품, 평민과 천민의 고난과 애환을, 소설의 무대를 만주로 넓혀 그곳에 사는 조선 사람들의 비극적 삶과 강탈당한 민족혼의 회복을 혼볼에 담아 염원하듯,
이 소설은 문걸의 입을 통해 그의 평생을 회복하면서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지킬 능력이 없으면 언제든 노예가 될 수 있음을. 몸으로 깨닫는 데는 시간이 너무도 오래 걸렸다. 아니, 일찍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자신을 합리화하며, 수렁 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는 척 하면서 스스로 들어가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른바 매국노라는 이름으로,
반문걸도 한때, 타이완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것 같았던 일본에 협력했지만 결국,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냉엄한 국제질서 앞에, 자력갱생의 길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된다는 대목. 지난 일은 그저 지나 간 일이 아니라 그만큼의 발자취를 남기는 역사다. 그 역사 위에 오늘이, 그리고 내일이 쌓여가는 것이다.
이 소설을 통해 타이완의 근대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 우리의 근현대사와 오버랩되는 건, 아마도 나비효과 때문일까,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태그#포르모사1867#타이완역사질곡속으로#다양한민족종족용광로#나비효과#대만삼부곡의첫번째소설#다양한소수민족간의갈등과용서화해#역사소설#장편소설#책콩카페#책콩서평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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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여행가는 곳입니다. 물가가 비싸지 않은 데다가 음식도 맛있고 볼거리도 풍부하네요. 섬이 크지 않아서 계획만 잘 세우면 북쪽 타이베이에서 남쪽 가오슝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섬 일주 여행도 할 수 있습니다. 공산당과 대치하는 등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은데 우리와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가 1992년 중국과 정식 수교를 하면서 타이완과는 단교하였는데 현재는 경제적으로 중요한 수출입 상대국이고 양국을 여행하는 관광객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타이완은 우리처럼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는데 이전에는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어서 타이완을 차지하기 위한 유럽 국가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포르모사 1867' 은 1867년에 있었던 중요한 조약을 다루고 있는데 타이완 넷플릭스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해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였네요.
타이완은 중국 대륙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갔을것 같지만 거의 독립적이었습니다. 17세기에 네덜란드가 타이완에 상륙해 무역 기지를 세우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네요. 찾아보니 '포르모사' 라는 이름도 포르투갈 선박이 이 섬을 보고 아름답다는 뜻으로 부르면서 유럽에는 이 이름으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이 책은 네덜란드와 스페인 점령 시대를 거쳐 청나라가 관할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나라의 행정력은 먼 섬까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실질적으로는 다수의 원주민 부족들이 각각의 영역 안에서 독립적인 문화를 형성하였네요.
우리나라도 지역마다 다양한 특징이 있지만 서로 다른 민족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부족들은 남이라는 인식이 명확하고 다른 부족이면 결혼도 하지 않으려고 하네요. 이러한 부족 외에도 복로인, 객가인 등 타이완은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하나의 통일된 조직 체계가 없었습니다. 복잡하지만 그래도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고 있었는데 미국 국적 로버호가 폭풍우로 난파되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았네요. 인도적으로는 사람들을 도와야 하겠지만 수십년 전에 빨간머리 사람들, 즉 네덜란드인들에 의해 수많은 부족민들이 죽었기 때문에 생번은 복수를 위해 죽였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영국은 타이완 남부인 헝춘반도에 배를 보내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었네요.
유럽이 다시 침략할 수도 있다는 상황은 부족민들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면서 그동안 부족들은 대립과 반목을 하고 있었지만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을 일깨웁니다. 이 책은 이양례와 피커링, 맨슨 등의 서양인들과 탁기독, 문걸, 접매 등 타이완 부족민이 중심이 되는데 접매는 부족민이면서도 의술을 배우기 위해 서양인을 따라가는 등 소설에서 양측의 이야기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네요. 미국은 끔찍하게 살해되었던 로버호 선원들의 복수를 위해 헝춘반도에 상륙하였지만 탁기독이 이끄는 생번에 패해 물러납니다. 만약 미국이 이겼다면 타이완 남부에서부터 식민지를 만들어 올라가면서 타이완의 역사는 지금과는 크게 달라졌을지 모르겠네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완전히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앞으로 있을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생번과 서양은 최초로 대등한 관계에서 조약을 체결합니다. 충분히 대화가 통하는 상대라는 것을 알았고 타이완 근처를 지나는 배들의 안전과 식수 및 음식을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양보와 타협을 통해 드디어 남갑지맹이라는 조약이 탄생하였네요. 보통 근대에 들어 아시아 국가들이 서양의 무력에 굴복해 불평등한 조약을 맺었지만 타이완의 부족민들은 국가의 체계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조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는것 같아요. 책에서 일어나는 사건 하나하나가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당시의 타이완의 상황을 생생하게 알 수 있어 재미있습니다.
남갑지맹 문서는 현재 미국의 국회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스스로를 지켰다는 점에서 타이완 사람들에게는 의미있는 조약이었을텐데 타이완 넷플릭스에 1위를 한 이유를 알 것 같네요. 책을 읽으면서 타이완의 역사에 더 관심이 가는데 한번 드라마도 찾아봐야 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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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더 알고 싶은 마음에 다양한 세계사 책을 만나보고 있는데, 이번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된 < 포르모사 1867 > 은 제목부터 생소하고 내용도 지금까지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대만의 역사를 그리고 있어서 좀 고민이 되긴 했다. 그래도 두께도 거의 700 페이지에 달하는 벽돌책인지라 벽돌책 매니아로써 맘이 혹하기도 했고, 이번 기회에 대만 역사를 좀 알아가자는 마음에 도전을 해보게 되었다.
이 작품은 실존인물과 가상인물을 작품 속에 등장시키면서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씌여진 픽션에 속하지만, 대만에서조차 크게 거론되지 않았던 사건과 대만인들의 역사에서 거의 잊혀진 원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만역사를 모르는 나한테는 작품 속 이야기 중에서 픽션과 논픽션을 구분할 순 없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렵지 않게 씌여져 있어서 생각보다 술술 잘 읽힌다.
이 책에서는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책의 초반에 등장인물이 아주 잘 정리가 되어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포르모사라는 단어가 뭘까 참 궁금했었는데, 16세기에 대만을 발견한 포르투갈인들이 그 섬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칭한 이름으로 '아름다운 섬' 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1867년 이 포르모사에 '로버호'라는 미국인 배 한 척이 좌초되어 선원 10여명이 해안으로 들어왔는데, 이 섬의 원주민들은 예전에 서양인들에게 수많은 부족민들이 살해되었기 때문에 복수하기 위해 선원들을 살해하기에 이른다. 이 '로버호 사건' 으로 또한 미국은 복수를 위해 포르모사에 침략하게 되고 결국은 원주민에게 패배하는 굴욕을 맞이하게 된다. (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는다' '피는 피를 부른다' 는 옛말이 갑자기 생각나는 순간이다. ) 이 후, 몇 년간 이들의 대립과 갈등이 이어지다 남갑지맹이라는 조약을 체결하게 되는데, 원주민 세력이 서양 국가를 상대로 대등한 관계에서 맺은 조약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조약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대립과 갈등을 보였던 다양한 부류의 원주민들이 외세열강앞에서는 뜻을 함께 해 결국 대등한 조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그런 위대한 원주민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기에 대만 넷플릭스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겨우 까막눈에서 벗어나 대만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눈을 뜨게 된 기회가 되었고, 이제 포르모사, 남갑지맹 조약.같은 단어는 어느 순간에라도 내 눈에 쏙쏙 들어오겠지 !!! 드라마가 너무 궁금해진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역사소설이고, 또 나처럼 대만역사에 무지한 사람이라면 이번 기회에 새로운 역사의 장을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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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모사 1867》은 대만의 역사소설가 첸야오창陳耀昌 구상하고 있는 '대만삼부곡'의 첫 번째 작품으로 2021년 대만에서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한 <스카루SEQALU>의 원작이다. 기록된 역사에 작가의 상상을 더해서 흥미롭게 만들어낸 역사 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기록된 역사'는 새로운 지식을 만나는 즐거움을 주고, 작가의 '상상'이 만들어낸 허구는 그 즐거움에 재미와 흥미라는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흥미로운 역사에 빠지고, 재미난 스토리에 빠져 역사 소설이 주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멋진 책이다.
680여 페이지의 분량을 자랑하는 벽돌책을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정말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 첫 번째 매력은 역사적 사실을 촘촘하게 톺아보고 알려준다는 것이다. '양안'으로 대변되는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제대로 오해하고 있었던 무지에서 건져준 책이다. 대만이라는 섬에 그렇게 많은 종족(낭교18부락연맹)이 존재했었다는 것도 놀라웠고 그들의 생활방식도 놀라웠다.
두 번째 매력은 낯선 지명과 용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약간의 긴장은 흥미와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세 번째 매력은 역사(사실)에도 소설(허구)에도 치우치지 않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역사 속 인물(이양례)이 허구의 인물(접매)과 사랑에 빠지고 역사적 사건의 배경을 상상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16세기 대만을 발견한 포르투갈인들이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의 별칭으로 부른 '포르모사'는 그 후 근대화 과정에서 전혀 아름답지 못한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를 마주하게 된다. 이 소설은 당시 대만 원주민들의 비극의 시작점을 찾아보는 다큐멘터리처럼 시작한다. 허구와 역사를 구별하고 이야기를 접하고 싶다면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들려주고 있는 '에필로그'를 만나보길 바란다.
이 소설에서 눈에 밟히는 인물은 '문걸'이다. 그런데 더 가슴 먹먹하게 하는 것은 이 인물이 실존 인물이라는 것이다. 임문걸로 살다가 문걸이 되고 다시 반문걸이 된 사내.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으로 '사가라족'을 이끌었던 지도자. 하지만 현실과의 타협은 자신의 종족을 사라지게 했다. 이 남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또 다른 의미에서 눈에 걸리는 인물은 '이양례'이다. 프랑스인(샤를 르 장드르)이지만, 미국(찰스)을 택했고 또다시 중국인(이양례)으로 살다가 일본인(이선득)으로 조선에서 죽은 남자의 삶도 만만치 않게 불행하다. 어디에도 녹아들지 못한 '이방인'의 삶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오늘날 대만과 중국의 통합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까닭을 알려주고 있다. 대만에는 한족이 건너오기 이전에 그곳에 살던 많은 종족들이 있었다. 그 종족들이 서양인을 만났을 때 생긴, 생길 수 있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대만의 근대사를 제대로 맛보게 해주는 역사 소설이다. 일제 강점기라는 비극적인 역사를 만들어낸 '나비효과'의 시작점을 1867년의 한 사건으로 잡고 있다. 그때 포르모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RHK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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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야오 창 (지음)/ rhk(펴냄)
차이잉원 대만의 현재 총통,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민주진보당은 그간 국민당의 독주를 끊어냈다. 기성 정치인들과 구분되는 온화한 리더십은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여성이고 미혼이라는 점에 대해 반대파에 의해 자주 공격당하는 차이 총통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여성이라는 점, 미혼이고 아이가 없다는 것이 계속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공직에 있는 다른 많은 여성들처럼 저는 저 자신을 증명하고자 2, 3배는 더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라고.......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수교국은 현재 13개국 정도이다. 앞으로 다가올 2024선거는 미국 vs 중국의 선거라는 말을 할 정도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1867년에는 세계정세가 어떠했을까? 일본으로 치면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키며 급격하게 성장했다. 미국은 독립선언서 채택 이후 현재 미국의 정치 체제를 확립한 시기, 대륙횡단철도, 남북전쟁을 치렀다.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도 산업혁명 등을 지나 지금의 형태로 성장하고 있었다. 우리의 1800년대는 어떠했는가? 고종 황제가 12세의 나이로 즉위한지 4년이 지난 시점이다.
동양이 정치적으로 퇴보하는 사이, 유럽과 미국, 일본은 과학과 정치의 실용주의 태도를 갖추고 밖으로 뻗어나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렇다면 다시 대만!!! 소설은 로버호 사건에서 시작된다. 당시 대만에는 '생번' '숙번'이라 불리는 원시 형태의 다양한 부족들이 존재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향한 침입을 함께 대항하는 방식으로 저항했다.
'포르모사' 라는 이름은 16세기 포르투갈인들이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으로 붙인 별칭이라고 한다.
등장인물이 많았다. 원주민 연맹의 총 두목 탁기독, 변호사 출신이지만 현재 미국영사로 실질적인 행동파 이양례, 양인 선원들을 다 죽여버린 파야림, 원주민과 이양인들 사이 전쟁을 막고자 한 아리따운 여인 접매와 문걸 남매, 어머니가 서로 다른 면자와 송자 형제, 어머니 부족인 탁기독의 양자가 된 문걸 등를 중심으로 소설을 서술된다. 당시 중국은 포르모사를 인정해 주지 않았다. 이곳 사람들을 중국인이 아니고 미개인 취급, 이들은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과 섞여 살았고 가끔 이들과의 혼혈은 토생자라 불리며 더욱 천대받았다.
포르모사의 고산 지대 생번과 평지 사람 사이에 왕래가 전혀 없지 않고, 보기만 하면 충돌하는 인디언과 백인 사이와는 사뭇 달랐다. 미국에서 교화가 미치지 않은 인디언을 다루듯 이곳 사람을 대하다가는 큰일 난다는 것을 이미 아는 양인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엇갈리는 이해관계를 넘고 또 넘으며 소설은 의외의 방향으로 흐르는데..... 포르모사를 향한 포감이 적대감으로 치닫는 순간!!!
다 같은 침략자여도 일본은 청나라보다 낫다고 생각한 문걸의 입장이 의외였다. 소설은 1935년 일본이 대만을 집어삼킨 후의 상황에서 막을 내렸다. 여러 식민지 역사를 갖고 있는 대만, 내겐 닟선 나라가 아니다. 대만 출신 가정의 자녀들을 꽤 오랫동안 과외한 적이 있다. 그들을 통해 대만문화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근원을 중국이라고 생각하는 쪽이었고, 같은 대만 사람들끼리 있을 때는 항상 중국어를 사용했고 중국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다. 물론 모든 대만 사람들이 이들 가족과 같지는 않다^^ 소설을 읽는 내내 오랜만에 그들을 떠올렸다.
소설을 읽으며 우리의 근현대사가 떠오르는 것은 같은 동아시아 식민지의 경험에서 오는 동질감이랄까, 로버호라는 사건 하나가 파급한 효과는 너무나 컸다. 역사에서 잊힌 사건을 실화 기반한 소설로 옮기는 작업, 대만에는 대만 역사를 쓰는 작가가 별로 없다고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내일 제78주년 광복절을 맞아 정말 의미 있는 책이었다. 대한독립만세!!!!!!!!!!!!!!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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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는 평온을 되찾았다. / p.43
이 책은 첸야오창의 장편소설이다. 보통 책을 고를 때 기대가 되는 지점들이 적어도 하나씩 있는 편인데 거의 유일하게 느낌에 의존해 선택한 책이다. 처음에는 내용조차도 모른 상태에서 제목만 보고 흥미로운 이야기일 것이라는 예상으로 고른 것인데 기대보다는 호기심이 더욱 강했다고 볼 수 있다.
막상 책을 보려고 하니 설렘보다는 걱정과 우려가 컸다. 첫 번째로 책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크고 두꺼웠다는 점이었고, 두 번째는 대만의 역사에 전혀 무지하다는 점이다. 세계사를 배울 일 자체가 없었기에, 심지어 배운다고 해도 가까운 나라 일본이나 서양의 역사를 배웠을 뿐 대만의 역사는 기억을 거슬러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책의 무게감만큼이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소설은 대만의 역사적 사건인 '로버호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미국의 상선이 폭풍우를 만나 좌초해 어느 섬에 닿았는데 그곳이 식인 부족이었던 생번들이 살고 있던 곳이었다. 그렇게 상선에 있던 선원들 중 일부는 생번에 의해 피살이 되었고, 그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외지인이었던 미국의 사람들과 기존에 섬에 정착해 살고 있는 이들 사이의 일들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초반에는 역사적인 사건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마음의 짐은 여전히 무거웠고, 대만의 역사를 알지 못하는 점에서 오는 이해의 어려움 등이 있기는 했지만 읽을수록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논픽션과 다르게 각색이 된 부분이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조금이나마 가볍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던 것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뽑자면 제목인 포르모사의 의미이다. 서양인들이 불렀던 대만의 호칭인데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타이완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너무 익숙하게 대만이라는 나라로 알고 있는데 과거에는 불렸던 이름이라는 점에서 새롭게 느껴졌다. 아직 대만을 가지는 못했지만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소설에서는 포르모사 안에 있는 다양한 부족들이 대립을 하면서 살아왔지만 서양이라는 적들의 침입 앞에서 합심하는 모습들이 무엇보다 인상 깊게 보여졌다. 그 안에서 포르모사 부족인들의 평범하고도 일반적인 소시민 생활들도 흥미로웠다. 어느 면에서는 대한민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걱정과 우려로 시작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책의 두께만큼이나 마음에 남는 것이 많았던 작품이다. 물론, 처음 보는 대만 역사 소설이기 때문에 소설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했느냐고 묻는다면 부끄럽게도 아니라고 대답하겠지만 그래도 가까우면서도 먼 대만의 역사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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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臺灣)은 인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지역입니다. 선사시대에 남태평양과 인도양 전반으로 퍼져나간 오스트로네시아 계열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하와이와 마다가스카르, 필리핀, 피지, 뉴질랜드의 원주민들이 바로 그들이지요. 하지만 타이완이 역사에 등장한 것은 동아시아 국가로서는 드물게 비교적 근세입니다. 이는 원주민들이 남긴 문자 기록이 없고 이주한 한족 중심의 역사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본토를 중심으로 한 중국 중심의 역사에 익숙한 나머지 대만의 역사에 그리 익숙하지 않습니다. 유럽 여러 나라의 식민지, 정성공 (鄭成功)의 개국, 근대에는 다시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국민당 정부가 국부천대 (國府遷臺) 했다는 정도의 개략적인 역사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타이완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생번, 숙번, 본성인, 외성인 등 여러 분류로 나눠집니다. 대만 원주민인지, 아니면 본토에서 넘어온 사람인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또한 언제 본토에서 넘어왔는지도 구분의 기준이 됩니다. 그리고 민족으로 구분하면 무려 40개가 넘는 민족으로 나누어지기도 합니다. 타이완이라는 곳에 살아가는 이렇듯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있겠지요.
“포르모사 1867 (첸야오창 著, 차혜정 譯, RHK, 원제 : 傀儡花)”를 읽었습니다..
이 책의 프롤로그는 컨딩 해변, 팔보공주라고도 불리우는 네덜란드 공주의 사당과 관련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각종 괴력난신의 소재가 되는 이 사당에 대한 비밀을 밝혀내는 이야기입니다. 전설 속에 전해져 오는 공주의 연인은 베셀링이라는 외과의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네덜란드 공주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이 현지에서는 전해져 내려옵니다. 팔보공주 이야기가 프롤로그에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 팔보공주에 얽힌 이야기에 오랜 기간 잊혀진 대만의 근현대사가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1867년 아름다운 섬, 포르모사의 컨딩 해변에서 벌어진 역사의 ‘나비’ 날개짓 말입니다. 이 날개짓은 이후 일본의 대만 정벌과 함께 이후 50년간의 강점을 불러오게 됩니다.
그 역사 속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책, “포르모사 1867”은 대만의 근현대사에 중요하지만 잊혀졌던 역사적 사건들을 엮어 이야기로 들려주는 흥미로운 역사 소설입니다. 익숙한 역사가 아니다 보니 초반에는 다소 이야기 흐름을 이해하기 다소 힘들었는데, 이후에는 빠져들 듯이 읽었습니다.
#포르모사1867 #첸야오창 #차혜정 #RHK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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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들이 아름다운 섬이라 불렀던 #Formosa, #포르모사 즉, 현재의 대만(타이완)을 일컷는 근현대의 명칭이다. 세상에 반도체라고 하면 삼성전자가 전부인줄 알았던 동학개미들도 몇년전부터 TSMC 라는 듣도보도 못한 대만의 거대 기업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간 많은 해외를 다녀봤지만 대만에 대한 경험은 없다. 기껏 아는 것이라면 세계 최대 자전거 기업인 GAINT의 나라, 중국에서 떨어져 나온 자유중국, 타이페이101,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마을이 대만에 있다는 정도가 전부였다. 그렇기에 사실 #포르모사1867 이라는 책에 호기심을 느끼긴 했지만 “세계를 읽다, 타이완” 이라는 책을 먼저 읽고 이 나라의 역사나 문화를 이해하고자 했다. 포르모사 1867은 그 시대 우리나라도 비슷하였지만 서양 열강들이 식민지를 확대하고, 개항을 요구하던 시기였다. 우리도 강화도 조약을 맺고 외선을 배척하는 등의 활동을 했듯 대만의 그 시절도 원주민들과 서양인들간의 갈등이 있었다. 그 발단의 시작이 된 1867년 로버호 사건. 이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소설적인 요소를 가미한 어쩌면 대만의 숨은 역사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외부 침입자들을 죽였지만 죽인 사람이 여자라는 걸을 알고 무당이 여자를 죽이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느끼는 것을 보면 지금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 당시 사람들은 얼마나 두려웠을까? 더욱이 이러한 서양의 열강들은 보복(?)을 위해 다시 찾아온다는 것을 알고 이를 원주민들끼리 대비하기 위해서 협력하는 과정, 그 깊숙이 의술을 배우러 들어간 주인공, 본인의 어머니가 다른 부족의 우두머리 위치에 있었다는 가족사까지 겹치면서 이야기가 점점 흥미를 더해갑니다. 국내 소설로 비교해보자면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미스터리한 느낌은 좀 덜하지만 그래도 역사소설이라는 무거운 느낌보다는 좀 더 가볍게 읽어볼만 합니다. 단, 절대 책무게가 가볍지는 않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첸야오창 교수는 대만 역사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이 책의 역사적 배경이 된 1867년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개인적으로는 대만의 현 상황을 놓고 대만이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이듭니다. 내년 총통(대통령) 선거가 대만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죠. 중립적인 방향을 주장하는 [후보 3] 커원저 후보, 미국 편에 서고자 하는 [후보 1] 라이칭더 후보, 중국과 친해지려고 하는 [후보 2] 허우여우이 후보 대만의 역사는 어떻게 다시 쓰여지게 될까요? 그리고 저는 올해 대만 여행을 한번 가볼 수 있을까요? 가깝고도 먼나라, 대만에 대해 알아간다면 해외여행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https://m.blog.naver.com/hide5h2/2231820522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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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모사는 16세기 대만을 발견한 포르투갈인들이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으로 붙이 별칭이라고 한다. 아직 기회가 없어서 대만에 가보질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대만의 아름다움을 한 번은 꼭 느껴보라고 말하는 걸 보면 포르모사는 그냥 붙여진 이름은 아닌 듯하다.
이번에 읽은 첸야오창의 <포르모사 1867>은 대만의 역사가 바뀐 게 된 1867년의 만남과 조약에 대한 역사 소설이다. 물론 사실과 픽션이 함께 어우러진 팩션 소설이지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기에 대만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하는 나 같은 문외한들이 대만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이 소설은 1867년 포르모사로 알려진 대만에 한 척의 배가 들어오면서 서양인들과 현지 원주민들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소설의 배경이 된 이 사건이 바로 ‘로보호 사건’이다. 외인이 들어오기 전까지 부족 간의 정체성이 분명해 대립과 반목을 일삼았던 그러면서도 공존을 위해 노력했던 원주민들이 공통의 적을 맞아 서로 협력하고 하나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오늘날의 현실에서 분열을 겪는 수많은 나라, 지역의 사람들에게 던져진 화두는 결코 가볍게 다룰 만한 것이 아니다. 또한 서양인과 동등한 입장에서 체결한 남갑지맹은 지리적으로 다양한 외세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지금도 다시 한 번 고려해야할 내용이라 생각된다.
역사인식은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아이들에게 더욱 중요하다. 어떤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태도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포르모사 1867>이 대만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대만 넷플릭스에서 1위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들려주고 있기에 저자가 준비하는 다음 이야기들도 기다려진다. 어떤 역사인식을 그려낼지 너무 궁금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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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모사 1867
오랜만에 읽고 쓴다. 한동안 쓰는 일에 등한시했더니, 어떻게 써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아침나절까지 비가 내렸다. 요란한 태풍이었던가. 남부지방에 태풍의 흔적을 들여다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유비무환이다. 아들이 말하는 ‘엄마가 좋아하는 말’ 그 유비무환 말이다. 그렇기는 한데 책과 더불어 생각해보면 한 사람의 인생이, 한 민족의 역사가, 늘 유비무환의 공식으로 돌아가지만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실 씁쓸한 일인 동시에, 자연스러운 이치이며, 또 한없이 수긍해야 할 일인가도 싶다.
간만에 몰입해서 읽었던 책은 첸야오창의 소설 ‘포르모사 1867’였다. 개인적으로 대만 출신 작가를 만나는 게 이번이 두 번째인가 싶다. 그러나 역사소설 분야의 작가는 처음이다. 그런 까닭에 이번 소설에 기대치가 더 컸던 것도 사실이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내가 대만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이 얼마나 되는 걸까. 고작 중국 공산당과 장제스 관련 일들뿐이지 않은가 말이다. 중국 본토와 떨어져 있는 대만.
책은 대만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역사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픽션 위에 논픽션이라고 썼다가 다시 고쳐 쓴다. 작품 포르모사는 논픽션을 바탕으로 한 자리에, 픽션이 적절하게 자리를 잡은 작품이다.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허구와 사실 사이에서 어느 쪽에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가에 따라, 작품에 대한 인상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물론 독자들의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법한 일이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역사적 논픽션이 더 짙게 배어든 작품을 선호하는가도 싶다. 작품 ‘포르모사 1867’은 그런 의미에서 무척 정이 가는 작품이다. 누워서는 그 무게로 힘이들어 볼 수 없을 정도로? 꽤 두툼한 두께를 자랑하는 이 책은, 에필로그 포함 687페이지로 편집됐다. 종이의 무게감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아주 얇지는 않아서 더 두꺼워진 것도 같다.
이제 작품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보자. 작품의 배경은 1867년 대만(포르모사)의 어느 해안가에 조난 당한 선박 사건에서 시작된다. 바로 소설의 주요 사건으로 등장하는 ‘로보호 사건’이다. 이때 선장의 부인과 몇 명의 선원이 당시 해안가에 있던 원주민 (생번)들에 의해 피살당한 역사적 사실이, 소설의 시작과 끝을 끌어안는 중심 사건으로 대두된다. 작품은 포르모사를 외지에서 보는 시각(양인의 시각)과, 내부에서 강조되는 시각(다양한 원주민들의 시각)에서 비교하며 분석해보면 좋을 것 같다. 쉽게 말해서 제국주의의 시초로 인해 강대국의 시선에서 내려다보이는 포르모사와, 반대로 섬 안에서 ‘변혁의 시절’을 살아가게 되는 일반 민초들의 생활사와 그들의 삶의 모습을 같은 선상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인가 싶은 거다.
특이한 점은 포르모사의 지역적 특성상 다양한 구성원들의 집합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각각의 집단들이 사는 지역에 따라 생번(고산지대) 혹은 토생자(평지)로 구분하고 있으나, 더 세밀하게 들어가자면 객가인, 북노인들의 등장까지 꽤나 복잡한 집단이 등장하곤 한다. 이들은 서로 반목하면서도 함께 공존하기 위해 안위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담이기는 하지만 어찌보면 중국 대륙조차 여전히 다양한 소수민족이 더불어 살고 있는 것과 비슷한 인상을 받는다. 에필로그에서 작가가 언급한 바와 같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여주인공은 허구의 인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물은 실존했던 인물이다. 지나친 스포일러 인듯해서 서둘러 여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야 할 것 같다.
각설하고, 소설은 중대한 사건을 함께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무력충돌. 바로 양인과 포르모사 사이의 전쟁이다. 어려운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인물들을 배치하고, 각각의 인물에 걸맞는 행동을 부여하는 작가의 사상과 의지가, 나름 확고하게 보인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하나를 언급하자면 어쩌면 시종 개인의 잡견일 수도 있겠지만, 이쯤에서 ‘포옹과 화해’ 그리고 '통합' 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고 싶다.
-이제 접매는 스스로 사료 사람이 되었다고 여긴다. 송자는 앞으로 태어날 자녀는 토생자의 피와 북노인의 피, 객가인의 피, 생번의 피가 골고루 흐를 테니 모든 사람이 친척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p617
그들이 서로간에 반목과 분열을 종식시키고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것은, 포옹과 화해가 아니었을까. 물론 어디까지나 감상적 정서라는 한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감상평이다. 그렇긴 해도 이 대목이 좋아보이는 건 사실이다. 이제 마무리다. 책 ‘포르모사 1867’은 소설 작품으로도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대만의 잊혀진 혹은 감추어진 역사를 다시 한번 배우고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다준 책이다. 소설로서의 매력도 함께 갖추고 있어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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