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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가난(그러나 일인분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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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동안 아무것도 못했다.밑줄을 못 그었다. (그었다면 이 책 전체가 까매졌을 거다)책 귀퉁이를 못 접었다. (접었다면 이 책 엄청 두꺼워졌을 거다)플래그도 못 붙였다. (붙였더라도 원하는 페이지 못 찾았을 거다. 책 전체에 붙여서)필사 안 했다. (그냥 책 전체를 베껴 쓰는 수준이었을 거다)그럼 뭐 했냐고?울었다. 펑펑 울었다. 울다가 덮고, 울다가 덮느라 오래 읽었다."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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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동안 아무것도 못했다.

밑줄을 못 그었다. (그었다면 이 책 전체가 까매졌을 거다)

책 귀퉁이를 못 접었다. (접었다면 이 책 엄청 두꺼워졌을 거다)

플래그도 못 붙였다. (붙였더라도 원하는 페이지 못 찾았을 거다. 책 전체에 붙여서)

필사 안 했다. (그냥 책 전체를 베껴 쓰는 수준이었을 거다)


그럼 뭐 했냐고?

울었다. 펑펑 울었다. 

울다가 덮고, 울다가 덮느라 오래 읽었다.


"내 가난은 뱀딸기 같다. 길모퉁이에서 발견해도 아무도 손을 뻗지 않는, 그런 주제에 빨갛고 통통해서 힐끔거리게 되는. 좀 따서 가져가실래요? 권할 수도 없어서 나와 엄마가 서로의 입에 넣어주었던 그런." (9페이지)


프롤로그 첫 문단이다. 


"나의 가난이 과거형이 된다 해도 우리의 가난은 진행형이기에, 이 책은 일인칭으로 쓰였으나 일인분짜리는 아니다. 그런 마음으로 썼다." (10페이지)


프롤로그 마지막 문장이다.

'나와 엄마가 서로의 입에 넣어주었던'에서부터 울기 시작했다.

프롤로그만 열 번은 다시 읽었다.


나는 오늘부터 『일인칭 가난』의 홍보대사다.

다가올 연휴 동안 무얼 할까 고민하시는 분들. 지금 당장 서점에 가서 이 책을 사셔라.

눈물이 한 번 나오면 수습이 안 된다. 그러니까 꼭 집에서 읽으셔라. 

그러면 여러분은 그날부터 저처럼 이 책의 홍보대사가 될 거다.

다른 분께 권하고, 그분이 읽고 또 다른 분께 권하고. 그렇게 널리 널리 읽히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j****4 2024.02.28. 신고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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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은 후 다시 다른 분 90선물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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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똘똘이 자존감 지키며 사는 멋쟁이 20대 소고기 사주고 싶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위트있고 건강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있습니다. 본 적 없는 90년대생의 삶이지만, 새로운 면을 들어 좋았습니다. 누군가의 가난을 이렇게 상세하게 들어본 적은 처음이라 신선했습니다.  90년대생이고 그 윗세대고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심각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문장 한 줄 한 줄이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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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똘똘이 자존감 지키며 사는 멋쟁이 20대 소고기 사주고 싶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위트있고 건강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있습니다. 본 적 없는 90년대생의 삶이지만, 새로운 면을 들어 좋았습니다. 
누군가의 가난을 이렇게 상세하게 들어본 적은 처음이라 신선했습니다.  90년대생이고 그 윗세대고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심각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문장 한 줄 한 줄이 재밌습니다. 
그리고 글쓰기, 문학에 대한 작가의 감정은 진심이고 고귀하고 러블리 합니다.
대학원'(수료)'를 해낸 열심에 기립박수를, 먹고 살기를 해내며 남들에게는 평범할지 모를 '여행'과 같은 즐김의 시간을 까먹지 않고 챙기는 작가님에게 환호를 보내고 싶습니다. 
온이 온이 안온이 더 흥하라!! 
지인 아니고 지나가던 애키우는 아지매가 책으로 만난 젊음이에게 말 한 번 놓아봤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a*****l 2024.08.01. 신고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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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이어서 더욱 사회적인 가난에 관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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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 여러 장 찍었고 줄도 여러 장 그었고 필사도 여러 문장을 했다. 내가 모르는 가난을 배웠으나, 이 기록은 특수한 상황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삶은 모든 면에서 사회적으로 규정된다.   “빈곤이 ‘우리의 삶’에서 ‘저들의 문제’로 고립되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메시지가 빈곤을 끝장내자는 결의를 압도해” 버리는 것이다.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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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 여러 장 찍었고 줄도 여러 장 그었고 필사도 여러 문장을 했다. 내가 모르는 가난을 배웠으나, 이 기록은 특수한 상황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삶은 모든 면에서 사회적으로 규정된다.

 

빈곤이 우리의 삶에서 저들의 문제로 고립되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메시지가 빈곤을 끝장내자는 결의를 압도해버리는 것이다.

 

학교는 기회의 평등이 있다고 가르쳤지만, 사회로 나온 내게 기회는 숨어 있었고 평등은 마음속에만 사는 단어였다. 삶을 비관하는 방법을 스무 개 이상 배워서 스무 살이 된 것 같았다.”

 

질병도 가난도 행복과 불행도 사회적 이슈여야 한다. 단기적이고 편협한 시선에서, 자기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일반성 남용의 사회적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개인적 과실로 치부되고, 개인적 책임으로 귀결된 가난을 부정하고 저항하는 선언문과 같다.

 

나는 가난을 말할 때 가족을 맨 뒤에 배치한다. (...) 불행한 가족과 가난을 세트 취급하는 클리셰가 지겹다. 내 가난은 (...) 날 불행하게 했던 것은 교통사고, 알코올중독, 여성의 경력 단절과 저임금, 젠더폭력 및 가정폭력이().

 

나의 가난이 과거형이 된다 해도 우리의 가난은 진행형이기에, 이 책은 일인칭으로 쓰였으나 일인분짜리는 아니다.”

 

나는 많이 놀라고 자주 부끄럽고 깊이 깨우치며 배웠다. 사회적 약자의 입지가 예산 전면 삭감이라는 미래를 망치는 행위로 점점 더 좁아지는 시절에, 사랑을 설파하는 종교의 주종국에서 벌이는 전쟁 범죄에 참혹한 시절이다.

 

가난은 이유 없는 벌이다.”

 

분해서, 떨리더라도 말해야만 하는 것이 세상엔 많다. 젠더와 가난이 그렇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래서 우리는 더 함께여야 한다. 속지 않기 위해 배우고 할 수 있는 실천을 한다. 말보다 글보다 행동이 존재를 더 명확하게 규정하고 설명한다. 성장이 문제가 아니라 분배가 문제라고, 그 물줄기를 막고 빼돌리는 이들을 고발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내가 먹는 일을 누군가의 목숨과 맞바꿀 수는 없어서 더는 쿠팡프레시를 이용하지 않는다.”

 

가난의 이야기가 두꺼워지길, 다른 가난의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이고 뭉치길, 그래서 우리가 우리를 알아가길 바라면서.”

 

 

 

 

 

k****k 2023.12.26.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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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온 작가의 ‘개천 용’ 신화를 응원하며
"안온 작가의 ‘개천 용’ 신화를 응원하며" 내용보기
안온 작가의 ‘개천 용’ 신화를 응원하며 기꺼이 두 권을 샀다. 한 권은 ‘가난’을 주어로 창작의 꿈을 꾸고 있는 지인에게 선물했고, 한 권은 내가 읽었다. 눈물을 찍어 내며 읽다가 어느 날은 ‘가난’을 모르는 아들에게 한 꼭지씩 읽어 주기도 했다. ‘더 쓰이고 더 팔려야 할 것은 가난’이므로… 길지 않은 에세이가 조촐하게 묶였지만 그 필력은 대단하다. ’가난‘의 경험에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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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온 작가의 ‘개천 용’ 신화를 응원하며 기꺼이 두 권을 샀다. 한 권은 ‘가난’을 주어로 창작의 꿈을 꾸고 있는 지인에게 선물했고, 한 권은 내가 읽었다. 눈물을 찍어 내며 읽다가 어느 날은 ‘가난’을 모르는 아들에게 한 꼭지씩 읽어 주기도 했다. ‘더 쓰이고 더 팔려야 할 것은 가난’이므로… 길지 않은 에세이가 조촐하게 묶였지만 그 필력은 대단하다. ’가난‘의 경험에 거짓이 없고, ’가난‘을 고백함에 있어 부끄러움이 없으며, ’가난‘으로 다진 투지는 빛나기까지 한다. 한마디로 안온은 ’가난‘의 유니버스를 완성한 셈이다. 어떤 환경이 유니버스가 되는 순간 느끼게 되는 경외감을 나는 이 책 한 권에서 맛보았다. 갖은 ‘가난’으로 고생하는 수많은 ‘헝거’들이 이 책으로 치유되길 바라며 강추!
YES마니아 : 로얄 d******e 2023.12.13.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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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러버] 가난의 흉터
"[북클러버] 가난의 흉터" 내용보기
가난.가난조차 도둑맞는 시대에서 가난이란 도대체 뭘까. 사전엔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함. 또는 그런 상태"라고 애매하게 말하고 있는데, 우리는 삶에서 가난을 주관적으로, 특히 물질적 관점에서 인식한다. 평균적인 수준보다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다면 가난하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더욱 '못 살아야'할까.가난은 흔적을 남긴다. 진하게. 아물더라도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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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가난조차 도둑맞는 시대에서 가난이란 도대체 뭘까. 사전엔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함. 또는 그런 상태"라고 애매하게 말하고 있는데, 우리는 삶에서 가난을 주관적으로, 특히 물질적 관점에서 인식한다. 평균적인 수준보다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다면 가난하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더욱 '못 살아야'할까.

가난은 흔적을 남긴다. 진하게. 아물더라도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남긴다.

가난한 이들은 안다. 가난을 숨기는 것부터 일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주공아파트에 사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없었다. 행복한 가정인 척, 집안에 문제가 없는 척을 했다. 학교에서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멸균우유도 다른 아이들에게 해명의 대상이 됐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곤 하지만, 당시에는 차상위 계층의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가난을 스스로 증명해야 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에게 가난은 간단하다. 부족한 것. 돈이 없는 것. 숨겨야 하는 것. 놀림거리가 되는 것. 저자는 고학력이 살 길인 것 같아 열심히 공부했다. 어머니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딸의 학원비를 벌었다. 저자의 유년 시절인 00년대도 가난의 탈출구는 교육이었다.

나의 연기는 끝날 줄 몰랐다. 무엇에 눌리고 있는지도 모른 채 주눅 들지 않으려고 이런 말, 저런 제스처를 꾸며냈다. 만사에 무관심하게 굴면 차라리 가난한 티가 덜 난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세상 쿨한 연기자가 되었다. 나는 가난도 부끄러웠지만, 그렇게 애쓰는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66p

기초생활보장 수급비를 받는 저자의 가정의 유일한 잉여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무릎이 아작난 어머니로부터만 나왔다. 저자는 국가 복지의 허점을 말하는데, 수급비 조건 선에서만 수익활동을 하는 어머니의 고민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돈을 더 벌고 싶었지만 몸이 불편한 경단녀를 써줄 곳은 드물었고, 수급비를 훨씬 뛰어넘을 만큼의 돈을 벌기도 어려웠다. 애매한 상황에서 더욱 아껴 쓸 수밖에 없었다.

저자의 아버지는 가정의 문제였다. 아버지는 알콜 중독이었고 눈도 안 보이며 돈도 못 벌었다. 심지어 만취했을 땐 폭력을 행사했다. 콩쿠르에서 3등까지 했던 저자에게 할아버지가 사준 피아노를 팔아버릴 정도였다. 어머니는 합의이혼을 통해 독립하려 애썼지만, 쉽게 이뤄질 수 없었고, 결국 모든 걸 잃고 자존심마저 상한 아버지는 술에 취해서 번개탄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빚을 남겼다.

저자는 어린 시절 가난을 나눈 이웃 동생 열음과 탈출을 이야기했다. 집안과 형편이 편안한 것이 아니라 탈출해야 하는 공간이었다. 게다가 가난한 집의 아이들은 대체로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 가난은 단순히 돈이 없는 모습만을 나타내지 않는다. 가난은 수많은 갈래로 퍼져나간다. 중학교 친구 담이의 부모는 자고 있는 담이 앞에서 식칼을 들고 서있었다. 열음은 말한다. "언니, 우리를 아는 건 우리뿐이야."

저자는 작가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국어국문과에 진학한다. 형편상 기숙사에 들어갔지만 바퀴벌레와 쥐가 나오는 열악한 환경을 경험하고, LH 대학생 셰어하우스 전형을 통해 비교적 괜찮은 집에서 룸메이트와 살게 된다. 아르바이트를 두 개, 네 개로 늘려가며 학점조차 챙길 수 없었다. 장학금을 받으려면 학점이 높아야 했는데, 겨우 과락을 면한 정도였다. 그렇게 종합학원 강사로도 일했지만 특수고용 상태로 6년을 일해 제대로 보호받지도 못했다.

저자는 학석사 연계과정을 신청하며 가난한 여자 대학원생의 삶을 걸었다. 교수는 박사과정까지 수료하지 않는 저자를 못마땅해했는데, 돈을 벌어야 하는 세상을 이해하지 못했다. '돈을 벌어야 하는 세상'에 대한 인식은 연애 상대와도 갈라졌다. 애인들과의 다툼은 사랑으로 위장한 계층 갈등이었다. 일을 하며 잠을 자지 못해 건강이 나빠졌다. 그녀의 끼니는 삼각김밥이었고 소화불량을 달고 살았다. 누군가에겐 가끔씩 먹는 특식일 수 있지만, 항상 먹는 끼니였다. 그것도 꽤 괜찮은 끼니. 가난은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시간에도 있다. 가난한 사람도 시간도 부족하다.

한번 맛보면 가난의 맛은 잊히지 않는다 (...) 가난은 헤어나기 힘든 것이다. 그 인력에서 벗어나려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그것은 헤어날 길 없이 우리를 집어삼킨다.
137p

가난은 자존심을 파는 일이다. 가난한 사람은 아쉬운 소리를 하거나, 드러내야 했다. 가난 앞에서 자존심을 세우는 일은 가진 자들에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저자는 학원 강사일을 하며 자소서 대필 문의를 많이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아무리 궁할지언정 자존심을 팔 수 없었다"라는 이유였다. 있는 자들은 가벼이 보는 가난의 자존심이다. 가난한 이들이 괜찮게 살려면 열심히 능력을 팔아야 한다.

저자는 유기묘 단이를 입양하며 돈을 아낌없이 쓴다. 그는 단이와 가난을 나눌 생각이 없었다고 말한다. 수술비로 450만원도 여기저기 모아서 썼다. 누군가는 가난하다면서 고양이에게 돈을 그렇게 많이 쓰느냐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상처받은 사람은 그 상처를 타인을 돌보거나 돕는 방식으로, 다른 대상에게 자신을 투영하며 그 상처를 어루만지기도 한다. 나는 고양이 단이와 저자의 관계 속에서 얻은 믿음과 행복이 사회와 인간에게 상처받은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어쩌면 이런 글은 경험한 이들만이 공감하는 호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정작 그 현실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들은 외면하고, 상처받은 이들이 모여 공감하는 그런 상태. 누군가는 가난한 개인을 탓한다. 왜 극복하지 않냐고, 더 노력해 가난을 탈출하려 하지 않냐고 말한다. 그러나 그 말은 저자와 같은 가난의 수렁에 빠진 이들을 구출해 공평한 출발선에 둘 때 타당한 이야기다. 저자의 해외여행 이야기에서 가난에 대한 호혜적인 시선이 잘 나타났다. 차상위 계층 중 영어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미국 여행을 보내줬던 재단을 통해 저자는 미국 여행을 가게 되는데, 저자에게 필요했던 것은 해외여행 같은 것이 아니라 일상의 문제 해결이 되는 사회, 서로가 어느 정도의 부담을 나누는 사회 아니었을까.

나는 이 책을 가난에 대한 호소, 혹은 가난의 흉터를 드러낸 에세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난에 대한 한 작품이라고 하기엔 다소 아쉬운 면이 있었다. 수치나 통계 같은 사회과학적 요소도 부족했고, 여백을 늘려 장수를 늘린 듯한 기분도 들었다.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에는 대놓고 드러내기보다는 특징이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서술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중간중간 드러나는 가난에 대한 저자의 직설적 주장과 묘사는 안타까움을 자아냈지만 특정 모습이 가난으로 명명될 때 가난의 의미가 한정되거나 고착화되지 않나 생각해 본다. 한편으론 이런 글에서 부르주아적인, 그럴싸한 문학적 표현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 <기생충>과 같은 작품들이 찬사를 받으면서 가난과 불평등이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아직도 이 사회는 가난을 하나의 대상으로, 그저 영화관에서 즐기는 유희로 보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가난은 깊은 상처를 남긴다. 아물더라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 우리는 모든 인격을 '괜찮게' 키워내고 있는 사회일까.


YES마니아 : 플래티넘 d********9 2024.04.30.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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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땐 객관적으로 가난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은근히 가난했다. 근데 참 묘한게 객관적으로 가난했던 어릴때보다 커서 느낀 가난이 더 뼈저리게 느껴지더라. 성인이 되어선 몇 년간 나도 모르게 익혀 체화된 위장술 덕분에 전처럼 겉으로 가난이 줄줄 흐르진 않는데 뭔가 나만 아는 (어쩌면 상대도 눈치챘을지 모르는) 내 상대적 박탈감에서 오는 분노와 슬픔으로 성격도 변하더라. 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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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땐 객관적으로 가난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은근히 가난했다. 근데 참 묘한게 객관적으로 가난했던 어릴때보다 커서 느낀 가난이 더 뼈저리게 느껴지더라. 성인이 되어선 몇 년간 나도 모르게 익혀 체화된 위장술 덕분에 전처럼 겉으로 가난이 줄줄 흐르진 않는데 뭔가 나만 아는 (어쩌면 상대도 눈치챘을지 모르는) 내 상대적 박탈감에서 오는 분노와 슬픔으로 성격도 변하더라.

 스무살 때 친구들끼리 별 생각없이 분위기따라 먹으러 간 돼지 갈비집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느낌이었다. 다 먹고 계산할 생각이 막막해 정말 무슨 맛인지도 못 느끼다 대체 무슨 돈으로 계산하고 나온건지 기억이 없다.

식당에서 다 먹고 값을 치르는 일, 밥 먹고 다같이 가서 5천원짜리 음료를 시켜놓고 의미없는 수다를 늘어놓다가 갑자기 한 친구가 노래방을 가자거나 술 마시러 가자거나 옷이라도 사러 가자고 하면 집에 일이 있거나 몸이 안좋다고 먼저 돌아오는 길에 느낀 그 기분이 아직 기억이 난다.

내 대학생활은 돈 때문에 아무 추억이 없다. 소개팅, 미팅한번 못해봤다.남들처럼 건강하지도 못해 잠 줄이거나 좀 힘든 알바하면 바로 몸이 아파 병원비가 더 드는 타입이라 내가 할 수 있는건 악귀같이 학점을 잘받아 전액 장학금을 받는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 시절엔 가난 말고도 부모가 너무 괴롭히던 시절이라 진짜 사는 게 지옥이었다.

...가난하면 포기가 빠른 거 같다.
뭐든지 일을 벌이는 것보단 하고싶은걸 포기하거나 타협하는 게 돈이 안들 가능성이 높으니 그냥 안하는 쪽을 택했다.
그러다보니 타고난 성격이 소심한 탓도 있겠지만 갈수록 더 소극적이고 냉소적으로 변하게 된 것 같다.
나는 여전히 돈때문에 이런저런걸 타협하며 살아간다.
다행히 이전에 나를 괴롭혔던 다른 문제들이 해결되어 이전처럼 삶이 지옥까진 아니지만 돈 문제만은 여전히 끈덕지게 따라붙는다. 돈이란 참... 하고싶은말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부터 꺼내야 할지 모르게 만드는 주제다.

그래도 지금은 그 좋아하는 책들을 돈주고 사서 읽을 수 있으니 이 정도면  만족할 만한 삶이 아닌가 생각하며 산다.
책을 사면 대신 다른건 일절 못하며 사는 삶이지만.


그리고 이 글을 안온 작가가 볼지는 모르겠지만...
작가와 난 같은 90년대생이고 어릴때부터 부모 뒤치닥거리 하며 경찰서에서 쪽팔리고 수치스러운 일 당하고 집안에 물건들 날아다니고 나 죽이겠다고 식칼 든 부모 밑에서  살아온 건 비슷한데 나보다 훨씬 더 괜찮은 어른으로 성장한 작가를 응원한다.

삶이라는 게 워낙 거지같아서 진짜 그만 살고싶을때가 많지만
그래도 또 살면 살아지는거 아니겠나...

나만 힘든거같고 내 인생만 뭐 같은거 같아 너무 억울하고 화났는데 참 남의 불행을 보고 거기서 위로를 받는 나라는 인간이 너무 싫지만 어쨌든, 삶이랑 싸우고 있는건 나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느꼈고 위로가 됐다. 

자랑글, 돈써대는글, 자기 과시용 사진과 글이 넘쳐나는 이런 허영의 시대에 이런 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가난이 무슨 죄라고 숨겨야되나. 막말로 내 잘못으로 가난하게 사는것도 아닌데. 가난이 비록 자랑할 만한 건 아니지만 더는 숨기고 싶지도 않다. 까짓, 가난? 작가의 말대로가난이라도 팔아 돈 된다고 하면 팔지 뭐. 그게 뭔 대수라고.


YES마니아 : 플래티넘 h*******1 2024.10.07.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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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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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10년 병간호로 심신이 지치는데 나라꼴마저 절망적이라 차라리 빨리 죽고싶었어요. 읽는 동안 반성하면서 진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덕분에 다시 희망을 품어봅니다. 아 대한민국 사랑하리라. 매체에서도 작가님 보고싶습니다.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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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10년 병간호로 심신이 지치는데 나라꼴마저 절망적이라 차라리 빨리 죽고싶었어요. 읽는 동안 반성하면서 진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덕분에 다시 희망을 품어봅니다. 아 대한민국 사랑하리라. 매체에서도 작가님 보고싶습니다. 응원할게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k****s 2024.09.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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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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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감정 빼고 너무나 사실적으로 쓴 매우 건조한 책으로 한번씩 읽어 봐야할 듯. 오히려 이러한 건조한 사실만 나열한 책 속에서 너무나 가숨 아픔을 느꼈습니다. 이제 우리도 이러한 가난을 사실로 직시하고 인간적으로 살아야겠다고 깨닸았습니다. 모두가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가난한 사람도 있고 부자인 사람도 있지만 또한 각자 나룸대로 행복하고 즐겁게 살았으면 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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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감정 빼고 너무나 사실적으로 쓴 매우 건조한 책으로 한번씩 읽어 봐야할 듯. 오히려 이러한 건조한 사실만 나열한 책 속에서 너무나 가숨 아픔을 느꼈습니다. 이제 우리도 이러한 가난을 사실로 직시하고 인간적으로 살아야겠다고 깨닸았습니다. 모두가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가난한 사람도 있고 부자인 사람도 있지만 또한 각자 나룸대로 행복하고 즐겁게 살았으면 헙니다
s****s 2024.02.03.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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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안온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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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만 더 알고 싶지는 않은 일들이 많다.가난도 그렇다.나에게 닥쳤을  땐 그걸 해결하느라 돌아볼 새 없고, 지나선 돌아보기조차 싫은 일이니까.나 기초수급자이고 우리 아빠는 알콜 중독자에 장애인데다 가정폭력범이야. 그런데 심지어 내 방에서 자살했어.이런 말을 누구에게 쉽게 할 수 있을까.열음의 말대로 우리를 아는 건 우리뿐이니 서로의 냄새를 아는 자들끼리만 알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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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만 더 알고 싶지는 않은 일들이 많다.
가난도 그렇다.
나에게 닥쳤을  땐 그걸 해결하느라 돌아볼 새 없고, 지나선 돌아보기조차 싫은 일이니까.
나 기초수급자이고 우리 아빠는 알콜 중독자에 장애인데다 가정폭력범이야. 그런데 심지어 내 방에서 자살했어.
이런 말을 누구에게 쉽게 할 수 있을까.
열음의 말대로 우리를 아는 건 우리뿐이니 서로의 냄새를 아는 자들끼리만 알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의 가난이 너무 힘들어서 다른이들의 아픔이 하찮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 염려하는 그 마음조차 아프다.
어른의 가난은 크게 아프지 않다.
그 어른의 가난이 아이에게, 청소년에게, 청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프다 못해  고통스럽다.
가난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게 별로 없는데다 그 일마저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일이 더 답답하다.
저자는 불행한 가족과 가난을 세트 취급하는 클리셰가 지겹다고 하지만 그 가난은 불행한 가족이 뿌리가 되는 건 맞지 않나 싶다.
최선을 다해 저자를 키워내려는 어머니에 비해 자기 연민에 빠져 알콜중독자에 가정폭력까지 휘두르는 아버지가 없었다면 그 가난에서 더 빨리 빠져나왔을 거라 생각한다.
심지어 마지막에 미안하다, 사랑했다라는 유언같은 메모엔 화가 났다.
사랑이라니! 그게 사랑인가. 자기 연민에 빠져 남은 사람에게 죄책감마저 심어주고 떠난 그 마지막이 어이가 없었다면 너무 심한 말일까.
가난의 중심에 그런 아버지들이 있다.
부자에게도 그런 아버지들이 있다.
자기 연민이 강한 남자들.
그런 남자를 떠나지 못하는 엄마. 심지어  떠나면 쫒아와서 해코지 하는 남자들. 돌고 도는 악순환.
저자가 겪은 가난과 폭력을 모른 체 눈감아 버린 친지들에 대한 원망이 이해는 가지만 그들이라고 뭐 별 뾰족한 수가 있었을까.
한 가지에 난 형제자매라도 독립하며 자신의 가정을 꾸린 다음이면 아무리 형제자매의 일이라도 쉽게 나서서 책임지지 못한다.
오히려 물고 물려 다 같이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그럼에도 아이는 자라서 자신을 책임지며 살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고 그 와중에 몸과 정신이 부서지는 아픔도 겪었지만 계속 살아가고 있다.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습관을 기르며 단이를 책임지고 있다.
아 정말 대단하다.
더 이상 자살생존자로의 고통을 겪지 않길 바란다.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나 죄책감도 내려놓길 바란다.
본인의 책임이 아니다.
충분하다.
상담선생님의 말을 나도 해주고 싶다.
고생했어요.

덧붙임. 모든 복지는 신청주의라 알지 못해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 여파는 가장 약하고 어린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다.
제도의 개선이 필요함과 동시에 일선에 있는 복지사들과 행정 담당관, 특히 학교 담당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복지금으로  가족이 필요한 생필품 대신 본인의 술값이나 담뱃값으로 다 써 버리는 한심한 남자들을 보고 들은 나로썬  그 복지금을 아이라도 직접 수령해서 쓸 수 있는 다른 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b*****j 2025.01.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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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도 괜찮아요
"울어도 괜찮아요 " 내용보기
오로지 제 생각입니다.초반부 : 기억력이 좋다는 작가의 말처럼 어린시절의 강렬한 기억은 작가 머리에서 아직도 생생히 머리에 맴돌고 있다. 지울수없는 흉터가 되어서 지금도 간간히 올라오는 아픔이고 짐이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불쾌하지도, 수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수백개처럼 쏟아지는 과거의 숱한 고달픈 이야기처럼 느껴지진 않았다.더욱이 과거이기에 덤덤하고 오히려 유쾌하게
"울어도 괜찮아요 " 내용보기
오로지 제 생각입니다.
초반부 : 기억력이 좋다는 작가의 말처럼 어린시절의 강렬한 기억은 작가 머리에서 아직도 생생히 머리에 맴돌고 있다. 지울수없는 흉터가 되어서 지금도 간간히 올라오는 아픔이고 짐이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불쾌하지도, 수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수백개처럼 쏟아지는 과거의 숱한 고달픈 이야기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더욱이 과거이기에 덤덤하고 오히려 유쾌하게 서술한 느낌이 다.
후반부 : 작가가 많이 힘들다는게 느껴졌다. 나도 같은 질병을 겪었고(가졌고), 지금 삶이 위태롭고 도와달라고(알아달라고), 그만해도 되지 않냐고, 느껴지는 문장 같았다. 글로써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고, 격분하고, 털어버리며 살려달라고 외치는것 같다.
주제넘은 발언일 수 있으나 작가님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은 매우 열심히 살았고, 미래도 현재의 나를 지켜야 얻을 수 있는거라고, 매번 계획적이지도 매번 철두철미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고,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시라고
m*******4 2025.01.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