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 내용보기
이 책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땐,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와 같은 내용이 전개될 것 같았다. 아마도 제재가 밍기뉴 나무와 대화를 하는 모습이 제목을 보는 순간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한 사람의 자서전, 켈트 문화라는 인류의 훌륭한 원형문화유산에 대한 기록, 인류에게 중요한 식물학에 대한 지식, 인류가 보존해야 할 숲 등등, 심히 놀랄만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 내용보기

이 책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땐,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와 같은 내용이 전개될 것 같았다. 아마도 제재가 밍기뉴 나무와 대화를 하는 모습이 제목을 보는 순간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한 사람의 자서전, 켈트 문화라는 인류의 훌륭한 원형문화유산에 대한 기록, 인류에게 중요한 식물학에 대한 지식, 인류가 보존해야 할 숲 등등, 심히 놀랄만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가볍게 접근했지만, 결코 가볍게 흘려보낼 수 없는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오히려 마음이 경건해지면서 자꾸만 책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한마디로 내 영혼같은 책이었다.

나 역시 생태자원의 중요성을 알고, 그것을 소중하게 보전하여 후세에 물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연과 함께 하며 노후를 보내고 자연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먹은지가 오래다. 그러니 이 책이 나의 생각과 의지를 얼마나 야물게 다져주겠는다. 소장하고 몇 번을 읽어도 새로울 것 같다.

사실 켈트문화에 대해 비교적 아는 것이 없었다. 오검문자와 게르어가 가지고 있는 어원의 신비성, 켈트족의 삶의 진정한 가치, 자연을 대하는 태도 등등이 현대인보다 훨씬 우월했다. 개발이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기업과 관료, 시민이 얼마나 많은가.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편협한지를 보여주고 자연보존에 앞장서는 사람들에겐 사명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이와 같이 큰 일을 해낸 작가는 유년시절을 어떻게 보냈을까.

아버지의 혈통으로 보면 그녀는 백작, 영주 후작을 아우르는 영국 귀족인 베리 스퍼드 가계에서 가장 미약한 위치에 해당하는 후손이었고, 어머니 쪽으로 따르면 아일랜드 인으로 먼스터 왕가로 이어지는 가계의 마지막 후손이었다. 영국과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 상황을 고려한다면, 그들의 별거가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남편의 죽음에도 웃을 수 있는 어머니의 태도를 보면 정말 지긋지긋한 결혼생활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작가는 불행하게도 13살에 부모님을 일찍 잃고만다. 당시 고아가 된 아이는 막달레나수용소에 맡겨졌는데, 학대와 죽음의 온상으로 끔직한 곳이었다. 판사는 베르스퍼드 집안 사람인 작가를 수용소에 보내면 자신에게 끼칠 불이익을 직감해서, 팻 삼촌이 21살까지 돌보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수용소로 가는 일을 간신히 모면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그런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법원에서 제시한 규율을 어기게 된다면 다시 수용소에 보내진다는 단서가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항상 법원에 판결에 따라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공포를 갖고 살았다. 그녀 말대로 정신적 외상에 겪고 힘든 삶을 살아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불행에 무너지지 않았다. 어머니의 고향이 리쉰스에서 많은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 켈트문화의 집약적으로 잘 보존된 곳이었다. 켈트족에겐 오검이라는 문자가 있었고, 브레혼법이라는 성문법이 있었다.오검 문자는 작가에게 자연에서 이치를 밝혀주고 지혜를 확장해주었다. 브레혼법은 켈트 세계의 모든 남성, 여성, 어린이의 진정한 권리를 대변해줄 정도로 민주적인 법으로 공동체 생활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힘이 되었다. 브레혼법에 따르면 고아는 모두의 자녀이라는 부분이 있었고, 그 결과 부모를 대신해서 마을 사람들이 작가를 양육해야 힘을 쏟았다.

오늘날 10대의 부도덕한 행위를 목격하고도 방관하는 현실을 보면, 옛 문화의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다. 가장 먼저 작가의 교육에 나선 사람은 넬리 할머니였다. 자연에서 필요한 식물을 구별하는 방법과 그 쓰임새를 일일이 가르쳐주었다. 켈트족은 항상 7대손까지 먹을 만큼 충분히 남겨두고 자연의 결실을 거둬야 한다는 사실도 배웠다. 참 아름다운 가르침이다. 우리는 항상 먹고도 남을 만큼, 냉장 또는 냉동, 말려 보관할 것 까지 체취하지 않는가. 자연의 결실을 아무런 생각없이 훔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기억해두렴" 할머니의 말에 나는 그 잎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냄새와 길쭉 동글한 모양을 머리에 담았다. 그런 다음 같은 초록색으로 뒤덮인 잎의 색조, 연보라색과 파란색이 감도는 꽃, 주맥에서 뻗어나가는 섬세한 잎맥의 결을 마음속으로 되새겼다.

잠시 후 할머니가 수업을 이어나갔다. "페니로열은 굉장히 쓸모가 많은 중요한 약이란다. 태우기도 하고 생으로도 쓰지, 겨울에는 감기에 걸렸을 때 쓰고, 여름에는 벌레를 쫗고 물린 곳을 치료할 때도 써. 옛날부터 예식에 사용되던 아주 오랜된 약초란다. 약효가 강하고 혹 생김새를 잊어도 냄새를 맡으면 바로 알아볼 수 있지." (p.50)

정말 살아있는 교육이었다. 리쉰스에서 20명이 넘는 선생님들에게 다양한 것에 대해 가르침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 정신적 극복에 대한 교육을 받이 많았다. 왜냐하면 작가가 유년시절에 겪었던 정신적 외상을 모를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에게서 '자신과 침묵에 잠기기'라는 켈트식 명상도 배웠다. 아울러 버터를 만드는 과정과 버터맛을 깊게 하는 방법 등 실용적인 기술도 익혔다. 고대 켈트족의 가르침은 작가의 사고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 했고, 이때 익혔던 식물 탐구는 인체에 적용하여 놀라운 연구 결과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모든 식물은 인간이라는 존재와 우리의 건강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켈트족의 생각이 그녀가 하는 연구의 근간이 되었다.

작가에게 팻 삼촌도 큰 영향을 준다. 그의 어머니는 여자는 학교를 다니긴 하지만 똑똑해서는 안 된다고, 사는 것이 고달프다며 깊이 있게 공부하는 것을 방해했지만, 팻 삼촌은 그녀에게 책을 읽는 일을 허락했고, 같이 독서를 하면서 좋은 귀절은 낭송도 하며 즐거운 시간 보냈다. 작가는 지식을 쌓고자 하는 열정 또한 대단했다.

저녁을 차려 먹은 다음 팻 삼촌과 안락의자를 하나씩 차지하고 앉아서 자기 전까지 책을 읽었다. 삼촌은 늘 벽난로 왼편을 선호했고, 나는 오른편에 있는 조지 왕조풍의 기다란 창 근처를 좋아했다. 가끔 나는 빨간색 카펫 위에서 기분 좋은 고양이처럼 기지개를 켰다. 삼촌은 어쩌다 감동적인 시를 읽거나 재미난 정보를 발견하면 소릴 내 읽어주었다. 그러다가 목이 쉴 것 같으면 나에게 차례를 넘겼다. 그러면 나는 뭐가 되었든 읽고 있던 책에서 눈에 띄는 구절을 찾아서 큰소리로 낭독했다. 우리는 거의 매일 저녁 이런 식으로 마음에 드는 구절을 주고 받았다. 지식을 향한 강렬한 갈증을 느꼈던 나는 때로 그 많은 책에 둘러싸여 있는 것만으로도 마치 삼투현상처럼 지식이 내 피부를 통해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다. (p.67)

이와같은 시간은 학교 수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주었고, 수녀 선생님들을 놀라게 했다, 결국 작가의 실력에 맞는 대학 교수를 청하여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렇게 작가는 코크대학에 진학하여 의학생화학과 식물학을 복수 전공을 동시에 하였다. 식물학 소장품을 관리하는 시범조수를 하면서 식물 세밀화를 배우고 가르쳤다 . 그리고 식물과 여타 천연자원으로부터 얻은 약물에 관한 연구와 약의 제조와 조제에 대한 과학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런 결과 노벨 화학상을 받기까지 한다. 그녀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결과가 아닐까 싶다.

두루이드 의사들이 주목의 겉껍질과 뿌리껍질, 가종피, 목질, 잎 등을 활용해 조제하던 더 중요한 약들이 많이 유실되었다. 이런 비밀스러운 조제법을 이어나갈 소임은 명예율(hanor system- 특정 집단의 구성원이 그 집단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규율을 뜻한다)의 일부로서 권위 있는 가문들이 맡았다. 이 비법들은 형벌법하에서 500년 동안 비밀리에 전수되다 1900년대 말에 이르러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현대식 약에 비해 쓸모없는 민간의학으로 취급받으며 버려졌다. 이런 약 중에는 암 치료제가 많았다. 통증 관리에 쓰는 약도 그에 못지않게 많았다.(p.252)

특히 작가는 켈트족의 훌륭한 의약지식이 민간요법처럼 평가절하되어서 사라지게 된 사실을 무척 안타까워 했다. 특히 한 그루의 나무가 수많은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고 살리는 생약의 원천이건만,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지는 것을 무척 슬퍼했다. 그래서 작가는 인류에게 아주 중요한 나무를 비롯한 자연을 보존성을 알리고, 멸종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많은 행사를 벌렸다. 자신도 자신의 농장에 그런 나무를 가꾸고 보급하는 일에 적극 동참했다.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는 작가를 가로막는 일이 있었다. 그것은 여성에 대한 편견이었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연구비 지원을 받지 못하다니, 아직도 이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연구비 심사를 맞았던 이사 중 한명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연구비 지원을 거부했다,

결혼하고 자녀를 낳으셔야지요. (p.142)

 

하지만 그녀는 굴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연구에 더욱 몰입했다. 북미 약용 식물 탐방로를 만들고 치유적 특성을 연구했다. 초콜릿 행이 나는작약종인 페오니아 오피시날스라는 학명의 작약은 전 세계에 딱 하나 남아 있었다. 그 작약은 중국 전통 의학에서 중요한 식물이었으며 강력한 혈관수축제로 사용되었다. 그 종의 개체를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보관하고 있었고 어렵게 구하여 시험관 배양에 성공한다. 세계 곳곳의 식물원에 글을 써서 보내고 연구에 필요한 씨앗과 꺾꽂이용 가지를 얻어 연구에 했으며 선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식물을 찾아냈다. 그렇게 찾아낸 식물이 프텔레아 트리폴리아타이다. 500제곱킬로미터가 넘는 목장을 나흘 꼬박 헬리콥터에 매달린 끝에 이슬에 프텔레아 씨앗 꼬투리의 둥근 그물맥에 맺혀 햇빛을 반사한 것이 눈에 띄었고, 그곳에 당도해보니 분명 프텔레아였다. 케나다에서 멸종될 줄로 알았던 나무를 발견한 것이다. 프텔레아 성체는 딱 한 그루뿐이긴 했지만,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 나무에 대한 가치를 그녀가 농장주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세상에 한 그루밖에 없었던 중요한 생태자원은 멸종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녀는 기적같은 일을 해냈다. 

지금도 작가는 숲을 지키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숲을 보전하려는 사람들과 연대하여, 숲을 파괴하려는 정부인사, 다국적 기업, 국제기구와 열심히 싸우고 있으며, 환경단체에서 과학자문을 맡아 인류의 훌륭한 생태자원을 지켜내는 일에 힘쓰고 있다. 자신의 사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작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당신은 인류의 문화유산을 지키는 위대한 행동가이다."

p*******n 2023.10.27.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