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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문학지에 글을 내는 작가로서는 좀 독특하다 싶을 정도로 작가 송경아의 글은 색다른 면이 있다. 그래서인지 때론 끝까지 읽어가기 힘들거나 지루할 때가 있지만, 내 주위를 끝까지 사로잡는 몇 편의 단편들을 나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올해 개봉해 화제가 되었던 영화의 원작소설과 같은 이름을 가진 '메멘토 모리'(죽음을 상기하라는 뜻)란 단편도 이 중 하나다. 사랑하는 사람이 모여 함께 가족을 이루는 것이지만, '병고'는 그 행복을 앗아가 버린다. 병에 걸린 가족의 일원은 그 전에 얼마나 자상했는가와 상관없이 이기적이고 신경질적인 아이로 변해가게 된다. 또한 이 외의 경우일지라도 남아있는 사람들의 괴로움이 더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소설 역시 이와 같은 경우이 가정에 죽음의 사자가 방문하는 이야기다.
또, 전에 '꿈꾸는 죽음'이라는 단편집에서 보았던 '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는 가족해체와 근친상간의 가능성까지 보여주는 파격성을 가지지만 전체적으로 읽기에 부담스럽지는 않았다.(이 점이 좀 섬뜩할 수도 있긴하다. 이런 소설의 내용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
그리고 예상외의 뒤집기를 보여주는 단편 '집'도 매력적이었다. 인간의 외모와 마음이 별개라는 것. 그리고 이런 경우에 어떤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하는 것이다. 처음에 화자는 여성이었으며, 모든 정황으로 미루어 볼때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그 여성은 '외관상'으로 남성이었고, 남자구실을 못했으므로 추방당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세편 이외의 단편들도 나름의 개성을 갖고 있긴 하다. 그러나 그것은 나와는 또 다른 취향을 가진 독자분들이 찾아주었으면 한다. [인상깊은구절] "나도 엄마도, 남자를 원해요. 진짜 남자를. 차라리 우리를 두고 싸움을 벌이면 벌였지. 흰 코트와 자줏빛 미니 스커트로 우리 남자를 유혹하려 들지는 않을, 그런 남자 말이야. 우리는 우리를 욕망할 남자를 필요로하지 자기자신이 욕망의 대상이 되려는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그게 남자든 여자든 간에." |